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베라 - 부회의 방랑자-29화 (29/155)

< --   - 3.   -- >         * 29화 *

"...어?"

어두운 밤의 평원. 어느샌가 현실의 세계로 돌아온 자신은 아르데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려던 자세 그대로 서있었다.

"뭐, 뭐야. 어? 어어?"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보는 진석. 자신의 몸엔 어떠한 상처도 이상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 모습에 제이스가 너 뭐하냐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왜그래? 그 여자아이 도와줄거라며?"

"하... 아니... 그게."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진석이 어물어물 하는데 아르데나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진석을 올려다 보았다. 눈물로 젖어 엉망이 된 얼굴이었지만, 입가엔 분명 희미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아... 당신이... 제게 걸린 저주를..."

감격으로 희미하게 떨리는 목소리. 현실에선 시간이 거의 멈춰있었지만, 아르데나의 정신세계에서는 분명히 일어난 일이었다. 그녀 자신은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아는 모양이었다. 아르데나의 몸이 옆으로 기울며 눈이 스르륵 감겼다.

"고... 마워... 요..."

털썩. 그대로 눈을 감은채 땅에 드러누워버리는 아르데나. 진석과 제이스는 놀라 그녀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펴보았는데 색색 고른 호흡을 하는것을 보니 그냥 지쳐 잠든것 같았다.

"휴우. 사람 놀래키고 말이야."

진석은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이스는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말투로 말했다.

"아니 너는 얘를 도와준다며 머리를 만지나 싶더니 갑자기 허둥지둥 당황해하지, 정작 당사자는 갑자기 감사인사를 하며 잠들어버리지. 이게 무슨 상황이야?"

"...천천히 설명해줄께."

긴 밤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젠 적어도 아까처럼 어디선가 나타날지 모르는 괴물의 습격 같은걸 염려할 필요는 없겠지. 갑자기 술이 한 잔 하고 싶어졌다. 진석은 바닥에 잠든 아르데나를 조심스레 안아들고 제이스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일단 불 좀 피워! 이렇게 된 이상 느긋히 야식이라도 먹자고."

"뭐어?"

진석의 시야에 퀘스트 '저주받은 소녀, 아르데나'를 클리어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더불어 바일리 델 비엔토의 스킬이 A랭크로 상승하고 새로운 패시브 스킬 '회피의 심득'을 습득했다는 메시지도. 거기에 무력과 민첩까지 각기 1씩 상승했다. 힘든 싸움이긴 했지만 확실히 소득은 있었던 것이다. 기분탓일까? 여전히 흐린 삭월의 밤이었지만 아까보단 달빛이 조금 밝아진 것 같았다.

아르데나를 마차안에 뉘여놓고 진석과 제이스는 모닥불을 피운채 그 앞에 마주앉았다. 둘의 손엔 술병과 술잔이 들려있었다. 진석은 제이스가 따라주는 술을 단숨에 들이킨다음 후우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늘어트렸다.

"지친다 지쳐..."

"저기. 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설명 좀 해줘봐."

"우선 한 잔 더."

진석이 빈 잔을 내밀자 제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잔을 채워주었다. 진석은 채워진 잔을 들어 한 모금 더 마시곤, 잠시 뜸을 들이다 말문을 열었다.

"믿지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아까 내가 저 애의 머리를 짚었잖아?"

"응."

"근데 다음 순간 난데없이 내가 왠 새까만 공간에 날아가 있더라고."

"...하아?"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는 제시. 진석은 제시의 눈길을 무시하고 계속 이야기했다.

"그냥 들어봐. 나도 내가 한 경험이 뭐가 뭔지 모르겠으니까."

진석은 아르데나의 정신세계에서 본것과, 괴물과 벌인 치열한 사투에 대해 쭉 설명했다. 처음엔 이놈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 싶어하던 제이스는 이내 진지한 표정이 되어 그 이야기를 경청했다. 진석은 손에 든 잔의 내용물을 마저 들이키곤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놈을 쓰러트린 다음 기운이 빠져서 바닥에 주저앉았는데 갑자기 사방이 환해지나 싶더니 다시 현실로 돌아온거야. 나야 당연히 당황 할 수 밖에 없었지. 이후는 네가 본 그대로야."

"흠... 아주 짚이는게 없는건 아니긴 한데..."

