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3. -- > * 30화 *
덜그럭 덜그럭. 마차는 세사람으로 늘어난 일행을 싣고 다시 평원을 건너기 시작헀다. 아르데나에겐 임시로 제이스가 가지고 있던 여벌의 옷과 신발을 빌려 입혔는데, 체격 차이도 있거니와 아르데나가 상당히 말라 있었기 때문에 사이즈가 하나도 맞지 않아 헐렁헐렁 했다. 상의는 어깨가 다 드러났고 치마는 여분의 끈으로 묶어두지 않으면 그대로 흘러내릴 정도였다.
"도시에 도착하면 옷부터 사입혀야겠군."
마부석에 앉아 고삐를 쥐고 있던 진석이 혼잣말을 하자, 옆에서 입술을 쭉 내민채 삐져있던 제이스가 흥 하며 콧방귀를 뀌었다. 아침부터 냄비건으로 과하게 놀렸더니 아직까지 화가 난 모양이었다.
"뭘 계속 삐져있고 그래? 이리와."
"시, 싫어! 이거 놔!"
마부석 반대쪽에 딱 달라붙어 있던 제이스였지만 진석이 억지로 잡아끌자 못이기는 척 끌려와 바싹 붙어 앉았다. 진석은 제이스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작게 속삭였다.
"...불쌍한 애잖아. 그냥 좀 돌봐주고 싶어서 그래."
"세상에 사연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있어? 칫."
"자자, 어른이잖아. 그렇게 매정하게 굴지 말고."
진석은 제이스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그녀의 머리칼을 차분히 쓸어내렸다. 사소한 행동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제이스의 기분은 제법 풀린 모양이었다. 뿔이 나 있던 목소리가 한층 누그러졌다.
"그, 그럼... 나중에 돌아갈때 교단에 맡겨두지 뭐. 평신도들이 잘 돌봐줄테니까."
"아니. 데리고 다닐거야."
"...왜?"
제이스의 눈꼬리가 또 치켜올라갔다. 진석은 제이스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달래듯 말했다.
"저 애... 특별한 능력이 있어."
"능력? 무슨 능력?"
"아마도 괴물이나 마검으로의 변신이 가능해. 마음에 상처가 있을테니 괴물 변신은 부탁하기 힘들것 같지만... 뭐, 검 정도는 괜찮겠지. 아 말해두지만 보통 검이 아니라 사용자의 신체 능력을 탁월하게 올려주는 검이야. 앞으로의 여정에 분명 도움이 되겠지."
"...그런데 러셀은 그런걸 어떻게 알고 있는거야?"
"나야 어제 저 아이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몸 아니냐. 그냥 자연히 알게 됐어."
"흐음..."
완전히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듯 미심쩍은 표정을 짓는 제이스. 잠시 뭔갈 생각하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진석에게 말했다.
"혹시 러셀..."
"응?"
"...그렇게 말 해놓고 저 애를 데리고 다니다가 적당한 때를 봐서 손 대려는거 아냐? 엄청 호색한이잖아 당신."
빠악. 진석의 촙이 제이스의 측두부에 작렬했다. 아 오늘은 아침부터 촙이 참 잘 팔리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진석. 갑자기 얻어맞은 제이스는 머리를 감싸쥐며 화를 냈다.
"아, 아파아! 왜 때려!"
"아까 전에 날 보고 호색한이라고 했지? 난 그 말이 좋아. 사실이니까. 하지만, 다른건 몰라도 날 호색한이라고 놀리는 건 참을 수 없다!"
진석의 헛소리에 제이스가 세상에 뭐 이런놈이 다 있냐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이 바보!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시끄러! 이리와!"
진석은 고삐를 쥐지 않은 자유로운 손으로 제이스를 와락 끌어당겨 강제로 입을 맞추었다. 제이스는 눈을 크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저항하지 않고 진석의 혀를 받아들였다. 양쪽의 혀가 상대의 구강을 탐하는 딥키스가 이어졌다. 그러길 한참. 둘은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둘 사이에 가느다란 타액의 호선이 이어지다 툭 끊어졌다.
"푸, 푸핫. 숨막혀."
제이스는 얼굴을 잔뜩 붉힌채 힐끔힐끔 진석의 눈치를 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진석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때. 알겠지?"
"...대체 뭘?"
"아 정말 눈치도 이렇게 없어서 어디다 써먹을까. 딱 한 번만 말할테니 잘 들어. 내가 지금 좋아하는건... 다름아닌 제시 너라고."
