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의 도시, 고르디아나.
-- >
" 환락가의 주인, 슈리의 지위를 이용해 글로리아를 환락가로 끌어들인 뒤 덮치시지요. 그런거 잘하시지 않습니까."
"어째 가시가 돋혀있는것 같아?"
"절대로 라이님 제멋대로 휴가같은거 쓰셔서 화난거 아닙니다. 누군 몇달째 쉬지도 못하고 있는데.. 중얼중얼.."
크로우가 불만에 가득한 표정으로 투덜거리며 뭐라고 중얼거렸지만 뒷부분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그럼, 슈리를 이용하라 이거지? 갔다올게."
"아, 라이님. 최근에 발생시킨 소규모 반란때문에 글로리아 주변의 경호가 강화됐다고 합니다.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주시길."
"엉. 알겠어."
태현은 후다닥 아지트를 나가서 슈리가 있는 환락가로 향했다.
문 앞에서 레온이 썩은 표정으로 태현을 맞이했지만 가볍게 무시하고 슈리의 거처로 들어갔다.
"엽. 슈리. 잘지냈냐?"
"아앗! 주인님!"
슈리가 기쁘다는듯이 태현의 품에 안긴 뒤 곧바로 태현의 옷을 벗기려하자 태현은 슈리를 제지했다.
"오늘은 섹스하러 온 거 아니야."
태현은 슈리에게 글로리아를 유인할 계책이 없느냐고 물었다.
"음.. 글로리아님은 뭐라고 해야될까, 전형적인 귀족가 자제분 같은 느낌이라. 저희 환락가와 크게 관련이 없으세요. 오히려 좀 싫어하신달까... 흥.. 건방지게 말이죠."
"그럼 이건 어때? 환락가의 한 손님이었는데, 반란군 같았다고. 그래서 그 자에게서 정보를 좀 들었다고. 중요한 정보니까 대면해서 말씀드리고 싶다고. 이런식으로 이야기 해보는건 어떨까?"
"그래도 혼자 오시진 않을거에요. 최소 두셋은 동행할텐데.."
"그정도는 어떻게든 될거야. 자. 한번 해보자고."
"환락가에서?"
"예. 글로리아님."
황금을 녹여 만든듯한 금색 머리카락, 금색 눈동자. 황금의 도시의 주인, 황금의 여인이라고 불리는 여인 답게, 아름다운 금발과 금안을 빛내며 붉고 흰 기사예복을 입고 서류를 처리하고 있던 글로리아에게 측근 호위하나가 다가와 속삭였다.
"여기, 서신이. 기밀이니, 절대 다른 자는 봐선 안된다고."
"창녀 주제에 제법 건방진 이야길 하잖아. 도대체 무슨 이야기이길래 그리도 호들갑을 떠는거지?"
그 남자에게서 빼앗듯 서신을 낚아채 펼쳐본 글로리아는 그 내용을 읽고선 그 아름다운 눈을 빛냈다.
"제법, 쓸만하잖아? 자자, 준비해. 생쥐 잡으러가자."
"몇명정도 준비시킵니까?"
"너무 요란떨면 쥐구멍으로 도망칠거야. 두명 정도만 준비해."
"예."
그 측근 남자는 급하게 달려나가서, 자신과 또다른 측근 한명을 준비시키고, 글로리아와 대동해 나섰다.
"글로리아가 오고 있다고 합니다."
"수고~"
글로리아의 관서를 살피게 한 꼬맹이에게 금전 몇푼을 쥐어 보낸 후, 태현은 바짝 긴장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기 시작했다.
"환락가도, 도박장도, 왜 다들 더러운 뒷골목으로 숨어들어가는거야?"
"그들의 습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업종 자체가 떳떳하지 못하니까요."
"흥. 그것도 그렇고. 건방지게 나를 오라가라. 고작 창녀주제에 너무 시건방진거 아니야?"
"... 그래도 그들의 정보력이나 재력을 무시하긴 어렵습니다. 부디 그 점을 양해해주시길."
환락가를 향해 걷는 한발 한발이 더럽다는듯이,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걷는 글로리아는, 돌아가면 이 부츠는 당장 갖다 버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슈리가 만나자고 한 장소에 도착했다.
"여기냐. 더럽군."
"어쩔수 없지 않겠습니까. 들어가시죠."
측근 남자가 문을 먼저 열고 들어가 주위를 살핀 후 글로리아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글로리아가 접선장소에 들어가 슈리를 보고 미소지으며
"생쥐 사냥 개시~"
그 순간 그 측근 둘이 단숨에 슈리를 포박하고 목에 칼을 들이댄 후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나오시지? 생쥐야. 안나오면, 치즈는 없어질거라고?"
글로리아는 잔학한 웃음을 띠우며 자신의 칼도 뽑아든 채 외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외쳤다.
