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 -- > * 2화 *
"하하 이제 이 공 내꺼다!"
"내놔 내꺼란 말이야~"
채 눈을 뜨기도 전, 귓가에 근처에서 아이들이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왔다. 밝은 햇살을 느끼며 천천히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택으로 보이는 여러 석조건물들과 잘 포장된 도로로 보건데 꽤나 발전한 어느 도시에서 시작한것 같았다. 진석은 스테이터스와 인벤토리 창을 열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봤다.
"어디보자 뭐가 있나."
인벤토리엔 자신이 입고 있는 평범한 의복 상하의와 가죽 부츠. 그리고 허리에 메어진 청동 단검 두 자루가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한쪽 어깨에 걸쳐 있는 천제 가방엔 약초를 정제할 수 있는 기구세트가 한 벌 들어 있었다.
"그리고 동전 몇 푼인가... 되게 가난하네."
주머니엔 겨우 동화 여섯닢뿐이었다. 식료품 중 가장 싼 흑빵 하나가 동화 한두닢 정도 하는걸 감안하면 현재 진석이 가지고 있는 소지금은 현실의 환율로 따졌을때 고작 몇천원이 전재산인 상황이었다.
"성이나 대저택에서부터 시작하는 군주나 장수때와는 너무 다른데."
군주와 장수 플레이때 비까번쩍한 성이나 대저택에서 시종들의 수발을 받으며 편안히 의식주를 해결하던 생각이 났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일개 방랑자의 신분.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의 해결부터가 당장의 과제가 된 상황이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것인데 뭐 어쩌랴. 진석은 쩝하고 입맛을 다시며 스테이터스 창에서 수치들을 확인해봤다.
- 체력 : 265 / 265
- SP : 195 / 195
- 공격력 : 110 + 10
- 방어력 : 65 + 2
체력과 공/방어력은 각기 무력과 민첩의 영향을 받아 결정되는데, 기본적인 무력과 민첩 수치가 높은덕에 별 다른 장비를 하지 않았음에도 체력과 공/방어력은 상당히 높은편이었다. 평범한 보병의 경우 체력은 평균 100을 왔다갔다 하고, 공격력과 방어력도 대개 40에서 50사이인걸 생각하면 진석은 별 다른 장비를 착용하지 않았음에도 기본 능력치가 굉장히 높다는것을 알 수 있었다.
"단검 하나에 공격력 5인가... 하긴 이거 좀 녹슨데다 칼날도 군데군데 이가 나가있으니 원. 맨손으로 때리는게 더 세겠다. 방어력 2는 가죽 부츠덕인가?"
소지품과 자신의 상태를 확인한 진석은 지도창을 열어봤다. 대륙의 윤곽은 떠올랐지만 어디에 무슨 나라가 있는지 같은 세부 사항은 전혀 표시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정보를 각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전해 듣거나 혹은 지도같은 것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엔 알 수 없는 부분이었다. 허나 그 정도는 진석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확인하고 싶은건 일단 자신의 대륙의 어디쯤에 있는가 하는것이었다.
"남동부네. 흐음..."
기본설정일때는 해양성국 브로마니아라는 나라가 위치한 지역이 대륙 남동부였다. 이름처럼 해상세력에 기반을 둔 유서깊은 왕정제 국가로 대륙 제일의 막강한 해군 함대를 보유한게 특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가를 랜덤으로 설정한 상황이니 현 위치의 국가는 브로마니아가 아닐 가능성이 더 컸다. 진석이 잠시 제자리에 선채 우선 어디로 가봐야하나 잠시 고민하는 사이 그의 발치로 공이 하나 날아들었다.
"응?"
"엇, 아저씨! 이쪽으로 공 던져주세요!"
"저한테 주세요 저한테!"
열 살이나 되었을까 싶은 두 남자아이가 조금 떨어진곳에서 진석을 향해 양손을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진석은 공을 주워들고 던지려는 자세를 취하다 멈칫하더니 곧 직접 공을 든채로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에이 던져달라니깐..."
"저한테 줘요 저한테~"
진석은 칭얼거리는 아이들에게 공을 건네주며 웃는 낯으로 질문을 던졌다.
"자 공 여기있다. 그보다... 아저씨가 세상 물정에 좀 어두워서 그런데, 여기 이 도시 이름이랑 나라 이름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니?"
"엥? 어른인데 그런것도 몰라요?"
"여기는요 그란델 왕국이구요, 해밀턴시에요."
"아 그래? 알려줘서 고맙다."
대답을 들은 진석은 자리를 벗어나 큰 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도창엔 바로 정보가 갱신되어 현재 위치가 그란델 왕국의 해밀턴임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란델 왕국의 해밀턴이라..."
