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39화 (38/235)

< --고코우단 영지 점령전-- >

결국 태현은 밤 내내 한마리의 짐승이 되어 정욕을 불살랐다.

위에서, 옆에서, 뒤에서, 앞에서.

입으로, 가슴으로, 보지로, 항문으로.

수십, 아니 어쩌면 수백에 가까울 정도로 시간도 잊고, 그저 미네르의 맛있고 매력적이고 깊은 몸뚱아리를 탐했다.

그래서 미네르는 거의 온 몸으로 태현의 정액을 받아낼 수 밖에 없었고, 미네르 본인도 상상못한 부위로도 태현의 정액을 빼내었다.

격렬한 밤이 지나고, 아침 해가 뜨자, 자신의 몸을 보고선 황급히 씻으러 달려가는 미네르를 보면서 태현은 침대위에 풀썩 누웠다.

"겍."

물론 침대 위에도 정액이 가득해 곧바로 기분이 나빠져 이불과 침대보를 집어던져버린 태현은 메이드를 한명 불러 교체할 것을 명령했다.

나신으로 중요 부위를 가릴 생각조차 없이 드러낸 태현의 모습을 보고 얼굴을 붉힌 메이드였지만, 곧 명령한 일을 처리해내기 시작했다.

결국 태현도 씻고 나왔지만 그때까지도 미네르는 아직 덜씻었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샌가 갈아놓은 침대 위에 몸을 던진 태현은 강렬한 사정감 이후의 허탈감과 함께 밤을 샌 여파로 수마에 덮쳐져 잠이 들고 말았다.

곧이어 나온 미네르는 그런 태현의 모습을 보고 살포시 미소지으며 태현의 곁에 앉아서 태현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후후. 라이 씨도 잠자고 있을 땐 아무것도 모를것 같은 순수한 얼굴이군요. 에잇에잇."

태현의 볼을 양손으로붙잡고 이리저리 비틀며 태현의 얼굴을 갖고 장난쳤지만, 깊게 잠든 태현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젯밤에는 그리도 격렬하시더니.. 후후후.. 이쪽도 귀여운걸요?"

미네르는 축 처진 태현의 자지를 손가락으로 튕기며 그렇게 말하고는 메이드를 불러 자신의 의복을 가져오라 지시하고, 곧 메이드가 가져다준 의복을 차려입고 고코우단의 현 상태를 살펴보러 나섰다.

"그래도 이정도로 막은게 다행인걸까요?"

미네르 자신은 영지의 주인인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고코우단을 지키지도 못할 망정 적의 손에 쓰러지기까지 했다. 그것도 꼬맹이 여자를 상대로! 그것은 미네르에게는 기사로서도, 영주로서도, 그리고 여자로서도 굴욕이었다.

"최근에 너무 제 개인 취향에만 몰두한것 같군요. 반성. 반성. 이제 열심히 훈련도 병행해야겠어요."

미네르는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이제 더이상의 훈련에 의미가 있을까. 자신은 이미 적혈여제를, 자신의 왕을, 그리고 자신을 기사로 받아준 기사단장님을 배신한 더러운 반란군 여자에 불과한게 되버렸다.

"아. 미네르님."

"아이린~! 옆에는.. 음.."

"루루라고 합니다. 영주님."

"네! 루루씨였죠. 아이린에게 이야기 많이 들었답니다."

여자가 셋이 모이면 접시도 깬다던가, 세 여자의 수다는 한도 끝도 없이 지속되었다.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그 세 여자의 수다는 한 남자가 등장함으로써 중단되었다.

"라이 씨."

"아, 라이 님."

".... 안녕하세요."

차례로 미네르, 아이린, 루루의 반응이었다.

"끄으으으~~ 잘잤다. 미네르도 좀 자두지 그래? 한 숨도 못잤잖아."

"고코우단이 걱정되서 지금은 잠이 오질 않는걸요. 좀 더 보살피게 해주세요."

