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얼판타지아-128화 (128/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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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있고... 지금 또 쫓기는 장면을 쓰고 있는데, 이건 다음 이야기를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답니다. -ㅅ- 지금과 같은 여러 길드들에 빚이 있는 상태로는 움직이기가 힘드니까..-ㅅ- 한마디로 과거 청산을 위해서랄까..

아아..-ㅅ- 아직 하드코어 게임을 접해보지 못한 분들이 많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0ㅅ- 근데 정말 잼나다니까요..-ㅅ-

허름한 술집, 꽤 많은 수의 유저들이 술집 곳곳에 놓인 테이블에 모여 앉아 지금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들려오는 말에 의하면 지금 밖에서 싸우고 있는 이는 미스틱핸즈와 아이아스의 추살대... 아무리 원수를 졌다지만 단 한명을 죽이기 위해 수십명을 동원했다는데서 많은 유저들은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그 전까지 카마프라하 왕국을 통치하다시피 하던 아이아스 길드가 그 폭정에 못 이긴 이들에게 카마디스 블루로 쫓겨간 뒤 정신을 차렸나 했더니, 아직까지도 다수의 힘으로 소수를 핍박하려 한다는 데에 유저들은 광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속사정이야 사이토와 아이아스 길드간의 묵고 묵은 빚으로 인한 것이었지만, 유저들이 그 일을 알 리가 없었고, 대외적으로 타 길드들이 선포한 명분만을 알고 있기에 그런 것이었지만, 아무튼 간에 그들은 제발 미스틱핸즈가 도망치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구석진 테이블 한 켠에 앉아있던 두 인영중 하나가 반대편에 앉은 이에게 넌지시 묻자 그 이는 손에 들고 있던 물잔을 마저 들이키며 대답했다.

“명분은 확실히 섰다. 준비는 끝났겠지?”

“이르다 말씀이십니까.”

둘은  기분 나쁜 웃음을 서로에게 선사하며 물잔을 부딪혔다.

“가자.”

“넵”

그는 단순히 기분이 더러울 뿐이었다. 예전의 일로 쫌생이 마냥 자신을 죽이려 노력하는 이들도 지겨울 뿐이었고, 이들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마지막으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이 기사들도 정말 엄청나게 재수 없을 뿐이었다.

“미스틱핸즈! 여기가 너의 무덤이다!”

나이 꽤나 처먹었을 중년의 사내가 체통을 지키지 않고 자신에게 삿대질이다. 기사 몇몇이 버티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상당히 상급자인 듯 보이기는 하지만 하는 짓으로 봐서는 존경이나 받을지는 의심스럽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살기를 띤 기사들이 우굴 우굴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와이어나 초스피드를 이용해서 도망쳐 보려고도 했지만 저들이 목석이 아닌 이상 지금 상태에서는 힘들었다. 주위로 뛰어 볼만한 곳도 도저히 안보이고 그대로 뛰기에도 에로사항이 상당해 보인다.

“아아! 막다른 골목인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이들은 적게 잡아도 50명... 당신들은 50명에게 둘러싸여 있어 본적이 있는가? 옵션으로 살기까지 번뜩거리는 그를 죽일 수도 있는 인간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것은...

“뭘봐! 재수 없게스리...”

꽤나 흥분된 상태에서 상처도 몇 군데, 열도 상당히 받고 하니 그의 가슴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반골기질이 고개를 든다. 사이토는 예전에 무술을 배울 때도 이 기질이 문제였다. 둔하기야 하지만 이 반골기질이 고개를 들면 인정사정 보지도 않는 시시껄렁한 깡패기질도 나도 나도 하며 따라 올라오고, 종국에는 기분이 예민하게 달아오른다. 물론 싸울 때야 지금의 몸 상태가 최상이지만, 격투술을 가르쳤던 그의 사부는 그의 이런 기질은 사회생활 하는데 수많은 에로사항을 꽃피게 할 거라고 충고했었다. 그럼으로 인해서 저번 원 교수의 등판에 살인기술까지 쓸 수 있었지만, 이런 모습은 평소에는 꾹꾹 눌러 잊고 살고 있는 그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앗! 서버다운 공지다!”

