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0. -- > * 112화 *
'아 젠장. 짜증나네.'
진석은 여자를 기절시킨 뒤 밧줄로 꽁꽁 묶어두곤 한참이나 저택 밖을 조심히 살폈다. 혹시 이 여자의 동료라도 더 숨어있지 않은가 살펴봤던 것이다. 하지만 달리 다른 수상한 인물은 없는것 같았기에 마차를 저택까지 되돌려, 셀린과 케이트로 하여금 각기 마당과 뒷뜰에서 바깥을 살피며 지키게 했다. 셀린과 케이트는 진석이 뜬금없이 처음보는 여자를 잡아놓은 모습에 놀란 눈치였지만 침입자를 붙잡았다는 설명에 두 말 않고 명령에 따랐다.
'거처부터 옮겨야 될지도 모르겠지만... 성급할건 없지. 어차피 또 어딘가에 감시의 눈이 숨어있다면 지금 당장 움직여봤자 마찬가지일테니. 일단 이 여자의 정체부터 파악하고 움직이도록 할까.'
꽁꽁 묶인 여자를 끌고 지하실로 데려간 진석. 그녀의 양팔을 위로 올려 쇠로 된 횃불걸이에 단단히 묶어 고정시키곤, 위에서 심문에 필요한 몇가지 물건과 물을 가득 담은 나무 양동이를 가지고 내려왔다.
"자, 일어나시지."
촤악! 양동이에 잔뜩 담은 물을 여자의 얼굴에 사정없이 끼얹는 진석. 졸지에 물벼락을 뒤집어쓴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깨어났다. 진석은 나무 양동이를 옆으로 던져버리고 의자를 끌어다 그녀 앞에 앉았다.
"푸, 푸앗. 하... 으, 아앗?"
진석이 정말 사정없이 잔뜩 물을 끼얹었기에 홀딱 젖은 생쥐꼴이 된채 깨어난 레나. 얻어맞고 기절했다가 깨어난터라 눈앞의 상황이 금방 파악되지 않았다. 눈을 뜨고도 워낙 정신이 없어 혼란스러웠다. 레나는 물벼락을 맞고 깨어난 후 거의 1분 가까이가 지나서야 겨우 자신이 어떤 처지인지 파악했다.
'나, 나는... 패럴 왕자님이 반한 여자의 조사를 하러 그녀가 머물고 있던 저택에 무단 잠입했고... 그 다음은 기억이 없어? 어떻게 된거... 이 남자는... 앗!'
레나는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남자를 보며 깜짝 놀랐다. 이 남자는 저택에서 머무르던 여자들과 함께 지내던 자가 아니던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팔이 단단히 묶여 고정되어 있었다. 진석은 시큰둥한 표정을 하며 레나에게 말했다.
"어이 아가씨. 댁이 누군진 몰라도 상대 잘못 골랐어."
"......"
어, 어떻게 잡힌거지? 분명... 분명 이 남자는 마차를 타고 외출하는걸 확인했었는데. 되돌아와서 자신을 붙잡았단 말인가? 도대체 어떻게 알고? 게다가 자신이 뭐에 어떤식으로 당했는지의 기억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자니 여긴... 사방이 막힌 공간이다. 창문도 없는데다 램프와 횃불 따위로 안을 밝혀놓은걸 보니 아마도 지하실? 그럼 소리따윌 질러봐야 소용도 없을터. 레나는 마른침을 한 번 꿀꺽 삼킨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외출하는걸 보고 집을 털러 숨어들었습니다. 절 경비대에 넘겨주세요."
"하아?"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짓는 진석. 뭐야, 지금 스스로 좀도둑이라고 시인하는건가? 아니, 그럴리가 없다. 자기가 도둑이라고 솔직히 시인하는 도둑놈이 세상에 있을리가 있나. 하지만 레나의 생각은 이러했다.
'패럴 왕자님을 위해서 한 행동이라도 타인의 주거에 무단으로 침입했다는건 말이 안되는 일, 용납받지 못할테니... 여기선 차라리 스스로 도둑이라고 시인하고 경비대에 넘겨지는게 나을터. 경비대에서 신분을 밝히고 왕궁을 통해 확인을 받으면 무사히 풀려날 수 있을테니까...'
그러나 진석이 순순히 그녀의 말을 믿어줄리 없었다. 레나의 말에 더더욱 의심을 품은 진석은 메뉴를 열어 레나를 관심 NPC로 등록한 뒤, 스테이터스를 살펴보곤 깜짝 놀랐다.
'뭐... 뭐야 이 여자는?'
그녀의 이름은 레나 델로프. 격투술에, 검술, 여러가지 생존기술과 의료지식, 간단한 마법에다 정찰, 은신, 락픽같은 잠입용 기술까지. 이거 무슨 엘리트 특수부대의 견본 같은 여자였다. 자신의 손에 이렇게 쉽게 잡혔다는게 의아할 정도였다. 그녀가 노예들의 영수증을 읽으며 뭔가 딴 생각에 정신이 팔려있지만 않았더라면 붙잡긴 커녕 홀라당 놓쳐버렸을지도 모르겠다.
'...4만 4천골드를 주고 산 두 노예들보다 이 여자가 훨씬 이상적인 전투노예에 가깝군.'
그나저나 이런 기술을 가지고도 자기가 도둑이라고? 참 잘도 그러겠다. 도둑들이 죄다 이런 수준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진짜 안 털려나갈 곳이 없겠다. 진석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거짓말이 참 서투르군 아가씨. 아니... 레나 델로프."
"...!"
어, 어떻게 내 이름을? 레나는 깜짝 놀랐다. 이 남자 모데로... 아니, 러셀 헤이든. 이 남자와 자신은 서로 생면부지의 타인 아니던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니 이건 말이 안됐다. 당황하는 레나에게 진석의 말이 이어졌다.
"자 서로 험한 꼴 보지 말고 편하고 빠른길로 가자고. 너 누가 보냈어?"
"그... 나, 나는... 그저 돈을 훔치러..."
"호오. 굳이 힘든길로 가고싶다 이거지?"
"......"
허리춤에서 흑철단검을 뽑아들며 의자에서 일어나는 진석. 레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 남자는... 역시 보통 인물이 아닌 모양이다. 모험가? 그럴리 없었다. 자신을 이렇게 쉽게 사로잡은데다 이름을 알고 있다는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심문에 익숙한듯한 저 태도라니. 진석은 레나에게 다가와 흑철단검을 코앞에 들이대며 말했다.
