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53화 (52/235)

< --뒷골목 4대세력-- >

"무.. 뭔가요."

태현이 빼액거리며 외치는 이슬례이의 말을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며 이슬레이에게 점점 다가가자 이슬레이는 그런 태현의 모습에 당황한 듯 기세가 한풀 꺾였다.

정확히 말하면, 나체로 덜렁거리며 다가오는 태현의 모습에 압도당했다.

"그래서."

"... 네?"

"그래서 뭐 어쩌려고?"

"어.. 음.."

이슬레이가 침묵하자 그럴줄 알았다는듯 태현은 한껏 비웃으며 말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네가 지금 당장 뛰어나가서 방방곡곡에 내가 어머니랑 관계를 가졌다고 백날 외쳐봤자 우리가 부인하면 아무도 안믿겠지."

"... 웃.."

"생각을 해봐. 난 이미 영지를 2개나 점령한 촉망받는 간부. 넌? 이름도 모르는 신입. 그렇다고 외부에 알릴건 아니잖아? 넌 반란군이니까."

"크읏..."

이슬레이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태현의 말이 전체적으로 틀리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분했다. 자신은 신입. 그것도 훈련이나 받던 신입 중의 신입.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없어져도 자기와 함께 훈련받던 신입 중 몇명 정도야 신경쓰겠지만 곧 그것도 잊혀질, 자신은 그런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태현은? 태현은 일단 《영웅》디가트의 아들. 거기에 한달 정도만에 전전긍긍하던 영지를 2개나 집어삼키고는 고르디아나의 뒷세력마저 이미 2개나 집어삼켜 고르디아나의 함락은 시간문제라 생각될 정도의 실력자.

반란군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크기부터가 다르다. 이슬레이는 그저 태현이 입김만 불어도 날릴 그런 미진한 위치.

그걸 깨달았는지 이슬레이의 기세가 확 꺾기고선 서글프게 울기 시작했다. 괜히 이런데 홧김에 끼어들었다가, 이 비밀을 숨기기 위해 자신은 태현의 손에 말살될 것이라 생각하니, 너무 서글펐던 이슬레이는 결국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엑.. 야.. 아씨.."

갑자기 이슬레이가 세상 다 산 것 마냥 너무 서글프게 울자 당황한 태현은 유나에게 눈짓해서 어떻게 좀 해보라는 신호를 주었고, 침대에서 나른하면서도 자궁에 정액이 헤엄치는 느낌에 만족하며 누워있던 유나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급기야 주저앉아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엉엉 울고 있는 이슬레이를 뒤에서 껴안았다.

유나가 안아오자 흠칫 놀란 이슬레이였지만 한번 터져나온 눈물은 막을 수 없었다. 한참을 그리 서로를 부둥켜 안고선 울던 이슬레이는 곧 자신이 전라의 유나를 껴안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선 후다닥 유나로부터 떨어졌다.

"후후.. 이슬레이라고 했던가?"

"ㄴ..... 네...."

하지만 곧 다시 다가와 눈을 맞추며 머리를 쓰다듬는 유나에 볼을 붉히며 수줍게 이야기하는 이슬레이의 모습을 보자 유나는 괜찮아졌다고 판단됐는지 이슬레이의 귀에 속삭였다.

"그럼 공범이 되면 되잖아?"

"공.. 범..?...! 히익.."

잠시 공범이 되라는 유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채 되짚던 이슬레이는 곧 이해하고선 자신의 몸을 움츠렸다.

멀리서 지켜보던 태현은 대충 상황파악이 됐는지 벌벌 떠는 이슬레이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말했다.

"괜찮아. 안아파. 곧 기분 좋아질거야."

이슬레이는 발버둥쳤지만 태현의 완력에 눌려 결국 태현의 밑에 깔리게 되었다.

이렇게 또 하나의 꽃이 꺾이는 순간이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태현의 방에 불어닥친 열풍이 드디어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이슬레이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힘없이 누워 있었고, 시트는 처녀혈 때문인지 부분부분 붉게 물들어 있었고, 보지에서는 끊임없이 정액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흑.. 흐윽... 흑..."

곧 이슬레이가 서글피 울기 시작하자, 태현은 쓴 입맛을 다시며 슬슬 동이 터오는 걸 보면서 바람을 쐬러 잠시 집 밖을 나섰다.

"흐음. 어쩐다."

말은 그리 했지만, 반감을 가진 이슬레이를 괜히 고르디아나로 데려갔다가 글로리아에게 붙어버리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보지도 제법 괜찮고 성장가능성이 엿보인 저 맛있는 여자를 버리기에도 아깝고. 갈등이 되는 태현이었다.

"에이 뭐. 잘못돼봤자 배드엔딩밖에 더되겠냐. 버리긴 아깝지."

