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32화 (32/235)

< --고코우단 영지 점령전-- >

".... 상관없어요."

"미네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자 제대로 듣지 못한 태현은 긴장하면서 되물어봤다.

"상관없다구요....! 신분따위는...."

"아아아...!"

그 말에 격하게 감동받은 태현은 미네르를 와락 껴안았다.

그리고 미네르의 부드러운 볼을 마구 부비부비대자 미네르는 꺄악까악 거리면서도 그다지 태현을 떼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으으... 제가 이렇게 될 줄이야."

미네르는 태현이 한참을 비비적대다가 떨어지자 볼이 얼얼한지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응? 뭐가?"

"사실은, 저. 라이 씨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거에요. 솔직히 궁금했었어요. 라이라는 인물이."

"사실. 어렴풋이 그러지 않을까, 생각했어. 아무리 탐구, 탐험, 연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지만, 《락 케이브》에 조사할 게 과연 남았을까라는 생각은 했지."

"물론 크리스탈 동굴은 저도 의도한 바가 아니라구요?"

"아닌거같은데~?"

"부우!"

태현이 능청맞게 웃으며 말하자 믿지 않는 태현에게 삐졌다는 듯이 볼을 부풀리고 고개를 휙 돌렸다.

"하하, 장난이야, 장난. 믿어. 미네르를 믿어."

태현이 그 빵빵한 볼을 쿡쿡 찌르면서 그리 말하자 조금은 삐진게 풀렸는지 얼굴을 다시 펴면서 미네르는 태현의 손길을 만끽했다.

"그래도 이렇게 그대를 좋아하게 되버렸어요. 왜일까요? 분명 당신은 반란군이고, 저에게 접근한것도 분명 좋지 않은 의도였음이 틀림없을텐데..."

"그래. 나도 반란군이니. 고코우단을 점령할 생각으로 너에게 접근했어. 그건 인정할게. 하지만.."

태현이 말을 흐리자 미네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그러냐는 표정으로 쳐다

봤다. 그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태현은 무심코 미네르를 껴안고 다시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미네르가 너무 귀여워서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지고는 사랑스러운 느낌밖에 안들었거든. 그 이후로는.. 힘들었어."

"헤해헤~ 그럼 라이 씨는 이제 반란군을 그만두고 저랑 같이 고코우단에서 오순도순 살아요!"

".... 그건 안돼."

그 소리에 태현은 미네르의 어깨를 잡고 밀어내며 고개를 푹 숙이고 표정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미네르에게 말했다.

"우리는 이래뵈도 힘든 생활에 이기지 못해 반기를 들고 일어난 집단이야. 그것도 난 그 집단의 간부고.. 거기다가 나의 아버지는 영웅이라고까지 칭송받는 그 디가트란 말이야.. 난 이미 적혈여제의 측에서는 절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존재야. 척살대상 제 1호라고.. 그러니 난, 너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없어."

"아니에요! 제가 숨길게요! 라이 씨가 반란군이라는것도, 디가트라는 자의 아들이란것도! 제가 전부 꾸며낼게요! 네? 저와 함께 살아요...!"

"나에 대해서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 멀리 갈것도 없잖아? 로아나단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단원들은 나의 존재를 알고있어. 나를 완벽히 숨기기란.. 불가능할 거야."

"..... 불가능이란건 없어요."

"미네르! 제발! 난 너를 위해서 이러려는거란걸 왜 모르는거야!"

"같이 있고 싶으니까요! 왜요! 그게 잘못된건가요!"

미네르가 이미 울듯한 표정으로 빽 소리지르자 태현이 움찔했다. 하지만 곧 태현도 미네르가 왜 몰라주는지 답답해서 태현의 언성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나도 너와 함께 하고 싶어! 하지만 그러면 너 또한 위험해진다는걸 왜 몰라!! 내가 반란군들을 배신하고 너의 곁에 선다 한들 그들이 가만히 있을것 같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정보를 여기저기 뿌릴건데?? 그러면 당장 고코우단도 쑥대밭이 될거 아냐?!"

"으윽.. 윽.. 으으으.."

큰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미네르가 끅끅대며 울먹거리자 흠칫한 태현은 방금 행동을 반성하면서 미네르를 다시 한번 와락 끌어안고는 미네르의 향기로운 머리에 얼굴을 푹 박았다.