"그렇게 헛소리나 하고 있어봐야 지금 여기서 내 손에 여자로서 당할 수 있는 최악의 꼴만 당하게 될거야.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지. 솔직히 털어놔. 누가 보냈어?"
어떻게 하지. 레나의 마음은 흔들렸다. 여기서 난행을 당하느니 차라리 솔직히 말하고 용서를 구하는게... 아니, 안된다. 이 남자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자신이 왕궁에서 일하는 패럴 왕자님의 측근이라고 함부로 밝혔다간 왕자님에게 무슨 폐를 끼칠지도 모른다. 호위로서 모든 일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 하니까. 물론... 자신이 붙잡힌다는 최악의 상황은 예상 못했었다만... 레나가 그렇게 잠시 고민하는 사이 진석은 잽싸게 재갈을 꺼내어 그녀의 입에 물리곤 히죽 웃었다.
"타임오버. 나도 그쪽의 의기를 높이사서 최선을 다 해보지."
"우... 우으읍!"
"시끄러, 닥쳐."
짜악! 사정없이 레나의 뺨을 갈기곤 단검으로 옷을 쭉쭉 찢어나가는 진석. 레나는 발버둥을 치며 저항하려 했지만 진석이 손을 뻗어 목을 조르자 커헉하며 고통스러워 했다. 딱히 기절시키려 경동맥을 조인다거나 하는게 아닌, 그냥 괴로움을 주기 위해 힘으로 졸랐을 뿐이었다. 잠시간 목을 조였다 풀었다 하며 완급을 주니 레나는 재갈 안쪽으로 쿨럭거리며 숨을 헐떡였다. 레나의 저항이 느슨해진 사이 진석은 옷과 속옷을 갈기갈기 찢어 그녀를 알몸으로 만들었다. 보기좋은 크기의 가슴과 군살하나 없이 탄탄한 복근, 날씬한 다리가 훤히 드러났다. 레나는 다리를 오므리며 몸을 감추려 했지만 이미 알몸이 된 이상 별 의미없는 행동이었다.
"거 다리가 거슬리네."
진석은 레나의 양 무릎쪽을 밧줄로 묶어, 팔과 마찬가지로 위로 당겨 고정시켰다. 묶이지 않으려 상태로 버둥거리며 저항해봤지만 진석의 힘 앞에선 아무 의미 없었다. 결국 양 팔과 두 다리가 모두 밧줄에 묶여 위쪽의 횃불걸이에 고정된 레나. 진석은 그녀를 안쓰럽다는듯 내려다보며 말했다.
"나 원 참. 이런꼴이 되기 전에 그냥 말했으면 되잖아? 왜 다들 꼭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이번회차의 플레이에선 최초에 제이스를 좀 괴롭혔던것 이외에 딱히 상대를 붙잡고 고문한 기억이 없는 진석. 하지만 이전 플레이의 경험땐 자주 했었다. 전쟁을 치르며 몇 번이고 상대측의 여기사나 귀족 여성들을 붙잡아 괴롭히다보니 알게 된 것이었지만, 고문도 무작정 쥐어패거나 강간한다고 되는게 아니었다. 상대의 성격에 맞춰서 하는게 효율적이었다. 이따금은 그 당사자를 괴롭히는것보다 눈 앞에서 지인이나 친족에게 고통을 주는게 더 효과적일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여자는... 갖추고 있는 기술이나 태연히 자신을 도둑이랍시고 거짓말을 하는것만 봐도 여러모로 단련된 상대인것 같으니...'
단순한 육체적 고통이나 폭력으론 쉽게 굴복하지 않을것이다. 우선 견고한 정신상태부터 무너트려야 한다. 제이스에게 했던것처럼 모든 희망을 다 꺾은다음 끝이라고 생각할때쯤 슬쩍 한가닥의 여지를 내밀어주면 될테지. 진석은 위에서 가져왔던 물건을 풀어놓았다.
'혹시나해서 챙겨오긴 했지만... 정말 또 쓰게될줄이야.'
오랜만에 보는 물건이었다. 여러가지 색깔의 미약들. 헤세스 약품 통상의 창고에서 여러 치료제를 챙기다 보니 한쪽 구석에 엄중하게 보관된 상자안에서 미약들도 발견했던 것이다. 진석은 치료제들만이 아니라 미약들도 가방 안쪽에 일부 챙겨서 가져왔었다. 비록 그중에서 상대를 세뇌하는 팔시타스는 없었지만, 그 외엔 모든 종류의 미약들이 다 있었다. 진석은 우선 상대의 성감을 증폭시키는 풀케르-아우그멘부터 꺼내었다. 흥분제에도 하위 흥분제인 페르모티오와 상위 흥분제인 콤모티오가 있었던 것 처럼, 이 풀케르-아우그멘도 마찬가지였다. 풀케르-아우그멘은 약학 A랭크를 찍어야 만들 수 있는 상위의 성감 증폭제였다.
'일반 아우그멘은 바르고 한참이 지나야 했지만... 풀케르-아우그멘은 바르자마자 빠르게 휘발되어 수십초만에 효과가 발휘되지.'
진석은 풀케르-아우그멘의 약병을 따선 알몸이 된 채 밧줄에 사지가 묶인 레나의 몸 위로 천천히 약을 내리부었다. 여체의 굴곡을 따라 약간의 점성을 지닌 미약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진석은 수건을 꺼내 그녀의 온몸에 묻은 약을 여기저기 골고루 문질렀다. 레나는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재갈 안쪽으로 욱욱 거리며 뭔가를 외치려 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야 이거 비싼거야. 좋은거 발라주는데 뭘 인상을 쓰고 그래?"
"우극... 우우웁!"
"거 쓸데없이 날 원망하지 말라고. 난 분명 기회를 줬었으니까."
풀케르-아우그멘이 레나의 온몸 구석구석에 발라지고 수십초. 레나는 몸에 와닿는 지하실의 서늘한 공기의 감촉이 뭔가 이상하다는걸 느꼈다.
'이... 이건?'
약이 발라진 전신이... 어째서인지 이상하리만치 민감해진 느낌이다. 실제로 소름이 돋은건 아니지만, 마치 피부전체가 소름이 곤두섰을때 만큼이나 미묘했다. 레나가 한참 의아해 하고 있을때 진석이 레나의 유두쪽에 후욱 하고 세게 입김을 불었다.