턱을 괴고 잠시 생각에 잠기는 제이스. 그러고보니 제이스에겐 고대지식인가 하는 스킬이 있었다. 그게 발동하는걸까? 진석은 저주에 대해 제이스가 뭔가 알고 있는것을 이야기 해줄까 싶어 조금 기대했다. 하지만 제이스의 입에서 나온 말은 기대와는 달랐다.

"...응. 역시 잘 모르겠다."

사람 맥 빠지게! 진석은 대번에 실망하는 기색을 내보였다. 입을 삐죽 내밀어 보이는 제이스.

"뭐, 나도 마법사이긴 하지만 마법이란게 워낙 기기묘묘한게 많단 말이야. 내가 모르는 것 따윈 세상에 얼마든지 널려있다고."

"에라이 거 참 자랑이다. 그보다... 아무거나 먹을것 좀 해주지 않을래? 아까도 원래 뭔가 하려고 했었잖아?"

"아... 으응. 알았어 잠깐만..."

약간 곤란한 기색을 띄며 주춤주춤 마차로 가서 냄비와 식재료를 챙기기 시작하는 제이스. 그러고보니 제이스가 해주는 음식을 먹어본 기억은 아직 없다. 이전에 페레나에서 갈론으로 갈때는 워낙 섹스 삼매경에 빠져있었고 빵이랑 건량, 과일같은 간단한 음식으로만 대충 대충 끼니를 때우며 갔었으니까.

'아니, 그러고보니 쟤 요리 스킬... 없잖아?'

냄비에 뭔가 한가득 채워서 낑낑거리며 들고오는 제이스의 폼이 어째 불안하다. 그런 진석의 눈초리를 깨닫곤 살짝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는 제이스.

"그... 벼, 별로 요리를 해본적은 없지만... 어떻게든 해볼테니까!"

"......"

괜히 부탁했나? 진석은 엄습하는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그래도 설마 뭐라도 하긴 하겠지 생각하곤 잠깐 아르데나를 살펴보겠다고 말하며 마차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우."

마차안에 들어선 진석은 머리를 긁적이며 좌석에 퍼질러졌다. 괴물과 사투를 벌이고 난 뒤라서 그런지 묘하게 피곤했다. 진석은 좌석의 팔걸이에 몸을 기대며 새근새근 잠든 아르데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까는 어둡고 경황도 없던터라 그닥 의식을 하지 못했었는데 밝은 램프등 아래에서 보자니... 꽤나 귀여웠다. 진석은 메뉴를 열어 아르데나를 바로 주요 NPC에 등록했다.

- 이름

아르데나

- 종족

인간/여성

- 스테이터스

통솔 6 / 무력 5 / 민첩 7 / 지력 10 / 정치 8 / 매력 36

- 액티브 스킬

인 - 짐승의 저주 [S랭크] / 인 - 단검의 저주[S랭크] / 가사[E랭크] / 요리[E랭크]

- 패시브 스킬

없음.

"...허."

이름은 말 그대로 이름 뿐. 성조차 표시 되지 않았다. 기억이 엉망이라고 하더니...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성마저 잊은 건가? 새삼 그녀가 불쌍하게 여겨지는 진석이었다.

'근데 능력이 참.'

매력 하나만 제외하곤 스테이터스가 죄다 바닥이었다. 스킬도 액티브 스킬 뿐, 패시브 스킬은 아예 없었다. 그나마 있는 액티브 스킬도 집안일을 하는 능력인 가사와 요리. 그것도 둘 다 최하 랭크인 E 랭크였다. 하긴 자기 성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주제에 그나마라도 있는게 용했다.

'뭐 그건 그렇고 이 저주 두가지가... 변신능력을 주는 기술이겠지.'

처음 보는 스킬이었다. 저주 자체가 스킬이라니 생각도 못했다. 아마도 오로지 아르데나만이 지닌 고유 스킬이리라. 아까 잠들어버리기 전의 모습을 보면 분명 진석 자신이 저주를 깼다는건 자각하고 있는것 같으니, 차차 시간을 들여 설득해서 자신을 돕게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괴물로 변신하는 능력이라면 분명 앞으로의 여정에 엄청난 도움이 될테지만... 어쩌면 그 변신을 강요하는건 아르데나에게 되려 상처를 주는 일이 될지도 몰랐다. 자신이 괴물로 변해서 어떤일을 저질러 왔는진 본인도 잘 알고 있으니 괴물로는 변신하고 싶지 않을 확률도 높았던 것이다. 허나 어차피 이런 능력으론 그녀를 데리고 다녀봐야 정말 쓸데도 없고 짐밖에 안될터. 괴물 변신을 거절한다면 하다못해 단검 변신이라도 시켜서 꼭 써먹어야겠다 싶었다.