“에?”

수많은 사이토의 손가락을 따라 한쪽 방향을 쳐다본다.

“바보들!”

모두가 고개를 돌린 사이 사이토는 초 신속의 스피드로 기사들을 스쳐 지나갔다.

“병신들아! 잡아!”

카시미어가 노호성을 터트리며 사이토를 가리켰지만 이미 기사들은 사이토와 난전을 벌이고 있었다. 사이토의 목표는 눈앞에 보이는 골목! 최대한 기사 하나 하나의 사각으로 붙어서 도망친다. 그 옆의 있는 기사는 막상 검을 휘두르려니 동료가 맞을까 찔끔 찔끔, 갑작스런 미스틱핸즈의 기습은 그들을 혼전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두번째!”

열심히 도망치던 사이토는 친절하게 두 번째 장난거리를 소리치며 버튼을 눌렀다.

“으아악! 크아아!”

몸체가 안 된다면 다리 쪽이었다. 조금 전 뛰쳐 나오면서 열심히 풀어 놓은 와이어는 사이토의 바람대로 꽤 많은 기사들의 정강이를 잘라버렸다. 순식간에 쓰러져버린 열댓 명의 기사들...

“이노옴!”

한 기사가 사이토를 향해 섬광과 같은 일검을 찔러왔다. 스킬명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속도로 보자면 최강! 하지만 사이토에게도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핫! 어디 갔지?”

미스틱핸즈를 찔러가던 기사는 검을 찔러 넣자마자 미스틱핸즈가 사라져 버리자 주위를 둘러보며 소리쳤다. 검에 닿는 느낌도 없었다. 찌른 것은 단순한 허상일 뿐, 그의 물음은 그의 옆 5미터 옆 기사의 신음소리로써 대답해 주는 사이토였다.

“크아아악!”

단검과 하르페를 이용해 기사의 등허리에서부터 뒷목까지의 노출부분을 완벽하게 요리해버린 사이토는 그의 등쪽으로 날아오는 세 개의 검을 공중재비로 피한 뒤 한 기사의 머리를 밟고 뛰어 올랐다.

“자유가 눈앞에 보인다!”

“벌써 가면 섭섭하지!”

기사들의 포위망을 뚫은 사이토가 그의 앞으로 훵하니 뚫린 골목길을 바라보며 기분 좋게 말을 내뱉었지만, 사이토의 말은 그보다 더 높은 곳에서 채공하고 있는 이로 인해 끊겼다.

“크으으윽!”

루피아의 도격을 교차한 하르페와 대거로 막아낸 사이토는 신음성을 지르며 밑으로 떨어져 내렸다. 온 몸이 진동할 정도의 엄청난 충격! 그의 위로 떨어져 내리는 이는 봐 줄 생각이 없는 듯 도를 똑바로 세우고 그의 위로 떨어져 내린다.

“실망이다! 미스틱핸즈!”

지이이이잉!

그러나 하늘은 아직 사이토를 죽이고 싶지 않았는지 때마침 터진 에테르 스킬의 발동으로  간신히 루피아의 무라마사를 피한 사이토였다.

“헉헉!”

바닥에 내동댕이쳐질 뻔 했던 사이토는 바닥에 간신히 착지하고는 뒤로 빠르게 도망쳤다. 진짜 강한 녀석이었다. 식스센스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그에게 위험의 경고를 보내고 있었고 방금 전 일격을 받아냈던 두 손은 떨리고 있었다.

“아! 젠장! 숨은 실력자 등장이냐?!”

“뭐, 그렇다고 해두고!  역시 미스틱 핸즈인가! 그걸 피하다니... 아무튼 너에게 꽤나 흥미가 생겨서 여기까지 조르고 졸라 쫓아왔지."

"한판 해보자는 거냐?"

지쳐버린 사이토는 오기 띤 눈으로 루피아를 노려보았다.

"잘 아는구만!"