'히이익?!'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젖히곤 몸을 부르르 떠는 레나. 이럴수가. 뭐, 뭐지 이건? 마지 뇌리에 직접 대고 전기자극을 주는것 같은 충격이었다. 단순한 입김으로 이런 자극을 느끼게 되다니? 그렇다면 이 남자가 자신에게 바른 이것은... 설마 미약?!
"금방 효과가 드는군. 좋아좋아. 그럼 이번엔 이걸."
또 다른 뭔가를 꺼내어 드는 진석. 진석의 손에 들린것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필기도구인 깃털펜이었다. 물론 여기서 글이라도 쓸 생각은 아니었다. 진석은 펜의 뒷쪽, 깃털 부분으로 레나의 봉긋 솟은 유두끝을 슬쩍 문질렀다. 그 간지로운 감각에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미친듯이 몸부림치는 레나.
'이 깃털로 그냥 문질러도 엄청 간질거릴텐데... 약으로 수십배는 민감해져 있을테니 미칠것 같을걸?'
진석은 재미난 장난감을 발견한 것 처럼 몇번이나 레나의 양쪽 유두를 깃털로 슥슥 간지럽혔다. 레나는 몸부림을 치다못해 눈물을 질질 흘리며 괴로워했다. 옷을 찢고 벗길때부터 수치스러운 꼴을 당할건 예상했다만... 설마 이런식으로 괴롭힐줄이야. 약을 써서 성감이 어마어마하게 증폭된 상태라 이런 장난같은 괴롭힘도 정말 미칠정도로 괴로웠다. 한참이나 레나의 가슴을 괴롭히던 진석은 두 손을 뻗어 그녀의 양쪽 유두를 꽈악 꼬집었다.
"자, 이러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싶은 생각이 좀 들려나?"
'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악!'
레나는 머릿속으로 괴로움에 찬 비명을 질렀다. 육체에 가해지는 자극이 너무 강해 목구멍으로 직접 소리가 내뱉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낸다 한들, 어차피 재갈에 막혀 욱욱거리는 의미없는 탁음이 될터. 이런 상황에 대비해 훈련을 받지 않았던건 아니지만... 그딴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단순히 학습하고 마음가짐만 다져두었던건 현실앞에선 아무 소용 없었다.
"유두가 아주 딱딱하게 섰구만 그래. 음... 너무 가슴만 괴롭혔나?"
깃털로 레나의 다리사이를 스윽 문지르는 진석. 그러자 레나의 허리가 덜컥하고 굽어졌다. 민감해져있던 음부가 자극당하자 가슴을 괴롭힘 당하는것과는 또 다른 수준의 자극이 머릿속을 강타했던것이다. 순간 숨이 막혀 호흡하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진석은 재밌다는 듯, 빨갛게 충혈되어 돌출된 그녀의 클리토리스에 깃털끝을 집중적으로 문질렀다. 이제 레나는 눈물을 흘리다 못해 침까지 질질 흘리며 꺽꺽거리고 있었다. 단순한 약물과 깃털펜 하나로 사람을 이렇게까지 괴롭힐 수 있다니.
그래도, 그래도 아직까진 필사적으로 자신의 자아나 이성을 붙들고 있는 레나였다. 하지만 이 이상 뭔가 더 심한 자극이 가해진다면... 더 버틸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상대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것 아니던가? 레나의 머릿속에 절망감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한참이나 레나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며 괴롭히던 진석은 작게 벌려진 질구가 움찔거리며 애액으로 젖어들어가는것을 보곤 깃털펜을 내려놓았다.
"시작도 안했는데 뭘 벌써 죽을라고 그래? 이런꼴을 당하기 싫었으면 처음부터 오질 말던가 아까 기회를 줬을때 순순히 털어놨어야지."
그래, 지금이라면 털어놓고 싶었다. 지금 재갈을 풀어만 준다면... 차라리 자신의 신분을 솔직히 밝히고 오해를 푼 뒤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진석은 재갈을 풀어주긴 커녕 또 다시 위에서 가져온 것들로 뭔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힘들지? 한 숨 돌리고 할까? 좋은거 한 잔 마시게 해 줄 테니까."
또 무슨 짓을 하려고? 하지만 묶인데다 재갈까지 물려진 레나는 저항할 수도 없었고 그럴 기운도 없었다. 풀케르-아우그멘과 깃털펜으로 당한 자극만으로도 수십분을 전력질주한 사람마냥 심장이 미친듯이 맥동했고, 반대로 몸의 기력은 쪽 빠져나간채였다. 당장 이 포박을 풀어준다 하더라도 아무 반항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것도 간만에 만드네.'
콤모티오 칵테일. 하위 흥분제 페르모티오와 상위 흥분제 콤모티오, 그리고 일정량의 술을 섞어 만드는 초강력 흥분제. 안 그래도 풀케르-아우그멘으로 자극당해 있는 그녀가 이것을 마시면 과연 어떻게 될까?
'너무 자극이 과해 죽는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남자를 모르는 처녀조차 미친듯이 섹스를 갈망하게 만드는 타락의 음료. 콤모티오 칵테일을 완성한 진석은 레나의 고개를 강제로 뒤로 젖히고 재갈 안쪽으로 콤모티오 칵테일을 조금씩 흘려넣었다. 저항할 기력도 없는 레나는 그것이 뭔가 위험한것이라는걸 직감 하면서도 그저 진석이 주는대로 삼켜넘길 수 밖에 없었다. 진석은 결국 그녀에게 콤모티오 칵테일을 반 잔 가량 마시게 한 후, 잔을 옆에 내려놓곤 그녀의 앞에 쪼그려 앉아 가슴과 음부를 매만졌다.
"참 사서 고생이다. 내가 그쪽이라면 붙잡히자마자 솔직히 털어놓고 용서를 구했을텐데. 어줍잖게 거짓말이나 하면서 상황을 모면하려는 궁리나 하고 말이야. 사람이 그러면 못쓰지. 아 복근은 보기좋네. 운동 좀 했나봐?"
레나는 재갈을 악 물며 자신의 나신위로 쏟아지는 모든 자극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예민한 촉감을 사용한 진석의 애무는 미약으로 성감이 증폭된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것이 아니었다. 능수능란하면서도 자극적인 손길에 레나는 자신의 하복부 깊은곳이 달아오르는것을 느꼈다. 질벽에서 분비된 애액이 좁은 질구를 통해 움찔거리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이쿠. 이렇게나 젖으셨구만. 홍수네 홍수야. 색은 참... 예쁜 핑크인데. 음순도 양쪽이 균형잡힌게 보기좋고. 초면에 이런걸 묻는건 실례지만 경험은 좀 있으신가?"
