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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오래 걸렸죠? ^-^ 하는 것 없이 바쁘기만 하는..데자부입니다. 아아..그리고
200편 채우면 그때부터 삭제 들어가겠습니다.
상당히 많은 유저들이 그들을 훔쳐보며 수군거리는 것을 모른 척 한 채 일행은 데이모스 안의 작고 허름한 술집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사이토 오빠가 놀라지 않을까?”
스티브를 중심으로 양쪽에 앉아 있던 밀레나는 브랜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는 브랜, 솔직히 형민... 즉 사이토에게 말한 날짜보다 거의 반달 가량 빨리 온 것이 사실이었다. 물론 그 이유로는 여행 중 우연히 만난 ‘노인정 길드’의 할아버지 할머니 일행들이 준 게이트 스톤으로 인한 것이었고, 그 것으로 그들은 예정보다 빠르게 데이모스로 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정말 대단해.”
“뭐가?”
“으음, 노인정 길드 할아버지들께서는 어떻게 우리를 알아보신 거야? 그분들이 사이토 오빠에 대해 먼저 말해 주고 우리가 오빠에게 들은 것이 없었다면 정말 황당했을 거야.”
“하긴...”
사실 사이토라던가 브랜은 노인정 길드의 정보력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 강한 길드의 몇 가지 조건 중 하나가 바로 정보력이었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해도 정보력이 없다면 말짱 꽝인 것이다. 주변에 정세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단합과 세력 균형을 잘 조절하여 쓸데없는 피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혹시 로그아웃해버려서 못 찾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설마요...”
브랜의 말에 대답한 밀레나는 눈을 감고 차를 음미했다. 사이토와 게임을 해 본지도 게임 상으로 정말 오래 되 버렸다. 몰래 습격하는 맛이 있기는 하지만 혹시나 사이토가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워 지는 밀레나였다.
“50골드에 주세요.”
“네...”
상인에게서 초보자용 후드를 받아 든 유리는 상인에게 후드의 값을 셈한 뒤 익숙한 솜씨로 후드를 받아 걸쳤다.
“호오, 초보자가 아니신가봐요? 보통은 어떻게 입는 것인지 물어보던데.”
“아아, 그렇지요 뭐...”
그녀를 유심히 지켜보던 상인의 말, 유리는 상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후드의 착용을 끝마쳤다. 앞으로 사야 하는 것이 태반이었기에 그녀는 지금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상인에게 신경 쓸만한 여유 따위는 없었다.
“그럼... 장사 잘하세요.”
“즐리판~”
상인의 게임스런 인사말에 머리를 긁적인 유리는 서둘러 길을 나섰다.
“아아, 다시 키우자니 힘드네.”
유리의 푸념, 사실 그녀의 전 캐릭터 이름은 유르였다. 격투 클래스 유르... 사이토에게 그렇게 당한 뒤 그녀는 정말 많은 것을 고민했다. 그녀와 가장 친했던 여인들은 그 때 모두 사이토에 의해 게임오버를 당해버렸다. 거기에 길드원들은 곧 있었던 발키리아 길드에 의해 게임아웃 당하거나 뿔뿔이 흩어지고... 한 동안 고민하던 유르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보리라는 생각에 새로운 캐릭터를 키우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어차피 예전 길드원들은 그녀들이 성급한 실수를 하여 미스틱핸즈를 자극한 것에 대해 그녀들에게 심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레드쉴드... 그러니까 발키리아 길드가 자신들을 향해 공격의 화살을 집중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는데 화가 난 그들, 더 이상 좋은 관계를 유지 할 수는 없었다. 이름도 ‘유르’에서 ‘유리’로 바꾸고 클래스 또한 도둑을 선택했다. 물론 그 전에 보았던 사이토의 놀랄만한 무위에 자극받은 탓도 있었지만, 현재로써 전직하기에는 데이모스가 가장 적당하기에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잉... 버는 것도 없이 지출이 너무 심한데...”
사실 초보자용 퀘스트를 순차적으로 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게임 초반은 별 지출 없이 무난히 성장할 수 있는 리얼 판타지아였다. 그러나 그녀가 누군가. 한 때 데이모스에 막강한 영향을 주던 테시미어 길드의 주축 중 한명이었다. 물론 새로운 인연을 시작한다는 생각에 그 전에 알고 다니던 이들 중 지금까지 연락을 하는 거라곤 실키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키는 이미 게임에 흥미를 잃은 듯 요즘들어 게임에 접속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할 수 없이 혼자 있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는 유르... 그런 이유로 해서 캐릭터나 빨리 키워보자는 생각에 좀 무리해서라도 고급초보자용 아이템들을 사들이고 있었다.
“아참! 잊고 있었다.”
