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5. -- > * 61화 *
진석이 레오노르 공주를 그리 오래 괴롭히고 올라간것도 아니었건만, 위쪽의 세 여자는 그새 술을 진탕 퍼마시고 거나하게 취해가는 중이었다. 제이스와 엘리야만이라면 몰라도 무려 아르데나까지. 테이블 위엔 익숙한 병이 여럿 굴러다니고 있었다. 거 뭐랬더라, 과실주랬던가? 분명 기억에 있다. 이전 여관주인에게 부탁해 저기 미약을 넣었었지. 제이스가 여기 들를때마다 마신다고 했던 술이다. 도수도 적당하고 맛도 향긋 달달하니 엘리야나 아르데나도 뒷일은 생각못한채 계속 마시는 모양이었다. 진석은 그녀들을 못본척하고 목욕탕에서 씻은 후 바로 방으로 올라갔다. 1시간쯤 지났을까? 돈과 짐을 좀 정리하고 피터슨의 수첩을 확인해볼까 하던 참에, 여관주인이 방문을 두드려 진석을 불렀다. 어쩐일인가 싶어 그가 안내하는대로 식당으로 내려가봤더니 세 여자는 테이블에 나란히 머리를 박고 뻗어있었다.
"...뭐하는거야 이 바보들은?"
진석은 셋을 차례로 업어다 침대위에 차곡차곡 쌓아놓곤, 여관주인에게 부탁해 따로 그 옆방을 빌려 거기서 묵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셋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었는데 다들 자면서도 안색이나 표정이 안 좋은걸 보니 일어나면 숙취로 꽤나 고생할 것 같았다. 상점가에 가면 어렵지않게 숙취해소제를 구할 수 있을테지만 사다 줄 생각은 없었다. 진석 자신만 빼놓고 셋이 퍼마시며 논게 왠지 얄미웠으니까. 대신 여관주인에게 금화를 적당히 두닢쯤 쥐어주며 적당히 숙취에 좋을만한 음식을 부탁하곤 고급품을 파는 상점의 위치에 대해 물었다.
"고급품 말입니까? 어떤 종류죠? 이게 상점가라고 해도 가게들이 한군데 모여있는게 아니라 품목마다 구획이 달라서요."
"무구를 사려구요. 전엔 시장쪽 무기점에서 몇 번 물건을 샀었는데... 그런 흔한거 말고 비싸도 상관없으니 더 좋은걸 사고 싶어서."
진석은 페레나시에서만 무기점에 두 번이나 들렀었다. 그 음다~ 슴다~ 하는 기운찬 소녀 점원이 있던 무기점. 소녀의 아버지인 가게주인도 물건값을 왕창 깎아주기도 하고, 나름대로 맘에 드는 가게긴 했지만 취급하는 상품의 질이 아주 높은건 아니었다. 그냥 평범한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 이제 정말 돈도 넘쳐날 정도인데 굳이 아낄 필요는 없었다. 진석의 스테이터스는 높은 편이었지만 요전 세이라, 피터슨 같은 강적들과 싸울땐 싸구려 단검만 가지고 버티려니 확실히 벅찼었다. 능력에 걸맞는 무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무구라면... 괜찮은데가 몇군데 있긴 하지만 역시 패커즈 숍이라고, 시장을 지나서 동문 방향으로 가다보면 2층짜리 갈색 건물이 하나 있는데 거기가 페레나 시에선 최고급의 무구를 취급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 간판이... 여러가지 의미로 눈에 띄어서 찾기 어렵진 않으실겁니다."