하지만 레나는 진석의 질문에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별로 대답하고 싶지도 않았거니와, 기운도 없었던 것이다. 전신에선 땀이 배어나오고 있었으며 호흡도 거칠었다. 진석은 히죽거리며 레나의 입에 물린 재갈을 풀어주었다. 재갈 안쪽에 잔뜩 고여있던 그녀의 침이 길게 늘어졌다. 혀를 반쯤 내밀고 헥헥거리는게 정말 지쳐보였다.
"자아, 그럼 이쯤에서 다시 한 번 묻지. 레나 델로프. 넌 어째서 여길 온거지?"
"하... 하아... 나느흔..."
"응? 뭐라는거야. 말 하기 싫은가보지?"
겨우겨우 말을 하려던 레나의 입에 다시 질척하게 젖은 재갈을 물리고 묶어버리는 진석. 얼빠진 표정을 짓는 그녀. 아, 아니. 제대로 듣지도 않고 이게 무슨...? 그러나 진석은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래. 그렇게나 말하기 싫다면 나도 더는 강제로 들을 생각이 없으니까. 계속 이대로 묶여있어보라고."
그리곤 물건들을 주섬주섬 챙겨 위로 올라가 버렸다. 지하실에 홀로 덩그라니 남겨진 레나. 더 이상 심한꼴을 당하지 않는다는건 다행이었지만... 어차피 이런꼴로 묶여있으니 별 의미없었다. 게다가 아까부터 뱃속이, 아니 전신이 뜨거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게... 몸에 발려진 미약때문만은 아니었다. 저 남자가 자신에게 뭔가를 마시게 한 이후부터 점차 이런 상황조차 흥분되고...
'심지어 이대로 당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드는게... 왜, 왜 이러지 나.'
조금전에 마신 콤모티오 칵테일의 효과가 금새 나타나고 있었다. 그런 레나를 남겨두고 위로 올라간 진석은 집 밖으로 나가 셀린과 케이트를 불렀다.
"어때. 수상한 자들 같은거 보여? 계속 반복해서 집 주위를 돌아다니는 사람이라거나."
"그런건 안 보인다냐."
"아직은 별 이상 없는것 같습니다만..."
"흐음."
하긴 안쪽에서 이렇게 경계를 하고 있으니 또 다른 누군가가 있더라도 저 여기 있습니다~ 하고 모습을 드러낼리도 없을테고. 진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좀 더 이렇게 주변을 살피고 있어. 난 안쪽의 지하실에 있을테니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들어와서 알리고."
"알았다냥!"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진석은 둘에게 조금 더 경계를 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미약이나 도구들을 정리한 다음, 천천히 물을 한 잔 마시며 목을 축인 뒤 적당한 모포를 하나 가지고 다시 지하실로 내려갔다. 아까 지하실에서 나간지 몇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레나의 상태는 엉망진창이었다. 묶인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온몸을 뒤틀며 신음하고 있었다.
'콤모티오 칵테일의 효과가 도는 모양이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팔다리가 밧줄에 쓸리는것도 아랑곳 않고 몸을 흔들어대고 있었다. 틀림없이 콤모티오 칵테일이 강제로 불러일으킨 미칠듯한 욕망에 참을 수 없어 저러는 거겠지. 진석은 피식 웃으며 모포를 옆에 내려놓고 의자에 앉았다.
"흥... 보기 좋구만."
"우욱! 우으읍!"
그제야 진석이 다시 내려온것을 깨닫곤 이쪽을 향해 애타는 눈길을 보내는 그녀. 자신의 목적이고 뭐고, 그녀가 지금 원하는것은 자신의 안을 채워줄 남자의 육체이리라. 하지만 진석은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으며 태연히 말했다.
"흐음. 자 이제 뭔가 좀 말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솔직히 말하면 상을 줄 수도 있을텐데 말야."
그렇게 말하며 검지손가락으로 자신의 하반신을 가르키는 진석. 레나는 불타는것같이 번득거리는 눈동자로 잠시 진석을 바라보더니, 이내 미친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가지 미약으로 인해 극도로 성욕이 증폭된 레나는 지금 사리를 제대로 판별할 정신 상태가 아니었다. 진석은 느릿느릿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재갈을 풀어주었다. 입의 자유를 되찾은 그녀는 허덕거리며 말했다.
"제... 제발. 이것 좀 풀어주세요. 뭐든, 뭐든 해드릴테니까 제발...!"
역시 콤모티오 칵테일의 효과는 절대적이었다. 성욕은 식욕과 수면욕과 더불어 인간의 본능 중 하나. 그 거대한 갈망에 레나의 태도는 간이라도 빼어줄 듯 180도 달라져 있었다.
"그보다 말해봐. 넌 누구지?"
"저, 저는... 이 나라의 제 2왕자... 패럴 왕자님의 전속 하녀입니다."
"...뭐?"
제 2왕자의 전속 하녀? 그런 신분의 인물이 도대체 여긴 왜? 설마... 어딘가에서 창염의 검을 훔쳐내겠다는 자신의 계획이 새어나갔다거나? 자신의 계획을 아는것은 이 일을 지시한 미리안, 그리고 셀린과 케이트. 마지막으로 이곳에서의 도우미인 포먼뿐이다. 미리안이나 두 노예가 자신을 배신했을리는 만무. 그렇다면 혹시... 설마 포먼이 배신을? 하지만 레나의 입에선 전혀 생각외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틀전 저녁, 평소처럼 변복하고 거리로 나온 패럴 왕자님께서... 우연히 길에서 싸움에 휘말린 두 여자를 보셨습니다..."
이틀전 저녁이라면 진석 자신이 셀린과 케이트에게 저녁 심부름을 시켰을때를 말하는 것이리라. 소매치기들과 싸움을 벌였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실은 그때 패럴 왕자가 먼발치에서 그녀들을 지켜보고 있었고, 경비대에게 붙들려가지 않도록 손을 써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또 패럴 왕자가 케이트에게 첫눈에 반해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사실도. 더불어 레나 자신은 왕자를 위해 케이트의 신원 파악을 해보려 직접 조사를 하러 나왔다는 설명까지.
'이것 참... 이 무슨 이런 황당한.'
