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베라 - 부회의 방랑자-114화 (114/155)

< --   - 10.   -- >         * 114화 *

진석이 패럴 왕자에게 미약을 먹였던것은 혹 자신의 추측이 틀렸거나 패럴 왕자가 자신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서였다. 그럴 경우엔 셀린, 케이트와 함께 무력으로 패럴 왕자와 레나를 붙잡아두고, 약 기운이 오른 왕자의 눈 앞에서 레나가 패럴 왕자에게 가진 마음을 까발리며 그녀를 강간하는 시늉이라도 할 요량이었다. 어차피 레나의 순결은 진석이 가졌지만 레나가 스스로의 입으로 그 사실을 밝히지 않는 이상 패럴 왕자가 그것을 알리는 없을터. 레나를 붙잡아 입을 막아두고 그녀의 순결을 억지로 빼앗고 범할거라 협박하며 패럴 왕자를 굴복시킬 생각이었다. 패럴 왕자가 레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반드시 이 협박에 굴할 터였다. 그래서 왕자가 협박에 굴하면, 서로 손을 잡는다는 의미로 약기운에 취해 육욕이 최고조에 달했을 그의 손으로 직접 레나를 범하도록 만들 생각이었다. 그리고 레나를 인질로 잡아두곤 패럴 왕자에게 차후의 협력을 받으려했다.

혹 패럴 왕자가 끝까지 진석 자신과의 거래를 거부하면 왕자의 눈 앞에서 레나를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그리고 왕자 본인은 철저히 구속해두고 차후 생길지도 모르는 위험상황이나, 올린스턴 국외로 빠져나가기 어려워졌을때를 대비한 협상재료로 쓸 계획이었다. 하지만 패럴 왕자가 이래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처음부터 순순히 제안에 응했기에 미약에 취한 패럴 왕자를 레나에게 맡겨두고 자리를 비워준 것이었다. 그리고 패럴 왕자와 레나는 진석의 의도대로 몸을 섞고 정을 통했다. 브래들리 왕세자의 암살건에 동의했다는 것과 더불어 요령좋게 레나가 고백을 할 기회까지 만들어 주었으니 최소한 브래들리 왕세자가 죽기전까진 패럴 왕자와 레나가 진석을 배신할 일은 없을터였다.

이렇게 올린스턴 왕국 제 2왕자 패럴 왕자의 전속 하녀인 레나의 우연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브래들리 왕세자를 해치우고 창염의 검을 손에 넣는다는 중요한 문제는 그 가닥이 잡혔다. 애시당초 창염의 검을 브래들리 왕세자에게 선물한 패럴 왕자는 그가 죽길 바랄정도로 증오했었으니 자신의 속내를 간파한 진석의 제안을 받아들인건 그닥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브래들리 왕세자의 사후 처리도 패럴 왕자가 주도해서 수습해주기로 이야기가 되었다. 게다가 브래들리 왕세자 살해의 혐의는 진석과 교단에게 있어 가장 큰 적이 될 클립튼 일행에게 뒤집어 씌우기로 했다. 이제 진석은 브래들리 왕세자를 제거하고 창염의 검을 회수해 유유히 돌아가기만 하면 됐다. 단, 이 모든 일의 성공을 위한 전제는 진석이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해서 브래들리 왕자와 독대 할 수 있는 기회를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토너먼트 우승이라..."

저녁. 케이트는 부엌에서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진석은 셀린과 함께 지하실에서 저번과 같은 간단한 기술의 연습을 하고 있었다. 레나를 통해 패럴 왕자와 협상을 한 뒤 나흘이 지났다. 현실의 진석도 중간에 게임을 저장 후 잠시 쉬며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게임에 복귀했다. 요 나흘간은 케이트가 주로 집안일을 도맡았고 진석은 셀린과 함께 새로운 기술 연마에 도전했다. 새로운 기술 연마라고 해도 대단한 것은 아니었고 주로 셀린이 자신의 묘람권을 선보이면 진석은 그것을 따라해보는 식이었다. 한참 연습하다 지친 진석은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훔치며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러자 셀린이 잽싸게 다가와 진석에게 수건을 건네었다.

"토너먼트라던가 뭐라던가. 주인님은 강하니까 그런거 별거 아닐거다냐!"