가게의 위치를 일러주곤 어째 묘한 미소를 짓는 여관주인. 패커즈 숍이라. 진석은 여관주인에게 간단히 감사를 표하곤 방에서 돈을 챙겨 여관을 빠져나왔다. 피터슨의 집에서 챙겼던 가죽가방 안에 백골드씩 든 돈주머니 열 개와 혹시나 싶어 천골드짜리 금괴도 하나 챙겨 나왔다. 합이 2천골드! 이거라면 만약 쓰잘떼기 없이 비싼 마법무기 같은게 있다고 해도 충분히 살 수 있겠지. 싸구려 단검은 질렸어! 뻑하면 깨지고 부러지고. 진석은 조금 들뜬채 우선 시장 방향으로 향했다.
"자아 꿀빵 꿀빵. 쌉니다."
"갓 수확한 첫물 복숭아가 한 개에 동화 두 닢!"
시장은 아직 아침시간인데도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5월인데 벌써 복숭아가? 날이 좀 더 더워져야 나오는걸텐데? 에이 뭐 게임이니 깊게 생각하지 말자. 그러고보니 아직 아침도 안 먹었다. 진석은 주머니에 있던 잔돈으로 복숭아를 하나 사서 우물 우물 베어먹으며 걸어갔다.
"엑. 뭐야 이거. 맛 없어."
몇 입 먹어봤는데 맛이 영 아니다. 달기는 커녕 순 맹탕이다. 진석은 상태창을 열어 복숭아를 확인해봤는데, 품질이 영 별로였다. 딱 최하 품질만 벗어난 D랭크. 이거 뭐 첫물 복숭아라더만 순 엉망이구만? 상인한테 속은게 왠지 열받았지만 어차피 동화 두 닢짜리. 대충 몇 입 먹다 그냥 길가에 휙 버렸다. 먹다만 과일 한 개로는 아직 공복도가 다 차오르지 않았기에 그 외에도 튀김종류나 꼬치같은 거리의 음식을 여러가지 사먹으며 시장을 지나 동문으로 향했다.
"역시 고기 종류가 제일 무난하구만."
육류로 만든 음식들은 기본 재료인 고기의 품질이 별로라도 굽거나 튀기면 그런대로 대부분 맛이 괜찮았다. 정말이지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고기님이다. 양념이 묻은 손가락을 쪽쪽 빨며 시장을 빠져나와 동문쪽으로 한 십분쯤 걸었더니 저 앞에 뭔가 큼직한 간판을 내건 갈색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저게 뭐야?"
갈색건물에는 인도쪽 방향을 향해 쭉 뻗은 간판이 걸려있었는데, 그 간판의 모양이 무려...
"나, 남자 거시기 모양이잖아."
한 3미터쯤 되는 길이의 굵직~한 나무 간판은 흡사 남성의 성기가 발기해 있는 모양으로, 왠지 거무튀튀한 색의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고 흰색 페인트로 [패커즈 숍, 이쪽]이라고 대충 휘갈기듯 적혀 있었다. 게다가 거시기 끝부분에 흰색 페인트를 더덕더덕 흘러 넘치는 모양으로 발라놓은게... 이건 장난을 넘어서 어째 묘한 악의가 느껴질 정도다. 여관주인이 여러가지 의미로 눈에 띈다고 한 이유가 있었구나.
'다른 가게 찾아야되는거 아냐?'
설마 여관주인이 날 엿 먹이려고 이상한 가게를 가르쳐준건 아니겠지? 남자 거시기를 본딴 간판을 저렇게 당당히 걸어놓은 가게는 진짜 처음본다. 매춘굴에서도 저딴 노골적인 간판은 잘 안 쓴다. 어쩌면 고급 무구점이 아니라 성인용품점이 아닐까? 가게 앞에 서서 이거 들어가야되나 말아야되나 잠시 고민하던 진석은 에이 뭐 못갈데 가는것도 아니고 하면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 위쪽에 메달아놓은 작은 종이 딸랑거리며 손님이 들어섰음을 알렸다.
"아, 어서오세- 핫."
