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튜토리얼 퀘스트-- >
실버의 손에서 쏘아진 무형의 칼날이 태현의 목을 꿰뚫고 태현의 목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죽을뻔했네.'
이미 태현은 첫 공격때 위스프를 꺼낸 뒤 미라지 이미지를 이용해서 자신의 환영을 남겨놓고 자신은 이미 몸을 숨기고 실버의 상태를 엿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사라나 키론이라...'
카림 대륙을 포함해서 거의 모든 대륙에 반란군이 자신들만 있는건 아니었다.
팀 유베가 내거낸 신념의 깃발은 [ 적혈여제를 무찌르고 자유를 되찾자 ]그리고 소규모 집단의 반란군들도 수없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카림대륙에서
가장 큰 반란군은 자신을 혁명군이라고 칭하던 '로아나단'이었다.
그들이 내걸고 있던 혁명군 강령은 유베와는 조금 다른 [ 적혈여제를 무찌르고 그녀가 향위하고 있는 부와 재물, 권력을 갖자 ] 였다.
즉, 부와 권력을 갖기위한, 지극히 인간적인 소망을 내걸었고 오히려 그런 지극히 인간적인 소망을 내걸었기에 많은 지지를 얻었었다.
그리고 카림 대륙에서는 팀 유베와 사사건건 부딪혔다.
로아나단은 결국 물질이 목적이었기에 영지를 지배하면 약탈하고, 강간하고, 파괴했다.
팀 유베에서는 영지를 점령해서 감화시키고 스스로 적혈여제에게 반기를 들게 함으로써 정당성과 실리를 모두 취하려고 했기에 사사건건 부딪혔고,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거듭했다. 로아나단의 단장, 사라나 키론은 비록 탐욕적인 인물이었으나 인간적인 카리스마, 장악력, 지배력등은 상당히 걸출한 여장부였기 때문이고, 본인 스스로도 노련한 테이머이자 배틀러여서 본인이 직접 전투에 뛰어들기도 했다.
디가트는(태현은) 그런 점을 노려서 사라나가 직접 전투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함정을 파놓고 기다렸고, 사라나를 사로잡고 능욕하고 조교했던 것이다.
탐욕적인 여자였기에 곧 스스로 성노를 자처하며 정액을 갈구했고, 사라나는 곧 디가트(태현)를 맹목적으로 원하며 따라다녔던 것이다.
그걸 모르는 실버는 디가트가 자신의 어머니를 납치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유부녀였군. 의외로 경험이 풍부하다 싶더니만.. 그나저나. 사라나도 M이었는데, 그 딸은 어떨지 궁금하군..'
강인한 한 집단의 수장이 사실은 오히려 깔리는것에 흥분하던, 그런 약간 이중적인 여자였기에 쉽게 종속시키지 않았나라고도 생각했다.
실버는 천천히 무너지는 태현의 몸을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흥... 역시 디가트가 뛰어나다고 그의 아들까지 대단한건 아니네. 실망인걸."
그 순간 태현의 몸이 사라졌다.
"뭣...!"
"어딜 노리나요? 실버 키론양?"
빛의 굴절을 해제하고 실버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태현은 약간의 도발을 섞으면서 말했다. 그 목소리에 반응해서 휙 뒤돌아보는 실버의 루비같은 홍색의 눈에는 당황이 섞여있었다.
"아니.. 어떻게...? 아... 빛의 엘리멘탈...!"
위스프가 모습을 드러내자 그제야 눈치챈 실버는 다시금 분노를 그 눈에 담기 시작했다.
"워워워.. 진정해. 보아하니 바람의 엘리멘탈이고 그 종류는 칼바람 족제비 (일본어로 카마이타치) 인 것 같은데.. 내 위스프는 이미 [ 빛의 장막 ] 과 [ 태양의 가호 ] 를 걸어두었거든? 거기다가 엘리멘탈에게는 강점을 가진 빛 속성 엘리멘탈이라구? 그래도 싸울건가?"
빛의 장막은 속성 공격 방어력을 크게 올리고, 그 데미지의 절반을 되돌려 주는 기술이고, 태양의 가호는 무속성 공격 방어력을 올리면서 체력 재생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들을 지니고 있기에 빛 속성 엘리멘탈은 타 속성에게 강점을 가지게 되는것이다.
"헤에.. 너. 내가 빛 속성 엘리멘탈에 대한 대비도 안했을 것 같아? 엘리멘탈을 다루는 테이머가?"
"윽... 훗.. 그럼 나 또한 그런 대비를 안했을 것 같나?"
"윽.... 건방진...!"
정론이다. 엘리멘탈을 갖게 되는 순간 본능적으로 빛 속성 엘리멘탈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게 되며, 그것중 하나가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무속성 몬스터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빛 속성 엘리멘탈 테이머 또한 그러한 무속성 몬스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게잉을 막 시작했고, 튜토리얼 퀘스트 진행 중이라 큐브 자체를 지급받지 못한 태현은 그러한 대비책을 마련했을 리가 없다.
