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김우주의 월드컵 통산 14번째 골로 대한민국이 네덜란드를 상대로 앞서갑니다.]
[우리가 분위기를 잡아놓고 선제골을 기록했다는 건 분위기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결승행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건데요.]
[노병은 죽지 않는다, 몸소 그 명언을 실천하는, 월드컵이 기다렸던 김우주 선수입니다.]
[결승전 진출을 생각하니까 제가 다 가슴이 떨리는데요... 이번 대회 아시아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자존심을 지킨 나라가 이제 대한민국인데...]
[대한민국의 결승전 진출은 사상 초유의 일 아니겠습니까. 월드컵 역사를 통 틀어서도 이런 대회가 없었죠.]
세상 사람들이 설마하면서 지켜봤던 경기, 경기는 정말로 대한민국이 네덜란드를 앞서고 있었다. 네덜란드의 체력적인 영향이 아무리 크다지만 대한민국의 선수 기용 폭은 네덜란드보다도 좁았다. 둘 모두 체력 부담을 안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제 네덜란드로서는 그 부담이 커졌다. 대한민국은 그저 선수들을 모두 끌어내려 걸어 잠그는 형태로 남은 시간을 버티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오늘 같은 경기에 있어서는 양 팀 감독의 판단이 정말로 중요합니다.]
강소중에게 수비가 몰려 있던 사이에 박주호가 예상치 못한 크로스로 김우주에게 공을 전달했고, 김우주는 예술적인 터치로 마르코스 인디를 따돌리며 슛을 시도했다. 그게 골이 되었을 뿐이지 네덜란드 선수들 전체의 책임이나 전술 선택의 실패라고 볼 수는 없었다. 반 할은 실점 이후 선수들에게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주문했다.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동점골은 나온다. 대한민국의 수비 조직력은 코스타리카보다도 약하다.
[데 용이 공 잡고 길게 봤습니다. 반 페르시!]
[위험합니다!]
중앙선 근처에서 공을 잡고 있던 데 용이 김영권의 배후로 들어가는 반 페르시를 향해 로빙 패스를 보냈다. 김영권이 반 페르시를 쫓는 동안 현성이 오프사이드를 바라며 부심을 봤지만 깃발은 내려가 있었다.
[슛!]
반 페르시는 멀리서 날아온 공을 수준 높은 가슴 트래핑으로 자신의 앞에 떨어트렸다. 페널티 박스 오른편의 위치였다. 약간은 슛 각도가 부족했지만 반 페르시는 슛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는 것으로 골을 노렸다.
[...아...! 들어갑니다.]
반 페르시는 엄청난 균형감각으로 공을 받아내자마자 기형적인 자세로 발리슛을 시도했다. 공은 깔끔하게 반대편 골망 안쪽을 흔들었다. 선제 실점 이후 가슴을 졸이던 네덜란드 응원단은 엄청난 소리로 환호했다. 그 환호성을 만끽하듯 반 페르시가 두 팔을 벌리며 네덜란드 응원단 앞으로 달렸다.
[반 페르시의 골입니다. 스코어는 1대1.]
[방금은 데 용의 패스가 들어가기 전에 황은후 선수가 좀 더 의욕적으로 붙어 사전에 패스를 시도할 수 없도록 견제 해주는 게 좋았을텐데... 많이 아쉽네요.]
우주는 손뼉을 치며 선수들의 시선을 모은 뒤 소리쳤다. 경기를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을 갖자. 한껏 들떠있던 상황에서 낙심하게 된 지금에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동점이었다. 동점에서 심리적 변화가 큰 팀일수록 주도권을 내주게 된다. 절대 여기서 네덜란드에게 주도권을 내줘서는 안 되었다.
[반 할 감독이 대단한 것은 결단력, 선수를 선발하는데 있어서 자신의 철학에 맞는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분명한 성적을 내죠. 실러선 골키퍼 같은 경우엔 아약스에서 이제 막 주전 자리를 확보했는데 대표팀 넘버 원으로 기용되고 있어요.]
네덜란드의 골킥을 통해 공이 길게 넘어왔을 때 한국영이 머리로 받아냈다. 공은 높게 떠서 네덜란드 진영에 떨어졌지만 데 브라이가 다시 공을 걷어냈다. 공은 중앙선 넘은 곳에 떨어졌다. 바이날둠이 떨어지는 지점으로 움직였고, 미르가 공에 뛰어들었다.
[아 지금 한미르 선수가 머리를 잡고...]
[큰 부상이 나와서는 안 되는데요.]