물론 진석이 진심으로 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물론 제이스가 꽤 맘에 든건 사실이었지만, 소중한 연인 같은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상성 좋고 대하기 편한 섹스파트너 정도랄까? 더 아름답고 맘에 드는 여자 캐릭터가 나타난다면 얼마든지 갈아탈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한동안은 교단의 일로 제이스와 함께 행동해야 하는 상황. 그녀의 성격을 감안했을때 이런식으로 미리 밑밥을 깔아두지 않으면 아르데나의 존재에 대해 일일이 각을 세우며 민감하게 반응할게 뻔했다. 변신능력으로 활용도가 무궁무진할 아르데나인데 일일이 트집 잡혀서야 어디 피곤해서 게임 하겠는가? 그래서 이렇게 '내가 진짜 좋아하는건 너고 쟤는 그냥 필요가 있어 데리고 다니는 대상일 뿐이란다~' 하는 식으로 아르데나의 존재에 대한 명분을 만들어두는 진석이었다.
"......"
그런 의도를 모르는 제이스의 표정이 스르륵 녹아내리며 순식간에 귀뿌리까지 빨갛게 물들었다. 진석은 괜히 쑥쓰러운척 어흠 헛기침을 한 번 하곤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인면수심의 호색한이라도 다 크지도 않은 애들에게까지 손대진 않으니까 그 점은 안심해도 돼."
이 발언은 진심이었다. 하지만 제이스는 눈을 가늘게 뜨며 진석을 흘겨보았다.
"...다 클때까지 데리고 다니다 손대겠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오 좋아! 눈치가 금방 느네. 역시 사람은 개떡같이 말해줘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재주가 있어야 한다니까!"
"야!"
주먹을 쥐고 진석을 향해 투닥거리는 제이스. 물론 힘따윈 하나도 담겨있지 않았다. 아까 진석이 자신에게 해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본인이라는 말에 이제서야 겨우 자신의 마음이 받아들여진것 같아 가슴속 깊은곳에서 부터 따스한 행복감이 차올랐다. 인연의 형태란 참 알 수 없는 것이구나. 서로를 죽이려들던 사이였던 둘인데,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관계가 되었으니. 제이스는 진석이 자신에게 확답을 준 이상 아르데나라는 여자애를 데리고 다니는것에 토를 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필요로 하는 '도구'가 아닌가? 이해할 수 있었다. 설령 진석이 저 아이에게 손을 댄다고 해도... 그것도 이해해 줄 수 있었다. 저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와 관계한다고 해도, 지금처럼 자신을 옆에 품어만 준다면... 그런것은 전부 사소한 것이었다. 물론 화도 나고 질투심도 들테지만 그런것을 다 감내할 수 있을만큼 이 남자가 좋았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심각한 콩깍지가 씐 걸까. 사람의 마음은 정말 모를것이었다.
"......"
그리고 마차의 안쪽. 마부석쪽에 귀를 대고 둘의 대화를 엿듣고 있는 아르데나. 그녀는 둘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부 엿들었다. 초면임에도 두 가지 저주에 중첩해서 씌인 자신을 아무 댓가없이 구해준 남자, 러셀. 그리고 그의 애인 제이스. 정말로 사랑하는 사이로 보이는 둘의 관계가 너무나 부러웠다. 저주를 받아 부모마저 살해했다는 기억 뿐, 본인의 이름이나 과거마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그저 단검이라는 도구의 형태로서 흐릿한 자아만을 이어오던 아르데나. 그녀로선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저주를 깨부순 러셀이 그야말로 구세주처럼 느껴졌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거라 생각되던 긴 암흑의 터널에서 자신을 갑자기 건져내 빛 아래로 이끌어 주었으니까... 그것이 한 없이 고마워 어떤 형태로건 보답하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자신도 그에게 있어 제이스와 같은 소중한 존재가 되고도 싶었다. 아직 어려서 여자로서 바라봐주지 않는다면... 그래, 한낱 도구라도 좋으니 곁에서 봉사하고 싶었다. 어떻게 해서건 구원을 내려준 러셀의 마음을 얻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의 일정은 지극히 평온했다. 진석과 제이스는 마부석에서 잡담이나 가벼운 애정행각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고 아르데나는 마차 안에서 숨죽인채 그 둘의 대화에 집중했다. 해가 가장 높은 시간. 정오쯤이 되어 진석은 마차를 수풀이 우거진 한 쪽에 멈춰세웠다.
"여기서 잠시 쉬고 점심이나 먹고 가자."
"응. 그런데 얘는 뭘 하고 있지? 자나?"
제이스가 들어가서 깨워야 하나 생각하는데 마차를 세우자마자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안쪽에서 아르데나가 튀어나왔다.
"식사 준비... 도와드릴까요?"
