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베라 - 부회의 방랑자-135화 (135/155)

< --   - 11.   -- >         * 135화 *

"......"

침대 위에서 케이트의 무릎을 베고 누운 진석. 손에 쥔 황금빛 반지를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새벽에 뛰쳐나갔다가 돌아온 진석은 누가봐도 뭔가 거하게 한 판 벌이고 온 사람마냥 꼬락서니가 엉망진창이었다. 몸통에 충격파를 두 번이나 맞아 갑옷 전면부는 너덜너덜 해져있던데다가, 몇번이고 폭발에 휘말릴뻔하고 수조 속의 액체나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기도 해서 옷차림 역시 지저분해져 있었다.

하지만 셀린과 케이트는 궁금함을 꾹 억누르고 진석이 무슨 일을 하고 왔는지 굳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진석 역시 아무 말 없이 더러워진 옷을 벗곤 욕실로 들어가 태연히 씻고 나왔다. 진석은 그 본인이 스스로의 입으로 말했던대로 셀린과 케이트가 섬기는 주인님. 편의를 위해 곁에서 수발을 들어줄지언정, 일일이 돌봐줘야 할 어린애가 아니었다. 쓸데없이 질문을 던지며 주인을 귀찮게 하기보단 그냥 그가 스스로 이야기를 해줄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시키는 일만을 충실히 따르며 심기에 거슬릴 쓸데없는 짓은 일체 하지 않는다. 그것이 주인인 진석이 자신들에게 원하는 태도라는것을 깨달았다.

"후우."

진석은 손바닥에 놓인 반지를 꽈악 움켜쥐며 한숨을 내쉬었다. 케이트는 묵묵히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진석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셀린은 바로 옆에서 몸을 둥글게 만채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 진석이 손을 뻗어 셀린의 머리를 쓰다듬자 그녀는 기분 좋다는듯 귀를 쫑긋거리며 고양이마냥 목덜미에서 가르릉 하는 소리를 내었다.

'이거 뜬금없이 너무 좋은 물건을 손에 넣어서 말이야.'

티잉. 엄지손가락으로 손에 들려있던 반지를 가볍게 위로 튕겨보는 진석. 허공에서 팽글팽글 돌던 반지는 곧 다시 손바닥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디에스교의 지하 실험 시설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눈을 부시게 만들던 빛은 금방 가셨다. 그리고 손바닥 위에 남은것은... 사라진 마정석과, 어째서인지 황금빛으로 변해버린 영록의 반지였다.

"...엥?"

영록의 반지와 마정석이 흡사 자석 조각마냥 서로 제멋대로 달라붙고 빛을 내더니 마정석은 사라지고 반지만이 남았다. 백은색 반지가 황금색으로 변한것을 보아하니... 분명 마정석이 반지에 뭔가의 영향을 끼쳤다는것쯤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멋대로 아이템들이 막 합쳐지다니. 이럴수도 있는건가?'

참 신기한걸 봤다. 전쟁과 내정이나 반복하던 이전 군주와 장수 플레이땐 이런일이 생길수도 있다는건 상상도 못했었다. 이 게임에 대해 많이 파왔고 나름 대부분의 것들은 다 알고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자신이 모르는 이런일이 다 있다니. 그저 신기했다. 진석은 반지를 들어 찬찬히 살펴보았다.

'이거... 껴봐도 되려나?'

하지만 아이템들이 하나로 합쳐진건 합쳐진거고, 그게 반드시 득이 될거라 생각할 순 없었다. 이 여자아이만 하더라도 마정석이 머리에 박힌채 적대감만 표출하는 괴물이 되어 도움을 주려는 자신도 못알아보고 그렇게 무차별적인 공격을 해오지 않았던가? 고로 이 반지엔 어떤 힘이 담겨있는지 모른다. 우선은 사전확인을 해봐야겠지. 진석은 메뉴를 열어 반지의 정보를 확인해보려 했다.

'...엑, 이런 젠장. 막혀있잖아?'

허나 기대했던 아이템의 성능 대신, 화면엔 반지의 정보를 확인 할 수 없다는 메시지만이 떠올랐다. 평범한 아이템이 아니라 특정한 마법 아이템이나 사연이 있는 물건들은 때때로 이런식으로 감정을 하지 않고선 그 성능이나 가치를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아나 거참. 어 분명 제이스에게 마도구 감정안 스킬이 있었으니 걔한테 보여주면 반지의 세부적인 성능을 확인 할 수 있을테지만...'