에헤헤 웃으며 아부를 떨어오는 셀린. 아니, 이건 아부가 아니었다. 셀린은 진심으로 말하고 있었다. 요 며칠 진석과 함께 연습한 셀린은 진석의 강함에 대해 새삼 깨달았다. 이전까진 자신의 주인이 지닌 능력이 어느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던 셀린. 그러나 이 며칠간의 연습을 통해 자신이 어떤 수를 동원하더라도 진석을 이길 수 없음을 깨닫곤 새삼 존경심을 드러냈던것이다.

'뭐 겨우 셀린 정도 이긴다고 어디가서 자랑할것도 못되고... 까짓 일대일이라면 일단 누가 됐건 지지 않을 자신은 있으니까.'

단 미리안만 빼고. 클립튼이건 모데로건 교단의 챔피언 드레비안이건, 진석은 일대일이라면 절대 패배하진 않을거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미리안만큼은... 도무지 이길 자신이 없었다.

'미리안은... 따지고보면 이 허신 교단의 퀘스트에서 사실상 최종보스 포지션 같은거잖아? 능력치를 아예 확인해 볼 수 없다는점도 그렇고.'

하지만 진석이 교단의 일을 돕는 이상 그녀가 적이 될 일은 없을것이었다. 그것보다 진석은 좀체 소득이 없는 수련에 답답해 하고 있었다.

"...씁. 얼른 뭐라도 생겼으면 좋겠는데."

허나 고작 나흘 정도로는 아직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다. 그나마 저녁 식사 후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기전까진 화염화살을 집중적으로 수련하곤 했는데, 그 보람이 있어서일까? 화염화살의 랭크만큼은 드디어 어제 S랭크를 찍을 수 있었다. 뭐 여태까지 꾸준히 연마해온것도 아니고 그냥 드문드문 연습을 하다 말다 그랬으니 이제서야 S랭크를 찍은건 사실 되려 늦은거라고 할 수 있었다. 초급마법인 화염화살은 원래부터 숙련도를 올리기 쉬운편에 속했었으니까.

'그런데 토너먼트에서 마법 써도 되는건나? 모르겠네.'

평범하게 생각하면 마법 역시 기술의 일부니 당연히 허용할테지만... 참가 신청을 할때 맨손으로 정예병들을 때려눕히라는 요구가 있었던 만큼 어떨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다. 토너먼트의 목적이 신규군을 이끌 인재의 선발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만큼 어쩌면 마법사가 아닌 전사 위주의 선발을 할지도?

'뭐 나야 화염화살을 전투보단 횃불이나 라이터 대용으로 더 많이 썼으니 토너먼트에서 마법정도 못 쓴다고 해도 아쉬울건 없지만...'

아무튼 화염화살 따위가 중요한 건 아니었다. 며칠이나 내리 수련에 집중해도 새로운 기술이 얻어지지 않는것이 관건이었다. 진석은 기왕이면 셀린의 필살기라 할 수 있는 만쇄격을 얻고 싶었다.

'나야 시클론이 있으니 비슷한 수준의 상대라 해도 타이밍을 잘 잡아 선공을 가하면 한 합 정도는 앞서 움직일 수 있고... 빠르게 옆이나 뒤로 파고들어가 만쇄격을 갈기면 일격필살일텐데.'

하지만 진석은 여태까지 단 한번도 만쇄격을 쓸 수 없었다. 아무래도 묘람권이라는 기술 자체가 묘인족, 그것도 셀린이 속한 일족만의 고유기임이 확실한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아마 지금하고 있는 묘람권이나 만쇄격의 동작과 그나마 유사한 패턴의 기술이나 스킬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끄응.'

결국 새로운 기술을 얻기 위해 나흘동안을 꼬박 투자한 셀린과의 연습은 제대로 된 수련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수련을 하는데 달리 참고할 대상이 있는것도 아니었으므로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냥 셀린을 붙들고 늘어지는 것 외엔 별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으으 짜증나. 야 셀린. 대련이나 한 번 더 해볼래?"

"응, 알겠다냐."