'내가 그 생고생을 하고 그냥 놓아줄수는 없잖아? 퀘스트의 보수랍시고 나온게 아르데나가 자신의 저주를 자유롭게 제어하는거였으니, 나도 뭔가 답례 정도는 받아내야지!'

아르데나의 스테이터스를 좀 더 살펴보던 진석은 그녀의 체력이 의외로 많이 떨어져있는것을 확인하곤 가방을 뒤져 자신이 만들어둔 하급 치료약을 하나 꺼냈다. 하급 치료약은 사원에 머물며 약학 연습을 할때 꽤 넉넉하게 만들어놨으니 그닥 아까울것도 없었다. 진석은 아르데나의 머리를 팔로 살짝 안아든 다음 약병을 따서 그녀의 입에 조금씩 흘려넣었다. 기분탓인지는 몰라도 약을 먹이고 나니 아르데나의 표정이 한결 편해진것 같았다.

"엇차."

빈 약병을 치우고 아르데나를 다시 눕혀주려다 그녀의 몸을 덮은 모포에 팔이 걸려, 진석은 본의아니게 상체를 덮은 모포를 쓱 걷어내버리고 말았다. 기름 램프의 등불 아래 아르데나의 새하얀 상반신이 드러났다.

"...웃."

그러고보니 아르데나는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자연스레 아르데나의 가슴으로 눈길이 가는 진석. 지금은 워낙 말라 있어서 그렇지 살이 약간만 붙으면 딱 보기 좋은 크기겠구나 싶었다. 한 번 만져라도 볼까, 내가 저주인지 뭔지도 박살내줬는데 그쯤은 괜찮지 않을까 하고 강렬한 악마의 유혹을 느끼던 진석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모포를 다시 덮어주었다.

"기껏해봐야 열대여섯 밖에 안되어 보인다고. 아직 애잖아. 아무리 그래도 미성년은 아니지. 뭔 생각을 하는거냐. 반성 반성."

자기 머리를 쿵쿵 쥐어박은 진석은 기름 램프의 조절 클림프를 돌려 밝기를 약간 낮춰주곤 마차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니 냄비 앞에서 끙끙거리고 있는 제이스가 보였다.

"으음... 이 치즈 넣어도 괜찮으려나."

"......"

꼴을 보니 냄비에 갖은 재료를 무작정 다 집어넣고 있는 모양이었다. 진석은 후다닥 달려가 제이스의 어깨를 붙잡아 막 큼직한 치즈덩이를 집어넣으려던것을 막았다.

"어이! 뭐하는거야?"

"응? 아... 수, 숨김맛을 내고 있었달까?"

요리 스킬도 전혀 없는 녀석이 숨김맛이라니 뭔 뚱딴지 같은 소리야. 진석의 시선이 냄비를 향했다. 냄비 안엔 뭔가 기묘한 액체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갖은 재료를 몽땅 다 때려넣은 냄비 속 내용물은 색도 냄새도 괴이한데다 그 질감마저 묘하게 질척질척했다. 마치 늪지의 흙을 그대로 퍼와서 끓이는게 아닐까 싶었다. 진석은 경악에 찬 표정으로 제이스를 붙잡곤 따져물었다.

"너... 이게 대체 뭐냐."

"스, 스튜."

"스튜?"

"...스튜... 같은거..."

"스으튜우우?"

"......"

진석에 추궁에 시선을 피하며 땀을 뻘뻘 흘리는 제이스. 한참 아무 대답 못하고 삐질거리다 아하하 어색한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맛은... 있을지도 모르잖... 아?"

"있겠냐! 너 맛하고 독이라는 단어를 서로 착각하고 있는거 아냐?"

크아악 하며 폭발하는 진석. 하지만 제이스도 더는 못참겠다는 듯 발끈했다.

"마, 말이 너무 지나치잖아! 나름대로 열심히 해본건데!"

"그래! 나름대로 열심히 독을 만들었겠지!"

"아 이제 나도 몰라! 못됐어 정말!"

"어딜 도망가? 와서 네가 먹어봐 임마!"

어둑한 심야의 평원. 때아닌 콩트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

다음날 아침. 다 꺼져가는 모닥불 앞에서 꾸벅꾸벅 졸고있던 진석은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곤 잠에서 깨어났다. 으음 하며 눈을 부비고 정신을 차려보니 모포를 두르고 있는 아르데나가 바로 옆에 오도카니 앉아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아... 잘 잤냐. 으하아아암."