그란델 왕국에 있을 제이스를 언제 만나서 이 반지의 성능을 확인하겠는가? 게다가 제이스 성격이라면 반지를 보곤 엉뚱하게 프로포즈의 선물같은거라고 생각하곤 지가 꿀꺽 할지도 모른다.

'당장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물건의 성능을 가장 쉽고 빠르게 확인해보는 방법은... 하나뿐이지.'

그것을 직접 착용하거나 사용해보는것. 그거라면 딱히 감정안 스킬이 없어도 물건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단지 그것이 사용자에게 해를 끼치는 종류의 물건이라면, 사전 정보 없이 그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한다는 게 문제랄까.

'...만약 이게 폭풍의 지팡이나 창염의 검처럼 능력치를 영구 감소시킨다거나, 혹은 장착시 무언가 막대한 패널티를 안겨주는 저주받은 종류의 아이템이라거나... 그러면 제대로 엿먹는거지. 제발 그런게 아니길 빈다.'

사실 이 반지의 정보를 당장 확인해볼 필요는 없었지만, 너무 궁금했다! 게임을 제법 오래해왔으면서도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아이템이 합쳐져 또 다른 아이템으로 변한걸 본 건 처음이었으니까. 오른손에 반지를 들고 잠시 망설이던 진석은 에라 모르겠다 하며 왼손의 검지에 반지를 끼워넣었다. 그야 오른손엔 건틀렛을 끼고 있던터라 빈 손은 왼손 뿐이었으니까. 그렇게 손에 쏙 끼워지자 미묘하게 광택을 내는 반지. 그리고 그제서야 아무 글씨도 쓰여있지 않던 아이템 정보창에 반지의 정확한 성능이 주르륵 떠올랐다.

- 성광의 반지, 스플렌도르

설명 : 디에스신의 권능 일부가 담겨있는 반지. 반지의 착용자에게 강력한 능력을 부여한다. 반지의 착용자는 디에스교의 신관이 아니더라도 신성력을 행사 할 수 있다. 단, 반지에 채워진 신성력에는 그 한도가 있으며 소진한 신성력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저절로 채워진다. 이 반지는 절대로 파괴되지 않는다.

특징 : [성물], [모든 스테이터스 + 5], [잔여 신성력 300/300], [스킬 에그레기움 사용 가능 / 신성력 초당 5 소모], [스킬 새기타 사용 가능 / 1발당 신성력 20 소모], [스킬 메델라 사용 가능 / 신성력 60 소모], [파괴불가]

진석의 눈과 입이 쩌억 벌어졌다. 지금 진석의 심정을 세 글자로 표현한다면 헐 띠용 정도가 어울리지 않을까.

'어... 어어어? 이, 이게 뭐야?'

느닷없이 성물이라니? 성물이라는 등급이 붙은 아이템은 게임 내 최고위 단계의 아이템이라는 글을 본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자신의 손에 넣은건 처음이다. 그냥 여자애 머리에 박혀있던 마정석과 조그만한 마법금속 반지가 만났을 뿐인데... 이, 이렇게까지 초월적인 아이템으로 변화해도 되는건가? 대체... 대체 그 마정석에 무슨 힘이 담겨있었고, 어떤 실험을 했었던건지 몰라도 이건 너무 뜬금없... 아니지. 잠깐만.

'으음... 그래, 맞아. 뜬금없는게 아니라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지...'

잘 생각해보자. 이건 현실이 아니다. 엄연한 게임이다. 그럼 지극히 게임적으로 생각해서 만약 이게 일종의 퀘스트라고 한다면... 퀘스트의 구조상 뭔가의 난관이 있고 그걸 넘어서야만 보상이 주어질터. 그렇다면, 클립튼 일행이 행한 이 일련의 퀘스트에서의 진짜 보상은... 그렇다. 바로 이 여자아이의 머리에 박혀있던 마정석임이 분명했다. 클립튼 일행이 쓰러트린 병사들이나 제복의 남자들은 전부 잔챙이고, 진짜로 상대해야 할 보스격의 상대는 바로 이 여자아이가 아니었을까?

'오, 충분히 그럴만 해.'

자신이 어찌저찌 쓰러트리긴 했지만 이 여자아이의 능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소리를 지르는 것 만으로도 사방에 무형의 충격파를 일으키고, 손을 휘두르면 레이저 빔 같은 고열량의 광선과 구체형 빛의 폭탄을 마구 쏘아댔었으니까. 게다가 전신이 난도질 당해 너덜너덜 해지고서도 끝까지 반격을 해오려고 했던 점 등등. 진석 본인과 같은 고 스테이터스의 능력자가 아니었다면 되려 한순간에 살해당했으리라.