생각과는 전혀 다른, 조금은 엉뚱하기까지 한 이야기였다. 전속 하녀의 과잉충성에서 비롯된 기묘한 상황. 물론 지금도 레나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헐떡거리며 이쪽을 애타게 올려다보는 모습을 보니 자신을 속이는것 같진 않았다. 일단은 믿어주기로 할까. 진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모포를 바닥에 깔고, 바지를 벗었다. 진석이 바지를 벗자 단단히 발기한 커다란 물건이 드러났고, 레나는 침을 꼴딱거리며 거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솔직히 말했으니 풀어주지."
그리고 레나의 포박을 풀었다. 두 다리를 묶은 밧줄을 풀고, 팔을 위쪽으로 고정시키던 매듭도 풀었다. 단 손목을 묶은 최후의 포박만큼은 풀어주지 않은채로, 그녀를 이끌어 모포위로 앉혔다. 레나는 아무 거부감 없이 모포위에 앉아 다리를 벌리며 진석을 유혹했다.
"자... 어, 어서. 약속한것을..."
"하, 왕자의 전속 하녀라면서 이런짓을 해도 되는거야?"
"하지만...!"
진석은 큭큭 짓궂게 웃으며 레나의 위로 올라탔다. 그녀를 눕히곤 가슴을 주무르고 매끈한 몸을 쓰다듬었다. 풀케르-아우그멘으로 예민해져 있던 그녀의 몸은 애무로 인한 쾌감에 들썩거렸다.
"읏, 하아... 아앙!"
"낯선 남자한테 이렇게 몸을 맡겨도 괜찮겠어?"
"사... 상관없으니까... 제발!"
애처로운 눈빛으로 진석을 올려다보며 하복부를 밀착시켜오는 레나. 진석은 손을 뻗어 레나의 클리토리스와 음순을 매만졌다. 진석의 손길에 하윽 하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그녀. 호흡에 맞춰 땀에 젖어 반들거리는 가슴이 상하로 흔들렸다.
"그보다 너. 왕자랑은 이미 잔뜩 해봤겠네?"
당연히 했을테지. 내가 왕자라도 이런 하녀가 곁에 있다면 맨날 옆에 끼고 주무르며 재미보겠다. 자 그럼 지금부터 나랑 왕자중에 어느쪽이 더 좋은지 비교해보라고? 그런 말을 하려던 진석이었지만, 가늘게 떨리는 레나의 입에선 전혀 의외의 대답이 튀어나왔다.
"그, 와... 왕자님과는 전혀..."
"...엥?"
입술을 꾹 다무는 레나를 내려다보는 진석. 이 여자는 분명 상당한 미인이다. 가슴도 적당하고 단련을 해서 그런지 몸매도 좋고 스타일도 발군이다. 그런데... 손을 대지 않았다고?
"...패럴 왕자, 혹시 고자냐?"
"트, 틀려요! 단지... 점잖은 분이라... 딱히 이쪽에 관심이 없으셔서..."
그렇단 말이지. 하긴 뭐... 상관없지. 진석은 레나의 구멍에 자신의 물건 끝을 조준하고, 서서히 안쪽으로 밀어넣었다. 이미 흠뻑 젖은 레나의 몸은 아무 저항없이 진석을 받아들였다.
"윽... 으읏, 아아!"
처음엔 좀 괴로운듯 움찔거리던 레나였지만, 이내 흐늘흐늘 풀어져 쾌락에 물든 표정을 지었다. 레나의 다리를 붙잡고 천천히 왕복운동을 시작하자 그녀는 입을 한껏 벌린채 쾌감의 신음을 뱉으며 헐떡였다. 매우 오랜만에 여자와의 관계를 갖는 진석 역시 탄탄하게 조여오는 레나의 질육이 상당히 기분좋았다. 자신이 안쪽에 깊게 밀어넣을때마다 질벽이 꽉꽉 수축해오는게 그녀는 남자를 기쁘게 하는 요령을 알고 있는것 같았다.
"제법 괜찮은데 너. 경험이 좀 있는 모양인가보지?"
"겨... 경험은... 없지만."
"없다고?"
놀라서 자신의 물건이 삽입된 결합부를 살펴보는 진석. 하지만 애액으로 번들거리기만 할 뿐, 달리 파과혈 같은건 묻어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레나가 거짓말을 하는것 같진 않았다. 그런 거짓말을 한다고 얻어지는게 있는것도 아닌데 뭐하러 이걸로 자신을 속이겠는가?
'아... 하긴 뭐. 이 레나라는 여자는 이래저래 심신의 단련을 한 것 같으니 처녀막쯤, 운동이라도 하다 찢어졌을수도 있지.'
게다가 엘리야에게 콤모티오 칵테일을 썼을때를 생각해보면... 이 미약은 질을 확장시키는 작용도 좀 있는것 같았다. 유독 질이 좁은 엘리야가 처녀임에도 자신의 큰 물건을 어렵잖게 받아들였으니... 지금 레나에게도 마찬가지로 작용하는 것이리.
'그럼 콤모티오 칵테일을 쓰면 나중에 확장 조교같은걸 할때 써먹을 수 있을지도? ...가 아니지. 그쪽은 내 취향 아닌걸. 너덜너덜해지잖냐.'
진석은 고개를 저어 쓸데없는 생각을 집어치운 후, 레나의 육체에 집중했다. 자신의 음경이 질 내부로 들어갔다 나왔다 할때마다 연신 환희의 신음을 토해내는 그녀. 말초적인 행위에서부터 더할나위 없는 기쁨을 얻고 있음이 확실했다. 자신이 사용한 것이긴 했지만 참 미약의 위력이란 터무니 없을 정도로 무서웠다.
'내가 한 짓이지만 미약 효과는 정말 신기할정도라니까. 그렇게 기분이 좋은걸까?'
혀를 내밀고 학학대는 레나에게 은근슬쩍 입을 맞추는 진석.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레나는 아무 저항없이 진석의 입술을 받아들이고 혀를 섞었다. 레나의 머릿속에선 이미 이 남자의 정체라던가 그에 관한 의문따윈 이제 아무래도 좋을것이 되어있었다. 자신에게 이렇게 황홀할 정도의 쾌락을 안겨주는 상대 아닌가.
'남자와 교접하고 상대에게 기쁨을 주는 방법... 그것도 잔뜩 배웠었지만...'