진석의 기억으로 원래 기본 설정에서의 그란델 왕국은 대륙 북부에 위치한 전형적인 귀족 중심의 국가였다. 기사도를 중시하는 문화가 있어 유력한 귀족 가문이라면 반드시 자신의 가문에 충성하는 기사단을 세우고 사병으로 거느렸다. 북부의 산맥에서 뻗어진 비옥한 초지를 이용해 양을 많이 길렀으며 자연히 질 좋은 양모가 특산품이었다.
"하지만 왕권은 굉장히 약하고 귀족세력이 너무 강한탓에... 전쟁이 나면 혼란을 틈타 왕권을 노린 내란이 일어나거나 유력 귀족들이 적국으로 전향해 버리던가 하는식으로 와해되곤 했지."
그래서 그란델 왕국의 군주 플레이는 유저들 사이에서 난이도가 높은것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삼국지 게임 시리즈에서도 초반부 약소 군주들은 다른 세력에게 쉽사리 정복 당하기 마련인데 그란델도 딱 그런 수준의 세력이었다.
"해밀턴은 분명 수도는 아니었고 두세번째쯤 되는 규모의 상업도시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여느 국가의 수도만큼은 아닐테지만 그래도 제법 발전한 상업도시라 어지간한건 다 갖추어져 있을것이다. 무기나 장비, 옷, 장신구, 온갖 먹거리나 술, 심지어 노예까지. 앞으로의 여정에 필요한것은 여기서도 충분히 구비할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진석이 무일푼에 가깝다는 것.
"어떻게 해서건 돈부터 마련을 해야겠구만."
군주 플레이때는 국고를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 터무니없는 수준의 과소비를 저지르는게 아니라면 어지간해서 돈이 부족할 일은 없었다. 장수 플레이때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시작하는 소지금도 어느정도 있는 편이고, 나라에서 정기적으로 녹봉도 받는데다가 도시 내에서 부동산이나 사업체를 운영해 자금을 벌어들일 수도 있었다. 혹은 전쟁이 벌어졌을때 상대 세력의 재물을 약탈할 수도 있었고 신분이 높은만큼 은행이나 상인들에게서 신용으로 융자를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것도 지금의 진석으로선 불가능한 방법뿐이었다.
"직접 발로 뛰어 버는수밖엔 없다는건데..."
평민이나 다름없는 신분이니 결국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선택지는 몇 없었다. 어딘가에서 직업을 구해 성실히 일하거나, 최소한의 밑천을 마련해 차익을 노리고 장사를 하거나, 모험이라도 해서 일확천금을 노리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도박장에서 운을 시험하던가 혹은 범죄를 저지르거나. 물론 평범하게 일해서 버는건 진석이 바라는바가 아니었다. 일반적인 직업의 수입이래봐야 정말 고만고만한 정도. 그나마도 꾸준히 일해야 한다는건데 진석은 즐기기위해 하는 게임에서까지 쳇바퀴 돌듯 일을 하고 싶진 않았다. 가끔 일부러 그런 평범한 시민의 삶을 플레이 하는 유저들도 있었지만 진석의 플레이 타입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장사를 하려고 해도 밑천도 없고, 도박 역시 이런 동화 몇푼가지곤 자리에 끼워주지도 않을것이다. 남는것은 모험 아니면 범죄인데 모험도 무일푼으론 불가능했다. 도움을 줄 동료가 있는것도 아니고, 식량이나 약품, 캠핑용품 같은 최소한의 도구는 있어야 할텐데 당장은 그걸 살 돈 조차도 없는것이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나쁜짓뿐이구만."
범죄. 허나 범죄도 쉬운일은 아니다. 도시의 경비병들도 장식품은 아니니 치안이 높은곳에선 자칫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쉽게 붙잡힐수도 있었다. 목격자도 조심해야 한다. 목격자들은 현실과 마찬가지로 경비대에 범죄신고를 하기 때문에 목격된 당시의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수배를 당할수도 있었다.
"열쇠따기나 은신같은 스킬을 익힌것도 아니니 밤도둑질은 힘들겠고... 강도질을 해야하나?"
위험도는 높지만 가장 단순하면서도 성공했을시 이득이 많은 범죄가 바로 강도질 이었다. 괜히 산적이나 해적들이 판을 치는게 아닌것이다. 특히 환금성이 높은 화물을 운송하는 상인은 누구나 탐을 내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만약 도적길드나 장물아비와 연줄이 있다면 어떤 화물이라도 건네주기만 하면 바로바로 돈으로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화물을 운송중인 상인들은 당연히 호위를 잔뜩 고용하고 있을테니 나 혼자 뭐 맨땅에 헤딩하듯 들이댄다는것도 웃기는 일이고... 혹 터는데 성공한다고 해도 당장은 그 화물들을 돈으로 바꿀만한 수단이나 연줄도 없으니. 그냥 적당히 돈 있어 보이는 아무나 잡고 터는 수밖엔 없겠구만. 으으 돈 벌려고 이런 뒷골목 양아치 짓을 해야하나."