손뼉을 마주친 유리는 발길을 돌려 예전 테시미어 길드의 길드타워쪽으로 걸어갔다. 지금은 발키리아 길드의 길드타워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전에는 자신이 매우 잘 다니던 곳... 그 주변에 사는 친한 유저가 초보자용 레어를 꽤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만약 예전 테시미어의 구성원이었다면 만나러 가기 꺼려하겠지만, 그 유저는 자신이 테시미어 길드인지 모르는 이들 중 하나였다. 이전에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듯 항상 친근하게 이야기를 걸어오던 그 남자... 조금은 건성으로 대답하긴 했지만, 막상 혼자되고 보니 한편으로는 외로운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은 뭐하고 있을까?”
길을 걸으며 머리를 갸웃거리는 유리... 멀리 예전 자신들의 길드타운으로 가는 중앙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가 사는 곳은 중앙로를 따라 약 5분 정도 걸으면 있는 중소주택단지...
“혹시 아는 사람이라도 나타나면 어떻게 하지...”
이전 길드원들과 마주쳐 불화를 일으키기 싫은 유리는 예전 ‘유르’이던 시절하고는 복장이라던가 외모를 상당히 바꾸어 버렸다. 하지만 익숙한 풍경, 익숙한 발걸음이 계속될수록 불안도 점차 쌓이기 마련... 더욱 주변을 세심하게 둘러보며 발을 옮기는 유리였다.
“응?”
설마 잘못 보았으리라. 그녀는 지금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절대 믿지 못할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 해 졌다.
“설마? 벌써 되살아난 거야?”
그것은 이페였다. 그것도 자신들이 죽기 바로 이전의 그 모습, 걷는 것이 왠지 모르게 불안정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녀는 확실히 이페였다. 거기에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정체불명의 인물들... 모두 어떤 길드에 소속되어 있는 성기사들인양 성스럽게 빛나는 하얀색의 갑옷과 후드를 걸친 인물들이었다.
“이상하네. 설혹 되살아났다고 해도 그 위치는 생명의 신전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
호기심이 생긴 유리는 조용히 그들을 따르기 시작했다. 생각 같아서는 아는 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뭔가가 걸렸다. 생명의 신전은 카마프라하 왕국 남서쪽에 위치해 있었다. 그 설정은 옆 동네인 알프그린가든에 있는 세계수 이그드라실의 새싹이 자라고 있다는 생명의 신전, 최북단인 데이모스와 생명의 신전과의 거리를 보았을 때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또한 부활퀘스트를 했다면, 분명 그녀의 친구들이나 그녀와 매우 밀접한 관계의 이들이 해 주었을 터, 이페와 꽤 친하다고 자부하는 유리로써는 금시초문이었다.
“은행으로 가네?”
그들이 향하고 있는 곳은 은행으로 가는 길이었다. 물론 그 주변에 다른 볼일이 있어서 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일단 그쪽으로 있는 주요 시설이라고는 은행밖에 없었다. 이페들을 따르는 유리의 걸음이 조심스러워 졌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들은 무언가를 경계하는 듯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어떤 것을 경계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섣불리 들키는 것도 사절... 지나다니는 사람들 틈에 묻힌 유리는 조심스럽게 그들을 따랐다.
[약 4분 뒤면 은행에 도착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알았다. 조심해라.]
예전 이페가 보관하고 있던 그것의 회수를 명령받은 그는 현재 이페의 캐릭터를 움직이고 있었다. 게임 상에서 자신들을 돕고 있는 그녀의 힘과 자신들의 정보력, 그리고 예전 이페의 주인을 처치하면서 얻어놓은 뇌파정보를 이용한 방법... 물론 엄연한 불법인데다가 가뜩이나 몸에도 맞지 않는 다른 사람의 고급캐릭터를 운전해야 하는 그로써는 휘청거리는 몸을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이제 은행에 들러 그 물건만 회수하면 이 캐릭터와도 끝이다. 재수 없으면 리얼판타지아사에서 현재 게임 상에서 죽은 캐릭터가 움직이고 있는 것을 눈치 챌지도 모른다. 그리고 혹시나 나중에 데이터 검색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가 어느 정도 드러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아니면 그 물건의 회수는 불가능했다. 이페의 원주인인 그녀는 대외공작을 주로 하는 다른 팀에서 이미 죽여 버렸다고 한다. 솔직히 이런 불법적인 방법이 아니더라도 그녀를 조금만 회유하면 그 물건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상부에서는 보안유지를 이유로 해서 그냥 죽여 버렸다. 자신들 팀의 의견을 묵살한 채... 그나마 그녀의 뇌파 표본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상부에 정식으로 항의를 했을 것이다.
“앓느니 죽지.”
고개를 흔든 그는 휘청거리는 몸을 애써 바로 잡으며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는 은행을 바라보았다. 주변을 지키고 있는 성기사들은 같은 팀의 동료들... 이들의 실력이라면 2급 운영자 정도는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일일수록 신속성이 우선이었다.
“얼른 끝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