"아.. 미안해. 큰소리쳐서 미안해미네르. 내가 잘못했어.."

"으으.. 윽.. 흐윽.. 후에.. 후에에엥!!"

결국 태현의 품안에 안긴채로 울음을 터뜨린 미네르는 고사리같이 작고 귀여운 주먹으로 티니현의 가슴을 투닥투닥 때리기 시작했다.

"라이 씨는 바보! 멍게! 해삼! 왜 그리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거에요? 흑흑..! 전 이제 라이 씨만 있으면 충분하다는걸.. 왜 모르시는건데요!"

"알아. 나도 알아. 나도 같은 마음인걸. 하지만, 그럴 수 없는게 이 현실인걸..."

태현은 그렁그렁 봇물터진듯 흘러나오는 미네르의 눈물을 필사적으로 닦아주면서 미네르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약속할게. 내가 적혈여제를 처단하고, 우리의 사이를 가로막을 장벽이 없어지는 순간, 너에게로 돌아올게."

".... 너무 멀어요."

"어쩔수 없잖아? 우리가 들고 일어난 이유가 적혈여제 때문인걸."

미네르는 그러고도 한동안 칭얼대다가 곧 울음을 그쳤다.

"우선, 돌아갈까? 날도 비가 올거 같고."

"... 그래요."

어느새 어두컴컴해진데다가 곧 비가 쏟아질 듯이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걸 본 태현과 미네르는 허겁지겁 관서로 돌아갔고,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고코우단으로 돌아오자 비가 내려붓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홀딱 젖은 태현과 미네르는 황급히 관서에 들어갔다.

물에 빠진 생쥐마냥 물을 뚝뚝 흘리며 관서에 들어서자 몇몇 메이드들이 황급히 수건을 가져다주어서 일단은 대충 머리의 물기만 닦어냈다.

"이러고 있으니 마치 저희 첫 만남때 같네요."

"..? 아아. 크리스탈 동굴. 그건 정말 죽는줄 알았는데. 그렇네. 그때는 호수에 빠져서 푹 젖었었지."

"이 모습을 보니 문득 떠오르네요. 크리스탈 드래곤과 필사적으로 저를 지키기위해 싸우시던 모습이."

"..... 깨어있었어?"

"음. 조금요. 살짝 봤어요. 저도 그때 정신이 제정신인 상태가 아니었어요. 그 때부터가 아니었나 싶어요. 라이 씨를 의식하기 시작한게.."

미네르가 그 당시를 회상하는지 눈을 가늘게 뜨고는 먼 곳을 응히하기 시작했다.

"라이 씨 혼자였으면 분명히 도망갈 수 있었을텐데, 제가 있어서 싸우셨죠. 그리곤 끊임없이 제 안위를 살펴주셨어요. 거기에 전 여태까지 갖고있던 생각이 바뀌어버렸어요."

"어떤?"

"반란군에 대한 생각이요. 처음엔 그저 잔악무도하고,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선동당해 일어난 무지렁이 집단이니, 곧 잠잠해질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라이 씨를 보니 그게 아니네요. 신념이 있고, 목적의식이 있으니, 오히려 잘못된건 우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라이 씨를 더 가까이서 지켜보기 위해 호위 무사를 권했던 거구요."

"그렇군. 사실 나도 미네르 널 보면서 많은걸 느꼈어. 기사들이 모두 다 같은 기사는 아니라고."

"헤헤헤.."

태현은 메이드들의 도움으로 머리를 말리고 각자 방에 가서 젖은 옷을 벗은 뒤 욕탕으로 들어갔다.

따뜻한 물에 전신을 담그고 앞으로 어찌해야할지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후우.. 미네르를 반란군 측으로 회유하기도 힘들겠고, 그렇다고 내가 그 쪽으로 가는건 어불성설.. 미네르를 뒤흔들 방법이 없을까? 그 방법밖에 없나?'

나른해지는 감각에 스륵 잠이 드려는 순간 욕탕의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태현은 깜짝 놀랬다.

"누구냐?"

"에헤헤~ 라이 씨. 저에요, 미네르. 라이 씨랑 같이 목욕하고 싶어서 들어왔어요!"

"정말, 말괄량이네. 여기서 나가라고 해봤자 나갈 미네르가 아니지. 어휴."

