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베라 - 부회의 방랑자-17화 (17/155)

< --   - 2.   -- >         * 17화 *

진석은 두어시간쯤, 제이스가 지쳐 죽으려고 할때쯤 되어서야 능욕을 멈췄다. 마부석에 축 늘어져 가는 호흡만을 간신히 이어가는 그녀의 다리 사이로 엄청난 양의 정액이 꿀럭꿀럭 흘러나오고 있었다.

"후우..."

그냥 상대를 일방적으로 괴롭히고 고문하기 위한 섹스였지 즐거움이라곤 요만큼도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마음 약한 모습을 보여줄 순 없었다. 아직 이 여자의 입에서 듣고 싶은 말이 남아있었다. 무자비한 모습을 연기해야했다. 진석은 제이스의 머리채를 붙잡고 질질 끌어 마차 안쪽으로 옮겼다.

"아... 아파앗..."

머리채를 잡힌채 강제로 끌려가니 당연히 아프기도 할테지. 하지만 진석은 멈추지 않고 그녀를 마차 안에 구겨넣듯 밀어넣었다.

"악! 크... 흐읏..."

제이스는 비틀비틀, 휘청이면서도 어떻게든 자세를 잡아보려 했지만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풀썩 엎어졌다. 구타와 난행의 충격으로 몸을 추스릴 기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진석은 그런 그녀의 턱을 쥐고 강제로 입을 벌려 뭔가를 부어넣었다.

"무, 뭐, 욱, 우읍!"

페르모티오가 섞인 물통이었다. 뭔가 해서 당황해하던 제이스였지만 그냥 물이라는걸 깨닫곤 저항을 멈추고 꿀꺽꿀걱 받아마셨다. 그러고보니 오늘 하루종일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 게다가 이 고초를 겪은 후라 확실히 목도 말랐다. 씹어먹어도 성치않은 상대가 주는 물이었지만, 그래도 달디 달았다. 진석은 한참을 마시게 하고 나서야 턱을 놓아줬다. 헉헉 숨을 몰아쉬는 제이스를 내버려두고 마차 안 좌석에 턱 걸터앉으며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좀 쉬는 김에 담소나 나눠볼까."

"헉... 훗, 후우... 하, 할 말 따위 없..."

"잘 생각하고 말하는게 좋을거야."

진석은 제이스의 얼굴 앞에 자신의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단지 손가락일 뿐인데 마치 무슨 무시무시한 흉기처럼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흠칫했다.

"아... 알겠..."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는데 네가 말한 '우리'란 뭐지?"

"......"

제이스는 교단의 수호자였다. 물론 그 교단이란 도심 한 가운데 사원을 짓고 포교나 하는 그런 평범한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다름아닌 허신 헤세스모데우스를 섬기는 사교집단의 일원이었던 것이다. 헤세스모데우스를 섬기는 교단의 목적은 허신을 이 세상에 강림시키는 것. 모든것을 허무로 되돌려 영구한 평온을 손에 넣는 것이었다. 즉, 한 마디로 말하자면 현 세계의 멸망이 그들의 최종적인 목적이었다. 하지만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허신을 이쪽에 강림시키기 위해 필요한것은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래서 교단에선 특별히 재능있는 이들을 선발해서 많은것을 투자해 교육하고 훈련시켰다. 그렇게 힘을 가진 이들을 만들곤 그들을 수호자라 임명하여 대륙 곳곳에서 허신의 강림을 위해 암약시켰다.

"우리란... 교단. 허신 헤세스모데우스님을 섬기는... 우리의 진정한 목적은... 고통으로 가득 찬 이 세계를 태초의 심연으로 인도하여... 영구한 평온을 얻는... 헤세스모데우스님의 강림..."

제이스는 넋나간 사람처럼 중얼중얼 자신이 속한 교단과 교단의 목적에 대해 두서없이 이야기했다. 진석은 퀘스트에 변경사항이 있다는 알림을 받곤 퀘스트 창을 열어보았다. 온통 물음표 뿐이던 퀘스트의 이름과 내용이 변해있었다.

- 퀘스트

[ 허신 헤세스모데우스 교단 ]

등급 : S 랭크

내용 : 세계의 멸망을 추구하는 허신 헤세스모데우스 교단. 당신은 어둠속에서 암약하는 이들의 존재를 알아차렸습니다. 교단의 목적을 저지하거나 혹은 도와서, 세계를 구하거나 멸망시키십시오.

보상 :

세계를 구했을 시 / ??? + ???

세계를 멸망시켰을 시 / ??? + 차후 캐릭터 생성 시 스킬 허신의 축복 선택 가능.

'이게... 뭐다냐.'

