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35화 (35/235)

< --고코우단 영지 점령전-- >

태현은 로아나단은 쉽게 이길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서쪽 성문으로 향했지만 곧 그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로아나단 단원들은 모두 무슨 술수를 부렸는지 모르겠지만 전원이 불속성의 엘리멘탈을 지니고 있었고 그 때문에 태현의 크리스탈 드래곤과 골렘은 큰 힘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위스프랑 냥이를 데려와야하나?'

루루를 아직까진 완전히 신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루루의 감시를 위해 남겨놓고온 위스프와 섀도우를 떠올린 태현은 루루가 도망치더라도 어쩔수 없이 위스프와 섀도우가 필요했기 때문에 일단 아지트로 급하게 달려갔다.

"저도 가담합니까?"

대피할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던 크로우가 무표정으로 물어왔다.

확실히 불속성 엘리멘탈이 상대라면 땅속성 엘리멘탈 둘은 큰 전력이 되줄 것이라 판단한 태현은 크로우와 동행하기로 했다.

"루루. 너를 해방시켜주마. 돌아가. 대신, 내가 잡아놨다고라곤 말하지 마라. 만일 그랬다간 너도, 아이린도 함께 죽는거야. 알았어?"

"히익.. 네, 네..! 저..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니, 로아나단의 습격을 받고 갇혀있다가 감시가 뜸해진 차에 도망쳐왔다고 그래. 안그래도 지금 로아나단때문에 고코우단 전역이 들썩이고 있어서 아주 골치라니까. 거기에 너까지 이러고있으면 귀찮으니 얼른 가버려."

"...... 네."

우울한 듯한 목소리로 고개를 떨구곤 총총걸음으로 아지트를 빠져나가는 루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맛을 쩍 다신 태현은 고개를 붕붕 저어서 루루에 대한 생각을 떨쳐내고는 다시 서쪽 성문을 향해 걸어갔다.

서쪽 성문은 이미 거의 함락된 상태라고 봐도 무방했다.

곳곳에 시뻘겋게 타오르는 여러 몬스터들이 날뛰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엔 검은 조끼를 입은 로아나단이 여기저기서 분탕질을 치고 있었다.

성벽 위에선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었으며, 성문은 이미 산산조각이 나서 제 구실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문을 통해 마치 개미처럼 우글우글 로아나단이 들어오고 있었다.

"겍.. 로아나단, 제법 큰 단체였나보군."

"저렇게까지 많지는 않을텐데.. 다른 소규모 반란군들을 흡수, 규합한 것 같습니다."

"젠장. 그런데 난 혼자라니."

"애초에 라이님이 혼자서 하는걸 선호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내 탓이라는거야? 하긴. 그건 그래."

태현은 앞으로의 행동방침에 수정이 필요한가 싶어 생각하기도 해보았지만 역시 자신은 혼자서 다니는게 편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는 평소와 똑같이 행동하기로 다시 한번 마음먹었다.

"일단.. 수를 좀 줄여야겠지? 골렘, 파워 업, 위스프, 라이트 스피어, 드래곤, 크리스탈 랜스. 냥이는, 좀 힘드려나. 젠장. 알아서 그림자 숨기로 돌아다니면서 졸개놈들을 정신못차리게 해줘라."

골렘이 자신에게 버프를 건 뒤 가까운 적 몬스터에게 달려가서 커다란 주먹을 내리꽂았다. 크리스탈 드래곤은 긴 크리스탈 창을 만들어내서 여기저기 난사하기 시작했고, 위스프 또한 빛으로 창을 생성해 여기저기 쏘아댔다.

"으악!"

"적의 증원이다! 저 자식이다!"

갑작스럽게 적의 공격이 쏟아져 몇몇 졸개들이 쓰러지자 로아나단 내부에서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성벽위와 성문 근처에서 힘겹게 싸우고 있던 고코우단의 병사들은 태현의 모습에 큰 힘을 얻기 시작했다.