누가 들으면 밤새 사후 복구문제로 못잤다는 것 같은 느낌을 줄 말을 하자 태현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대놓고 말하기도 그래서 그냥 웃어넘겼다.

"흐아. 처참하구만."

제일 치열했던 서쪽 성벽은 그리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여기저기가 망가져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쪽의 《락 케이브》는 멀쩡했고, 그 너머의 시온 영지는 이미 태현의 손에 넘어가 있는 상태기 때문에 다른 적의 침입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여기저기서 몬스터까지 동원해서 성벽을 다시 쌓고 있었고, 태현의 골렘도 한동안 여기서 일을 도왔다. 곧 호위무사의 역할은 미네르를 지키는것이라면서 성벽을 보수하던 인력들이 쫓아냈지만.

"로아나단, 용서하지 않을거에요. 고코우단을, 모두의 터전을 이렇게 짓밟다니.."

미네르가 가슴에 두 손을 모은 채 바들바들 떨며 말했다. 아이린은 그런 미네르의 손을 꼬옥 붙잡아주고 이마를 맞대며 여신에게 기도의 말을 읊기 시작했다.

"아이린의 반응을 보아하니, 말한대로 해줬나보군, 루루."

두 여자가 서로의 손을 잡고 기도하기 시작하자, 할 일이 없어 뻘쭘해진 태현은, 약간은 거리를 두고 경계하던 루루에게 말을 걸었다.

"... 아이린을 위해서에요. 그게 아니라면 당신 따위.. 당신 따위.."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에 대충 파악한 태현은 끌끌대며 루루의 머리를 헤집었다.

"미안하게 됐다. 내가 반란군인걸 어쩌겠냐. 다 작전의 일부인걸. 까라면 까야지."

".... 거짓말쟁이. 위선자. 악적."

"하하. 사실인걸. 어쩌겠어."

"하지만.. 싫지만은 않아요."

"어? 뭐라고?"

루루가 너무 작은 목소리로 말하자 태현은 제대로 듣지 못해서 되물었다.

"에이! 나가 죽어요 그냥!"

"아! 아! 미안! 살려줘! 아파!"

루루가 칼이 들어있는 칼집으로 투닥투닥 태현을 때리자 태현은 팔로 막으면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루루는 그런 태현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며

"하아. 저런거 보면 완전 어린애인데 말이죠."

"우~후~후~"

뒤에서 양쪽 어깨에 손이 올라온걸 느끼고 뒤를 보자 양쪽에 아이린과 미네르가 있었다.

"저... 저기 뭔가..?"

"언제부터 라이 님과 그런 관계가 된거야?! 설명해보도록!"

"후에엣..!"

결국 붙잡힌 루루는 아이린과 미네르의 등쌀에 못이겨 전부는 말하지 못하고 거짓을 섞어서 말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태현은 《대삼림》에 들어가 있었다. 신나게, 폭력적으로 대삼림의 모든걸 집어삼킨 헬파이어는 더이상 잡아먹을 것이 없자 스스로 꺼졌고, 그 결과는 처참한 폐허에 가까운 공터였다.

여기저기 탄 나무 흔적이 나뒹굴고, 여기저기 재, 재, 재. 잿빛으로 시야가 물들었다.

"내가 한 짓이지만 처참하구만."

건축물과는 다르게 이 《대삼림》이 복구되려면 몇백, 아니 과장하면 몇 천년이 지나야할지 아무도 모를것이다. 인간의 사회와는 다르게 자연의 재생력은 미미해보이는 듯 해도 경이로운 면이 있었으니까.

이렇게 아무것도 남지 않고 모두 타버려도 결국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씨를 널리 퍼뜨릴 것이다.

자연이란 그토록 오묘하고도 위대한 공간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잿빛으로 물든 대삼림을 거닐던 태현은 세계수가 서 있던 장소에까지 다다랐다.

"오...?"

모두 타버려서 쓰러진 세계수. 그 뿌리 부분에서, 초록빛 싹이 고개를 들이 밀고 있었다.