나무막대 하나에서 시작된 퀘스트가 느닷없이 세계구원, 혹은 멸망이라니? 분명 업데이트 내역에 사교집단인가 뭔가가 있는걸 봤던 기억은 난다. 지금 자신이 마주한 퀘스트가 그 중 하나인 모양이었다. 어떻게 해야되나. 갑작스레 찾아온 선택의 갈래. 진석은 고민이 됐다. 여기서 제이스에게 정보를 잔뜩 뽑아낸 뒤 교단을 물리치러 떠나면 아마도 세계구원 행. 반대로 제이스가 알려준 교단의 목적에 동조하면 그녀를 길잡이 삼아 교단에 입단해서 세계를 멸망시키는 작업에 참여 할 수 있을터. 너무 선악의 분기가 딱 갈라지는 선택이라 되려 고민이 되었다.

'사실 나는 세계를 구한다느니 뭐 그런 스토리 별로 안 좋아한단 말야.'

어려서부터 만화같은걸 보면서 내심 악당쪽을 응원했던 진석이었다. 많은 악당들이 온갖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준비를 해서 도전하는 반면, 주인공들 쪽은 우와아 하면서 용기와 우정 나부랭이라는걸로 모든걸 쉽게 극복해버린다. 악당의 목적은 세계정복이나 멸망같은 악한 행동이긴 하지만, 의도가 악하면 그 노력마저 쓸모없는것이 되는것인가? 그런건 노력의 가치가 동등하지 않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악당의 노력도 틀림없이 노력은 노력이었다.

'현실만 돌이켜봐도 정의가 승리한다는 말은 안나오는걸.'

뜬금없이 현실을 개탄하는 중2병 같은 소리. 허나 부정부패나 비리를 저지르는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은 넘칠듯이 많았다. 따지고보면 그들도 불의를 행하는 악당이었지만 정당한 심판을 내릴 정의의 주인공 따윈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돈과 권력 앞에선 법조차 쉬이 비켜가기 마련이었으니. 유치하게 들릴지 몰라도 분명 현실에선 비일비재했다.

'에이씨... 이거 갑자기 세계멸망 시킨다는쪽이 끌리는데?'

그렇지 않아도 지금까지 마구 전쟁을 일으켜 적군을 학살하거나, 정적에겐 등 뒤에서 암수를 꽂아 주고, 무고한 여자들을 사로잡아 능욕하는 플레이를 해왔던 진석이다. 쭉 악당처럼 플레이 해왔던 진석으로선 세계를 지킨다보다 화끈하게 멸망시킨다 쪽이 더 재미있을것 같이 느껴졌다. 하긴. 퀘스트의 문구때문에 양자택일이라고만 생각했지만 플레이 하기에 따라선 나름 다른 선택기도 있었다. 교단의 사상에 반해 교단의 목적을 위해 일하는듯 협력하다 맘에 들지 않으면 결정적인 순간을 노려 배신! 그리고 교단의 세력을 자신의 손에 넣거나, 혹은 그대로 세계를 구할 수도 있었으니. 또 현재로선 교단의 세력이 얼마나 되는진 정확히 모르니, 동료도 뭣도 없는 자신 혼자 그들을 상대하려 든다는게 꺼려지기도 했다.

'그래. 기왕 이렇게 된거 일단 놈들에게 동조하는 척 하며 교단에 들어간 뒤 상황을 보자. 그대로 세계멸망 루트를 타도 좋고 뒷통수를 쳐도 그건 그것대로 재밌을테니!'

결심을 내린 진석은 기운 없이 축 늘어진 제이스의 앞에 마주 앉으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멸망시킨다고 했나? 세계를?"

"...그래..."

"그것 참... 굉장히 마음에 드는군."

"...?!"

맥이 빠져있던 제이스의 눈동자에 이채가 돌아왔다. 어차피 자신은 이대로 놀이개가 되어 괴롭혀지다 죽을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상대가 상상외의 말을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허신인지 뭔지 난 잘 모르겠지만, 이 짜증나는 세계 따위 콱 망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나도 하고 있었거든."

"무... 뭐, 뭣."

"왜. 놀랍나? 새삼스러울것도 없잖아. 세상은 쓰레기야. 살 가치가 있는 인간보다 죽어 없어져야 할 것들이 훨씬 많아. 내 삶도 나름대로 곡절이 많았단 말이지."

진석은 마치 염세주의자마냥 입에서 나오는대로 마구 내뱉었다. 물론 본심은 아니었다. 단지 눈앞의 제이스를 속이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계속 괴롭혀지다 살해당할거라는 절망에 빠져있던 제이스는 진석이 던진 미끼를 덥석 물었다.

"...그, 그렇지? 역시 지금의 세계는 없어져야 하는 곳이지?"

"그래. 게다가 어차피... 그나마 사랑하던 사람조차 죽어버렸으니 더더욱."