그리고 클립튼 일행이 자칭 불의를 타도하는 용사 포지션의 파티라면 아무리 인간이 아닌 상태의 여자아이라 한들 그녀를 쓰러트리고 머리에 박힌 마정석을 뽑는다라는 행위에까지 이르긴 쉽지 않았을터. 하지만 자신은 그런 알량한 도덕심이나 양심따위에 거슬리는 일 없이 마정석을 직접 칼로 끄집어 파내었다. 그리고 이 마정석은... 아마도 주변의 다른 적당한 아이템과 반응하여 그 성능을 성물이라는 최고위 단계로 끌어올려주는 진짜 보상임이 확실했다.

'그래. 아이템들이 뜬금없이 서로 결합하고 제멋대로 변화해버리는 일이 그냥 벌어질린 없으니까. 분명 이 마정석이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었다고 생각하는게 옳겠지. 하지만 진짜 참 지독한 악취미구만. 이렇게 어린 여자애를 두 번이나 죽이고 머리까지 후벼파서 마정석을 끄집어 내야 한다니.'

전부터 생각한거지만 이 게임 내의 퀘스트들을 디자인 한 인간은 정말 변태임이 틀림없다. 그것도 진짜 극상의 변태다. 도대체 이게 다 뭐냐고? 자신은 어쩌다보니 클립튼 일행이 클리어 하던 퀘스트에 수저를 얹어 보스전을 치르고 단물만 쪽 빨아먹은 꼴이지만서도...

"쳇. 무슨 일을 이 따위로 한거야? 멍청한 놈들 같으니."

물론 그덕에 자신이 보상을 대신 접수할 수 있었다. 만약 이 보상이 자신이 아닌 그들의 손에 들어갔다면... 정말 최악이었으리라. 그대로 툭툭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진석. 그리고 그와 동시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천장이나 벽이 쿠르르 소리를 내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까 전 대량의 폭발에 의해 심하게 파손된 내부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이크크 하며 빠르게 문 밖으로 뛰쳐나가는 진석.

"으헛, 위험위험."

진석이 문 밖으로 몸을 날려 빠져나감과 동시에 뒤쪽의 천장이 와르륵 무너져내려, 대량의 흙먼지가 후왁 일어나며 입구가 완전히 막혀버렸다. 수초만 더 머물렀다면 그대로 안쪽에 매몰되어 버렸으리라. 진석은 시야를 가리는 흙먼지를 손으로 휘저으며 통로를 돌아 그곳에서 빠져나갔다. 그리고 실험기구와 서류들이 가득했던 방으로 돌아가자, 저쪽 계단에서부터 여러 인원들이 몰려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발소리에 절걱절걱하는 금속음이 섞여 있는것으로 보아 중갑으로 무장한 병력들임이 확실했다.

"...아 쫌! 그만 하자고."

달리 빠져나갈 구멍도 없고 출구라곤 저 계단 하나뿐인데 거기서부터 병력이 몰려 내려온다면...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밖에 없지 않은가. 강행돌파! 아까전 싸움으로 이미 충분히 지쳤는데 또 싸워야 하나? 지겹다 진짜.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나오는 한숨을 푸욱 내쉬는 진석. 진석은 바닥에 쓰러져 죽어있던 어느 연구원의 백의 자락을 주욱 찢어 재빨리 얼굴에 복면처럼 둘렀다.

'하, 이짓도 자꾸 하다보니 익숙해지네. 이거 좀 뭔가 서글픈데.'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지만 매력을 괜히 너무 높여놓은것도 참 큰일이다. 한 번 누군가의 눈에 띄이면 그대로 수배당하기 딱 좋은 인상이니까. 진석이 막 복면을 두르고 일어나자 부서진 강화문을 밀치며 하얀 갑주를 걸친 병력들이 방 안으로 들이닥쳤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선두에 있는것은 흰색의 플레이트 아머를 걸친 미모의 여기사. 그 뒤론 역시 마찬가지로 흰색의 중갑을 걸친 여덟명의 병사들이 따라들어왔다. 그들의 체구나 면면에서 뿜어지는 기도만 봐도 상당한 정예병이라는걸 알 수 있었다.

'어어... 하긴 뭐 당연하지. 하급 잡병에게 저렇게 쓸데없이 멋스러운 중갑을 지급할리는 없으니까. 게다가 왠진 모르겠지만 색도 하얗게 통일했네. 에라이, 갑옷에 무슨 흰색이야?  거 때타기 딱 좋겠구만.'