비록 부임된지 몇일 되지는 않았지만, 어찌됐건 자신의 영주의 호위 무사가 전선에 뛰어들었다는것은, 영주 또한 직접 나섰다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이 대륙에서 강하다고 평가받는 8기사의 일원이기에 병사들은 크게 분전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병사들의 사기진작이 태현의 등장때문이라는걸 눈치챈 몇몇 로아나단 단원들은 태현의 앞길을 막아섰다.

"이 자식. 넌, 팀 유베의 라이 크로네 아니냐? 왜 우리를 방해하는거지?"

"닥쳐. 내꺼를 탐내니까 그렇지."

"당신것? 그것이 무엇인지 말해준다면 우리는 그걸 일체 건드리지 않겠다. 같은 반란군끼리 싸운다는것이 기사들이 보면 얼마나 웃기지도 않겠는가."

제법 올바른 소리를 하는 중년의 남성을 보면서 태현은 비웃었다.

"큭. 그래서 시온 령에서 그 잘나신 너희 단장님이신 실버님께서는 저를 죽이려 하셨나?"

"뭣.....?"

실제로 실버는 시온 영지를 점령하면 그 다음엔 태현을 죽이겠다고 호언장담 했었다. 물론 결과는 비참한 포로 신세였지만.

그리고 그런 부끄러운 사실을 자기가 직접 밝힐리 없었고, 당연히 대다수의 졸개단원들은 그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그러니까, 애초에 너희 로아나단과 우리 팀 유베는 양립할 수 없던거지. 목적이 같은데. 어찌 같은 하늘에 두개의 태양이 뜨겠어?"

"크윽.. 쳐라!"

결국 말빨에 밀린 로아나단 단원은 공격을 명했지만 크로우가 한 수 빨랐다.

"모래지옥!"

크로우의 몬스터, 개미지옥의 스킬, 모래지옥이 펼쳐지면서 단원들의 몬스터들이 모래에 잠겨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위에 또다른 크로우의 몬스터인 땅의 정령 샌드럼이 모래화살을 퍼붓자 곧 그들은 쓰러져서 각자의 큐브로 되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이 일, 후회하게 될것이오."

"후회는 너흐들이 하지 않을까? 크리스탈 드래곤에게 전기 속성 부여!"

"그.. 그것은...?"

태현이 경악하는 로아나단에게 씨익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어디한번, 맛봐라. 체인 썬더!"

"크워어어어어!!"

여러갈래의 번개줄기가 여기저기 내려치기 시작했다. 이미 지정해둔 타겟에게 내려친 뒤, 체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근처에 있는 다른 타겟에게 번개줄기가 이어지더니, 마치 거미줄처럼 이어져서 끊임없이 순환했다.

"끄아아악!!"

"끄으윽..!!"

체인 썬더 한방에 성벽위의 로아나단을 거의 다 정리해버린 태현은 이번엔 성벽 밑을 노리기 시작했다.

"골렘. 크게 내려찍기!"

위스프에 의해 속성 방어력이 크게 올라 이젠 로아나단의 공격에 거의 데미지를 받지 않게 된 골렘은 크게 점프해서 로아나단이 모여있는곳에 내려찍었다.

꽈앙!!!

마치 운석이 충돌한 듯한 크레이터를 남기며 골렘의 공격에 로아나단이 휩쓸려 기절했다.

드문드문 로아나단의 반격도 있었지만, 엘리멘탈의 천적, 위스프가 굳건히 여러가지 버프와 디버프를 걸어가며 버티자 로아나단의 엘리멘탈들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로아나단의 실력과 레벨도 나쁘진 않았는지, 태현의 전 몬스터의 레벨이 쭉쭉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위스프가 처음으로 50을 찍는 순간, 위스프가 미친듯이 고동치더니 점점 모습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축하드립니다! 위스프는 페어리로 진화했습니다!》그리고 그 빛의 파도가 멎는 순간, 그저 빛덩어리였던 위스프는 사라지고, 자그마한 날개를 단 귀여운 요정이 자신의 모습이 신기한듯이 여기저기 살펴보고 있었다.