어느새 뒤따라온 미네르, 아이린, 루루는 그 싹을 보더니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울음을 터뜨리며 털썩 무릎 꿇고선 경건하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세이라 여신이시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장면을 보고있자니 마음 한켠이 씁쓸해진 태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해되지 않도록 약간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주위를 둘러보는 순간, 세이라 여신의 사당만은 멀쩡한 것이 눈에 보였다.

"워우.. 그래도 여신의 가호를 받는다 이건가?"

태현이 감탄하며 사당으로 다가갔다. 역시 은은한 녹색빛을 내뿜으며 자신을 보호하고 있었다.

기도가 끝났는지, 아이린이 슬며시 다가왔다.

"역시, 여신님의 사당이네요. 이 화재에도 멀쩡할 줄이야. 이게 다 세이라 여신님의 축복입니다.."

너무나도 경건한 모습에 뭐라도 해주고 싶어져버린 태현은 세이라 여신의 조각을 꺼내들었다.

"휴우. 그래. 내가 졌다. 이걸, 맡길게."

"이것은.. 세이라 여신님의 조각....? 이걸 어디서..?"

"던전에서 얻었지. 자, 이걸 사당에 넣으면,"

《세이라 여신의 사당이 여신의 조각을 내치함으로써 광역으로 효과를 퍼뜨립니다.》《대삼림의 재생률이 200% 상승합니다.》《세계수 유그드라실이 빠르게 자라납니다.》사당에서 녹색 빛이 대삼림 전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거면, 될거야."

"아아아...!"

아이린은 또다시 울음을 터뜨리며 성호를 긋고는 태현의 품에 안겨들었다.

"당신이야 말로 고코우단의 구세주입니다. 세이라 여신의 선물입니다..!"

울고불고 난리치는 아이린을 힘겹게 떼어낸 후, 고코우단으로 천천히 돌아갔다.

그리고 3일 후.

퍽, 퍽, 퍽.

찰싹! 찰싹!

살과 살이 부딪히며 자아내는 음란한 소리가 카린의 집에서 울려퍼지고 있었다.

"고생했어. 한동안 못 올거야."

"어... 어째서.. "

"난, 반란군이니까. 대륙 정복 해야지."

뒤에서 거칠게 박아대는 태현의 움직임에 곧 쾌락에 빠져 허덕이는 카린과 뒤에서 부럽다는듯이 손가락만 물고 있는 카센을 만족시켜주고는 유그드라실 큐브를 받아들고선 카린의 집을 나섰다.

이제 고코우단에서 챙길것은 얼추 다 챙겼으니, 떠날 때였다.

"이제 슬슬 고르디아나로 가보려고 해."

".... 역시라면 역시일까요. 그냥 저와 여기서..."

"그건 안돼. 난 반란군. 적혈여제를 쓰러뜨리기 전까진, 내가 안주할 땅은 없어."

"그렇게까지 완고하시다면... 어쩔수 없겠죠. 가끔은, 들러주세요."

"그랴그랴."

미네르에게도 인사하고, 고코우단 사람들에게 모두 작별인사를 한 후 고르디아나를 향해 출발했다.

============================ 작품 후기 ============================쬬금 짧습니다.

이걸로 고코우단도 끝.

이제 레지스탕스 2의 약 1/5, 게임 전체로 봐서는 거의 1/30? 태현의 갈길이 머네요조회수 1만을 찍었네요. 기쁩니다. 뭔가 하고 싶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으므로, 안합니다.

선작 추천 코멘은 작가애게 힘이 됩니당.

노블이라 그게 조금 힘들긴 하겠군요.. 흠.

그럼하루에 1편 올려주는게 좋아요? 아니면 3일마다 3편씩 올려주는게 좋아요?

대신 선택지가 줄어들긴 하겠지만요. 흠.

이건 제법 중한 질문이니 많은 대답이 있길 바랍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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