빨간 벽지에 붉은 바닥 타일. 어째 묘하게 선정적인 기분이 들 정도로 레드톤 일색으로 치장된 가게의 내부. 벽이나 진열대 여기저기에 갖은 무구가 널려있었는데 과연, 한 눈에도 꽤 질이 괜찮아 보였다. 카운터 안쪽에 있던건 어째서인지 웨이트리스 차림에 포니테일을 한 아인종 델 그로도 족의 젊은 여성이었는데 막 가게로 들어온 진석을 보곤 입을 헤 벌리고 있었다.
'델 그로도?'
델 그로도는 주로 대륙 북방에 사는 아인종이었다. 인간보다 평균 수명이 10~20년 정도 더 길었으며, 마법적인 재능은 괴멸적일 정도로 전혀 없으나 대신 선천적으로 우수한 전사로서의 능력을 타고 났다. 그야말로 내츄럴 본 워리어. 타고난 전사의 피가 흐른달까? 그리고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델 그로도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군살이 없는 탄탄한 근육질 체형을 자랑했으며, 성인이 되면 한 사람몫의 전사가 되었다는 증거로 먼쿠스라 불리는 붉은 술이 달린 만도를 패용하는게 가능했다. 그 외에 인간과 외관상의 차이라면 델 그로도의 피부는 주로 구릿빛이거나 혹은 붉은색이 강하게 도는 피부라는 것. 또 눈의 검은자위와 동공이 인간보다 2에서 3할쯤 커 시력이 좋고 밤눈도 밝으며, 결정적으로 눈동자가 커보인다는 사소한 특징이 있었다. 눈이 예뻐보이는 덕에 여성 플레이어 중엔 의외로 델 그로도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얼핏 본 기억도 있었다. 한참 넋을 놓고 진석을 바라보던 카운터 안쪽의 델 그로도의 여점원은 겨우 정신을 차렸는지 진석을 향해 이상할정도로 헤실헤실 웃어보이며 말했다.
"어서오세요오오. 흐흐응- 찾으시는 물건이라도? 응? 젊고 싱싱한 여체라던가? 헤히히-"
"......"
뭐야 이 여자 몰라 무서워. 마지막 웃음소리는 흡사 뭔가의 요괴같았다. 어째 뜨겁고 진득한 눈길로 이쪽을 바라보는데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진석은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물건을 사러왔으니 쭈뼛거리면서도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에... 뭐 일단 단검을 좀..."
"흐으응? 단검이 아니라 장검일것 같은데. 분명 굵고 튼튼하고 단단한..."
그러면서 시선이 진석의 다리 사이로 향한다. 아, 아니 그러니까 이 여자는 대체 왜 이러냐고? 진석이 아무 대답도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자 여점원은 윙크를 하며 혀로 자기 아랫입술을 할짝 핥아보였다. 그 행동에 왠지 모르게 목덜미에 소름이 돋는걸 느끼는 진석. 서, 성희롱이냐? 귀여운 웨이트리스 차림에 포니테일, 델 그로도 답게 붉은빛이 도는 피부를 한 그녀는 동안에다 상당한 미인이었지만... 어째 이상할정도로 끌리지 않았다. 흡사 사람 거죽을 뒤집어 쓴 짐승을 마주한 기분이다! 왠지 무서워!
"어... 저기. 저 그냥 나갈께요."
뭔가 아니다 싶어 발걸음을 돌려 가게를 나가려는 진석. 하지만 안쪽의 여점원은 카운터를 딛고 밖으로 훌쩍 뛰쳐나오며 진석에게 달려들었다.
"손님! 이런말 알아? 들어올때는 마음대로였지만 나갈때는 아니란다!"
"으아악?!"
잽싸게 진석에게 달려들어 허리에 태클을 먹이는 여점원. 진석은 돈이 든 가죽가방도 놓치고 태클에 휘말려 쓰러져 버렸다. 여점원은 과연 전사의 종족 델 그로도 답게 앗 하는 사이에 바로 풀 마운트 포지션으로 진석 위에 올라타 있었다. 아니 감탄할때가 아니다. 이 여자가 미쳤나? 손님한테 무슨짓이야?