공중볼 경합을 하던 미르는 바이날둠과의 충돌로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착지한 뒤에 균형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리더니 그대로 넘어져버렸다. 우주는 큰 부상처럼 보이는 미르에게로 곧장 달려가 의료팀에게로 손짓했다. 대한민국 벤치가 바빠졌다.
“괜찮아요.”
그라운드 위에 쓰러진 미르는 초점 없는 눈으로 맥없이 괜찮다는 말만 연신 되풀이했다. 눈을 힘없이 감았다가 떴다가, 그 모습이 어찌나 큰 부상 같아 보이던지 우주의 가슴이 저미었다.
16살이나 어린 선수였다. 새삼 그 나이 차이를 실감했다. 20살은 아직 어리고, 그러니 팀에서 요구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키지 못해도 된다. 사람들의 기대를 모조리 견뎌내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다.
그래도 미르는 괜찮다고 했다. 행여나 자기 꿈을 여기서 잃을까봐, 이렇게 갑자기 경기에서 빠져버리면 팀에 해가 될까봐.
[정말로 괜찮아야 합니다.]
결국 미르는 두 다리로 일어나 잠깐이나마 의료팀의 검사를 받기 위해 라인 밖으로 나갔다. 못 뛰겠으면 못 뛰겠다고 분명히 말하라고 하니까 대꾸조차 없다. 그 대꾸 없는 뒷모습은 무조건 뛸 거라는 뜻을 전하고 있었다.
[계속 뛰어도 된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 같은데요.]
미르는 금방 피치로 돌아왔다. 다행스럽게도 경기를 못 뛸 정도의 충격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우주는 정말 놀랐다. 뇌진탕은 축구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상이니까.
[오늘 경기가 이렇게 서로 느린 템포로 진행된다면 두 팀의 점유율은 그다지 크게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 것 같진 않습니다.]
[두 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위해서 전반전을 보내는 것 같은데요.]
나이에 상관없이, 여기 경기를 위해 서있는 모두가 이 정도로 노력하고 있다. 우주는 결승 진출권이 대한민국에게로 오길 바랐다.
[신현성이 돌아 들어가는 김우주 봤습니다! 김우주!]
[네! 좋아요!]
인디의 앞을 서성이던 우주는 재빨리 몸을 틀어 인디의 뒷공간으로 뛰어들어갔다. 공을 잡고 있던 현성이 우주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로빙 패스를 내줬다. 우주의 옆에서 한 번 바운드된 공은 골라인 쪽으로 튀어갔다. 우주는 인디와 나란히 뛰면서 공을 잡아냈다.
[좋은 기회 맞고 있는 대한민국! 땅볼 크로스!]
[네!]
그리고 발 안쪽으로 강하게 공을 차내며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다. 골문 앞으로 움직이는 은후에게로 보내는 크로스는 인디의 다리 사이로 지나갔다. 골문 앞의 은후가 슛 자세를 잡았다.
[블라르가 걷어냅니다! 김우주의 크로스를 블라르가 몸을 던지면서 차단합니다!]
은후에게 연결되기 직전 골문 앞을 지키고 있던 블라르가 다리를 쭉 뻗어 공을 걷어냈다. 골을 기대하던 대한민국 응원단이 탄식의 소리를 냈다.
[오늘 김우주의 움직임은 상당히 좋습니다.]
[굉장히 열심히 뛰어주면서 기회를 만들고 있어요.]
[월드컵에서 이렇게 활약하는 선수는 참 드물죠.]
[네 그렇습니다. 오늘 골로 이제 게르트 뮐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는데. 득점을 한 경기의 절반 가까이가 교체 출전을 통해 만든 골이고, 어찌 보면 매 경기마다 출전 시간에 관계없이 이 정도의 득점력을 보인 선수가 참 드물어요.]
[2002년엔 포르투갈 전에 교체로 투입되어 해트트릭을 기록했습니다.]
[그 때의 임팩트라고 한다면 정말 세계적인 이슈였죠.]
경기는 골을 주고 받은 뒤에 오히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두 팀 공격수들의 컨디션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고,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대한민국 수비진이 공을 잡을 때 네덜란드는 한 번씩 서로 발을 맞춰 대한민국 수비진을 한꺼번에 압박하기도 했다. 그럴 때면 현성은 자유로운 드리블과 빠른 판단으로 공을 미드필더들에게 넘겼다.
[압박을 할 때는 이렇게 함께 들어가야 합니다.]
