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얼판타지아-131화 (131/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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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데자부가 이뻐 보인다면 모두 추천한번씩~-ㅁ-

여러 가지 이유로 사이토는 데이모스에서 몇 일간 더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그 첫 번째 이유로는 꽤나 싱숭생숭 해져버린 카마프라하 왕국의 사정을 들 수 있었다. 레드쉴드 기사단이 정식으로 아이아스 총길드를 탈퇴하여 길드로 거듭났다.

또한 그 과정에서 아이아스의 주 전력이라 할 수 있는 기사들이 레드 쉴드에게 대거 게임오버 당했다는데 사람들은 경악했고, 그 일에 미스틱핸즈가 관련 되었다는 것 그리고 미스틱핸즈와 레드쉴드의 기사단장 아니 이제 길드마스터인 카이엔과 친분이 두텁다는데 사람들은 또 한번 경악했다.

친구의 위험을 참지 못한 카이엔이 더 이상 다수가 소수를 핍박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동료들을 규합해 일어나 그들을 모두 격살하고 새로운 길드로써 태어났다는 엄청난 소문, 또한 그 일로 하여 한꺼번에 두 개의 무력집단을 잃어버린 아이아스는 이제 완벽하게 손톱 발톱 이빨 내장까지 싹싹 털어내 버린 중소길드로 하락해 버렸다는 게임 내 유력자들의 주장, 거기에 은연중 들리는 소문으로 카마프라하 왕국 아니 전 리얼판타지아에서 가장 강하다는 최강자중 한명인 루피아가 미스틱 핸즈에게 쓰러졌다는데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와 함께 곁다리로 딸려 돌고 있는 아이아스길드의 미스틱핸즈 포기 선언도 사람들은 꽤 많이 알고 있었겠지만, 이미 아이아스는 미스틱핸즈를 건드리기에는 너무나 쇠약해져 있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사이토는 한동안 카이엔의 부탁으로 레드쉴드의 얼굴마담이 되어 주어야 했고, 그럼으로 해서 아직까지 데이모스를 떠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뭐, 자잘한 이유를 들자면 부끄러움 때문인지 거절당한 충격 때문인지 가이아가 통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과 저번 루피아와의 대결에서 뼈저리게 느낀 무기 교체를 위해서도 있었지만...

“미치겠군.”

“내가 할 소리...”

사이토는 전에 은행에 맡겨 놓았던 미스릴과 아다만타이트, 오리하르콘, 크리스탈등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탁자 위에 놓인 그것들은 그 하나하나 양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가격은 벌써 상상을 초월, 꽤 오래 전 아이아스의 무기제조창을 털 때 공작비 명목으로 훔쳐온 것들이었지만, 막상 무기를 만드려는 사이토에겐 이것들이 애물단지가 되어 버릴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염병할...”

“me too."

사이토의 앞에 쭈그리고 앉은 꽤 나이 들어 보이는 드워프가 사이토와 비슷한 표정으로 그 물건들을 바라보았다. 이 드워프의 이름은 유한, 카이엔이 소개시켜준 다른 대장장이 마스터이다. 그런 그와 사이토가 지금 끙끙대는 이유는...

“젠장! 이 넓고 넓은 데이모스에 ‘마스터의 쇠모루’를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요?”

“그러게, 아무래도 가지고 있으면서 팔지 않으려는 것이 정석이겠지. 일단 오래 쓰기는 하지만 수리가 안 되는 소모품이기도 하고, 상점에서도 살 수 없는 퀘스트 아이템 아닌가.”

대장장이 마스터도 둘이나 준비되었고, 그에 걸 맞는 최고의 재료들도 준비되었다. 거기에 가장 시설이 좋다는 대장간까지 임대를 끝마쳤건만,  가장 중요한 최고급 재료들을 재련할 모루가 없다는 것이다. 대장장이들은 스킬이 올라갈수록 제조 아이템의 성공률이 올라간다. 하지만 그 스킬로써도 절대 매 꾸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 물건을 재련하게 될 기구들인 것이다.