실제로 해 본 경험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장차 왕자의 수발을 들며 모든것을 바칠 몸인데 다른 누군가에게 미리 몸을 내어준다는 것은 말이 안됐던 것이다. 하지만 이론만큼은 빠삭하게 배웠었다. 그러나 이론은 역시 그냥 이론. 실제로 남성을 몸 안에 받아들이고 뇌리가 짜릿해질 정도의 애무와 손길을 느끼고 있자니... 이렇게 기분좋은일을 왜 진작 하지 않은걸까 후회될 정도였다.
'패럴... 왕자님.'
그리고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낯선 남자가 아닌 그에게 순결을 바치고 싶었었다. 어려서부터 세뇌되다시피한 맹목적인 충성심의 발로였다. 하지만 패럴 왕자는 자신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24시간 옆에서 붙어 모든 수발을 들어주는 자신을 가깝고 친밀하게 대해주긴 했지만 여자로 보는 일은 전혀 없었던 것이다. 패럴 왕자가 자신에게 바라는 역할이 오로지 유능하고 충성스런 하녀였다면, 자신은 그에 따를 뿐이었다.
"하앗, 아으... 응. 조, 좋아... 좀 더...!"
이젠 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일. 이 남자가 자신에게 강제한 육욕은 저항하기 힘들었다. 지금 당장 타는듯한 몸의 갈증을 충족시키는 것이 더 중요했다. 자신이 나쁜게 아니었다. 패럴 왕자님은... 그래, 그는 어차피 날 원하지 않았잖아. 생전 처음보는 여자에게 첫눈에 반하기나 하고... 그러니 나도 다른 사람과 관계하는게 뭐 어때.
'애시당초 내가 이런 꼴이 되어 있는것도... 다 패럴 왕자님을 위해서였는데.'
하지만 왕자가 자신이 위험을 감수하다 이런 모습이 되어있다는걸 알리는 없다. 그러니... 상관없었다. 애당초 자신이 무리를 해서 검은 드레스 여자의 정체를 캐러 이곳에 온것도... 어쩌면 스스로도 모르고 있던 질투의 발로였는지도 모르겠다. 곁에서 모든것을 바치며 충성하는 자신보다, 길에서 잠깐 마주쳤을뿐인 여자에게 반하다니. 게다가 우습게도 그 여자는 지금 자신을 범하고 있는 이 남자의 노예였다. 그것도 인간조차 아닌 이종족. 하, 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눈물도 나왔다.
'내가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걸까.'
멋대로 왕자를 위한다는 핑계로 혼자서 남의 집에 침입하고... 붙잡혀서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생전 첫 관계를 치르고... 아아, 모르겠다. 레나는 연신 허리를 놀리며 자신 육체를 탐하는 눈 앞의 남자에게 달라붙으며 스스로 혀를 내밀고 입을 맞추었다.
약 두어시간 후. 약효가 다 되어 레나는 어느정도 이성을 되찾았지만 진석의 행위는 끝나지 않았다. 레나도 자포자기 하여 진석에게 안긴채 그의 리드에 맞추어 허리를 흔들거나 입술을 맞추었다. 이제 레나에게 진석은 정체 모를 낯선 상대 따위가 아니었다. 새로운 기쁨에 눈뜨게 해준 자신의 첫 남자였다.
"읏! 또... 싸는군요... 아아."
부르르 떠는 레나와 그런 그녀를 꽉 끌어안고 좀 더 깊숙한 곳에 정액을 싸넣는 진석. 레나는 이게 벌써 몇번째의 사정인지도 잊어버렸다. 세는게 무의미할 정도로 사정당했으니까. 진석의 물건이 꽂혀있는 비육의 좁은 틈새로 압력에 의해 밀려난 정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레나의 내부는 이미 진석의 정액으로 가득해 출렁거리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진석은 레나와 진한 딥키스를 하고, 깊게 삽입되어있던 음경을 서서히 빼내었다. 백탁액으로 범벅이 된 진석의 물건이 빠져나오자 벌려진 레나의 구멍 안쪽에서 대량의 정액이 주르륵 쏟아졌다. 바닥에 깔린 모포도 이미 둘이 흘린 땀과 애액, 정액따위로 지저분해져있었다.
"하아... 하아."
지쳤다. 좀 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레나의 얼굴 앞으로 진석의 물건이 들이밀어졌다. 조금전까지 자신의 은밀한 부위 가장 깊숙한 안쪽까지 들어와 있던것. 그렇게나 사정하고도 아직까지 단단히 발기해있다는게 의문이었다. 레나는 진석의 얼굴을 한 번 올려다보곤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그것을 입으로 물었다. 남자의 물건을 입에 넣는것도, 정액의 맛을 보는것도 처음이었지만... 자신이 아는 선에서 최대한 성심성의껏 깨끗히 처리했다. 진석은 손을 뻗어 레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착하군. 잘했어."
"감사합히아..."
커다란 물건을 입에 문채로 제대로 발음이 되지 않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혀를 사용해 구석구석까지 핥아 마무리한 뒤에야 진석은 그녀의 입에서 자신의 것을 떼어냈다. 진석은 그녀의 곁에 앉으며 질문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할 생각이야? 네가 모시던 패럴 왕자가 첫눈에 반했다는 그 여자, 케이트는 내 노예인걸. 그것도 인간이 아닌 마족. 내가 널 보내준다면 그에겐 뭐라고 할건데?"
레나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채로 진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딱히... 뭐라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애당초 누가 시킨것도 아닌 그저 제가 멋대로 이곳에 온거니까요. 패럴 왕자님은... 이성에겐 경험이 없는터라 달리 이곳에 찾아올 생각따위도 하지 않을테구요..."
"그보나 너는 어때. 여전히 그 쑥맥 왕자님의 곁에서 있고 싶은건가?"
손을 뻗어 레나의 가슴을 주무르는 진석. 레나는 순간 어깨를 움찔했지만 자신의 가슴을 멋대로 매만지는 진석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은채로 대답했다.
"읏... 그, 그럴 수 밖에요. 저는... 응, 앗... 와, 왕자님을 모시기 위해 키워졌으니까요. 제 목숨을 다해서 그분을 모시는게... 저의 사명... 하앗."
진석은 손을 뻗어 레나를 붙들곤, 몸을 가까이 기대며 말했다.
"너 마음에 드는데. 어때, 패럴 왕자 대신 나를 따르는건?"
"그... 아, 안됩니다. 그것만큼은 할 수 없어요. 하, 하지만 오늘의 일은 절대 발설하지 않을테니 이제 그만..."