어느정도 땀을 식힌 진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 등받이에 수건을 걸어놓곤 지하실 한 가운데로 가서 섰다. 지금 셀린과 하려는것은 요 사흘간 몇번이고 반복한 연습 대련이었다. 상대에게 유효타를 가할 수 있어도 때리지 않고 바로 직전에 멈추고 그 사실을 일러주거나 혹은 가볍게 툭 치는것으로 대신하는 지극히 온건한 연습이었다.

'그렇다곤 해도 셀린은 단 한 번도 나한테 유효타를 가하지 못했었지만.'

서로 십미터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마주보고 선 진석과 셀린. 진석은 셀린을 향해 손끝을 까닥거렸다.

"먼저 들어와 봐."

"그럼 간다냥!"

타다닷! 셀린이 대답과 동시에 자세를 낮추며 정면으로 대시해왔다. 앗 하는 사이 코앞까지 들이닥치는 모습이 그야말로 섬전 같았지만 진석으로선 이미 몇번이나 반복해서 본 공격이었다. 묘인족의 공격 패턴은 정말 단순했다. 최단의 거리를 최고의 속력으로 돌진해 들어가는것. 그 모습은 어찌 보면 진석이 쓰는 라파가나 다를바 없었다.

'튼튼한 두 다리라는 특성을 잘 살린 빠르고 효율적인 공격이지만... 이쪽이 더 빨리 움직이면 그만이지!'

시클론을 걸고 옆으로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셀린의 간격에서 벗어나는 진석. 하지만 셀린 역시 진석과 몇 번이나 대련하며 그가 회피하는 패턴을 지켜봐왔었다. 옆으로 피할것을 예상했다는 듯 직각으로 방향을 착 전환하며 팔을 세차게 휘둘러왔다. 대쉬 도중 직각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니! 솔직히 감탄하는 진석. 역시 야생에서 단련된 셀린의 다릿심은 대단했다. 진석은 이번엔 피하지 않고 라파가를 써서 셀린에게 마주 달려들며 손바닥을 질러 그녀의 어깨를 턱 밀어냈다. 팔을 휘두르려다 공격의 중심축인 어깨가 밀리자 크게 휘청하고 자세가 흐트러지는 셀린. 진석은 으앗 하고 당황해하는 셀린을 스쳐지나가며 손등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툭 쳤다.

"자, 우선 한 대."

"으냐!"

셀린은 급히 몸을 회전시키며 자신의 엉덩이를 치고 지나가는 진석의 옷자락이라도 붙잡으려 했지만 진석은 두 팔을 주욱 뻗어 오에스테의 원무로 제자리에서 빙글 돌며 셀린을 팔을 타닥 쳐냈다. 최초에 어깨가 밀쳐지고, 급히 뒤돌아 진석을 붙잡으려다 되려 원무에 밀쳐져 밸런스를 완전히 잃은 셀린. 진석은 재차 라파가를 써서 갸우뚱 한 자세가 된 셀린의 이마에 가벼운 촙을 먹이고 스쳐지나갔다.

"아얏!"

"또 한 대."

"으... 으으읏!"

촙을 먹고 놀라서 뒤로 두어걸음 물러났다가, 분한듯 발을 타앙 세차게 한 번 구르곤 재차 진석에게 대시하는 셀린. 진석은 이번엔 피하지 않았다. 그런 진석에게 셀린의 양 손이 날아들었다. 대련이니 손톱을 꺼내진 않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매서운 기세였다. 진석은 자신에게 양 팔을 휘둘러오는 셀린을 향해 기술을 펼쳤다.

"토르멘타!"

진석은 지금껏 토르멘타를 공격용으로 썼었지만, 지난번 모데로가 토르멘타를 방어용으로 쓰는걸 봤었다. 진석 역시 그것을 떠올려 지금 토르멘타를 방어용으로 사용했다. 과연, 기술이란 응용하기 나름이었다. 마구잡이로 휘둘러오는 셀린의 팔을 토르멘타의 가속으로 연달아 튕겨내곤 간격 안에 든 셀린의 몸 여기저기를 툭툭 건드렸다. 셀린은 자신이 먼저 공격하러 왔음에도 온몸 여기저기를 초고속으로 만져대는 진석의 기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말았다. 진석의 손은 가슴이나 옆구리, 아랫배 등 꽤나 미묘한 부위를 마구 더듬었고 당황한 셀린은 양 팔을 번쩍 들며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아, 안된다냥! 또 내가 졌다냐. 역시 주인님은 못 이기겠다냐."