'그리고 튜토리얼 퀘스트에 나타나는 이벤트 캐릭터가 그런 대비를 했을리 또한 없겠지.'
"대비를 했다면 당장 꺼내는게 좋을걸? 지금 네 족제비 따위론 내 위스프의 방어를 뚫을 수 없어."
"..... 흥! 오늘은 가볍게 나온거라 지금은 없어! ... 그래. 오늘은 내가 한번은 봐주도록 하겠어. 다음엔 각오하도록 해!"
칼바람 족제비를 큐브에 다시 회수하고는 태현의 곁을 스쳐지나갔다.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는듯 태현을 노려보면서 지나가던 실버는콰당!
"아코..! 윽... 무... 뭘 봐!"
"아니. 아무것도. 아. 팬티 하얀건 봤어. 아직 어린애네.
ㅋ"
"너도 어린애잖아! 우우우... 기억에서 지워!"
태현을 노려보느라 발 밑에 돌멩이에 걸려 요란하게 넘어졌다.
재빨리 정신차린 실버는 후다닥 일어났지만 태현의 능글맞은 웃음을 보고는 빼액 소리질렀다.
하지만 능청스러운 태현의 대답에 실버의 얼굴은 자신의 머리카락만큼이나 붉어졌고, 끝까지 큰소리 치면서 부끄러움을 숨기려는 듯 고개를 푹 숙이고는 도망갔다.
"아아~ 놀리는 맛이 있구만. 역시 그 딸도 M의 느낌이 나는걸... 후후.. 재밌겠는걸..?"
실버의 눈에 깃든 깊은 원망에 대해서는 조금 더 방안을 강구해야 하겠으나, 그것만 아니라면 훌륭한 육노예가 되어줄 것이다라고 태현은 은연중에 확신하고 있었다. 유전자는 어디 안간다고 하지 않던가. 그리고 멋진 모녀덮밥을 완성시킬 수 있을것이다.
"일단, 돌아갈까."
튜토리얼 퀘스트를 끝내야만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케디라 마을에서 몬스터의 부속물, 즉 잡템을 처분하고 소량의 돈을 받고 이동했다.
여타 RPG 게임처럼 금화를 떨구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몬스터들은 기본적으로 부속물. 즉 잡템을 떨궜다. 이러한 잡템은 세계관 상 여기저기에 쓰인다고 한다. 물품이나 상처약, 포션 등 연금술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성벽 강화나 결계석 강화, 더 나아가서는 큐브와 몬스터의 강화에도 사용되는 재료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등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필요한 재료의 등급이 높았고, 강화의 효과도 그다지 좋지 않아서 대부분 그냥 팔아넘겼다. 큐브의 강화는 약간 예외였는데, 부과적인 효과를 가진 큐브는 상당히 선호되는 편이었으며, 그걸 만드는 큐브 제조장인은 중요인사이며 실제로 세린 대륙에 가장 실력있는 큐브 장인인 카린이 살던 도시는 적혈여제 또한 중요하다 여겨서 그곳을 8개의 영지중 하나로 선택했다.
물론, 그 도시, 고코우단 옆에는 세린 대륙 최대의 과수원이 존재했고, 그 과수원에는 10년에 한번 열매를 맺는 희귀한 세계수 유그드라실이 있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이 유그드라실의 과실 수확 시기가 곧이며 이 유그드라실의 과실로 카린이 신조차 묶어두는 큐브를 만들었다는 것이 공공연한 정설이었다.
어쨌든 테이머로써는 이러한 재료를 팔아서 돈을 충당하는 길이 가장 무난한 길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팀 유베가 반란군을 형성한 후 가장 먼저 했던 작업 중 하나가 이 세린 대륙의 상권을 틀어쥐고 있던 상인 가문 드뮈레 가문과 병원을 틀어쥐고 있던 나스 가문과 협약하는 것이었다.
이 드뮈레 가문 또한 거의 수탈에 가깝게 징수해가던 적혈여제의 만행애 지쳤으나 대항할 수단이 없어서 따르고 있었는데 팀 유베 쪽에서 먼저 다가오자 흔쾌히 수락했던 것이다. 그래서 반란군들은 물자와 자금을 생각보다 수월하게 공급할 수 있었다.
나스 가문은 약간 입장이 달랐다. 이 가문은 큐브 내의 상처입은 몬스터들을 큐브 채로 치료하는 기술을 가져서 이 의료계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테이머들의 치료도 담당하긴 했지만, 그것은 주업이 아니었다. 즉, 몬스터들의 수월한 사냥을 위해서라면 이 나스 가문의 협력이 필요했으나 나스 가문은 그렇게까지 압력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팀 유베의 협력에 약간 미적지근한 입장을 취하고 있던 것이다.
태현은 유베의 아지트로 돌아갔다. 그 강당처럼 보이던 건물이 사실은 사령부였다는 사실에 새롭게 놀라며 대장, 유베 르시엘을 찾았으나 그녀는 카림 대륙에 볼일이 있어서 자리를 비워서 그녀의 조수 사라가 대신하여 태현을 맞이했다.