"지금 뭐하는거에요?"
"아이참. 그렇게 물어보면 부끄러워서 행동으로 보여줄 수 밖에 없는데. 히힛."
그러면서 셔츠를 고정한 목의 리본을 풀고 웨이트리스 옷 앞섬을 슥슥 풀어헤친다! 뭐, 뭐야?
'...이거 지금 내가 지금 당하는 상황 맞지? 저, 정말 이거 어처구니가 없어서.'
앞서 말했다시피 델 그로도는 전사의 일족이다. 전사로서의 긍지도 있고 실력도 뛰어나 대륙 여기저기서 용병으로 많은 부름을 받는게 이들이었는데... 대체 뭐냐 이 여자는? 원래 델 그로도들은 남녀를 안 가리고 호방한 성격이긴 했지만 이런식으로 초면에 다짜고짜 덮치는 상대는 또 처음본다.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는데 머리 맡에서 짤랑, 누군가 또 문을 열고 가게안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쪽으로 향하는 진석과 여점원의 시선. 가게안으로 들어온석은 또 다른 델 그로도 여성이었다. 구릿빛 피부, 훤칠한 키에 긴 생머리. 들어갈데 들어가고 나올데 나온 쭉쭉빵빵한 S라인 몸매와 이목구비가 뚜렷한 서구형 느낌의 미녀였다. 진석을 깔고 앉은 여점원은 빙긋 웃으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 지젤 언니. 왔어?"
"아네트, 지금 뭐하는거니?"
"응? 보다시피. 맛있게 생긴 손님이 와서 헤헤-"
둘은 자매인걸까? 짧은 대화로 그녀들의 관계를 짐작한 진석. 지젤쪽은 아네트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저번에도 말했지? 손님에게 함부로 손대지 말..."
아네트에게 주의를 주던 지젤의 시선이 진석에게 향했다. 갑자기 말을 멈추는 지젤의 입술. 잠시 진석을 바라보던 지젤은 어째선지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것도 없지 뭐."
그렇게 말하며 가게 문에 걸린 알림판을 영업 종료 쪽으로 돌려놓고 문의 자물쇠를 철컥철컥 잠그는게 아닌가? 그리곤 입술 사이로 질질 흐르는 침을 닦으며 진석을 먹음직한 먹잇감 보듯 노려본다. 뭐냐 이 자매는!
'이런 씨, 최소한 한 쪽은 정상이어야지? 둘 다 그냥 순도 백퍼센트 또라이잖아? 간판을 보고 알아봤어야 했는데! 여관주인 이노오오옴! 날 이런 함정에 빠트려?'
지젤은 진석의 머리맡에 무릎을 꿇고 앉더니 진석의 양팔을 콱 잡아 눌렀다. 얼씨구?
"후후후. 손님. 자알 오셨어요. 기분 좋게 해드릴테니까 자아자아. 긴장푸세요."
"히히힛. 언니도 참. 내가 잡았다고. 오늘은 내 쪽이 먼저야. 언니는 틈틈히 밖에 돌아다니면서 할거 다 하고 다녔지? 나는 가게에 틀어박혀 있느라 한참이나 굶었다고."
"......"
물론 '아앗! 불가항력이니 어쩔수 없네~ 얌전히 당해볼까?' 하는 생각이 아예 안드는것도 아니었지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초면인 상대의 노리개가 된다니 이건 뭔가 아니다 싶다. 그렇구만, 당하는쪽의 느낌이 이런거였던가. 가 아니라! 날 뭘로 보는거야? 순순히 장난감 취급 받을 성 싶냐? 그렇게 생각하며 슬쩍 몸을 일으키며 저항을 하려는 진석. 그런데, 어랏. 이거... 이 여자들 의외로 힘이 만만치 않다? 지젤은 진석이 팔에 힘을 주며 벗어나려하자 코 앞에 얼굴을 불쑥 들이밀며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어머. 어울리지 않게 힘이 좋은걸? 겁먹을거 없어요. 누나들이 다 알아서 해줄테니까."