강철이라던가, 합금강 따위가 3급, 이것들은 상점에서 파는 보통의 쇠모루로도 가능하다. 두 번째 마법에 대한 내성을 지닌 아다만타이트라던가 미스릴 따위의 2급품들을 재련할 수 있는 “장인의 쇠모루”또한 조금 비싸긴 하지만 상점에서 파는 물건들이었다. 하지만 1급 물품 즉, 오리하르콘을 재련하기 위해서는 ‘마스터의 쇠모루’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 재작 도구들이  수리가 불가능한 소모품이라는데도 있고 두 번째로는 이것들은 상점에서 구입하는 것이 아닌 퀘스트로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물론 보통의 ‘장인의 쇠모루’로도 오리하르콘을 다룰 수는 있지만, 그런 식으로 하다간 아이템의 질이라던가 성공률의 최악으로 떨어져 버린다. 가뜩이나 ‘마스터의 쇠모루’를 써도 성공률이 70프로를 넘지 않는 고급 재료들을 쓰는 판에 ‘장인의 쇠모루’를 쓴다는 것은 평소 행운과는 담쌓고 사는 사이토로써는 사양하고 싶은 일이었다.

“어떻게 할 텐가?”

담배를 뻐끔거리던 드워프가 사이토에게 넌지시 물었다. 솔직히 지금 가진 아드만타이트와 크리스탈 그리고 몇 가지 고급재료들을 이용한다면 꽤나 고급의 아이템이 탄생할 것이다. 거기에  ‘마스터의 쇠모루’를 얻을 수 있는 퀘스트 또한 상당히 상급의 퀘스트,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해결도 어려울 것이다.

“뭐, 이 맛에 게임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일단 저는 최대한 발품을 팔아서 지역 내에 대장장이 퀘스트에 대해서 알아보지요.”

사이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는 것, 가이아에 대한 수많은 망상들도 떨칠 수 있는 좋은 핑계였다. 자기 자신을 설득하고 묵인 시킬 수 있는 좋은 핑계...

현실의 시간으로 몇 칠 뒤 사이토는 간신히 ‘마스터의 쇠모루’를 얻는 퀘스트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사이토가 얻은 것이 아닌 그 퀘스트를 얻은 사람에게서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그 퀘스트를 얻은 이에게 3000골드라는 거금을 주고 사야 했고,  일주일 뒤 사이토와 발키리아 길드 (레드 쉴드 기사단은 발키리아 길드로 이름을 바꾸었다)의 믿을만한 기사들과 마법사 성직자 마지막으로 그 퀘스트를 얻은 이와 함께 퀘스트 지역인 마레이드의 헬 포지(hell forge)로 출발했다.

“무슨 생각 하십니까?”

사이토를 따라 말을 달리던 발키리아 길드의 검사가 사이토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름이 로건이라는 이 검사는 현재 정령기사였다. 정령기사... 아주 특수한 계급이었다. 보통 유저들은 5계급에서 더 위의 고급계열로 승급을 하지만 정령기사를 선택한 이들은 5계급이 최고였다. 하지만 이들은 이때부터 총 일곱가지 즉 물, 불, 땅, 바람, 번개, 분노, 공포의 정령 중 네 가지를 선택하여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른 이들의 6계급에 해당하는 이 단계는 그들중 하급정령들만 다룰 수 있지만, 정령들을 계속해서 사용하다 보면 점차 그 상위의 정령들을 소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해서  5계급에서 끝나는 정령기사들은 대략 그가 소환할 수 있는 정령들 중 최고 단계의 정령을 기준으로 6계급이니 7계급이니 하는 것을 나눈다. 아무튼 사이토는 조금 전 퀘스트 중간에 검에 불의 하급 정령인 셀레맨더의 기운을 입히고 발에는 바람의 하급 정령인 실프를 타고는 몸에는 분노의 하급 정령인 라테아를 넣어 싸우는 로건의 다채로운 전투실력을 감상할 수 있었다.

“아아... 별 것 아닙니다.”

상념에 빠져 있던 사이토는 로건의 물음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대답을 주저했다. 가이아에 대한 사이토의 고민까지 그에게 설명하기에는 그는 그리 가까운 사람이 아니었다. 생각해 보니 가이아와 이런 식으로 떨어져 본적은 없었다. 물론 그 전에도 만나고 싶다고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때는 그래도 지금과 같은 답답함은 없었다.

“나에게 가이아에 대한 다른 감정이 있었는가?”

스스로 자문을 구해 보지만 대답이 나올 리가 없었다. 솔직히 그의 머리만 아파오는 것이 사실, 몇 칠전 밀레나 그러니까 혜미로부터 데이모스로 온다는 말을 들었다. 내심 다시 함께 여행할 생각에 즐겁기도 하지만, 가이아의 일 또한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이 사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을 빼 놓을 정도로 긴장되는 전투였다.

“갑시다!”

“예!”

퀘스트 가장 외곽에 자리한 워프에서부터 말을 타고 달리기 2시간... 슬슬 헬 포지가 나타날 때가 되었다. 사이토는 말의 박차를 가하며 서서히 몸을 긴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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