여기사는 안쪽에서 복면을 두르고 서있는 진석을 발견하곤 즉시 허리춤에 차고 있던 장검을 뽑아들었다.

"거기 네놈! 감히 성도 옐 프라나에서 이런 무도한 행위를 잘도...! 어서 그 복면을 벗고 투항하지 못할까!"

허허, 지랄말게 아가씨. 나는 이 상황을 만드는데 손가락 하나 까딱 안했거든? 사람 잘못 찾아오셨어. 뭐 내가 안쪽의 불쌍한 여자아이를 쓰러트린건 맞다만 결국 클립튼 일행이 저지르고 간 뒤치닥거리였을 뿐이고... 그러니 나 말고 그 놈들을 쫓으란 말야! 이 멍청한 처자야! 진석은 이런식으로 여기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정작 입 밖으론 한 마디도 뻥끗하지 않았다. 여긴 디에스교의 신도밖에 없는 옐 프람의 수도 옐 프라나 한복판. 이런곳에서 자신의 신상을 노출시킬 위험은 그 어떤것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 그게 설령 목소리 뿐이라고 해도 말이다. 진석은 말 없이 왼손에 낀 반지를 내려다 보았다.

'그러고보니 이거... 스킬을 세 가지나 쓸 수 있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네.'

첫번째는 에그레기움. 반지에 충전되어있는 신성력을 초당으로 소모하는걸 보니 아마도 시클론처럼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계통의 기술이 아닐까? 게다가 신성력을 초당 5씩 소모한다면 신성력을 전부 쓴다고 가정해도 사용 가능 시간은 고작 1분이다.

'더럽게 짧군. 그리고 나머지 둘은...'

새기타는 1발당 신성력 20 소모라고 되어있었다. 1발당이라, 공격용 마법인걸까? 그리고 메델라는... 이건 진짜 뭔지 모르겠지만 신성력을 무려 60이나 소모한다. 흐음. 자 그러면... 어느것부터 써봐야 할까? 진석이 아무 대답없이 반지를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겨있자 여기사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붙잡아라! 저항하면 팔다리 정도는 얼마든지 잘라내도 좋아. 목숨만 붙여놓도록!"

"옛!"

이거 예쁘장하게 생긴 여기사님이 무시무시한 소리를 하시는구만. 여덟명의 중장갑병들은 즉시 장검을 뽑아들고 진석을 향해 다가서며 포위진을 형성했다. 허나 그들이 아무리 정예이고 중장갑으로 무장했다한들 진석의 상대가 될린 없었다. 게다가 지금은 성광의 반지 스플렌도르를 낀 덕에 스테이터스가 전부 가일층 상승해 있었다. 무력은 이미 한계치인 50을 초과한 53이었고, 민첩도 거의 한계치에 근접한 49였다. 이건 뭐 스스로 항복하려고 마음먹는게 아닌 이상 도저히 질 수가 없는 싸움이었다.

'너희들이 뭔 잘못이 있겠냐. 명령에 따르는것 뿐일테니.'

하지만 그건 그거고 내게 싸움을 걸어오는건 또 별개의 이야기지. 진석은 클립튼처럼 이자들을 적당히 봐줄 생각따위 추호도 없었다. 중장갑병들을 향해 왼손을 내뻗으며 입속으로 조용히 신성마법 새기타를 발해보는 진석.

"조심! 놈이 뭔가를... 아닛?!"

새기타를 사용하자, 진석의 손 앞에서 빛의 입자가 모여들더니, 곧 주먹만한 황금빛 구체가 생겨나 그대로 정면으로 쏘아져 나갔다. 진석이 손을 내밈과 동시에 여기사가 주의를 주었으나 무거운 갑주를 두르고 있던 병사들은 그닥 민첩하게 움직이지 못했고 결국 그대로 한 병사가 폭발에 휘말리고 말았다. 퍼어엉! 황금빛 구체, 아니 새기타는 한쪽 바닥에 부딫히며 폭발을 일으켰고 거기에 휘말린 병사의 하체는 마치 걸레짝처럼 박살나며 몸뚱이가 저멀리 날아가버렸다. 그대로 절명해버린 병사.

"저, 저건... 새기타?!"

여기사는 깜짝 놀라며 진석이 발한 신성마법을 알아보았다. 그녀의 말에 병사들 역시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지는게 분명 놀라는 눈치가 역력했다.