"...네."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까딱 고개를 숙여보이는 아르데나. 진석은 그런 아르데나의 머리를 쓱쓱 가볍게 쓰다듬었다.

"에이 아침부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음, 그보다 몸은 좀 어때?"

"이제 괜찮아요. 약... 먹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뭐야 얘. 어제 자신이 약을 먹여줄때 깨어있었단 말인가? 자는척을 하고 있었던거야? 그럼 우연히 모포가 걷혀졌을때 빤히 가슴을 쳐다보고 있었던 것도 알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 나쁜짓을 하다 들킨것 같은 기분이 들어 진석은 어째 부끄러워졌다. 당황한 진석이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어물거리자 아르데나는 양 볼을 발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숙였다.

"우연히 그런거니까... 이해해요..."

"...에, 뭐, 미안. 음. 할 말이 없다."

"더... 보고 싶어요?"

조심스레 진석의 눈치를 보며 모포의 앞섶을 걷어보이려는 아르데나. 진석은 아침부터 휘몰아치는 번뇌에 마음속으로 심두멸각을 외치며 아르데나의 정수리에 가벼운 촙을 먹였다.

"아얏."

"어린애가 함부로 그런 말 하는거 아냐! 물론 보고 싶지 않냐고 묻는다면야 당연히 보고 싶지! 하루종일이라도 바라보고 싶다아아아 가슴! 가슴 좋아! 가슴 만세! 가슴 최고야! 가! 아니라아! 마음의 소리가 입으로 나와버렸다! 으라차! 물러가라 번뇌!"

일부러 오도방정을 떨며 익살을 떠는 진석. 물론 진석 자신이 원래 이런 성격이라서는 아니었다. 어제 아르데나의 기억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느꼈기에, 그녀의 처지를 가슴 깊이 동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미지 좀 망가지면 어떠냐. 주접 좀 떨어서라도 왠지 그녀를 웃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과장된 진석의 몸짓과 말투에 어느샌가 피식 웃고 있는 아르데나. 잠시 진석을 바라보며 우물거리던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정말... 고맙습니다. 전부."

"뭘. 그냥... 어쩌다 보니 돕게 된건데. 운이 좋았어 운이. 아 그보다 배고프지 않니?"

"네... 배고파요. 배가 고프다는것도 얼마만에 느껴보는건지..."

"아 그런데..."

진석의 시선이 자연스레 저기 한쪽 구석에 버려진 냄비로 향했다. 어제 저녁 제이스가 만들어놓은 독이 담긴 냄비였다. 물론 농담삼아 독이라고 놀린거였지만, 냄비가 놓인 곳 아래쪽 내용물이 흘러넘친 부분의 풀들이... 진짜로 시들어있다?

'이럴수가. 사람 먹는 음식을 섞어서 끓인것 만으로 제초제를 만들다니... 으으 무섭다. 절대로 제이스가 만든 음식, 아니 독극물 따윈 먹지 않을거야. 하늘이 무너지는 한이 있어도 절대.'

그때 소란스러움에 정신이 들었는지 마차안에서 제이스가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긁적이며 비척비척 걸어나왔다. 눈이 반쯤 감긴게 아직 잠이 덜 깬것 같았다. 진석은 그런 제이스를 손짓으로 불러 구석에 놓인 냄비와 그 부근의 사멸한 풀들을 가리켰다.

"저거 봐라. 네 그 스튜~ 인지 뭔지가 풀들을 다 죽여놨다."

"...몰라. 나는 모르는 일이야."

"지독하다. 내가 싫으면 싫다고 말할것이지 저런걸 먹여 죽이려 들다니..."

"그, 그러니까! 몰라! 모르는 일이래도!"

진석과 제이스가 티격대는 모습을 본 아르데나가 쿡 웃었다. 둘의 시선이 아르데나에게 향했다.

"아... 죄송해요. 두 분 사이가... 너무 좋아서."

"암. 너무 좋지. 저런 제초제를 만들어 먹이려고 들 정도로."

"흥! 어디서 개가 짖나! 안 들려!"

귀를 막고 현실도피를 시전하는 제이스. 눈앞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라며 깐족거리는 진석. 눈치를 보며 작게 쿡쿡 거리던 아르데나는 이내 배를 잡고 한참을 웃었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