그러더니 가볍게 입을 맞추곤 혀로 귓바퀴나 목덜미를 능숙히 애무하기 시작한다. 근데 이 혀놀림이 어찌나 끈적끈적하고 테크닉이 좋은지... 히, 힘이 빠져버려엇!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에서 신음이 새어나왔다. 낭패감에 입을 꾹 다무는 진석과, 그 모습을 바라보며 눈웃음을 짓는 지젤. 아네트는 아네트쪽 대로 자신의 가슴을 훤히 드러내더니 마운트 자세에서도 요령좋게 치마 안쪽으로 손을 넣어 자신의 팬티를 벗어 검지손가락으로 휙휙 돌려보였다. 레이스 장식이 잔뜩 붙은 하늘하늘한 검은색 팬티.
"헤헤. 막 벗은 따끈한 생팬티- 자, 선물. 나중에 머리에라도 쓰던가 손장난 할때라도 쓰도록."
그러면서 팬티를 진석의 바지 주머니에 멋대로 쑤셔넣는 아네트. 그리곤 진석의 벨트를 풀더니 능숙하다 못해 화려할 정도의 손놀림으로 바지와 팬티를 한 번에 슬슬슬 끌어내리는게 아닌가? 진짜 뭐냐 이 변태 자매는? 정말 환장하겠다. 팔도 붙잡혔고 아래쪽은 아네트가 허리의 무게중심을 눌러놓으니 벗어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아랫도리의 그놈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투준비가 되어있다! 우람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진석의 성기를 보며 침을 꼴딱꼴딱 삼키는 지젤과 아네트.
"와아... 이건 참 간만에 훌륭한... 꿀꺽."
"여, 역시 장검이었어. 아니, 이 정도면 양수검이야! 아네트 감동감동, 흑흑. 자 그럼 바로! 식기전에 잘 먹겠습니다앗!"
아... 안돼! 여기서 먹혀버리면... 아, 아니 당해버리면 남자로서 뭔가 큰 것을 잃는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진석은 필사적으로 몸부림 치며 외쳤다.
"그만해! 이 변태들앗! 정신나간 자매 같으니!"
"헤히힛- 손님, 입은 그렇게 말해도 몸은 이렇게 정직한데? 응? 팽팽하다 못해 터질정도로 커졌는걸? 응?"
"곧 기분 좋아질테니 걱정말고 즐겨요. 델 그로도는 인간보다 근육질이라... 조임이라던가, 여러가지로 차원이 다르니깐."
그렇게 진석의 속절없는 저항을 무시하고, 델 그로도 자매는 시시덕대며 진석의 몸을 본격적으로 탐하기 시작했다. 위 아래로 동시에 쏟아지는 현란한 애무와 혼이 쏙 빠질 정도의 테크닉. 이, 이건 도저히 당해낼수가 없다. 결국 진석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저항을 포기한채 그녀들에게 몸을 맡기고 말았다.
'무기를 사러왔을 뿐인데, 대체 왜 이런 꼴이 된거냐?!'
그렇게 맨바닥에서 정신없이 얽히고 설키는 한 남자와 두 여자의 나신. 시간의 흐름따윈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로 서로 정신없이 살과 살이 섞였다.
"하아... 하아..."
이후로 몇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가게의 안쪽은 땀과 애액의 야한 체취로 가득차 있었다. 진땀 범벅이 된 채 헉헉거리며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 진석. 팔다리가 후들거리고 있었다.
'세상에 뭐 이딴 여자들이...'