능청을 떨며 사이토를 노려보는 루피아... 그의 손에 들린 무라마사가 예리한 광채를 내뿜으며 루피아의 눈가에서 사이토를 노린다. 기사들은 루피아의 명령이 있었는지 둘을 둘러싸고 미동도 하지 않는다. 물론 카시미어가 뭐라 뭐라 외쳐댔지만 루피아의 눈빛공격 한번으로 잠잠해져 버렸다.

“자! 생사를 거는 대결이다!”

“이의 있다!”

루피아의 말에 사이토가 이의를 제기하자 루피아는 고개를 갸웃하고는 되물었다.

“뭐가?”

“불공평해! 이건 대결이 아니다!”

사이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루피아... 확실히 불공평한 대결이었다.

“야! 성기사 손들어!”

루피아의 외침에 어리둥절해 있던 기사들 중 몇몇이 손을 뻘쭘하니 든다.

“치료 해줘라!”

“루..루피아님!”

루피아의 말에 반박하듯 한 기사가 항의하듯 외쳤지만 그 기사 또한 카시미어와 마찬가지로 루피아의 눈빛공격에 고개를 숙였다.

떫은 감씹은 표정으로 사이토에게 힐링을 해주는 성기사들...

“이제 되었나?”

의외로 재미있는 녀석이군. 사이토는 몸 상태를 체크하며 루피아를 곁눈질 했다.

“혹시 쓸만한 레어 단검 같은 것은 없냐?”

“없는데?”

머리를 긁적이는 루피아

“아깝군.”

“그런가.”

말을 마친 둘은 곧 눈빛을 살벌하게 바꾸며 서서히 자세를 낮추기 시작했다. 루피아로써는 오래간만에 발견한 9계급 클래스를 이대로 보내기가 싫었다. 아무리 역사가 있는 리얼판타지아라 해도 9계급은 엄청나게 적었다. 일단 타 게임과는 틀리게 단 한번 뿐인 목숨이라는 것도 문제지만, 그들 중 전사계열 또한 미비한 실정, 그나마 제일 많은 것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은 마법사클래스였다. 거기에 재대로 대련도 해주지 않을뿐더러 그 자신이 계급을 말해주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다.

조금 전까지 발견한 미스틱핸즈의 실력은 오리지날 백프로 9계급!

7계급들의 최고 기술인 팬텀 피규어를 꽤나 능숙하게 써대기 까지 한다. 놓칠 순 없다. 한판 붙어보기 전에는...

“그런데 이럴때는 보통 내가 이기면 보내주는 게 정석 아닌가?”

뜬금 없는 사이토의 물음...

“글쎄! 그것도 그렇긴 하지만, 만약 내가졌을 경우 저 인간이 너를 놓아줄까?”

뒤에서 씩씩대고 있는 카시미어를 보자니  이 인간을 이기자마자 기사들을 동원해서 자신을 맛깔스럽게 밀어버릴 태세이다.

“이리 저리 힘들군.”

“흐흣!”

루피아가 무라마사를 손목의 유연함으로 멋들어지게 돌리며 사이토의 옆으로 슬금슬금 움직인다. 백금빛 튜닉에 아로새겨진 금빛 선들은 몸의 위치가 바뀔 때마다 영롱하게 빛나고 검고 하얀 머리카락은 유려하게 물결친다. 특히나 번뜩이는 무라마사는 보통 무기가 아닌 듯 예기 속에 차가움마저 간직하고 있었다. 간격을 잡던 루피아는 자리에 멈춰서서 중단세의 자세를 잡고 사이토를 노려보았다.

“이름은?”

“삼살도(三殺刀)루피아!”

마지막 말과 함께 뻗어 나온 무라마사는 순식간에 사이토의 세 군데 방위를 점하며 베어 들어왔다. 그러나 속도에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이토, 그 찰나의 순간에도 하르페와 대거로 그 공격들을 슬쩍 슬쩍 건드리며 흘려내었다. 그러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

“젠장! 스킬이냐!”

안심하고 있던 사이토는 로브의 한 귀퉁이가 나풀나풀 날아가 버리자 질린 얼굴로 루피아를 노려보았다. 솔직히 못 봤다는 것이 정답이었다. 계급도 대단해 보이고 그 본신의 무술실력도 최상급이었다. 지금까지 붙어본 이들 중에서는 현재까지 최강!