진석을 붙잡거나 제대로 공격하기는 커녕 장기인 지근접전에서도 뭐에 홀린듯 일방적으로 농락당하자 곧바로 패배를 인정하는 셀린. 그러나 사실 둘의 민첩 수치 자체는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진석이 겨우 약간 앞서는 정도. 하지만 진석에겐 그 얼마안되는 차이를 아주 크게 벌릴만한 자체 버프기, 시클론이 있었다. 게다가 다른 기술들의 사용법 역시 이제 원숙의 경지에 올라 있었기에 요령이 없는 셀린으로선 진석의 변칙적인 움직임에 대처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셀린은 야생에서 야생동물을 잡는데 익숙한 사냥꾼이다보니 이러한 대련에선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진석은 토르멘타로 조금 거칠어진 호흡을 가라앉힌후 셀린에게 다가갔다.

"에이. 벌써 포기하면 어떻게 해. 겨우 조금 흥이 오를 것 같았는데."

"으으, 하지만 몇 번을 해봐도 마찬가지다냐. 나랑 이렇게 연습하는거 주인님한테 도움이 안될지도 모르겠다냐..."

셀린은 자신의 실력이 진석에 비해 떨어져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모양이었다. 의기소침 해진건지 그녀의 귀와 꼬리가 자연스럽게 아래로 처지는게 왠지 모르게 귀여웠다. 진석은 그런 셀린을 뒤에서부터 끌어안고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하으?"

"음음... 그럼 역시 수련따위 때려칠까. 안 그래도 슬슬 질리던 참인데."

새로운 기술이고 나발이고, 안 하던짓을 하려니 그렇게 잘 될리가 있나. 화염화살이라도 S랭크를 찍었으니 이쯤에서 만족해둘까? 그렇게 생각하며 셀린의 품에 안은채로 손을 슬슬 아래로 내리는 진석. 머리를 쓰다듬던 손이 어깨로, 그리고 다시 가슴으로 내려갔다. 진석은 그다지 부풀지 않은 셀린의 가슴위로 손을 얹고 살살 문지르기 시작했다.

"냐아... 주인님. 갑자기 야한짓 한다냐..."

셀린과 케이트를 구입한 후 아직 한 번도 손을 대지 않았던 진석. 셀린과는 대련을 하며 엉덩이나 가슴을 툭툭 건드리는 정도의 장난은 쳤었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대놓고 끌어안은채로 더듬는 짓은 하지 않았었다. 셀린은 갑작스러운 진석의 행동이 당황스러웠지만 얌전히 안긴채로 진석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한참을 셀린의 가슴을 주무르다, 툭 내뱉듯 말하는 진석.

"근데 너 가슴 너무 작은거 아니야?"

"아니다냐! 워, 원래 우리 일족은 다들 이정도라냐. 나는 표... 표준이다냐."

진석의 농담에 발끈하곤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셀린. 하지만 셀린 이외의 묘인족은 알지도, 보지도 못했으니 진석은 그녀의 말이 사실인지 어떤지 알 수 없었다.

"흐음~ 그 거짓말이 참말이냐? 요녀석."

셀린을 뒤에서 끌어 안은채로 뒷걸음질을 쳐, 옆에 놓여있던 의자 위로 앉는 진석. 셀린을 안은채로 의자에 앉으니 그녀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힌 자세가 되었다. 진석은 그대로 셀린의 셔츠와 반바지안으로 손을 넣어 그녀의 맨살을 더듬었다. 귀와 꼬리의 털을 세우며 흠칫하고 놀라는 셀린.

"흐냐!"

약간 땀이 배어있는 셀린의 살갗은 마치 손에 착착 감기는듯 했다. 그녀의 맨살을 직접 더듬고 있자니 그 안쪽으론 묘인족 특유의 탄력있는 근육도 느껴졌다. 진석이 몸을 직접 매만지는 감촉에 바짝 세운 귀끝을 파르르 떠는 셀린. 그녀는 잠시 후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진석을 돌아보며 물어왔다.

"주인님... 나랑 그... 교, 교미... 할거냥?"