평소에도 약간 탐욕적인 태현이었기에, 이슬레이도 아까웠고, 결국 데리고 가기로 했다.

"그래서, 이슬레이 넌 어머니의 직속 부관이다."

"예...?"

"열심히 배워봐. 테이머 훈련도 좀 받았으니 호위로도 되겠지. 이번 기회에 승진 기회 잡아봐라."

"아.. 안죽이실건가요?"

"응? 아. 죽일까 했는데. 네 몸이 너무 좋아서."

태현의 적나라한 말에 부끄러웠지만, 자기 자신도 어젯밤 태현에게 안기며 처음으로 쾌락을 맛보았고, 그걸 맛본 이상 자신은 더이상 그 쾌락을 거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조금은 기뻤다.

"섹스도 좀 능숙해지도록 도와줄거니까."

"........ 네.."

결국 이슬레이도 크게 반감을 가지진 않았는지, 아니면 저게 연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혹여나 배신하더라도 감당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데려가기로 했다.

그리고 간단하게 끼니를 때운 후, 유나와 이슬레이를 데리고 고르디아나로 복귀했다.

콰당탕!

"네, 네놈은 뭐냐! 내가 누군줄 알고!"

음흉하게 생긴 노인이 태현의 발길질에 길바닥을 내뒹굴며 발악하듯이 외쳤다.

"알아. 너, 마약상을 꽉 쥐고 있던 늙은 노친네잖아? 언젠가 이런 일이 올거라 예상하지 않았어?"

"크으악!! 이자식, 다른 세력들이 가만히 있을 성 싶느냐!"

"응. 가만히 있겠지. 왜냐하면 이미 그 4대 세력이니 뭐니도 깨졌으니까."

태현이 비릿하게 웃으며 환락가와 경매장의 증표를 보여주자 그 노인의 안색이 새피래졌다.

"너... 어떻게... 크아악!"

"네~ 잡담은 여기까지."

태현은 노인네의 심장에 칼을 박아넣음으로써 가루로 만들어버린 후, 이것저것 챙긴 뒤, 유나에게 넘겨주었다.

"잘 굴려봐요."

"후후.. 그래."

가볍게 입맞춰준 후 이슬레이도 머뭇머뭇하자 이슬레이에게도 입맞춰준 태현은 도박장을 향해 걸어갔다.

"과연, 얼마나 버텨줄까?"

이미 4대 세력이 붕괴된 이상, 도박장 또한 순조롭게 태현의 손에 떨어질 것이다.

"일단은, 한번 애태워볼까?"

"미카코님! 급보입니다!"

"또 뭐야..?"

가뜩이나 미카코는 얼마 전 경매장의 주인인 갈라테아가 자신의 모든 권리를 한 남성에게 양도한 것 때문에 그 진상은 파악하느라 머리가 아팠다.

근데 그 남자를 파고 들어가보니 이미 환락가의 슈리 또한 충성을 맹세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정신이 혼미해지는 느낌이었는데 또 급보가 날아오자 미카코는 미칠것 같았다.

"마약상의 그레엄이 죽고, 마약상의 주인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 마약상까지."

주인의 이름을 듣지 않아도 대충 예상이 가기 시작한 미카코였다.

"라이겠지?"

"음.. 라이는 아니지만, 조사해본 결과 라이와 함께 사는것이 포착되었다고 합니다."

"뭐야 그 자식.. 갑자기 튀어나와선.."

아름다운 아미를 찌푸리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어찌 짜야할지 머리가 아픈 미카코는 결국 아무런 대책을 세울 수 없었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오랜 기간을 지켜온 이 도박장. 부모로부터 양도받았고, 처음엔 그리 탐탁치 않던 일이었지만, 하다보니 애착이 들었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빼앗기기 싫었다.

'나에게 도전해온다면, 가만히 당하지만은 않을테다.'

미카코의 눈빛이 결연하게 타올랐다.

============================ 작품 후기 ============================짧아서 죄송합니다.

작가입니다.

어제 밤에 뭘 잘못했는지 오른쪽 어깨부분이 아프더니급기야 오늘 점심 즈음에는 팔뚝 부분까지 아파서 제대로 쓰기가 힘들어져, 조금 짧게 끊습니다.

내일까지 낫는다면 베스트겠지만, 내일도 이 상태라면 비슷한 양이 되지 않을까.. 매일 기다려주시는 독자분들께 정말로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이 없네요.

음.. 이슬레이는 스킵했습니다.. 만 유나의 부관으로 있으면서 유나와 함께 시달리거나, 유나에게 시달리는 일이 많겠죠.

미카코를 빠르게 처리한 뒤, 글로리아만 쓰러뜨리면 고르디아나도 함락이겠지만.

전 태현에게 그리 쉽게 고르디아나를 줄 생각은 없습니다(웃음) 좀 더 굴러라 태현!

내... 일 뵐수 있게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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