'에... 당연한건가? 뭐 애당초 이건 디에스교의 신성마법일테니.'

아까 여자아이가 자신에게 마구 쏘아내던 폭발성 황금빛 구체. 그 신성마법의 이름이 새기타였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1발당 신성력 20이라니. 신성력을 전부 사용한다고 해봐야 고작 열다섯발이다. 뭐 한 발 한 발이 거의 수류탄만한 위력을 담고 있으니 한곳에 집중해서 쏜다면 성벽도 무너트리긴 하겠다만 역시 어째 좀 적은것 같다. 아까 그 여자애는 머신건처럼 막 한 번에 두다다다 수십발을 난사하더만.

'에이, 하지만 이것도 어디냐! 맨날 화염화살이나 쏘다가 이런 폭발형 주문을 쓸 수 있게 되다니... 충분히 장족의 발전이다!'

진석은 양 옆으로 새기타를 한 발씩 내 쏜 뒤 시클론을 걸고 허둥지둥 놀라 흐트러지는 중장갑병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퍼펑! 양 옆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병사 세 명이 그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다.

"히익!"

순식간에 간격을 좁혀온 진석의 바람같은 움직임에 깜짝 놀라는 병사. 진석은 무릎으로 그의 복부를 올려찼다. 갑주를 와작 우그러트리며 안으로 깊숙히 파고드는 니킥. 충격을 받은 병사의 허리가 90도로 덜컥 꺾였다. 진석은 어흑 하며 상체를 숙인 병사의 뒷목을 손날로 내리쳐 쓰러트리곤, 그 옆에서 허둥대는 또 다른 병사의 턱엔 돌려차기를 꽂아넣었다. 뻑 하는 격타음이 나며 병사는 허공에서 팽이처럼 팽그르르 돌아 바닥에 나가떨어졌다.

"고, 공격해!"

당황하며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여기사. 하지만 이제 남은 병사들은 고작 둘. 그들은 그야말로 필사적인 모습으로 진석의 양 옆에서 검을 휘둘러왔다.

'하찮구만. 네까짓것들은 칼을 뽑을 필요도 없다!'

피하지 않고 오른손에 열격장을 모으는 진석. 그리고 검날이 자신에게 닿기 직전, 오에스테의 원무로 빙글 회전하며 오른손의 장타로 두 검날을 쳐서 튕겨내었다. 열격장에 닿자 차창하고 깨어져버리는 두 자루의 장검. 진석은 오에스테의 회전을 멈추지 않고 빙글 한바퀴 더 돌며 양 옆의 병사들을 열격장을 담은 장타로 연달아 후려쳤다. 뭐 말이 장타지 빙글 돌며 둘 다에게 따귀를 날렸달까. 푸헉 하고 부서진 이빨조각을 뿜으며 저멀리 나가떨어진 두 병사들. 정말 앗 하는 새 여덟이나 되는 중장갑병들이 죽거나 기절해 버렸고 이제 남은것은 그들을 지휘하던 여기사 하나 뿐이었다. 진석은 시클론을 해제하곤 몇걸음 내딛어 그녀의 앞에 마주섰다.

"이... 이런..."

뒤로 주춤 한 걸음 물러나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짓는 그녀. 하지만 이내 아랫입술을 꾸욱 깨물곤 검을 내밀며 결의에 찬 한 마디를 내뱉었다.

"덤벼라! 너같은 자가 어떻게 새기타와 같은 고위 신성마법을 쓰는건진 알 순 없지만... 이런짓을 저지른 이상 절대로 용서 할 수 없다!"

아 그러셔? 그럼 용서 하지 말던가. 진석은 잠시 가만히 서서 그녀가 먼저 덤벼오길 기다렸지만 가만 보자니 검끝이 부들부들 떨리는게... 말만 그럴듯 하게 하고 겁을 잔뜩 집어먹은 모양이었다. 내심 피식하고 여기사를 비웃는 진석.

'뭐 하긴. 나 같아도 이런 상황이라면 겁이 날테니깐. 그나저나... 이번엔 에그레기움이란걸 사용해볼까?'

새기타를 세 발이나 써서 이제 잔여 신성력은 240밖에 남아있지 않았지만... 뭐 어떤건가 확인해 보는 차원에서 잠깐 사용해보는 정도라면 괜찮겠지. 진석은 입속으로 작게 에그레기움의 시동어를 읊었다. 그러자 다음 순간 진석의 전신에서 콰아아아하고 황금빛의 광휘가 솟구쳐 올랐다.