"레나님의 증표가 틀림 없군요. 이로써 태현님은 정식 간부가 되셨습니다. 현재 유베의 간부 수는 태현님을 포함해 셋이며, 두 분 모두 임무를 위해 다른 도시로 떠나신 상태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난 무엇을 해야하는거죠?"
"으.. 말을 낮춰주세요. 태현님. 이제 태현님은 제 상관이시랍니다. 비록 제가 유베님의 직속 비서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간부분들보단 위계가 낮아요."
"음.. 그렇다면.. 그럼 이제 뭘 해야해?"
"유베님의 진언이 있었습니다.
'우선 너는 첫번째 영지, 시온을 점령하도록. 혼자서 점령할 수 없다면 최대한 혼란을 야기시키고 다른 간부와 연계하도록.'
이라고 하십니다."
"하... 몇 달 째 점령 못한 영지를 이제 와서 나보고 점령하라니.. 이거 너무한거 아냐? 사라?"
"하.. 뭐.. 그렇죠..? 아마 유베님이 태현님에게 큰 기대를 거시고 있는 것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핫!"
사라는 자신의 엉덩이를 쓰다듬는 태현의 손길에 깜짝 놀랬다.
"으음.. 태현님.. 이 손 좀..."
"왜? 이제 곧 시온 영지 점령하러 가는데, 그 전의 포상이라고 생각하는데.. 후후. 어때? 고생하러 가는데, 그 전에 쌓인 것 좀 풀고가려는데.."
"앗.. 읏.. 안돼요... 으... 읏! 으.. 거기는.."
어느새 태현의 손가락은 엉덩이를 쓰다듬다가 앞쪽으로 와서 언덕과 그 사이에 숨겨져있는 계곡을 찾아 더듬기 시작했다. 사라는 얼굴을 붉히고 다리를 비비적 대고 신음만 내뱉을 뿐이었다.
"앗,앗.
앙.. 태.. 태현님! 시온! 시온 영지!"
"엉?"
"시.. 시온 영지만 점령해주신다면.. 으으.. 제가 태현님의 성욕을 빼드릴게요! 보... 보상이라 그러셨으니.. 전공을 세우셔야 보상을 받으시는거니.. 으읏.. 시온 영지를 점령하신다면 보상으로 상대해드릴게요."
"흠...."
그제서야 사라의 몸을 더듬던 손을 회수한 태현은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었다.
"그 약속.. 잊으면 안돼. 시온 영지 점령하고 오면 대주는거다?"
"읏.. 대준다니.. 그런 천박한.. 아우.. 알았어요!"
사라는 붉어진 얼굴로 소리를 빽 지르며 종종걸음으로 멀어졌다. 그러고는 곧 짐들을 가져왔다.
"이게 뭐야?"
"보급품이요. 시온 영지 점령하시면 더 많이 받으실 거에요.
태현이 짐을 뒤적거리며 살펴보았다."
음. 체력 포션 15개. 금 3만금. 포획용 일반 큐브 10개, 휴대용 식량캡슐이 1달치.. 1달만에 점령하라는건가? 그리고.. 오? 이건.. 버프 아이템?
"가방 안에는 귀하다고 알려진 버프 아이템도 있었다. 이 아이템은 지니고만 있어도 모든 몬스터들에게 적용되어서 구하기도 어렵고, 값어치 또한 상당한 물건이었다.
[ 버프 아이템 : 힘 을 습득하셨습니다. 가방에 소지시 모든 몬스터의 공격력이 10% 상승합니다. ]그리고 가장 굉장한건 퍼센트 상승이라는 것. 후반으로 갈 수록 효과가 높아진다."
간부진들에게만 공급되는 희귀 아이템입니다. 저희도 이거 겨우 4개밖에 못구했어요. 더 이상 버프 아이템 공급은 어렵습니다."
"이거면 충분해. 고마워 사라. 유베 대장님에게도 고맙다고 전해줘."
"네, 네에. 바로 출발하실건가요?"
"응. 한 달 밖에 기한이 없으니까. 그럼. 가볼까. 우리들의 마을, 어머니를 잘 부탁해."
"물론이에요! 맡겨만 주세요!"
사라는 안경을 치켜 올리며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태현은 그 웃음의 답례로 자신도 씨익 웃어주면서 아지트를 나왔다.
"자.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첫 먹잇감, 시온을 먹어치워주지."
태현의 머리 위에는 태양만이 그의 길을 축복하듯 앞길을 비춰주고 있었다.
============================ 작품 후기 ============================태현 본인의 스텟 또한 있긴 한데 중요하진 않아서 밝히지 않는 중. 튜토리얼 끝.
사리나 같은 경우엔 추후에 외전같은걸로 다뤄볼까 생각중.
일단 작중 태현의 나이는 18세. 본체는 24세.
아 그리고 빛의 장막은 포켓몬 기술에서 가져온게 아니라 모티브는 고전게임 환세취호전 린샹의 기술 수경이랑 유희왕의 미러포스 약화의 짬뽕. 근데 이름 그럴듯한게 없어서 그냥 쓴거임. 포켓몬 기술보고 만든게 아닙니당.
(설득력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