소설리스트

리얼판타지아-125화 (125/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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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 쉬엄 한편씩 쓰다보니 좀 나오는군요. -_- 음.. 더쓸까? 말까?-_- 흐음..

아..머리야..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고, =_=

다행히 그들을 죽일 정도의 마음은 없었기에 사이토는 그대로 그들을 펍 안에 놓아 둔 채 밖으로 나왔다. 밖에서 안절부절 알짱거리는 녀석이 하나 있기는 했지만, 마주봐 주는 것만으로도 찔끔하고 물러서는 꼴이 더 이상 덤빌 생각은 없는 듯 하다.

“하아, 미안하오. 아까는 정말 기분이 더러웠거든.”

생각해보니 그들이 무슨 잘못을 했던가. 단순히 자신이 기분 여하로 그냥 사과 한번 하면 될 것을 너무 심하게 굴어버린 듯 하다. 그러나 막상 사과를 하니, 그 쪽은 질린 얼굴로 고개만 끄덕일 뿐, 사과를 받아주는 것은 요원해 보였기에 그냥 몸을 돌려 남쪽 입구로 향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곧 있으면 카모프 왕국과의 대 전쟁이벤트가 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의 일, 전쟁이라 해 봤자, 적을 죽여 명성을 높인다거나, 다른 이들로부터 경외의 눈초리를 받는 것 밖에 더 하겠는가.

물론 그가 길드 같은 곳에 소속되어 있다면 새로운 땅을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한번 정도 해봐도 좋을 듯하지만, 사이토는 자유로운 것이 좋았다. ‘스틱스의 검’ 회원들과 함께 퀘스트나 하면서 쉬엄쉬엄 노닥거린다던가, 아니면 무기나 방어구 따위를 만들면서 안정감 있게 논다던가, 아무튼 사이토는 생리상 전쟁 따위와 어울리지 않았다. 이제 전쟁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치열한 격전이 벌어질 데이모스였다. 또 그에 따라 수  많은 유저들이 이 데이모스로 몰려들리라.

“응?”

사이토를 감싸는 끈적끈적한 살기덩어리들...

“뭐야! 이건...”

배낭에서 재빨리 대거와 하르페를 꺼내들은 사이토는 주위를 곁눈질로 살피며 몸을 긴장시켰다. 다행히 카이엔과의 전투에서 하르페를 쓰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하르페를 와이어와 조합시킨 사이토는 계속해서 식스센스를 타고 흘러들어오는 살기들을 방향타 삼아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십? 오십? 젠장 많기도 많군.”

그것들은 어설픈 초보자의 살기가 아닌 잘 갈린 듯한 숙련자들의 살기, 몸 곳곳이 그들의 살기에 노출되어 있었다. 또한 그 중 하나는 진짜 엄청난 고급계열이었는지 상당한 중압감의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이거... 이거 도망가야 하는 건 아닌가 몰라.”

사이토가 내린 결론이었다. 아무리 네 다섯 정도는 떡을 쳐 버린다지만 두 자리 숫자 이상으로 그 인원이 많아지면 정말 위험해 진다. 게다가 지금처럼 잘 숙련된 듯한 이들을 상대로는 거의 무모할 정도의 상태, 가이아라도 있었다면, 한 번 희망을 걸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가이아마저 요원했다. 거기에 이 데이모스라는 동네 안에서 도망쳐 봤자 이 정도 인원이라면 추격당하기는 뻔한 일이었다. 조심스럽게 나침판을 꺼내 주변을 보아하니 말굽모양의 형태로 자신을 감싸고 있는 붉은 점들이 보였다. 특히 발굽의 양 쪽은 꾸준히 조금씩 움직이며 자신을 고리의 형태로 포위하려 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서 다른 점들은 서서히 자신을 조여들고 있었다.

“젠장, 요즘 들어서 왜 이렇게 딴지거는 녀석들이 많아?”

손목과 목을 한번씩 가볍게 돌려준 사이토는 팔 전체를 가볍게 좌우로 돌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명성 따위나 경외의 눈초리, 유명세 따위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있어봤자 귀찮은 일, 돈 나가는 일 뿐이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까지 덤벼드는 녀석들은 말리진 않았다.

“그래, X발 한번 놀아보자."

머릿속이 차갑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몸 상태는 최상, 그들의 살기는 도리어 번잡스러운 사이토의 머리를 맑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식어가던 전투의 대한 열기가 다시금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쫓아와 보시지!”