"저에 대해 이미 파악하셨군요? 우후후~"

타올 한장만으로 자신의 나신을 가린 미네르는 볼을 붉히며 그대로 태현의 곁으로 들어왔다.

"두근두근 거려요. 그저 옆에 앉아있을 뿐인데."

"그저.. 는 아니지 않냐?... 하지만 나도 사실 두근거리고 있어."

"후후. 저같은 미녀를 옆에 두고도 두근거리지 않다면 그건 고자에요!... 죄송해요. 장난이에요."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미네르가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던 태현의 표정을 보자 곧바로 사과했다.

"푸흡.. 맨날 그리 먼지나 흙을 뒤집어 쓰고 자기자신을 가꿀줄 모르고 지저분한 작업복이나 입고 다니는 미네르가 스스로를 미녀라고 자칭할 줄이야.. 크흐흐흡..."

"이익.. 흥이에요! 이제 라이 씨랑 말 안할거에요!"

"정말로?"

태현은 일부러 미네르가 고개를 돌리자 그 방향으로 쫓아가서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흥! 하면서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자 또다시 태현은 그 방향으로 쫓아가 능글맞게 웃으며 시도때도 없이 재잘재잘 떠들었다.

"미네르! 미네르~? 미네르~~ 미네르♡ 미네르- 미네르."

"알았어요! 알았다구요! 무슨 남자가 이리 말이 많나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수다쟁이가 되기 마련이지."

"무...!!!!?!??

@@??

::!??

;"

좋아한다는 태현의 말에 다시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선 탕 안에 눈만 보이게끔 얼굴을 담구고선 보글보글 거품만 뿜어냈다.

그런 미네르의 모습에 껄껄 웃은 태현은 일어서서 탕밖으로 나갔다.

"아! 그... 등, 씻겨 드릴까요?"

"엑....! 부.. 부탁해..."

가볍게 씻고 나가려던 태현은 미네르가 그렇게 씻겨주겠다면서 따라나오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미네르 또한 크게 마음 먹고 한 말이었지만 스스로도 부끄러웠다.

태현이 낮은 의자에 앉자 미네르는 바닥에 수건 몇장을 깔아서 푹신하게 만든 후 그 위에 무릎을 꿇고 태현의 등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햐아.. 이것이.. 라이 씨의.. 등.. 넓어...'

부드러운 손길로 타올에 거품을 묻혀 조심스럽게 태현의 등을 씻겨내기 시작했다.

태현도 이러한 상황이 매우 부끄러웠던지 뻣뻣하게 앉아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고, 미네르도 그저 태현의 등을 씻길 뿐이었다.

"앗..."

무심코 미네르가 태현의 앞쪽을 보자, 하반신을 가린 타올의 한 부분이 크게 솟아올라온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면서 움직임을 멈췄다.

"? 미네르, 왜? 뭔 일 있어?"

"아.. 아니에요. 물방울이 떨어져서.. 놀랐을 뿐이에요."

그러면서 다시 구석구석 거품을 묻혀가며 씻기기 시작했다.

"나머지는 내가 할게."

태현이 얼추 다 됐겠거니 싶어서 뒤돌면서 타올을 받으려는 순간 마침 미네르도 넘겨주려 하고 있어서 태현에게 안기는 모습이 되었다.

"앗.. 어.. 으.. 으으..."

타올 한장 너머로 느껴지는 미네르의 가슴의 압박과 태현의 가슴쪽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미네르의 숨결에 순간적으로 이성이 날아갈 뻔한 태현은 애써 진정시키면서 미네르를 천천히 떼어냈다.

미네르도 정신차렸는지 화닥닥 멀어졌지만 콩닥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킬 수는 없었다.

'이렇게나.. 두근거리고 있어.. 하우우.. 어떡하지...?'

태현 도한 두근거려서 참기 힘든 나머지 씻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마지막으로 거품 등을 싹 씻어내고는 일어나서 말했다.

"머.. 먼저 나갈게.. 음?"

나가려는 태현을 붙잡은 미네르가 말했다.

"제..... 제..."

"응? 왜.. 왜?"

"제 등.. 도 씻겨.. 주셔야..."

안그래도 최대한 참고 있는 태현에게 마치 사형선고같은 말이 떨어졌다.

'하지만 안해줄 수도 없고.. 젠장.. 이건 고문이야..'