"뭘 그만해?"
레나를 강제로 뒤로 넘어트리고 재차 그녀의 다리를 벌리는 진석. 레나의 하복부에선 진석이 사정한 정액이 아직도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진석은 손을 뻗어 손 끝으로 그 정액을 훑은 다음 레나의 눈앞으로 들이대었다.
"이거 봐. 왕자가 이걸 알면 널 어떻게 대할까?"
"......"
"그리고 지금껏 너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면서? 그 즉슨 왕자는 네가 있건 말건 상관없어 한다는 거잖아? 자신을 봐주지도 않는 남자를 따른다니 그 무슨 한심한 짓이야. 날 따른다면... 앞으로 많이 귀여워해줄테니까."
"아, 안돼요... 그만! 듣고 싶지 않아!"
힘없는 몸부림. 묶인 양손으로 저항하려 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진석은 그녀를 간단히 제압하고 정액이 흘러넘치는 질 속에 재차 삽입했다. 흐윽 숨을 삼키는 레나. 진석은 그녀를 꽉 껴안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하. 이제와서 네가 좋건 싫건 그딴건 상관없다는걸 알아야지?"
그리고 손을 뻗어 아까 마시다 남은 콤모티오 칵테일 잔을 집어, 자신의 입에 머금곤 레나에게 입을 맞췄다. 입과 입을 통해 그녀에게 재차 콤모티오 칵테일을 강제로 마시게했다. 레나는 결국 별 저항을 하지 못하고 진석이 입을 통해 먹여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제 또 몇 분이 지나면 그녀는 다시 한 번 강렬한 육욕에 휩싸이게 되리라. 진석은 큭큭 웃으며 레나를 내리 누른채 자기 좋을대로 마구 허리를 놀려대었다.
"윽. 아아... 아흑!"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레나 본인도 이 남자에게서 쉽게 풀려날 수 없을거라는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바란것은 아니었는데... 게다가 왕자를 버리고 자신을 따르라니. 어쩌면 좋을까. 하지만 손도 묶였지, 또 다시 이상한 약을 마셨지... 도무지 빠져나갈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반쯤 울음섞인 레나의 신음성이 지하실을 가득 메웠다.
그 후로 한참이나 레나를 거칠게 범한 진석. 제발 그만해달라는 말이 나올때쯤에야 레나를 내버려두고 지하실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수시간이나 충실히 집 밖에서 경계를 서고있던 셀린, 케이트를 불러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집안에서 쉬게했다. 그리곤 물과 약을 챙겨 다시 지하실로 내려갔다. 너저분해진 모포위엔 지칠대로 지친 레나가 축 늘어져 있었다. 진석은 그녀를 억지로 일으켜 물과 체력 회복제를 마시게 했다. 긴 정사로 지쳐있던 그녀는 약의 효과로 어느정도 활기를 되찾았다.
"어... 어째서?"
약으로 자신을 회복시켜주자 의아하게 생각하는 레나. 진석은 히죽 웃으며 그녀의 몸에 풀케르-아우그멘을 들이부었다. 레나는 깜짝놀라 저항하려 했지만 진석의 완력에 짓눌려 소용없었다.
"그, 그만해요! 이만큼 했으면 충분하잖아요! 이 일은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을테니까요! 제발... 제발 돌려보내주세요!"
"안 돼."
레나의 저항은 소용없었다. 수십초가 지나자 또 다시 온몸의 감각이 민감해지며 뇌리를 새하얗게 만드는 자극이 덮쳐왔다. 레나가 풀케르-아우그멘의 효과에 괴로워하는 사이 진석은 또 다시 콤모티오 칵테일을 만들고, 레나를 강제로 붙잡고 그것을 삼키게 했다. 벌써 세번째 마시는 콤모티오 칵테일이었다. 그리고 맨살위로 이어지는 진석의 손길과 애무. 레나는 이성을 휘발시키려 하는 미약의 효과에 몸부림치며 소리질렀다.
"아아아아! 그만! 제발 그만!"
"인간의 몸은 생각보다 대단하지. 그만이라고 말할때 부터가 시작인거야."
진석은 억지로 레나를 눕히고 범했다. 지쳐서 나가떨어지지도 못하도록 체력회복제와 미약을 번갈아가며 사용했다. 강제로 체력이 회복되고, 성욕이 차오른채 끝도없이 범해지는 그야말로 무한반복. 진석 자신도 지치는게 느껴졌지만 레나에게 한 것과 마찬가지로 회복약을 마시곤 집요하게 레나를 괴롭혔다. 온몸 구석구석, 앞 뒤 구멍 할 것 없이 그녀에게 정액을 싸넣었다. 어찌나 사정을 반복했던지 바닥에 깔아둔 모포가 정액으로 완전히 젖어 질척거릴 정도였다. 지하실 안에는 비릿한 땀과 애액의 냄새가 가득했다. 위에서 가져온 약이 다 떨어질때까지 몇시간이고 반복해서 레나를 능욕했다.
'하... 몇시지. 어라, 벌써 오후 여섯시?'
레나를 붙잡은게 아마 오전 열시경. 그럼 중간에 점심을 먹었을때 이후엔 반나절 내내 약을 먹이며 섹스만 한 셈이다. 세뇌한 레오노르 공주를 임신시키려 수일간에 걸쳐 함께 지낼때도 이렇게까지 단시간에 많이 관계하진 않았었다. 진석은 이미 이지를 상실한 레나를 품에서 내려놓았다. 레나의 눈동자는 공허한채로, 입에서 연신 으으 아아 하는 신음성만 흘리고 있을 뿐 외부의 자극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스테이터스 창을 열어 그녀의 상태를 보자니 약물중독이라는 이상상태에 걸려있었다.
'역시. 단시간에 너무 반복해서 많은 약을 쓴 탓이군.'
체력회복제라 한들 짧은 시간내에 너무 자주 마시면 약물중독이 발생한다. 하물며 정신과 육체의 상태를 강제할 정도로 독하고 효과도 강력한 미약을 몇 번이나 계속 먹여가며 범했으니 이렇게 되는것은 필연. 진석은 지하실에서 빠져나가 셀린과 케이트에게 지하실에 있는 레나를 씻길것을 명령하고 자신은 저녁 식사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두 노예가 레나를 씻기는 동안 자신은 저녁을 차렸다. 깔끔하게 씻겨진 레나는 여전히 반쯤 인사불성이었지만, 다시 잘 묶어서 지하실에 처박았다. 그리고 엉망이 된 모포는 새것으로 바꿔 깔아주었다. 진석은 두 노예와 저녁식사를 한 후 간단한 음식을 챙겨 다시 지하실로 내려갔다.