“스킬은 스킬인데... 변형된 스킬이지.”

“변형스킬?”

“그래 변형스킬! 이건 사실 7계급 방랑의 기사에서 배울 수 있는 쾌검 스킬의 변형이야. 너 정도 계급이라면 이런 것은 이미 알고 있을텐데.. 이건 쾌검의 파워를 최대한 낮추고 그 남은 힘으로 세 번 내 뻗은 것 뿐이라구.”

사이토로써는 처음 듣는 말이었다. 기술의 공격 범위라던가 위치를 바꾸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 처럼 완벽한 변형이라니? 정말 금시초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과제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

“대단하군.”

“고마... 큭!”

사이토는 찢겨버린 로브를 던져 루피아의 시야를 막은 뒤 그 위로 빠르게 루피아를 덮쳤다. 이제 움직이는데 거치적거리는 쓸모없는 로브를 이용한 조금 상투적이며 비겁한 기술이지만, 그로써는 거리낄게 없었다. 하지만 로브 안에서 터져 나오는 루피아의 노호성!

“소드 베리어!”

로브가 그물 같은 빛줄기에 찢겨 루피아의 뒤로 나풀나풀 날아가 버렸다. 그에 따라 돌진하던 사이토도 스톱! 알면 알수록 질려버리는 루피아의 무위였다.

“역시! 진짜 밀리 전투클래스인가?”

염연히 따지자면 도둑은 밀리전투형이라 하기엔 모호한 클래스였다. 타 밀리전투 클래스가 스킬들이 공격을 위한 스킬로 되어 있는 반면 도둑 클래스의 경우 도망, 은신, 기습으로 편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 그 전이야 무술실력으로 어느정도 커버 가능한 어중이떠중이 들이거나 그보다 계급이 떨어지는 이들이었기에 별달리 느끼지 못했지만, 삼살도 루피아를 막상 대적 하고 나니 그 차이가 뼈저리게 느껴졌다.

“재대로 붙어 보자고!”

“하핫!”

그러나 사이토 또한 호락호락 낙심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반골기질의 특징은 짓누르면 누를수록 더욱 용수철처럼 튕겨 버리는 근성이었다. 이제 로브까지 벗어 던진 사이토는 완전히 독아를 드러낸 뱀처럼 더욱 날카롭게 루피아를 공격해 들어갔고 루피아는 사이토와의 간격을 신중히 밟으며 공격을 막아내었다.

간간히 서로를 향해 터져 나오는 스킬들! 방어를 도외시 하듯 눈에 불을 켜고 공격하는 사이토의 기백에 눌려서인지 루피아는 잠시 방어 일변도로 나갔지만, 곧 이어 그도 질 수 없다는 듯 손잡이를 꽉 쥐었다.

“질수 없지!”

또 한번의 공방전! 대거와 하르페를 이용 쉴 새 없이 몰아붙이던 사이토는 루피아가 다시 한번 그 초신속의 연속 베기 시전하자 마지막 베기를 와이어의 탄성을 이용해 막아내며 물러섰다.

“호오, 무엇으로 막은 거지?”

“몰라!”

“쳇! 너무하는군. 답례로 나도 기술을 보여주지!”

호기롭게 외친 루피아의 무라마사에서 실낱같은 것들이 뻗어 나오더니 잠시 후 도신을 타고 쭈욱 올라가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광경에 신속히 뒤로 떨어져 자세를 잡는 사이토, 주위를 뺑 둘러싸고 있던 기사들은 루피아의 도를 쳐다보며 경탄의 탄성을 질렀다.

“검왕의 최고 스킬이다!”

기사들의 외침을 한 귀로 흘려버린 루피아는 도를 감싸고 있는 하얀 기운을 사이토를 향해 베어내며 크게 외쳤다.

“검격!”

사이토를 향해 폭사되는 반달 모양의 거대한 하얀 검기, 루피아의 경고도 있었고, 미리 준비도 하고 있었기에 공중제비로 그것을 피해 낸 사이토였지만, 사이토의 뒷벽은 발이 안 달린 이유로 루피아의 검기를 그대로 얻어맞았다.