스르륵 자신의 타올을 벗어낸 뒤 자신의 양 팔로 이 쪽에서는 보이지도 않지만 태현에게 보일까봐 자신의 가슴을 가리고는 등을 드러내는 미네르의 모습에 태현은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텨내기 시작했다.

"하악.. 하악.."

그렇게 마치 억겁의 시간같던 목욕이 끝나고, 너무 흥분했는지 온 몸이 시뻘개진 태현은 가운만 한장 대충 두르고 침대에 벌러덩 누워서 시원한 바람과 점점 그쳐가는 듯 간헐적으로 또륵거리는 빗줄기의 소리를 들으며 몸을 식히고 있었다.

똑 똑 똑.

"누구세요?"

"저, 미네르에요."

"엇..."

허겁지겁 자신의 옷을 단정히 정돈한 태현이 문을 열자 문 앞에는 아직 물기가 남아있어 볼에 달라붙은 갈색이 섞인 금발이 오늘따라 요염하며 훈기를 풀풀 풍기는 미네르가 왠 술병을 들고 서있었다.

"와인 한잔, 어때요?"

거절 할 리가 없는 제안에 태현은 승낙하자 미네르는 총총총 태현의 방으로 들어와 탁자애 앉아서 와인을 탁 내려놓았다.

태현이 선반에서 와인잔 두 잔을 들고가자 이미 미네르는 와인 병의 뚜껑을 따고 있었다.

"웬 와인이야?"

"3년전에 담그는 방법 배워서 직접 담가본 포도주에요. 입맛에 맞으시려나 모르겠네요."

그러면서 태현의 잔에 쪼르륵 채워주고는 자신의 잔을 내밀었다. 그 모습에 살짝 웃은 태현은 미네르의 잔을 채워주었다.

"고코우단의 발전을 위하여~!!"

"위하여."

가볍게 잔을 짤그랑 부딪히고는 미네르는 우아하게 와인을 마셨다. 달도 그러한 미네르의 모습에 반했는지 창문에서 달빛이 비춰와 미네르를 밝히기 시작했다.

"어느새 비가 그쳤네요. 지나가는 소나기였나봐요."

"그러게. 달이 이쁘다. 마치, 미네르처럼."

"헤헤헤.. 빈 말인걸 알아도 라이 씨한테서 그런 소리 들으니 기뻐요. 자자, 한 잔 더!"

"너무 급한거 아니야?"

"라이 씨가 여기서 자고 가는거 처음이니까요! 기뻐서 그런거니, 자자, 한잔 더!"

상당히 빠른 페이스로 잔을 비워나가자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미네르는 빠르게 취하기 시작했다.

곧 곯아떨어진 미네르의 모습에 태현은 싫지만은 않은 듯한 표정으로 피식 웃으며 미네르의 방에 옮겨다가 침대에 눕히고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갑작스럽게 미네르가 뒤에서 태현을 잡아 채 태현을 침대에 쓰러뜨리고 그 위에 미네르가 올라탔다.

"우후후.. 라이 씨... ♡"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카락, 달빛에 비춰지는 붉게 달아 오른 몸, 가운 사이로 보이는 거대한 가슴 골. 이 모든게 미칠듯이 요염해서 태현을 미치게 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일단 어제의 선택지 1번은 넣기가 조금 애매해서.. 보고싶어 미치겠다 이러신거 아니라면 패스. 보고싶으시다면 번외나 외전으로 한번 다뤄드리져. 그리고.. 두구두구. 갑작스런 추천 범람에 추천이 200개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코멘트를 달아주신 분중 몇분을 골라 희망하시는 캐릭터를 작품 내에 집어넣

어드리도록 하지요! ... 뭐. 싫으심 마시고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선택지는 두개입니다!

첫 선택지!

1. 이대로 화끈하게 미네르와 하룻밤! 첫날밤? 을 보낸다!

2. 안돼. 술마신 여자는 강간하는거나 다름 없어. 제정신일때라면 모를까, 지금은 아냐.

두번째 선택지는 추후 태현의 전략 방향입니다!

1. 세계수를 태우고, 로아나단을 이용해 미네르의 모든 토대를 잃게한 뒤 태현이 유일한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반란군으로 회유시킨다.2. 그래도 그렇게까지는 너무 심하다. 미네르의 선택을 존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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