'어랍쇼? 이거...'

내, 내가 무슨 초사이언인이냐? 뭐야 이게? 그런데 뭐가 변한건가 하고 가만 살펴보니... 스테이터스가... 세, 세상에! 체력치와 SP를 제외한 모든 스테이터스가 전부... 무려 두 배로 상승해있었다! 원래 한계치인 50을 돌파해 53이 되어있던 무력이나 그에 근접해 49가 되어있던 민첩은 각기 106, 98이라는 말도 안되는 숫자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시클론을 걸지 않았음에도 시클론을 걸었을때 이상으로 시간의 흐름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시간의 흐름이 그야말로 초단위로 느껴지고 주변에 떠다니는 먼지 한톨한톨이 눈에 들어올만큼 사고능력 전반이 초월적으로 향상된게 느껴졌다.

"아... 아아..."

그리고 진석의 몸에서 느닷없이 황금빛 광휘가 뿜어지자, 잔뜩 긴장하고 있던 여기사는 검을 놓치며 뒤로 엉덩방아를 찧어버렸다. 그녀는 진석의 몸에서 휘몰아치는 황금빛 광휘를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보고 있었다.

"에, 에그레기움...? 그야말로 디에스님에게 선택받은 신의 사도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천상의 권능을... 어째서..."

아 그래? 이거 친절한 설명 감사. 에그레기움은 그런거였군. 새기타도 그렇고, 에그레기움은 디에스교의 신성마법 중 신의 사도만이 쓸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가장 고위에 속하는 강화계 주문인 모양이었다.

'하긴... 모든 능력치가 두 배로 뻥튀기가 되다니. 이런 사기적인 능력이라면 정말 아무나 쓸 수 있는게 아니겠지.'

문득 조금 전 클립튼과 모데로에게 열심히 온갖 버프주문을 걸어주던 리들리와 에이미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까전엔 머릿수로도 밀리고, 능력치가 강화되었을 그들과의 싸움이 부담스러워 마주치는 것 조차 피했지만... 이젠 아니었다. 이런 수준의 능력이라면 클립튼이 아니라 클립튼 할애비가 오더라도 일격에 작살낼 자신이 있었다. 단 1분 뿐이라는 극히 제한적인 능력이었지만, 이런 상태라면 1분내에 얼마든지 그들 전원을 쓰러트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아참, 이렇게 멍청하니 서 있을게 아니라 성능 테스트를 해봐야지. 어디.'

잠깐 사이 십여초가 훌쩍 지나갔다. 앞으로 에그레기움을 발휘 할 수 있는건 겨우 30여초 뿐. 진석은 근처에 놓여있던 책상으로 다가갔다. 깨진 실험기구나 몇몇 서류들이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는 크고 단단해보이는 책상. 슬쩍 주먹을 쥐고 책상 옆면을 후려쳐보았다. 그러자 콰자작! 그리 세게 친것도 아닌데 책상은 그야말로 조각조각 분해되며 그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져나갔다. 주먹으로 친게 아니라 뭔 폭약으로 터트린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산산조각 나버렸다. 허어... 아니 만약, 이런 힘으로 전력을 다해 사람을 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기존의 능력으로도 얼마든지 사람쯤 맨손으로 때려잡을 수 있었지만 이 힘은... 진짜 규격외로군.'

기가막힌다. 이런 능력이라면 어줍잖은 기술이나 마법따위 가볍게 씹어먹으며 다 박살낼 수 있으리라. 진석은 자신이 손에 넣은 능력의 대단함을 절감하며 에그레기움을 풀었다. 서서히 사그라져 사라지는 황금빛 광휘. 이제 마지막으로 확인해 볼 스킬은 메델라였다.

'이것도 공격마법인가? 어떻게 써야하지?'

그냥 허공에 대고 메델라를 써보려고 하니 스킬이 발동되지 않고 정확한 대상을 지정하라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타깃을 지정해서 쓰는 기술이란 말인가? 아니 그렇다면... 이거 설마...'

진석은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몸에 손을 대고 곧바로 메델라를 사용해보았다. 그러자 청량한 빛의 무리가 나타나 한차례 전신을 타고 흘러내렸다. 마치 빛줄기로 샤워를 한 느낌이었달까? 그러자 충격파에 두차례 맞아 약간 줄어있던 체력치와, 기술들을 쓰느라 제법 줄어있던 SP가 곧바로 온전히 회복되는것을 확인했다. 그렇다. 진석이 짐작했던대로 메델라는 회복마법이었다. 그것도 체력치와 SP 양쪽 모두를 회복시켜주는 최상위의 회복스킬!