진석은 자신이 숨겨진 효과인 절륜을 지니고 있다는것도 잘 모른채 여기까지 플레이하며 상대방을 떡실신 시킬 정도로 아랫도리를 마구 휘둘러 왔었다. 막연히 아 스테이터스가 높으니 그런가보다~ 하며, 잠자리에서 마음대로 에나나 제이스를 휘둘러댔었건만... 이 두 변태 자매를 상대론 택도 없었다. 글자 그대로 정말 쭉쭉 빨렸다. 진석은 지금껏 큰 기교없이 삽입 위주로 상대를 몰아붙여왔고, 얼마전에야 겨우 예민한 촉감의 적절한 활용법을 익혔을 뿐인데 지젤과 아네트는 그야말로 온 몸을 다 활용해가며 진석을 괴롭혔다.
'...전립선 찔러댈땐 미치는 줄 알았네.'
아네트가 앞에서 진석의 물건에 자신의 비육을 찧어대고 있을때 지젤이 뒤에서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을 꾹꾹 자극하는데, 이건 정말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에서 신음이 질질 새어나오며 정액이 무슨 물총으로 쏘는것마냥 쭉쭉 뿜어졌다. 게다가 지젤의 말처럼 델 그로도의 신체는 질압이 인간의 그것보다 한층 대단했는데, 그런 명기에 끝까지 삽입한채 앞뒤로는 부드러운 가슴에 문질러지며 전립선까지 자극당하니 이야 이거 정말 홍콩간다는 말이 딱... 으, 아니, 아니지. 뭘 감탄하고 있는거냐?! 진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정신을 차렸다. 바닥엔 반쯤 맛이 간채 뿅간 표정으로 온몸이 정액투성이가 된 알몸의 두 델 그로도 자매가 뻗어있었다.
'으으, 진짜 힘든 싸움이었다.'
처음엔 두 자매쪽이 주도권을 잡은채로 진석을 마구 능욕해댔지만, 행위가 반복될수록 점차 지쳐가는 그녀들과는 달리 진석의 물건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처음엔 써도써도 지치지 않는 신통방통한 물건에 좋아라 하던 자매였지만, 수시간이 넘어가자 상황이 점점 반전되었다. 진석은 이제 그만 쉬고 싶어하는 지젤과 아네트를 붙잡고 지금까지 당한 것을 갚아주겠다는 듯 예민한 촉감을 최대한 발휘해가며 역관광을 시도했다. 그렇게 몇시간이나 더 쓸데없이 체력을 소진하고 나서야 그녀들은 나가떨어졌다. 사실 진석도 이제 거의 한계였다. 자매의 몸이나 사방에 튄 정액이 흡사 바가지로 끼얹어놓은양 흥건할 정도인게, 정말 말도 안되는 사정량이었다.
'게임이니 가능한거지 이런식으로 강제로 뽑히면 사람 죽는다 죽어.'
그나저나 무기를 사는건 글러먹었다. 이래서야 원. 그래도 득과 실을 따져보자면 뭐... 결과적으론 꽤 좋은 경험이었으니 나쁘진 않았다. 일단 여관으로 돌아갈 생각에 주섬주섬 구석에 널브러진 옷을 챙겨입으려는 진석. 그런데 갑자기 터억. 누군가가 발목을 붙드는게 아닌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벌써 정신을 차린 언니 지젤쪽이 진석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어머머... 자기, 벌써 가려고?"
누가 그쪽 자기냐? 당황하는데 그새 동생 아네트도 깨어나 반대쪽 발목을 턱 붙잡았다.
"헤힛- 안돼 안돼. 우리랑 같이 살자. 평생 돌봐줄테니까. 응?"
발목에 들러붙은 두 여자의 눈빛이 진석을 향한다. 자신을 뜨겁게 바라보는 그 눈동자에선 절대로 못 보낸다는 결연한 의지가 소름끼칠 정도로 느껴졌다. 으아 무섭다! 진짜 무섭다! 어지간한 공포영화보다 지금 이 상황이 더 두렵다! 너희들 무슨 서큐버스라도 되냐?
"이것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정말!"