카가가가가각!

벽을 훑으며 쓸고 지나가는 루피아의 검기는 그 범위가 상당했기에 사이토의 뒤로 거대한 직선을 만들어 버렸다. 넓이 30미터에 거의 1미터 가량은 파고들은 듯 아직도 돌가루가 떨어지는 불쌍한 벽, 눈앞에 보이는 것은 그 한계까지 모조리 잘라버린다.

“여유있군. 장난치는 건가?”

사이토는 예리한 눈빛을 발하며 루피아를 노려보았다. 자랑하듯 장난치듯 소름끼치는 공격스킬로 자신을 조롱했다.

“칫!”

사이토가 자세를 잡자 루피아도 마주 자세를 잡아갔다. 다시금 서로를 노려보는 둘! 여유 있어 보이는 루피아와는 달리 사이토는 지금 속이 바짝 바짝 타고 있었다. 스킬, 무기, 공격력 모든 면에서 그에게 딸린다. 속도에 있어서는 그가 우위에 있다지만 그것마저도 그의 무라마사의 기이한 움직임에 모두 차단당하고 있다.

“내가 간다!”

이번에는 루피아가 도를 꼬나들고 사이토에게 돌진해 들어왔다. 그에 응수하는 사이토, 그러나 사이토의 무기로는 무라마사의 예기어린 공격을 모두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몇 번씩 부딪힐 때마다 계속해서 떨어져 내리는 내구도, 이제 배낭에는 여분의 무기도 없었다. 사이토의 어깨를 긁고 지나가는 날카로운 도흔, 게임의 특성상 몇 분만 지나면 없어질 상처지만, 그 데미지는 그대로 몸에 축척된다. 점점 급박해져만 가는 상황, 루피아는 정말 강자였다. 사이토의 하르페와 루피아의 무라마사간에 거대한 충돌이 있었다. 있는 힘을 다 짜낸 사이토의 일격과 루피아의 일격의 교차! 루피아와 교차된 사이토는 옆구리가 갈라지는 것을 느끼며 앞으로 굴러 쓰러졌다. 무라마사로 땅을 짚고 사이토를 노려보는 루피아, 사이토의 하르페와 유효적절하게 내 뻗은 와이어는 루피아의 검을 쥔 오른손과 가슴팍을 찢어 버릴 뻔 했다. 다행히 몸을 방어하는 그의 레어 방어구인 하얀 스케일 메일은 사이토의 하르페를 막아 주었고 그 곳에서 잠시  머뭇거린 하르페로 인해 뒤따라서 예리하게 감아오는 와이어도 피할 수 있었다. 그 공격의 댓가로 얻은 것은 사이토의 옆구리, 거의 5센치는 파고들은 듯, 옆구리에 길게 난 자상은 다인 슬레터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완벽하게 그어 버렸다.

“이제 끝난 거 같군.”

“그런가?”

바닥에 무릎 꿇은 채 헐떡이고 있는 사이토, 사태는 완벽하게 최악이었다. 라이프는 이제 거의 100 아래로 떨어져 있었다. 거기에 허리에 난 긴 자상... 캐릭터를 움직이는데 적잖은 아픔이 뒤따른다. 아마 현실에서였다면 그대로 쇼크로 이어질지도 모를 상처, 게임의 상처에서 이 정도라면 정말 치명상을 입은 듯 하다.

“포기 했나?”

“흣, 할말 없군.”

사이토를 향해 무라마사를 돌리며 접근하는 루피아, 사이토는 그런 루피아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사이토의 바로 앞까지 걸어온 루피아는 무라마사를 곧게 세웠다. 이제 도를 내리 긋기만 하면 사이토의 가슴이 잘라져 버리는 상황, 단 한번에 끝내 주겠다는 듯 루피아는 사이토의 가슴을 노려보았다.

“잘가라!”

사이토가 저항하지 않자 루피아는 그대로 검을 베어 들어갔다. 그와 함께 시작된 사이토의 도박!

“팬텀 피규어!”

“핫! 그럴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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