'오... 오오... 아 너무 감동해서 눈물 날것 같아. 이거 진짜 성물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물건이구나.'

지금까지 게임을 진행하며 손에 넣은 물건을 등급으로 분류해본다면 르마쿠르 자매 중 지젤이 만든 란비언은... 솔직히 말하자면 A급에 아주 조금 못미치는 B+급. 그리고 에스카마도나 암살자의 망토는 A급. 그리고 적룡의 건틀렛 플라메우스가 S급이라면, 이 성광의 반지 스플렌도르는 SSS급이라고 해도 되겠다. 충전되어 있는 신성력만큼만 능력을 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데다가 사용 할 수 있는 스킬 자체가 공수 양면으로 완벽한데다가 덤으로 스스로를 완전회복할 수 있는 주문까지! 그야말로 흠잡을데 없었다.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

문득 고개를 돌려 입구 부근에 주저앉은 여기사를 바라보았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경악스런 표정을 지은채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석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히... 히익!'

아니, 정확히는 그녀에게 다가간게 아니었다. 모든 확인이 끝났으니 이제 그냥 출구를 빠져나가려고 했을뿐. 하지만 여기사에겐 진석이 자신의 목숨을 거두러 오는 무시무시한 사신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저 복면의 사내는 새기타와 같은 고위의 신성 공격 마법을 구사하는데다가 교단 내에서도 현재 사용 가능한 자가 대주교 한 명 뿐이라는 에그레기움까지 구사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최소 교구장 급이나 되어야 쓸 수 있다는 회복주문 메델라까지 쓰는게 아닌가? 아니, 도대체 저 남자는 누구란 말인가? 만약 저 남자가 자신들과 같은 디에스교의 일원이라면... 아무리 그래도 이런 일을 저지를리가 없는데? 디에스교의 교인들은 지지하는 노선이나 파벌이 다르다해도 같은 신을 따르는 종사로서 서로간에 피를 보는 무익한 일을 저지르진 않았다. 그런데 눈 앞엔 이런 참상이 벌어져있으니... 도무지 지금의 상황이나 진석의 정체를 종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사이 여기사의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진석.

'음?'

무심코 덜덜 떨고있는 여기사를 내려다보는 진석.  여기사는 극심한 혼란과 공포에 사로잡혀... 그만 실금을 해버리고 말았다. 스르륵 바닥이 젖어가며 작은 물웅덩이가 생겨났다. 여기사는 자신이 실금을 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그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진석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동공은 마치 무슨 지진이라도 난듯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진석은 그녀가 겁을 집어먹어 실금했다는 것을 깨닫고 속으로 조소했다.

'하이고. 이건 또 뭔... 그래도 명색이 기사님이면서 한심하구만.'

불쌍하다 못해 딱하다 딱해. 쯧쯧. 여기사가 안쓰러워진 진석은 그녀의 머리로 손을 뻗었다. 자지러지듯 놀라는 여기사. 하지만 진석은 속으로 혀를 끌끌차며 그녀의 머리를 슥슥 두어번 쓰다듬곤 그냥 계단위로 훌쩍 올라가버렸다.

"...어, 어어?"

벙찐 표정으로 홀로 남겨진 여기사. 이제 틀림없이 죽는거라 생각했는데... 그냥 머리를 쓰다듬고 가버렸어?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여기사는 턱밑까지 가득 차 있던 죽음의 공포가 가시자 그제서야 자기 다리 사이가 축축해져 있다는걸 깨달았다. 시선을 아래로 내려 자신의 다리 사이를 확인하는 그녀. 가랑이 사이엔 작은 물웅덩이가 만들어져 있었다.

"...!"

얼굴을 붉히며 수치심과 부끄러움에 어쩔줄 몰라하는 여기사. 아무리 겁에 질려있었다 해도 신에게 모든것을 바치기로 서원을 다짐한 성기사 된 몸으로서 이, 이 무슨 추태를... 그녀는 고개를 떨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밖에 올라와 봤더니 경비병들이 전쟁터같은 주변을 정신없이 수습하고 있었고... 난 경황없는 상황을 틈타 어둠속에 몸을 숨겨가며 스리슬쩍 자리를 빠져나왔는데.'