"오오.. 진화했군. 페어리인가.."

진화를 하면 등급에 +가 붙고 거기서 한번 더 진화하면 한 등급 상승한 SS가 되는것이다.

즉, 이 페어리를 진화시키면 여신의 사도와도 겨룰 수 있게 되는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진화하는건 매우 힘들지. 몬스터마다 차이는 있지만, 엘리멘탈이면 최소 100은 되야하지 않을까?'

태현이 진화한 페어리의 모습을 보며 감격하는 순간, 어디선가 갑작스럽게 날아온 화살이 페어리를 꿰뚫었다.

"꺄아앗!"

"!! 말할수 있어?!"

"... 맞았는데 걱정쯤은 해주셔야 하는게 아닌지요?"

옆에서 어이 없다는 듯이 말하는 크로우의 일침에 뜨끔한 태현은 황급히 페어리의 체력을 확인해보니 거의 1/3정도만 남았다. 간신히 30퍼는 살짝 넘게 남아서, 스턴에 빠지진 않아서 곧바로 태현은 빛의 가호 스킬과 햇빛 쬐기로 체력을 회복하게 내버려두고는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이야. 드디어 관심을 주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저는 로아나단의 사주(四柱)

중 하나, 하인리히라고 합니다. 만나뵈서 영광입니다. 《영웅》디가트의 후손이시여."

성벽 위에서 푸른 머리를 휘날리며 역시 검은 조끼에 자신이 간부라는걸 증명하듯이 화려한 문장이 박힌 검은색 모자를 쓰고 있는 남자가 과장스럽게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화살을 쏜 장본인인것 같은 아름다운 금발의 엘프 여성이 활에 화살을 먹이고 태현에게 겨누고 있었다.

"《영웅》디가트의 후손이라. 그 말도 오랜만인걸. 그나저나, 엘프족 몬스터를 가지고 있을 줄이야. 너, 제법인걸?"

"빛 속성은 특히 무속성에게 약하지요. 그 중에서도 강한 공격력을 지닌 엘프족 궁사라면 한동안 전투에 참여하지 못할겁니다. 그렇다면."

그 말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또다시 불속성 엘리멘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무슨 좀비냐? 끊임없이 나타나는구만."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욕이야. 짜샤."

시덥잖은 문답을 주고받으면서도 두 남자 사이에서는 치열한 신경전이 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먼저 한 발 뺀건 하인리히라고 자신을 소개한 로아나단의 간부였다.

"쓸데없는 시간낭비는 그만하죠. 위스프.. 아니죠. 방금 진화해서 페어리인가요? 페어리의 회복시간을 줄 필요는 없으니까요."

"배려해주지 않아도 얼추 싸울 정도는 된다."

"그래요? 그럼.."

또다시 엘프 궁사가 활을 쏘았지만 이번에는 대비를 하고 있던 태현이었다.

섀도우가 달려들어서 화살을 빨아들였다.

"돌려주마. 화살, 부족하지?"

그러고는 다시 방향을 달리해서 엘프에게로 쏘아내었다.

그 광경을 본 하인리히는 줄곧 띄우고 있던 미소를 지우고 황급히 회피했다.

"어둠속성까지...? 당신은 정말 저를 유쾌하게 해주시는군요...?"

결국 화살은 엘프와 하인리히에게는 맞지 않았지만, 뒤에 떠있던 몬스터에 맞았고, 그 몬스터는 그 한방에 큐브로 회수되었다.

"빛 속성과 어둠속성 엘리멘탈과 드래곤, 속성 부여 큐브까지! 정말 재밌군요! 당신과 싸워보고 싶어졌습니다! 오랜만에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당신도 테이머라면, 배틀러라면 저의 도전을 거부하지는 않겠지요!"

"아니. 내가 왜?"

"예...?"

당연히 자신과 싸워줄거라 생각한 하인리히는 태현의 대답에 의아한 목소리를 냈다.