"지.. 지금 무슨 짓을 하는건가요! 글로리아님! 제 아무리 글로리아님이라고 해도, 저희는 어엿한 4대 세력중 하나입니다! 다른 곳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거에요!"
글로리아는 그렇게 소리치며 발버둥치려하는 슈리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4대세력 같은 소리하네. 반란군의 앞잡이 년. 너 같은 창년은 병사들의 노리개로 충분해."
"히익..!?"
측근 둘이 슈리를 질질 끌고 나갔다. 건물 밖에는 병사들이 잔뜩 돌입명령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었다.
"이.. 게.. 무.. 무슨..?"
"누군가가 환락가의 슈리가 반란군에 달라붙어 배신했다는 정보를 전해줘서 말이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구만. 어이, 너희들, 그년, 마음대로 해도 좋아."
이얏호우우!!
역시 영주님! 배포가 크시구만!
병사들은 슈리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갔다.
그리고 슈리는 그들에게 밤낮없이, 아니, 앞으로 영원히 그들의 성노예로서 병사들에게 강간당할것이다.
한편, 이상한 것을 느끼고 급하게 몸을 피신한 태현은 허겁지겁 도망가고 있었다.
'젠장. 드래곤이랑 골렘, 와이번 안데리고 왔는데. 냥이랑 페어리로만으로 되려나?'
도주 방법을 생각하며 병사들을 피해 도망치고 있는 태현의 앞에 레온이 나타났다.
"라이 님, 이쪽입니다!"
"오옷, 레온! 덕분에 살았다!"
레온을 따라 이리저리 골목을 꺾고 달리던 태현은 현재 상황에 대해 질문했다.
"지금, 어찌 되가고 있는거야?"
"저희 작전을 눈치 챈 듯 합니다. 이미 개미 한마리 빠져나가지 못할만큼 촘촘한 포위망이 형성되었습니다."
"..... 저희 작전? 난, 슈리에게만 이 작전을 말했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해뒀을텐.. 커흡..?!"
태현이 의문을 느끼고 물으려던 순간, 가슴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이.. 자식.. 레온..."
"크큭... 내 주인을 그렇게 범하고 이용해먹으려는 반란군 잡놈아. 감히 나를 무시해? 이건 그 댓가다!"
"끄어억!!"
레온은 태현의 가슴에 찔러넣은 칼을 뽑아내더니 다시 푹 찔러넣었다.
태현이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자, 레온은 품 속에서 조명탄을 꺼내 하늘로 쏘았다.
곧 우글우글 병사들과 글로리아가 모여들었다.
"이 자가 그 반란군입니다. 이로서 저희가 협박 당했다는 사실을 믿어주시겠지요?"
레온이 태현을 가리키며 글로리아에게 말했지만, 돌아오는건 싸늘한 냉대였다.
"협박이었건 아니었건, 난 너같은 부류가 정말 싫다. 배신을 밥먹듯이 하는 저급한 놈. 넌 언제든 내 뒷통수도 후려치겠지. 그러니, 그 뿌리를 뽑아두어야겠지."
"크흡..!"
글로리아는 일말의 자비도 없이 그대로 레온의 목을 베어냈다.
털썩 떨어진 레온의 표정은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자.. 그럼. 마무리를 지어볼까?"
눈 앞이 깜깜해지는걸 느끼며 태현은 시스템 문구가 떠오르는걸 보았다.
《BAD END 8》《뒷골목에서의 처참한 배신과 죽음 : 레온의 배신과 그로인한 죽음! 글로리아는 총명하며, 뼛속까지 기사인 소녀입니다. 그녀를 얕봐선 안될 것입니다.
《로드합니다》
"환락가의 주인, 슈리의 지위를 이용해 글로리아를 환락가로 끌어들인 뒤 덮치시지요. 그런거 잘하시지 않습니까."
크로우가 제안을 하던 시점으로 돌아온 태현은 크로우가 비꼬듯 이야기 한다는걸 깨닫고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미안해. 내 마음대로 휴가 써서. 좋아. 고르디아나 점령한 후에 내가 유베 대장님께 말씀드려서 크로우도 휴가 즐기게 해줄게."
"... 그 거짓말 참이십니까?"
"뭐야 그 의심의 눈초리는.. 정말이라니까? 나도 한번쯤은 크로우의 도움 없이 영지 하나 점령해봐야지. 그래야 지정으로 내 실력을 증명하는거 아니겠어? 그러니까 그런 떠보기식 전략 말고, 제대로 된 거 줘."
".. 그냥 던져본 전략이라는건 눈치채셨나요? 하도 하반신 막 쓰시고 다니시길래 이번 전략도 이걸로 만족하실 줄 알았습니다만."
"... 반성할게."