사이토는 호기 있는 크게 외친 뒤 아직 스크럼이 형성되지 않은 뒤쪽으로 초스피드로 물러섰다. 완벽한 전광석화의 기습과 같은 36계 줄행랑!

사이토의 일갈에 긴장하여 몸을 움츠리던 그들은 사이토가 도망치기 시작하자 잠시간 패닉에 빠져 그것을 멍하니 쳐다보았고 사이토가 거의 스크럼을 빠져 나가서야 대장으로 보이는 자는 사이토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발작적으로 소리쳤다

“잡아! 죽여!”

길드원들이 모두 우르르 그를 쫓아 데이모스 안으로 들어가자 대장의 옆에 팔짱을 끼고 서 있던 남자는 혀를 차며 그를 비웃는 냥 말했다.

“아주 가관입니다. 그려, 도시에 상주중인 길드원들은 말도 안 들어 처먹고, 기적같이 얻어낸 정보를 토대로 한 완벽한 계획이라고 떠벌이더니 사냥감을 도망치게 만들다니.”

카시미어는 옆에 선 남자를 곁눈질로 흘기며 입안으로 욕을 씹어 삼켰다. 그리고 끈질길 정도로 자신을 괴롭히는 저 화상덩어리 하나! 미스틱핸즈! 미스틱핸즈에게 그렇게 당하고 카마디스 블루로 쫓겨 간 아이아스 총 길드의 위상은 그동안 정말 말이 아니었다. 단 일인에게 완벽하게 당해버렸다. 그것도 길드에서 가장 중요하다던 무기제조창을... 한 동안 길드원 모집 광고조차 시원찮았다. 그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이들이 그렇게 가입해보려 노력하던 아이아스 총길드, 도저히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카마프라하 왕국 내 제 1길드라는 면모를 지킬 수 없을 지경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미스틱핸즈 추살 계획! 이미 살인청부를 통해서 릿츠카라는 인물을 보냈지만, 이미 오래전에 연락조차 끊겨서 요즘은 그냥 죽었으려니 하고 신경 끊었다. 어차피 선불 계약금이야 날린 셈 치면 그만,  저 놈을 죽였다는 희소식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이쪽에서 확실히 척살하기 위해 이번에는 정말 고르고 고른 정예들만을 데리고 왔다. 일반적으로 도둑클래스는 검사클래스에 약한 것이 상식이었다. 그래서 끌고 온 것이 길드 내에 내놓으라 하는 기사들... 그래도 확실한 척살을 위해 데이모스에 상주중인 레드쉴드 기사단에 지원요청을 했지만, 그들은 몇 칠전 테시미어 길드를 박멸하느라 전력이 많이 상했다며 미스틱핸즈 척살작전에 참가할 것을 정식으로 거부해 버렸다.

“흥! 제깟 놈이 도망치면 어디까지 도망치겠소이까! 이미 다 잡은 쥐새끼! 좀 가지고 놀다가 죽여도 별 상관 없겠지요.”

카시미어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대꾸하자 팔짱을 낀 인물을 피식 웃음을 지으며 그 말에 대답했다.

“좋소이다. 좋아. 뭐 내 손까지 오지 않으면 번거롭지도 않고 좋지요.”

아이아스 총 길드의 최강자중 하나 9계급 검왕 클래스의 루피아! 검은 긴 장발에 군데군데 하얀 색의 머리카락이 섞여 묘한 인상을 보이는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 하얀 바탕에 금색 선들이 온 몸을 휘감은 가벼운 스케일 아머형식의 갑옷을 걸치고 있었고 그 위로는 간단한 튜닉을 걸쳤다. 허리에는 호화롭게 장식된 무라마사가 예기를 발하고 있었으며 망토는 흡사 박쥐의 날개인양 그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당신 손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외다!”

총관인 카시미어 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는 이였다. 한 동안 엘프들의 도시 알프그린 가드에 놀러 갔다가 근래에 길드로 꾸물 꾸물 기어 들어온 괴물, 성질이나 입은 정말 더러웠지만 그 실력 또한 그 더러운 성격과 막상 막하...

“젠장!”

카시미어는 답답한 마음으로 데이모스를 둘러보았다. 드문드문 높다란 건물들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낮디 낮은 단층이나 이층 정도의 건물들로 이루어진 전형적 사막도시...

“미스틱핸즈! 여기가 네 무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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