그렇게 말하며 싸늘한 눈동자로 제이스를 내려다보는 진석. 제이스는 그 눈빛에 움찔 어깨를 떨었지만 필사적으로 말을 이어갔다. 어차피 가만히 있으면 살해당할터. 제이스에게 이것은 최후의 기회였다.

"으... 그... 그건 미안해. 하지만! 하지만! 들어봐. 허신 헤세스모데우스님을 강림시키면 영구한 평온을 손에 넣을 수 있어! 이미 죽은 그녀라고 해도 언제까지라도 함께 평온속에서 살아갈 수 있..."

"그런 뜬구름 잡는 소리를 믿으라고? 그냥 여기서 널 죽여 그녀의 원수를 갚는게 더 간단하고 속 편하지 않겠어?"

같잖다는 표정을 지으며 단검을 꺼내드는 진석. 제이스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지만, 진석이 자신도 세계의 멸망을 바란다는 말을 꺼낸 이상 그것에 희망을 걸고 포기하지 않고 설득하려 들었다. 그 무엇도 아닌 자신의 목숨이 달린 상황이니 필사적인 태도였다.

"미, 믿어줘! 사실이야! 굳이 나 같은걸 죽이지 않아도 헤세스모데우스님이 강림한다면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대도? 너도 교단에 와서 우리들이 준비한 것을 보면 믿을 수 있을거야! 헤세스모데우스님의 전능함을 느끼게 해줄께!"

지금까지는 진석에게 저항하며 철저히 적대하는 태도로 일관하던 제이스였지만 지금은 어떻게 해서건 설득하려 드는 폼이 우습다. 허둥지둥거리며 사이비 포교를 하는것 같은 그녀의 말에 웃음이 터져나올 것 같았지만 꾹 참고 흐음 하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흠. 뭐 너무 뜬금없는 소리라 별 기대는 안간다만...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저- 정말이야! 게다가 교단의 수호자는 나뿐만이 아니야. 나보다 능력이 뛰어난 이들도 있어. 세계는 헤세스모데우스님의 강림이라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니까? 다, 당신도 우리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그 정도의 능력이라면 충분해, 내가 추천해줄게!"

정말로 필사적이다. 제이스는 어느샌가 희미한 웃음마저 지어보이며 상황의 주도권을 쥔 진석을 열심히 설득하려 든다. 진석은 팔짱을 끼곤 아직 못 미덥다는 듯 입술을 삐죽거렸다.

"...뭐 일단 좋아. 하지만 그 전에 교단에 대해 좀 더 듣고 싶은데."

"알겠어. 뭐든 물어봐."

진석은 교단의 위치와 인원에 대해 물어봤다. 제이스가 말하길 교단의 본부는 메디니아에 위치해 있다고 했다. 메디니아라면 진석이 그란델을 벗어나 어디로 향해야 할까 고민할때 북쪽 루트의 목적지였던 나라다. 수배와 추적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산을 넘어 서쪽의 커드머스로 향하려 했었는데 교단이 위치한 곳은 메디니아라니 이것 참. 제이스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수호자는 나 외에도 세 명이 더 있어. 그리고 수호자들을 총괄하는 대신관님과 그를 보좌하는 원로들이 있지. 평신도도 이백은 넘어."

그냥 쬐끄만한 사교집단인줄 알았다니 밑에 거느린 평신도만 이백이란다. 그냥 혼자 부딪히러 갔다간 진짜 낭패를 볼 뻔 했다.

"그리고 우리의 수족 대용으로 부리는 범죄 조직들이 있어. 교단의 정체를 발각당하지 않기 위해 대신 쓰는 장기말이지. 너도 알겠지만 데오그라즈에서 봤던 빅 본이라던가, 물론 메디니아에도 그런 조직이 있고 그 외에 주변국의 몇 개 조직들 역시 다른 수호자들이 맡아서 부리고 있어."

그리고 그 이백의 신도에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여러 범죄 조직들을 장기말처럼 부리고 있었단다. 들으면 들을수록 생각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국가급의 무력엔 미치지 못하겠지만 이 정도면 일개 사교집단으로선 차고 넘칠 정도의 힘을 갖춘게 분명했다. 이쯤되니 교단에 협력해 악의 힘을 팍팍 과시해 보는것도 의외로 재밌겠다 싶었다.

"제법... 처음엔 뭔 소린가 싶었지만 듣다보니 좀 흥미가 생기는데?"

간접적으로 호의를 내보이는 진석의 태도에 제이스는 자신의 설득이 먹혔다 싶었는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래. 그리고 어차피 헤세스모데우스님을 강림시켜 영구한 평온으로 넘어갈 지금의 세계지만... 그래도 네가 원한다면 돈이나 여자, 그 어떤 쾌락도 차고 넘치게 지원해줄 수 있어. 교단의 의지와 힘은 확고하고 절대적이니까! 이런 교단을 따르지 않는다는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고!"