대로로 나선 진석은 잠깐 주변을 둘러보며 돌아다니다 마침 눈에 띈 잡화점에 들어가 가장 싼 손수건 한 장을 골라 동화 다섯닢을 주고 샀다. 복면으로 쓰기 위해 구입한 것이다. 이제 남은 소지금은 달랑 동화 한 닢이었다.
"그럼 먹잇감은 환락가에서 찾아볼까."
어느 도시나 크고 작고 규모의 차이는 있겠지만 술집이나 도박, 매춘업을 하는 업소들이 모인 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돈을 쓰려는 인간들이 오가는 곳이고 도적길드나 범죄조직의 이권이 얽힌곳이기도 하니 도시내에서 치안이 가장 안 좋기 마련이다. 사람의 인적과 눈이 뜸한 뒷골목에서 작업을 할 수도 있을터였다.
"근데 아직 낮이네."
상태창을 열어 시간을 확인해보니 아직 오후 1시를 조금 넘겼을 뿐이었다. 이런 이른 시간에 환락가에 놀러가는 인간은 없을것이다. 아니 애당초 이런 시간엔 환락가쪽 업소들 역시 문을 열지도 않았을터. 해가 슬슬 떨어질때쯤 되어야 영업준비를 시작하는 곳들이다. 먹잇감으로 삼을만한 취객들이 다니는 시간이 되려면 반나절은 더 있어야 했다. 사리분별 못하는 취객을 터는게 신고당할 위험도 적고 상대적으로 제압하기도 쉽겠지만 멍하니 밤이 되길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았다.
"에이... 할 수 없지."
진석은 그냥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아무나 붙잡고 털어야겠다고 작정했다. 낮엔 그나마 주택가쪽의 인적이 좀 뜸할터. 발길을 돌려 주택가의 외진 골목을 어슬렁거리며 적당한 희생양을 물색했다. 그렇게 주택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약 20분여, 주택가 외곽쪽의 한적한곳에 자리한 어느 단층 석조 주택. 장을 보고 오는 길인지 한 손에 장바구니를 든 아가씨가 열쇠로 문을 따고 있는것을 발견했다. 재빨리 앞뒤를 돌아보았지만 마침 주변엔 인적이 없었다. 진석은 속으로 찬스다! 라고 외치며 아가씨 쪽으로 다가가며 자연스레 말을 건넸다.
"아 저기요 거기 아가씨. 혹시 5번지 과일가게에서 일하시는 분 아니세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려다 문득 진석을 돌아본 여성은, 뜬금없는 질문에 어라? 5번지? 과일가게? 하고 저게 무슨말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 주의를 끌기위해 그냥 아무렇게나 던진 말. 그 말이 벌어낸 잠시의 틈이면 민첩이 40이나 되는 진석에겐 충분한 시간이었다.
"무슨 말을 하시는건지 모르겠... 웁?!"
"조용히. 쓸데없는 짓 하면 죽는다. 안으로 들어가."
순식간에 다가가 왼손으로 여성의 입을 막은 진석은 오른손으로 단검을 꺼내 찌를듯 들이대보이며 상대를 집 안으로 밀어붙였다. 여자를 집 안으로 밀어넣은 진석은 빠르게 문을 잠구고 잠시 집 안쪽의 기척을 살폈다. 확실히 다른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왜... 왜 이러세요. 저, 전 아무것도 모르, 모르..."
바닥에 주저앉은 여성은 공포에 떨며 말을 더듬거렸다. 진석은 그 앞에 쪼그리고 앉으며, 여자의 눈앞에서 손에 든 청동 단검을 휘릭 휘릭 위협하듯 돌려보였다.
"음 아니 뭐 별로 원한이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고. 나도 피를 보고 싶진 않으니까... 묻는 말에 착실히 대답만 잘 해준다면 별 일 없을거야. 알겠지?"
"으... 아, 네..."
"좋아좋아. 첫번째 질문. 아가씨 이름이 뭐지?"
"에, 에나... 에나 필즈에요."
"이 집에서 혼자 살아?"
"네..."
방해할 사람은 없다는 의미였다. 좋았어. 제대로 골랐군. 진석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질문을 이어갔다.
"오늘 누군가 올 일이 있다거나 혹은 반드시 외출해야 할 일이 있어?"