"난 지금 테이머이기 이전에 고코우단의 일원이며 영주님의 호위 무사다. 그런 내가 너 하나에 묶여 있을 순 없잖아? 가뜩이나 드글드글 좀비마냥 치워야할 놈들이 많은데."

"... 어쩔수 없네요. 당신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공격하도록 하죠. 언제까지 버텨내실 수 있을까요?"

"하아.. 이래서 전투광들은 상대하기 싫다니까..."

안그래도 다굴당해서 힘들어 죽겠는데 저격마냥 틈틈히 원거리 지원이 들어온다는 소리에 태현의 골머리는 지끈지끈거리기 시작했다.'어째 이 게임은 쉽게쉽게 가는 법이 없냐?

"사실 태현은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이 이벤트는 고르디아나 영지의 글로리아의 지원군이 합류해, 매우 손쉽게 클리어되는 이벤트였다. 하지만 태현은 미네르의 멘탈을 꺾기 위해 강수를 두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지원군의 부재로 이어져서, 이렇게 고코우단 자력으로 로아나단을 막아내는 이벤트로 변모된 것이다. 결국, 자신의 무덤을 스스로 판 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걸 모르는 태현은 궁시렁대면서 사이버사를 욕하며 하인리히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켁. 두명이냐?!

"어느새 하인리히의 곁에는 똑같은 엘프 궁사가 하나 늘어나 있었다."

네. 하지만 이 아이는 불의 정령의 힘을 빌려 불속성의 파이어 애로우를 쏠 수 있습니다. 그 고양이로 막을 수 없지요."

"큿.."

태현은 엘프의 저격은 냥이에게 일임하려고 했으나, 저 엘프의 등장으로 그것이 어려워졌다.

"그렇게도 나와 겨루고 싶나?"

"당연하지요. 《영웅》다가트는 소속 불문하고 모든 반란군들의 우상입니다. 그 자손과 싸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인지, 당신 스스로는 모르겠지만요."

"좋아. 1대 1. 붙어주마. 단, 저 새끼들 물려."

"예? 그건 곤란한데."

"그럼 1대 1이 아니잖아 멍청아. 1대 1뜨고 싶으면 저 새끼들 뒤로 물려. 싫어? 그럼 말아. 1대 1안해줄거니까."

태현은 오히려 뻔뻔하게 자신의 부하를 뒤로 빼라는 조건을 내걸며 거의 승기를 잡은 쪽에 무리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태현의 입장으로썬 빼면 럭키고 안빼도 현재 상황과 크게 다를게 없기 때문에 잃을 것이 없었다.

"자, 어떻게 할거냐?"

============================ 작품 후기 ============================일요일엔 푹 쉬셨나요? 친구 만나서 노느라고 업로드 못한 점은.. 제가 죽을 죄를 졌습니다ㅜㅜ하지만..! 코멘이 뜸해졌어요.. !!!!! 추천 선작 코멘이 없으니.. 힘이 빠진다... ㅠ어제 꿈을 꿨는데. 제가 죽어서 영혼이 된 꿈이었습니다. 근데 웃기게 물건을

만지는건 가능해서, 조아라 공지에 저 죽었다고, 이제 업로드 못한다는 글을 쓰는 순간 깨어났습니다. 그때 그 기분이란. 상당히 오묘하네요.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그렇게 글 쓸 수 있으면 그냥 글을 쓰면 되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고ㅋㅋ여러분. 제가 죽어서까지 이 글을 사랑하는 작가입니다. 그러니 관심을 좀 줘요ㅜㅜ.. 한동안 떡신이 없을거 같.. 긴한데 수틀리면 한 명 잡아 먹을수도선택지 (하인리히의 선택)1.

"이거, 저를 바보로 보십니까? 그런 뻔한 시간벌기 작전에 속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천만에요. 전 단원은 공격하라!"

2.

"큭큭.. 뻔한 시간벌기 작전이지만, 어울려 드리죠. 이런 기회, 몇번 없을 테니까요. 속아드리겠습니다. 덤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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