몸에 맞지 않는 헐렁헐렁한 옷을 입고 바싹 마른 아르데나가 마치 시종처럼 굴자 진석은 그녀가 어쩐지 이쪽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안쓰럽게 느껴졌다. 물론 어제 저녁 처음 만난 상대가 익숙할리는 없지만 조금은 더 편하게 대해도 될텐데. 진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괜찮아. 내가 할테니까 쉬고 있어."
아르데나에겐 요리 스킬이 있긴 했지만 고작 E랭크. 없는것보다야 낫지만 별 기대는 되지 않을 수준이었다. 안 그래도 기억도 온전치 못한 불쌍한 여자아이. E랭크짜리 요리스킬 있다고 식모로 부리느니 차라리 자신이 하는게 마음 편하겠다 생각했다. 아르데나는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히 물러났고 진석은 마차 안으로 들어가 어떤 식료가 남아있나 살펴보았다.
"...아니 이게 뭐야."
어제 제이스가 재료를 얼마나 퍼다 쓴건지 상당량의 식재가 줄어있었다. 둘이라면 그란델의 국경에 닿을때까지 그런대로 먹을 수 있을 양이었지만 셋이선 어째 좀 모자랄것 같았다. 진석은 그제서야 어제 죽은 상인단의 수레에서 곡물을 챙겨오지 않은걸 후회했다.
'아 젠장. 누가 이럴 줄 알았나. 쟤는 참 손도 크지, 어제 그 독냄비 하나로 재료를 이만큼이나 날려먹다니... 어휴.'
사냥이라도 하면 되겠지만 여기가 숲이나 산지라면 또 모를까. 이 넓은 평원에 딱히 사냥할거라곤 글쎄. 이따금 날아다니는 새 정도일까? 잠시 끄응 고민하던 진석은 제이스에게 일단 조리용으로 쓸 불을 피워두라는 말을 하고 근처의 수풀쪽을 둘러보았다.
"어디보자... 아, 있다."
이런 평원 한가운데 쓸만한 무언가가 있을까 했지만 식물학 스킬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식용으로 쓸 수 있는 야생초들을 정확하게 짚어주었다. 그럭저럭 쓸만한 몇가지 꽃과 풀을 뜯은 진석은 제이스가 막 피워놓은 모닥불쪽으로 다가갔다. 제이스는 진석이 하는짓이 신기하다는듯 질문을 던졌다.
"그게 뭐야? 꽃이랑 풀?"
"뭐... 보면 알거야."
진석은 우선 수통의 물로 야생초를 적당히 씻어낸 다음 도마를 꺼내 양파와 육포를 잘게 다졌다. 그 다음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양파를 쏟아넣어 카라멜라이즈화 될때까지 볶았다. 이후 다져둔 육포를 쏟아넣은 다음, 독특한 산미가 있어 잡내를 잡아주는 향신초의 줄기도 잔뜩 썰어 넣었다. 중간에 팬에 후추를 한 번 둘러준 뒤 나무주걱으로 잘 섞어가며 적당히 볶았다. 이만하면 다 됐다 싶어 팬을 불에서 내려놓은 뒤 마무리로 유채꽃과 야생 허브잎을 한움큼 다져 가니쉬 했다.
"끝. 빵이랑 치즈가 든 바구니 좀 가져다 줄래?"
"아, 네."
옆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르데나가 바로 마차에서 바구니를 가져와 진석에게 내밀었다. 진석은 칼로 타원형 빵의 가운데를 가르고 어제 제이스가 냄비에 투척하지 못했던 치즈를 얇게 슬라이스하여 끼워넣었다. 그리고 그 위에 양파와 함께 잘 볶아진 육포를 한 가득 얹었다. NPC들이야 스킬이 없으면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을테지만, 플레이어인 진석은 스킬따위 없어도 나름 적당한 조리법을 써서 그럭저럭 음식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완성. 맛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네. 한 번 먹어봐."
진석은 맨 처음 완성한 빵을 아르데나에게 건네주었다. 빵 사이에 끼운 육포 볶음의 열기에 치즈가 살짝 녹아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었다. 함께 볶은 향신초와 마지막에 얹은 유채, 허브덕에 육포 특유의 잡내도 그닥 느껴지지 않았다. 아르데나는 자기도 모르게 군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곤 빵을 입으로 가져갔다.
"가, 감사히 먹겠습니... 하압."
우물. 냠냠냠. 볼이 불룩 부풀정도로 입 안 가득 빵을 물고 먹는 모습은 어쩐지 햄스터를 연상시켰다. 아르데나의 눈이 커졌다.
"이거... 맛있어요!"
'귀여운 아이가 맛있게 먹으니 보기 좋군.'