손에 쥔 황금색의 반지를 연신 만지작거리는 진석. 그래, 이거라면... 이 반지의 힘만 있다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클립튼 일행을 박살내주는건 물론이고... 그래, 미리안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어떻게 생각해보더라도 손에 닿지 않는 견고한 철벽처럼 느껴졌던 허신 헤세스모데우스의 대신관 미리안. 하지만 이 성광의 반지 스플렌도르의 힘을 발휘한다면... 분명히 그녀 역시 자신의 사정권에 들어올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에그레기움은 딱 1분밖에 쓸 수 없는 지극히 한정적인 스킬이었지만, 단 한 순간의 핀포인트라 해도 상대를 잡을 수단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애당초 그녀와 정면승부를 벌일 생각은 없었으니까. 만약 싸우게 된다면 가능한 빈틈을 노려 기습할 생각이었으니.

'이야 이거 뭐랄까. 마치 절대반지라도 손에 넣은 기분이군.'

히죽 웃으며 오른손 검지에 반지를 끼우는 진석. 그리고 이 손 위에 건틀렛을 덧끼고 다니면, 셀린과 케이트 이외엔 여기에 반지를 꼈다는걸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으리라. 기분이 좋아진 진석이 혼자 실실 웃자 무릎베게를 해준채 얌전히 진석을 바라보고 있던 케이트가 말문을 열었다.

"나갔다 오시고 나서... 무슨 좋은일이라도 있으셨나봐요?"

그렇게 운을 띄우며 은연중에 반지를 바라보는 케이트. 진석은 케이트를 올려다보며 대답했다.

"음? 그렇지 뭐. 딱히 설명하긴... 귀찮다. 에이. 아무튼 생각외로 좋은걸 손에 넣었어."

"그러신가요. 다행이네요. 주인님이 즐거워 보이시니 저도 기분이 좋은걸요."

그렇게 말하며 차분히 미소짓는 케이트. 진석은 미소짓는 케이트를 잠시 말 없이 바라보았다. 고 녀석 참... 아까 뛰쳐나가기 전에 한 마디 한 탓일까? 이쁜 소리만 골라서 하려고 애쓰는구만. 저렇게 자신의 맘에 들기 위해 사소한 말투 하나에서까지 노력하는 케이트가 어째 굉장히 귀여워 보였다. 진석은 읏차 하며 몸을 뒤집어 케이트의 다리 사이로 포옥 얼굴을 파묻었다. 양 볼을 감싸는 부드러운 허벅지의 감촉. 어머~ 하고 부끄러워 하면서도 진석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케이트. 진석은 케이트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은채 말했다.

"저기 그러면... 아까 하던거나 마저 해볼까?"

창 밖에선 이제 슬슬 해가 떠오르는지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어디 일터에 나가야 하는것도 아니고 시간의 경과따위 자신과는 별 관계 없는 이야기였다. 케이트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걸치고 있던 캐미솔을 벗곤 다리를 스륵 양 옆으로 벌려보였다. 진석이 케이트의 몸 위로 올라타려 하자 옆에 얌전히 누워있던 셀린이 발딱 일어나며 갑자기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렇게 진석과 케이트 사이에 끼어든 셀린은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되도않는 땡깡을 부렸다.

"에잇, 주인님 케이트만 이뻐해준다냐! 이건 불공평하다냐~ 나도 주인님의 애정을 요구한다냥!"

아니 이녀석... 그러니까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내 물건은 한 개니 한 번에 한 명씩 밖에 상대 할 수 없잖아? 하지만 케이트는 셀린의 그런 모습에 되려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진석에게 눈짓을 보내왔다. 자신은 괜찮으니 셀린을 먼저 상대해도 좋다는 의미의 눈짓이었다. 뭐... 그러시다면야.

"나 원 참. 이게 어디서 이런 응석만 늘어가지고."

"에헤헤. 원래 고양이는 보기보다 외로움을 잘 타는 동물이다냐."

그렇게 대답하며 진석의 가슴팍에 슥슥 볼을 부벼오는 셀린. 아니, 그것보다 너 지금 스스로를 고양이라고 인정한거냐? 진석은 피식 웃으며 셀린을 끌어안고 침대 위에 쓰러트렸다. 꺄아 하며 좋아하는 셀린. 아무래도 오늘 아침은... 떠오르는 해를 보며 건전한 땀을 흘려야 할 모양이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하루종일 바빠서 이제서야 글을 올립니다.

매일 글 올라가는 시간이 점점 더 늦어지는군요. 할 말이.. 없습니다. OTL

그나저나 연말이 되어가니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바쁘군요.

오늘은 눈도 펑펑 내린데다 날도 본격적으로 추워지는게.. 다들 감기 조심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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