그리고 레나를 품에 안은채로 음식을 먹였다. 여전히 정신을 제대로 못차리고 있긴 했지만 잘게 자른 음식을 입에 넣어주고 물을 흘려넣어주면 삼키는 정도는 반응했다. 그렇게 음식을 먹이곤, 자신도 한 숨 돌릴겸 올라가서 씻고 내려왔다. 따뜻한 물로 씻고 약간이라도 물과 음식을 먹은 뒤라서 그런지 레나의 안색은 한결 나아져있었다. 아직 완전히 정신을 차린 상태는 아니었지만 아랑곳 않고 재차 그녀를 범했다. 의식이 있건 없건 끌어안은채 애무를 하고 마음대로 능욕했다. 음경을 찔러넣을때마다 기계적으로 아으 하면서 신음성을 흘리던 레나는 세번째의 사정을 마칠때쯤 정신을 차렸다.
"아... 읏. 무, 무슨..."
"오오. 이제서야 정신 차렸어? 벌써 저녁이라고."
레나는 정신을 차렸음에도 자신이 여전히 능욕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겁했다. 몇번이고 약을 먹여지며 범해지고 또 범해지다 어느순간 의식이 흐려졌는데... 겨우 정신을 들어보니 여전히 능욕당하는채라니. 이 남자의 욕망은 끝도 없는것인가? 정신을 잃고 몇시간이 지난건지, 아니 며칠이 지난건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얼마나 이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엉망진창이었던 자신의 몸에서 비누냄새가 나고 바닥에 깔린 모포도 새것인게... 분명 시간이 꽤 지나긴 지난 모양이었다.
"내가 여기서 얼마나..."
"그런건 상관없잖아. 넌 앞으로 여기서 한동안 이렇게 지내게 될테니까. 먹여주고, 재워주고, 계속 범해주지."
"그... 그런...?"
"그런은 무슨. 날 따르지 않는 상대에게 베풀 자비따윈 없거든? 그래도 걱정마. 나도 그렇게까지 나쁜놈은 아니니... 내 애를 가지고 배가 잔뜩 부풀면 패럴 왕자의 품으로 돌려보내줄께. 뭐 그런 꼴을 하고도 왕자가 널 반겨줄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아, 안 돼! 싫어!"
그제서야 레나의 얼굴에 공포가 서렸다. 이 남자에게 붙잡혀 범해진건 어쩔 수 없었지만... 있는 사실을 그대로 털어놓았으니, 자기 몸으로 어느정도 재미를 본 후엔 순순히 돌려보내줄거라 생각했었는데... 자신이 어리석었다. 그런꼴이 되서 왕자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게다가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의론 아무것도 할 수 없이 타의에 휘둘려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절망적이었다.
"후후. 역시 그건 너무한가. 그럼... 좋아. 지금부터 묻는걸 솔직히 대답하면 정상을 참작해 풀어줄지도?"
"말할게요! 뭐든, 뭐든지! 제가 아는건 전부 털어놓을테니까!"
씨익. 진석은 레나의 몸을 안고 여전히 삽입을 한채 허리를 흔들며 물었다.
"브래들리 왕세자에 대해 알고 싶군. 아는대로 다 말해봐. 그리고 그가 가진 창염의 검에 대해서도."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약기운 때문에 레나의 머리는 흐리멍덩했지만, 이것이 상대가 노리는 진짜 목적이라는 것 정도는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렇구나. 이거야. 이거였구나...! 이 남자가 노리는것은... 브래들리 저하가 지닌 창염의 검. 바로 그 물건이었어! 그래서 토너먼트에...!'
하지만 이제와서 그것을 자신이 알아챈들 어쩌랴? 그리고 패럴 왕자가 아닌 브래들리 왕세자의 물건을 노리는 거라면... 그까짓 아무 상관없었다. 레나는 더듬더듬 거리며 브래들리 왕세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진석도 알고 있는 것이었다. 브래들리는 유능한 무인이자 무기수집가라는것. 또 브래들리는 후처의 자식이며, 패럴 왕자쪽이 왕비의 아들이라는 것. 그리고 창염의 검은... 사실 패럴 왕자가 브래들리에게 선물해 주었다는것 까지도.
"뭐? 창염의 검이... 패럴 왕자가 선물해 준 물건?"
"네. 네에... 그렇습니다."
그럼 두 형제의 사이는 정말로 좋은건가? 그런 대단한 물건을 선물해 줄 만큼? 하지만 레나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는 의외의 것이었다.
"브래들리 저하는 패럴 왕자님을 친동생처럼 아끼고 좋아하시지만... 패럴 왕자님은... 남들의 이목이 있을땐 브래들리 저하와 가까이 하는것 같고 내심으론 브래들리 저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어째서 창염의 검 같은 귀중한 물건을 선물했는지는 저도 잘..."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아무리 이복형제라지만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에게 굳이 귀중한 검을 선물했을리가? 하지만 레나는 패럴 왕자의 전속 하녀. 헛된 소리를 할 리 없었다.
'그렇다면 뭐야. 혹시... 창염의 검이란 것엔 또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는건가?'
미리안이 말했었다. 창염의 검이 진정한 힘을 발휘하면 영혼조차 태워버린다고. 그럼 설마 그 영혼을 태운다는 의미는...
'설마. 사용자의 영혼이라도 태운다는건가?'
생각해보니 그랬다. 폭풍의 지팡이는 폭풍을 소환하는 대가로 사용자의 능력을 빨아먹었으며, 대지의 눈은 아예 남은 수명을 앗아갔다. 그렇다면 창염의 검도 뭔가 제대로 된 물건이 아닐 가능성이 컸다. 패럴이 그것을 알고 브래들리에게 이 검을 선물한거라면 역시 브래들리와 패럴, 이 두 이복형제의 관계는...
'...아니. 방금 레나가 브래들리는 패럴을 좋아한다고 했지. 그렇다면 패럴만이 일방적으로 브래들리를 싫어하는걸까? 그러면 창염의 검은 선물이 아니라 그의 신변에 해를 끼치는 물건이라는걸 알고서 일부러?'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진석은 레나를 내려다보며 질문했다.
"...너. 패럴 왕자를 왕세자로 만들고 싶은 생각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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