이대로 넋놓고 있다간 진짜로 이 여자들에게 붙들려 한도 끝도 없이 정액이나 쥐어짜지게 생겼다. 지젤과 아네트 두 델 그로도 자매의 머리위로 분노의 더블 촙이 내리찍혔다.
============================ 작품 후기 ============================
딱히 명확한 기준없이 올리고 있었는데 다음주 부턴 평일 한 편, 주말 두 편 페이스로 올릴까 싶습니다. 시간은 정오 즈음으로.. 두 편 올리면 왠지모르게 뿌듯하긴 한데, 비축분이 눈에 보이게 팍팍 날아가버리는건 안뿌듯. 손이 더 빨랐으면 좋겠는데 맘처럼 안되는군요. 글 쓰려고 키보드 잡았다가도 정신차리면 자꾸 딴짓하고 있고. 아무튼 오늘은 네 편 올리니 내일은 가능하면 쉬는걸로..
주인공이 멍청하다는 감상이 자주 보이는데, 네 사실입니다. 보나마나 이 녀석은 앞으로도 멍청한 짓을 많이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가장 큰 원인은 글을 쓰는 저부터가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OTL 쓰는놈 바탕이 이 모양이라 읽는 사람을 놀라게 할 치밀한 두뇌전같은건... 도저히 뽑아낼수가 없습니다. 흑흑.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 결국 쓰다보면 머리보단 적당히 몸으로 때워넘기는 전개가 되어버립니다. 크흑.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이라는 옛말 그른거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냥 굴리겠습니다. 게임상이라지만 못된짓만 하고 다니니 몸이라도 고생해야죠.
좀 더 사족을 달자면 서진석은 그냥 이 게임에 익숙해진 플레이어지, 딱히 머리가 남보다 뛰어난 청년은 아닙니다. 재미삼아 NPC를 괴롭힐줄은 알아도, 심리까지 꿰뚫는 기술같은건 가지고 있지 않지요. 높은 스텟을 가지고도 이리저리 헤메며 빌빌대는것도 군주/장수 플레이때와는 게임의 성격이 달라져서 그렇다~ 라는 생각으로 쓰고 있어 그렇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불만을 품는 분들도 계시던데 결국 제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잘못이 큽니다.
이미 10회 이상 엔딩을 봤다는것도 별로 대단한게 아닙니다. 많이들 알고계실 코에이의 삼국지나 신장의 야망 시리즈만 예로 들어도 어지간한 군주로 시작해서 초반만 그럭저럭 넘기면 스노우볼 효과로 누구나 어렵잖게 통일을 달성 할 수 있지요. 특별히 대단한일을 하는게 아니라, 이건 그냥 게임이니까요. 또 꼭대기에서 모든걸 컨트롤 할 수 있는 군주의 입장과, 내려진 명령을 우선 따라야하는 장수의 플레이 방법은 분명 다릅니다. 재야의 신분일때는 더더욱 달라지구요. 이런걸 굉장히 잘 표현한 게임 중 하나가 태합입지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는군요. 아무튼 그래서 나름 이런 차이점을 묘사해보려고 서진석의 친구인 윤재한이 플레이하는 견진의 여기사를 병행해서 쓸까도 생각했던건데, 역시 두 편은 무리라.. 본문에도 한 번 등장했던 윤재한은 전형적인 오덕으로, 서진석의 권유로 게임을 시작하는데 제목대로 여기사로 시작하는 내용을 구상했었습니다. 처음부터 자기 치마 들추고 팬티나 들여다보며 좋아하는 개한심한 전개. 그래서 빠른 폐기. 안-녕-
아무튼 감상은 사람마다 다른법이니 개의치 않습니다. 리플은 전부 소중하게 보고 있습니다. 원래 감상이란게 당연히 좋은말만 들을 순 없는 법이지요. 제가 모자란 부분을 깨닫게 해주는 쓴소리도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런데 에나 인기가 좋은건 꽤 의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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