전반 종료 시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네덜란드는 최대한 자신들의 진영을 보면서 드리블했다. 공격 기회를 주지 않고 소유권만 지켜내겠다는 선택이었다.
[추가 시간은 2분 주어집니다. 블라르, 공 길게 패스합니다.]
블라르는 네덜란드 진영 페널티 박스 앞에서 길게 공을 넘겼다. 반 페르시가 내려오며 길게 날아온 공을 머리로 처리했다. 김영권이 뒤로 다가왔지만 반 페르시의 백 헤더 패스는 김영권의 키를 넘기며 페널티 박스 오른쪽 모서리에 떨어졌다.
로벤이 그 공을 노리고 있었다. 로벤은 이미 반 페르시가 공을 따내기 전에 맹수처럼 빠른 움직임으로 페널티 박스를 보고 뛰고 있었다.
[로벤!]
[위험합니다, 위험합니다!]
페널티 박스 안에 떨어진 공을 로벤이 잡아냈고, 현성은 얼른 로벤의 앞을 막았다. 로벤은 시간을 끌지 않았다. 간결하게 공을 옆으로 툭 쳐놓고 왼발로 감아차는 슛팅을 시도했다. 자주 시도하는 슛이었지만 수비진이 정돈되지 않은 상태로 로벤을 상대하고 있었기에 현성이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이제껏 힘을 아껴오기라도 한 것인지 지금 폭발한 로벤의 속도는 너무도 빨랐다. 이미 그는 마음을 먹고 있는 듯 했다. 왼발로 감아찬 슛은 거대한 곡선으로 골문 왼쪽 상단을 파고들었다. 김승규가 필사적으로 공중에 몸을 날렸지만 손이 닿기엔 공이 너무도 멀었다.
[아아...! 로벤의 골입니다...]
엄청난 환호성과 함께 로벤이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관중석 앞으로 달렸다. 네덜란드의 벤치 선수들도 격하게 기뻐하며 로벤을 따라갔다.
[전반 종료 직전 로벤의 골... 스코어 2대1이 됩니다.]
대한민국 벤치의 있는 선수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거나 피치에서 시선을 피했다. 홍명보 감독도 착잡한 표정이었다. 자꾸 개인 능력에 의한 실점을 허용하고 있었다. 선제골은 가져왔지만 경기 자체가 대한민국의 편은 아니었다.
[전반전 이렇게 종료됩니다. 2대1로 네덜란드가 앞서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선수들의 머릿속은 하얗게 질렸다. 우주도 마찬가지였다. 호기롭게 우승을 외쳤고, 지금까지 경기를 잘 풀어왔다. 다만 실점을 허용한 순간부터 약간 흐트러졌다. 불안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경기력을 다시 끌어올리지 못한 것이 두 번째 실점으로 이어졌고, 분위기는 침체되었다.
우리가 정말로 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까? 실점 이후엔 약간의 의문이 생겼던 것인지도 모른다. 막상 4강에 올라서니 선수들 스스로도 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의문은 필요 없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좋은 경기를 해왔다. 좋은 경기를 해온 팀이 결승에 진출하는 게 당연하다. 우주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말자고 결심했다. 월드컵 우승을 위해서라면 기록 따위 중요치 않다. 기록에 대한 부담감은 지웠다.
“상대 페이스에 말리지 않게.”
홍명보 감독은 후반전 동안 활발한 공격을 지시했다. 대한민국 선수들은 선제골 이후 약간 망설이며 선택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쓸데없는 시도로 실수를 범해 기회를 내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너무도 컸기 때문이다. 이젠 득점을 해야 하니 그런 염려는 할 필요가 없었다.
우주는 2002년에 독일을 상대로 했던 경기가 떠올랐다. 시간의 흐름마저도 잊고, 상대에 대한 두려움도 잊었던 경기였다. 너무도 절박했기 때문이었다. 결승 진출, 즉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순간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처럼 느껴졌고, 그 경기에 같이 뛰었던 선수들에게 두 번 다시 그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 경기에서 뛴 선수들 가운데 우주와 클로제만이 두 번째 기회를 맞이했다. 클로제는 결승전으로 갔다. 우주는 두 번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의 막연한 꿈이었다. 형의 꿈을 대신해서 월드컵에 도전한다는 것, 우주가 축구를 처음 시작한 이유는 그것이었다. 계속 축구를 했던 이유는 모호하지만 아무튼 여기까지 왔다. 결국 국가대표가 되어 이름을 밝히는 초심은 잊지 않았다. 그것만 생각하기로 했다. 너무 멀리 돌아왔지만 월드컵 우승을 꿈꾸던 그 순간을 생각했다.