'실제로 그거 선택했다가 가슴팍에 구멍 뚫리고 온거거든.'
"휴우. 이 전략은 최근에 민감해진 글로리아 상대로는 위험할 겁니다. 그러니까, 우선은 환락가의 슈리를 끌여들었다고 하셨으니, 그 여인을 시작으로 해서, 뒷골목 4대 세력을 집어삼키고 조금씩 고르디아나의 돈줄을 집어삼켜서 이 고르디아나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겁니다. 그동안은 좀 조용히 행동하셔서, 글로리아가 방심하도록 유도하는것도 나쁘진 않겠지요."
"좋아. 그걸로 가자. 고마워 크로우!"
"별 말씀을. 이게 제 역할인걸요."
"그러고보니 앨리스는?"
"앨리스님은 지금 부상당한 반란군의 상태 확인, 그리고 미숙한 신입들의 훈련에 나가 있습니다. 왜요?"
"아.. 아니. 시끄럽던 게 사라져서 후련할 뿐이야. 근데, 의외로 착실한걸."
"그렇죠, 어디의 독불장군님과는 다르게 말이지요."
"..... 일단 4대 세력가좀 둘러보고 올게."
크로우의 말에 도망치듯 빠져나온 태현은 환락가와 도박장은 한번 본 적 있으니, 노예 시장과 마약 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슈리의 정보대로라면, 여기가 그 노예 시장일텐데. 흠.."
겉으로 보기엔 그냥 자전거 가게의 간판을 달고 있는 가게였기 때문에, 들어가기 망설여졌던 태현은 용기를 내서 들어가보았다.
"자전거 사러 오셨습니까?"
"음. 오크 힘줄이 달린 자전거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러자 가게 주인의 눈빛이 바뀌며 태현을 쓱 훑더니
"안 쪽으로 오시죠. 비싼 놈이라서."
창고같이 보이는 곳의 책장을 치우자 철문이 나타났다. 거기서 뭐라고 속삭인 가게 주인은 태현에게 손짓했다.
"이 곳에선 가면 착용이 의무화 되어 있습니다. 어떤걸로 하시겠습니까?"
"아무거나 줘."
기묘한 가면을 차고 들어가자, 입구와는 다르게 거대한 광장이 나타났다. 거기에선 이미 경매가 한창이었다.
"자! 이번 물품은!!! 엘프입니다!"
오오오드디어인건가!
여기저기 웅성거리며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오너가 엘프를 끌고 나오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이 엘프로 말씀드릴것 같으면~~~"
처녀니, 레벨이 몇이니, 이런저런 소개가 이어지다가, 곧 경매에 불을 붙였다.
"시작은 10골드입니다! 경매 스타트!!"
20골!
50골!
130!!
엘프의 값어치는 상당한 듯, 천정부지로 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10골드만 하더라도 한 가정이 일주일은 먹고살만한 돈이었는데, 여기 부유층 노인네들은 엘프 따위에 거금을 들이고 있었다.
물론 엘프는 몬스터로서도, 성처리로서도, 가사도 만능인 레어 몬스터로서, 그 중 일부는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정도의 지성도 갖췄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비싼건 어쩔 수 없었다.
결국 1680골드까지 치솟은 엘프의 경매는 더이상 참가자가 없었고, 그 가격을 부른 귀족의 자제로 보이는 꼬맹이가 싱글벙글 하며 큐브를 양도받았다.
"엇? 마담이다."
"정말, 마담이 왠일로 이런데?"
자리를 뜨려는 듯이 움직이던 참가자 전원이 단상 위에 등장한 여인을 보고는 다시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아, 아. 저희 노예 경매에 와주시는 참가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다음 경매 개최일을 알려드리고자 직접 올랐습니다. 요새 감시가 심해져서, 조심하는 차원에서, 말이죠."
보랏빛 머리가 신비로운 새하얀 정장을 입고 나온 마담이라 불린 이 여성이, 경매장의 주인인 듯 했다.
마담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뒤 단상에서 내려가자, 썰물 빠지듯이 빠져나가는 사람들 사이에 끼여서 함께 나온 태현은 마약상에 가보았지만, 왠 뚱보 늙은이가 나타나길래 기겁해서 뛰쳐나왔다.
"흠. 어디부터 갉아먹을까?"
============================ 작품 후기 ============================갑자기 업로드가 되버려서, 당황했습니다.
추가 내용, 업로드입니다.
다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흑.
다음으로 태현이 노릴 세력을 선택해 주세요.1. 도박장 (일본풍 기모노계 20대 후반의 여인)2. 경매장 (요염한 순백의 30대 후반의 유부녀)3. 마약상 (늙은이, 돼지. 쳐죽인다.)어짜피 전부 먹긴 하겠지만요.
마약상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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