하긴. 괴물이나 단검의 모습으로 오랜 시간을 지내왔을테니 그녀가 마지막으로 따뜻한 밥을 먹어본게 과연 언제일까? 게다가 아까 아침에도 냄비의 내용물을 치우느라 그냥 맨 빵과 물로 대충 때우고 출발했었으니. 썩 대단한 음식은 아니었지만 아르데나는 정말 와구와구 맛있게도 먹었다. 아르데나가 맛있게 먹는 모습에 제이스는 자신도 먹고 싶어졌는지 진석에게 빵을 요구했다.
"...나도 줘."
"옛다."
진석은 능숙한 솜씨로 빵 사이에 치즈와 볶음을 채워넣고 제이스에게 그것을 건넸다. 제이스는 빵과 진석을 몇 번 번갈아 보더니 작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이런 재주는 또 어디서 익힌거야... 얌."
끄트머리를 베어물며 조심스레 맛을 보는 제이스. 아르데나가 허겁지겁 먹는걸 보고 그렇게 맛있나 하고 기대했던 만큼의 맛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나쁘진 않았다. 특히 수풀에서 채집해 온 향신채와 허브의 악센트가 괜찮았다.
"뭐 그럭저럭이네."
"그럭저럭인가? 하긴 뭐 적당히 만들었으니까."
제이스의 평가에 히죽 웃어보이며 자신의 몫도 만들어 맛을 보는 진석. 과연. 진석이 느끼기에도 뭐 그냥 그럭저럭이었다.
'대학다니고 자취 생활하면서 어설프나마 간단한 요리는 해먹을 수 있게 됐으니까. 밑준비나 설거지가 귀찮아서 그냥 주로 사다먹지만서도.'
비록 가상의 게임속이고, 부족한 솜씨와 재료나마 누군가에게 뭔가를 만들어 먹이고 있자니 이것도 나름 괜찮았다. 생산직 쪽 스킬 찍는 사람들은 이런데서 재미를 찾는거겠지? 진석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문득 에나도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이럴때 에나가 있었으면 딱이었을텐데. 아깝다...'
진석이 멍하니 에나를 떠올리며 빵을 먹는데, 잠깐 사이 자기 몫을 다 먹어버린 아르데나가 눈을 반짝이며 진석을 뜨거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 벌써 다 먹었네. 하나 더 먹을래?"
"네. 너무 맛있어서... 하, 하나 더 주세요."
하긴 아르데나의 마른 몸을 생각하면 뭐라도 먹여서 좀 더 건강한 몸으로 되돌려 놓긴 해야할터. 진석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남은 재료로 빵을 하나 더 만들어주었다. 고개를 꿉벅 숙여보이며 빵을 건네받는 아르데나.
"감사합니다."
"아니 뭐 그냥 대충 만든건데 너무 고마워할건 없어. 마실것도 챙겨가면서 먹고."
수통도 건네주며 아르데나를 챙겨주는 진석. 문득 뒤통수에 시선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니 빵을 입에 문 제이스가 지이이이 하는 시선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차암~ 상냥하네. 나한테도 평소에 그렇게 좀 대해주면 좋을텐데."
"해주잖아? 주로 밤에."
"그거 말고!"
또 투닥거리기 시작하는 진석과 제이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르데나는 성격이 아예 다른 사람들끼리가 되려 궁합이 좋은 경우도 있다는 말이 이런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자신도 제이스처럼 그와 저렇게 사이좋게 어울리고 싶어 슬쩍 질투심마저 들었다.
"...부럽네요."
갑작스런 아르데나의 발언에 투닥거리던 진석과 제이스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아르데나는 얼굴을 붉히고 슬쩍 슬쩍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두 분 사이가... 너무 잘 어울리는것 같아서..."
"......"
멀뚱히 서로를 바라보는 진석과 제이스. 제이스는 화악하고 얼굴을 붉히며 바닥으로 시선을 깔았다. 그리고 뭔가를 부정하듯 양팔을 파닥파닥 내저으며 외쳤다.
"뭐, 뭐 누가 이런 남자랑 어울린다고 그래? 벼... 별로 좋아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안 어울려! 하나도 안 어울려! 아니! 사... 사, 사, 사! 랑하는건... 그... 맞지만서도! 이건 그런게 아니니까!"
아직 낯선 상대인 아르데나가 둘 사이를 추켜세우니 제이스는 굉장히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눈이 빙빙 돌고 있는게 말이 완전 횡설수설이었다.
'크아- 이건 또 무슨 쓰잘떼기 없는 츤데레냐. 새삼 러브코미디는 필요 없거든? 그렇게 몸을 섞어온 주제에 이제와서 무슨.'
진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남은 빵조각을 입에 밀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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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주말 저녁 보내고 계십니까. 낮에 두 편 올렸지만 한 편 더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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