[후반전이 되고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선수들입니다.]
우주는 선수들과 둥글게 모여 다시 머리를 맞댔다. 이 후반전이 후회로 얼룩지지 않기 위해 마지막으로 서로가 같은 곳에 모였다.
“후회하지 말자.”
특별히 선수들의 마음에 와닿는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선수들에겐 무언가를 전해야 했다.
“나중에 이 경기 끝나고 다시 돌아보면, 후회만 안 남게 하자. 꼭 이기자.”
우승, 선수들이 목소리를 모아 크게 외치는 것으로 그 목표를 되새겼다. 우주는 앞장서서 자리로 갔다. 이 뒷모습에 걱정은 다 맡겨뒀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은 여기서 지지 않을 거다. 어느새 이기는 게 익숙해져서, 지는 건 납득할 수 없을 것 같다.
[후반전 시작합니다!]
네덜란드는 후반전을 시작하면서 선수 교체가 되었다. 카윗은 왼쪽 윙백으로 갔고, 몸이 좋지 않았던 인디는 결국 얀마트와 교체되었다. 얀마트는 오른쪽 윙백 자리로 갔다. 승리를 지키기 위한 반 할의 선택이었다.
[전술적인 변화라기 보단 안정감을 추구하고 있는 거죠. 부상당한 인디가 얀마트로 교체되었을 뿐이고 각자의 포지션만 바꿨으니 흐름은 전반전과 같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과 소중 같은 드리블이 좋은 선수들에 대처하기 위해 네덜란드는 거친 방식을 택했다. 현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드리블을 하면 계속 넘어지게 되었다. 주심은 수위를 높이는 네덜란드 선수들에게 구두 경고를 주었고, 우주는 주심에게 가서 연신 항의하며 카드를 유도했다. 카드가 한 번 나오기 시작하면 계속 나올 거고, 네덜란드는 수비에 부담을 느낄 거다.
[신현성이 공 잡고 나옵니다.]
답답한 경기 흐름에 결국 현성이 공을 몰고 중앙선을 넘었다. 현성은 공을 직접 몰고 나와서 오른쪽의 현에게 패스를 연결해주고 제 자리로 돌아갔다. 현은 근처로 다가온 한국영에게 패스했고, 한국영은 다시 중앙의 미르에게 공을 넘겨주었다.
미르는 공을 잡고 천천히 움직였다. 네덜란드 수비진들은 자리를 잡고 섣불리 앞으로 달려나오지 않았다.
바이날둠이 앞으로 다가오자 미르는 공을 툭 찍어차며 페널티 박스 앞의 우주에게 패스를 보냈다. 살짝 띄워진 패스에 먼저 반응한 블린트가 머리로 공을 걷어냈다.
블린트의 머리를 거친 공은 다시 미르에게로 되돌아갔다. 미르는 떨어지는 공에 머리를 대며 우주에게 헤더 패스를 보냈다. 재차 우주에게 공이 날아들었고, 이번엔 우주가 빠르게 반응하며 가슴으로 공을 받아낼 수 있었다.
[김우주가 공 잡고...]
우주는 본능적인 감각으로 몸을 움직였다. 공이 가슴에 닿고 떨어지는 순간 골문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오른발을 디딤발로 내딛고 왼발로 때리는 터닝 발리슛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그대로 슛!!!!]
브라주카의 화려한 문양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공이 날아왔다. 실러선이 몸을 날렸지만 허사다. 골문 왼쪽 구석을 가르는 공을 막을 수는 없었다.
[고오오오오올!!!!]
[으와아아아아!!!]
축구를 시작한 뒤, 잠을 자기 전에 가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고는 했다. 그럼 그 이야기는 꿈이 되었다. 김우주가 공을 잡으면 많은 사람들이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본다. 이윽고 김우주가 골을 넣는다. 그 골은 너무도 예술적이어서 입이 굳은 사람도 감탄할 수밖에 없다. 놀라우면서도 예술적인 장면에 경기장에 모인 이들이 김우주의 이름만을 연호한다.
[김우주의 고오오올!!! 다시 동점!!!]
[월드컵 통산 15번째 골이네요오오오!!!]
혼자만 꾸던 꿈에서 깨어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그렇지만 한 번도 그 현실에 불만족스러웠던 적은 없었다.
[2대2!!! 다시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그 멋진 꿈은 항상 우주의 현실이었다. 우주가 꿈에서 왕이었다면, 현실에서도 우주는 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