"그, 아... 저... 누가 올 일은 없고..."
"없고?"
"내일 아침엔... 출근을 해야..."
"출근? 무슨 일을 하는데?"
진석은 아예 바닥에 철퍼덕 편하게 주저앉으며 질문을 했다. 오른손에 쥔 단검은 여전히 에나쪽을 향해 내민채로.
"그... 근처의 상회에서 회계랑 사무를 보고 있어요..."
단검을 의식하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에나. 진석은 왼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장바구니에서 굴러나온 사과를 집어 아삭 베어물며 눈앞에 있는 에나의 생김새를 차분히 살펴보았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외모. 깔끔한 갈색 단발머리에, 그런대로 귀염성 있게 생긴 얼굴. 긴 치마를 입고 있었지만 몸의 윤곽은 군살 없이 늘씬해 보였다.
"음... 맛있네 이 사과. 아니 뭐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께. 보다시피 난 강도거든? 얼마나 낼 수 있어?"
"아, 아... 그..."
"잘~ 생각하고 대답하는게 좋을거야. 어차피 내가 뒤져봐도 되지만 쓸데없는 수고를 하기 싫어서 그쪽에게 기회를 주는거니까. 돈도 중요하지만 목숨이 더 중요하잖아? 정직하게 감추는것 없이 주는게 좋을걸? 액수에 따라 이후의 내 행동이 뭔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잠시 생각을 하던 에나는 마른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 더듬더듬 대답했다.
"지... 집안에는 큰 돈이 없어요. 은화 서너닢 정도... 봉급의 대부분은... 그, 은행에 저축하고 있어서..."
리베라에서의 통화는 동, 은, 금화가 있었는데 동화는 50닢이 모여 은화 한 닢이 되고, 은화는 다시 10닢이 모여 금화 한 닢이 됐다. 동화 너댓잎은 한 끼 어치의 식사를 할 수 있는 최소한도의 금액이었고 스물에서 서른닢은 싸구려 숙소에서 하루를 묵을 수 있는 액수였다. 그러니 은화 서너닢쯤은 그닥 큰 돈이 아니었다. 진석은 실망했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 이거 실망이 큰 데~ 생각보다 액수가 너무 적네."
"그... 죄, 죄송해요. 하지만 집 안에서 필요한건 전부 가져가셔도 좋으니까... 제발..."
"음 그래? 일단 일어나 봐."
에나를 일으켜 세운 진석은 등 뒤에 단검을 들이댄 채 같이 집안을 돌며 돈과 뭔가 쓸만한 물건이 있는지 구석구석을 뒤져보았다. 우선 에나의 지갑에서 은화 한닢과 동화 다섯잎. 그리고 침대 옆 협탁안에 있던 작은 가죽주머니에서 은화 세닢과 동화 두닢을 더 찾아냈다. 집안엔 가구와 여성용 옷가지, 평범한 생활용품 뿐이라 진석이 필요로 할만한 물건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부엌에 있던 서랍에서 연고형 외상 치료제와 붕대 한뭉치, 그리고 과도를 하나 챙겨 어깨에 메고있던 가방에 집어넣었다. 집안을 한 바퀴 다 둘러보고 나자 에나는 진석의 눈치를 보며 말을 걸었다.
"다 챙기셨으면 이제... 그..."
"가달라고?"
"네에..."
"하지만 내가 이대로 가면 아가씨 신고할거잖아? 강도가 들었다고 말야."
"아, 아뇨! 안할게요! 신고같은건 안할테니까..."
그럴리가 있나. 이대로 순순히 돌아가면 진석은 경비대에 신고당해 앞으로 해밀턴시엔 발도 못 붙이게 될게 뻔했다. 게다가 기껏 복면으로 쓰려고 샀던 손수건은 아까 상황이 급했던터라 쓰지도 못했으니 정확한 인상착의도 알려질것이다. 그렇게 되면 비단 해밀턴시 뿐만 아니라 그란델 왕국 전체에서 범죄자로 쫓기게 되고 결국 악명수치 역시 쭉쭉 올라갈터!
"뭐 좋아. 알았으니까 일단 다시 침실로 돌아가봐."
"네? 아, 네..."
순순히 침실로 향하는 에나. 진석은 그녀를 한 켠에 세워놓고, 옷장 서랍에서 적당히 시트를 하나 꺼내 단검으로 부욱 북 길게 찢었다. 에나는 뜬금없는 진석의 행동에 당황스러워했다.
"대체 무슨...?"
"뭐긴 뭐야 즐거운 공작 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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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픽션으로 범죄 및 모방행위를 절대 조장하지 않습니다. 범죄신고는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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