묘하게 촉촉해진 셀린의 눈빛. 부끄럽긴 하지만 주인인 진석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응해주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하지만 진석은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아니. 곧 밥먹을 시간인데 무슨."

"...냐?"

"그냥 스트레스 받아서. 뭔가 주무르면서 안정을 취해야겠어. 기술 연습이고 나발이고 잘 안되니까 짜증나거든. 잠깐 생각 좀 할테니 가만히 있어봐."

그렇게 말하며 셀린의 매끈한 몸을 더 힘주어 콱콱 주물러대는 진석. 셀린은 꼬리를 바르르 떨며 울상을 지었다.

"주, 주인님 명령이니 나 가만히 있을거지만... 이렇게 만지기만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거냥?"

"나도 몰라~"

셀린의 의문을 대충 무시하고 사타구니나 유두같은 예민한 부위까지 멋대로 매만지는 진석. 진석의 손가락이 움직일때마다 셀린의 어깨가 떨리며 호흡이 거칠어지는것이 느껴졌다. 딱 달라붙은 등쪽으로부터 쿵쿵 빠르게 뛰는 그녀의 심박이 전해졌다.

'뭐 하루 이틀 정도만 더 해보고... 그래도 아무것도 수확이 없으면 포기해야겠다. 때려치고 토너먼트 전까지 질펀하게 섹스나 해야지.'

한동안 쌓여있던건 얼마전에 레나를 붙잡아 실컷 풀어내긴 했지만, 셀린과 케이트 역시 이제 슬슬 길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 10여분 쯤, 진석은 셀린을 안은채로 마음껏 주물러댔다. 행위 전의 전희나 다름없이 가슴과 다리 사이를 구석구석까지 정성껏 매만졌다. 진석의 계속되는 애무에 셀린은 혀까지 내민채 온 몸을 덜덜 떨며 잔뜩 흥분해 있었다. 하악 하악 숨을 들이마시는 새된소리가 지하실 안을 울렸다. 예민한 촉감을 사용해 느낄만한 포인트를 괴롭힌 덕이었다. 그때 케이트가 타박타박 지하실로 내려왔다.

"주인님. 저녁 식사 준비가 다 됐습니다만."

고개를 끄덕이곤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셀린을 붙잡고 일으키는 진석.

"아 그래? 자 가자 셀린. 너 좋아하는 밥 먹어야지."

하지만 방금전까지 진석의 손에 강도높은 애무를 당하던 셀린은 다리를 오므린 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중얼거렸다.

"아으... 바, 밥. 하지만..."

안타까운 시선으로 방금전까지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더듬던 진석의 손을 바라보는 그녀. 진석은 짐짓 모른채하고 셀린의 손을 쥐고 출구쪽으로 잡아끌었다.

"나 배고프거든. 어물거리지 말고 빨랑 와."

"주, 주인니임~ 너무한다냐~"

비틀비틀 팔자걸음을 걷는 셀린을 억지로 끌고 올라가 식탁에 앉힌 진석. 케이트가 차린것은 근처에서 사온 음식에 약간 손을 더한것 뿐으로, 이제 막 책을 읽으며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케이트로선 이게 최선이었다. 이미 완성된 음식에 간단한 부재료나 간을 더한것 뿐이라곤 하지만 나름대로 먹을만 했던터라 진석으로선 별 다른 불만은 없었다.

'이런식으로 조금씩 하다보면 실력도 점점 늘테니 뭐.'

그리고 여느때라면 활기차게 밥을 먹었을 셀린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지 여전히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힘없이 음식을 깨작거렸다. 그러다 도저히 안되겠던지 얼마 먹지도 않곤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비틀 자기 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자... 잘 먹었다냐..."

진석은 셀린이 방으로 사라지는걸 지켜본 후 잠시 기다렸다가 자신도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음. 잘 먹었어."

"입에 맞으셨습니까? 혹시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을 말씀해주시면 즉시 개선할테니..."

"아니, 불만 없어. 충분히 잘 하고 있으니깐."

"후식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차나 과일을 준비해 드릴까요?"

식사쪽은 전적으로 케이트에게 맡겨두긴 했다만, 이 착실함은 거의 뭐 여간한 메이드 수준이었다. 진석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셀린의 방 쪽으로 향했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