사람을 벌레보듯 하며 온갖 욕설에 침까지 뱉을땐 언제고 이젠 얼굴까지 가까이 들이대며 열변을 토한다. 잠깐 사이에 일어난 적극적인 변화상이 너무 우스워 비웃어 주고 싶었지만 다된밥에 코를 빠트릴 순 없었다. 진석은 완전히 승낙은 못하겠지만 어느정도는 납득하겠다는 듯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쭉 듣고보니 그 정도의 힘을 갖춘 교단이라면... 투신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어차피 이 세상 따위 망하던 말건 상관 없으니까. 아니, 정말로 망하는것도 좋겠지. 나야 어차피 방랑자인걸. 세계를 멸망시키기 전까지라도 좋으니 마음껏 활개치고 살 수 있다면 충분하겠어."

곁눈질로 제이스의 표정을 보니 마치 '됐어! 해냈어!' 하는 뿌듯한 표정을 짓는게 입에서 실실 웃음이 새어 나오는걸 참을 수가 없다. 진석이 뿌린 미끼를 물고 삼키다 못해 아주 자기 배까지 다 갈라 보여주고도 좋단다. 안돼지 안돼. 진석은 슬쩍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으며 웃음을 참았다.

"그럼 팔 내놔봐. 풀어주지. 아까같은 짓은 하지 말라고?"

"아..."

진석은 꽉 묶여있던 제이스의 포박을 풀어주었다. 굳은 손목을 까딱거리며 진석의 눈치를 힐끗힐끗 살피는 제이스. 진석은 태연함을 가장하고 말했다.

"뭐 지금까진 우리가 적대하는 사이였지만... 네 설득에 내가 졌다고 치자."

"으, 으응..."

"하지만 뭐라고 해야되나. 좀 전까진 으르렁대던 사이인 만큼 역시 아직 믿음을 쌓을만한 뭔가가 필요하달까."

"...그래, 좋아. 뭘 해주면 되겠어? 말만해. 돈? 교단에 돌아가기만 하면 얼마든지 주곘어."

고개를 끄덕이는 그렇게 대답하는 제이스의 면전에, 진석은 바지를 내리고 단단해진 자신의 분신을 내밀었다.

"......"

마차 안에 감도는 침묵. 진석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통은 이러면 무슨 의미인지 알잖아?"

"아니! 그, 아니 그... 당신..."

어지간히 어처구니가 없었는지 제이스는 얼빠진 표정이 되어 말을 더듬었다.

"왜. 싫어? 싫다면 뭐 나도 아쉬울것 없고..."

바지를 추스리는 진석의 태도에 제이스는 화급히 입을 열었다. 지금 아쉬운건 제이스였지 진석이 아니었으니까. 기껏 설득을 시켜놨는데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꿔버리면 곤란하다. 다시 자신을 적대하게 된다면 이번엔 정말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어차피 동료가 될 사이라면 지금까지의 은원은 다 잊어버리고 이 정도 서비스쯤, 눈감고 시원하게 해줘버리는게 속 편할터.

"아냐! 싫다는건 아니고... 단지 그렇게나 해대고도... 부족한거야?"

근 두시간동안 자신의 안에 열 번이 넘는 횟수의 사정을 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상식 이상인데 여전히 저렇게 건강한 상태라니. 이 남자는 무슨 성욕의 화신이라도 되는건가? 하지만 왠지 꿀꺽, 군침이 넘어갔다.

"부족해. 마음만 먹으면 하루종일도 가능하니까 아까 한 정도는 몸풀기 밖에 안되거든. 이런 날 만족시킬 수 있는건 그녀밖에 없었는데..."

슬쩍 에나의 이야기를 꺼내 제이스를 자극했다. 미안 에나. 이런데서 써먹어서. 진석은 마음속으로 에나에게 사과했다.

"...알았어. 정말이지... 애당초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뭐, 나도 딱히 섹스를 싫어하는건 아니라고. 우음."

제이스는 그렇게 말하며 진석의 성기를 입에 머금었다. 기교가 없어 서툴던 에나와는 달리 펠라치오가 제법 익숙한지 능숙한 테크닉으로 진석의 물건에 애무를 가했다. 그런 제이스의 머리채를 잡고 펠라치오를 즐기는 진석. 제이스는 아까 마신 물에 미약이 들어있어 자신이 미약 페르모티오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왠지 흥분감이 솟아 그저 열심히 혀를 놀리는 제이스는 진석이 싸늘한 눈동자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에나의 복수로 천천히 괴롭히면서 죽이려고 했지만... 일단은 노선 변경이다. 교단을 도와 세계를 멸망시키건 배신을 때리건, 어쨌건 너만큼은 반드시 최후에 내 손으로 죽여주마.'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