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군의 도시, 애리조나-- >
"아! 여기에요 여기, 라이 씨."
리니어가 예약했다고 전해온 음식점으로 들어가니 저 멀리에서 사복을 입은 리니어가 손을 흔들며 태현을 불렀다.
"많이 기다리셨나요?"
"아, 아니에요. 저도 방금 막 왔는걸요.."
태현의 다정스러운 질문에 리니어는 손을 꼬으면서 말했다.
태현이 자리에 앉고, 맞은편에서 태현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리니어는 뭐가 그리 좋은지 계속 생글생글 웃으며 턱을 괴고 태현을 감상하듯 계속 바라보기만 했다.
"제 얼굴에 뭐가 묻었나요?"
"핫?! 아, 아니에요. 그냥, 라이 씨 멋있구나~ 싶어서요."
"하핫, 부끄럽군요."
리니어의 부끄러워하면서도 할 말은 다하면서도 그 말이 오히려 태현이 부끄러울 정도로 직설적이었다.
"그나저나,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것에 대해서 감사 드립니다."
"아니에요. 저, 처음 발령받은 부대라 엄청 긴장 많이하고.. 역시 처음엔 실수만 엄청 해댔는데, 라이 씨 덕분에 빨리 적응한거 같아요."
"빨리 적응할 수 있던것도 리니어 씨가 기본적인 능력이 뒷받침 되니까 가능한겁니다."
"에.. 에헤헤.. 그.. 그런가요?"
손으로 볼을 감싸쥐며 부끄러워하는 리니어가 참 솔직하면서도 태평하다는 생각을 한 태현은 곧 음식이 나오자 천천히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리니어는 자신의 음식을 먹으면서도 힐긋힐긋 태현을 바라보는게 뭔가에 단단히 씌이긴 씌인것 같았다.
"이런 날에는 와인이 곁들여져야 좋겠지요. 웨이터?"
"예."
"여기 혹시 하이디 있나?"
"헉... 하.. 하이디 말씀이십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하이디는 카림 대륙의 왕, 캐롤이 디가트에 의해 쓰러진 이후 단종되었기에 그 가격과 레어도가 매우 올랐다.
그렇기에 이 웨이터도 자신만의 판단으로는 이 하이디를 내놓을 수 없었고, 마스터에게 물어봐야만 했다.
그리고 곧 마스터로 보이는 지긋한 중년 신사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하이디를 찾으셨다고 들으셨습니다만."
"그래. 로열 퍼스트인 8년산까지는 바라지도 않겠지만, 최소한 5년산은 되는 물건을 내주게."
"로열 퍼스트...!! 드셔보신 적 있으십니까?"
"흠.. 혹시 고르디아나의 백화점의 오너, 미세르를 아는가?"
"알고 있습니다. 고르디아나의 영주, 글로리아님과 더불어 고르디아나를 대표하는 두 개의 황금 기둥(Golden Pillar)라고 불리는 그 미세르님을 모르는 사람이 이 세린 대륙에 있을리가 없습니다."
미세르는 본래 신비주의를 표명해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지만, 태현과 섹스하고, 글로리아를 조교할때 함께 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미세르와 글로리아는 제법 친해져 둘이 자주 붙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글로리아만이 황금의 여인이라고 불렸으나, 미세르의 미모 또한 글로리아에 뒤쳐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존경과 공경을 담아 글로리아와 미세르를 동격으로 놓고, 그 둘을 불러 고르디아나의 두 황금 기둥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잘 아는군. 내가 그 미세르님의 생일 잔치에 초대받아서, 그 로열 퍼스트를 맛본적이 있단 말이지. 그 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하지만 로열 퍼스트는 귀하다는걸 아니, 최소한 5년산은 되야 조금이라도 비슷한 맛을 내지 않겠나?"
"으음... 외람되오나 저희 가게에는 하이디가 4년산까지밖에 없습니다. 본래 이 물건도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나 뜨내기들에게는 팔지 않습니다만, 손님같은 경우에는 예외로군요... 아니 오히려 제가 접대해야할 정도로군요."
은연중에 그 미세르의 생일 잔치에 초대받았다는걸 드러낸다는것은, 자신의 지위를 어느정도 밝혔다는 것을 의미했다. 즉, 난 이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니까, 알아서 바치라는 뜻이었다.
그걸 못 알아들을 마스터가 아니었지만, 공교롭게도 이 가게에는 하이디 5년산 이상이 없었다.
"그럼, 4년산이라도 내주게. 그래도 다른 싸구려 와인보다는 낫겠지."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길."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대화가 오가자 리니어는 정신이 없었다.
'와아, 이분 정말 대단하신 분인건가? 근데 왜 보급관이나 하고 계셨지..?'
"지금 혹시 보급관따위나 하고 있던 사람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 라고 생각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히끅.. 아, 아니에요. 제가 어찌 감히.."
"에이, 표정에서 다 드러나고 있는데요?"
"히끅, 히끅."
아무래도 리니어는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버릇이 있는 것 같았다. 연신 딸꾹질하는 리니어의 모습을 보면서 웃음지으며 태현은 말을 이었다.
"그 보급관도 노아 드뮈레씨의 부탁으로 받아들인 일이라서요. 그냥 부업삼아 잠시 한겁니다. 그러니까 전 보급관이 복귀하는 순간 저는 다시 그 자리를 양보한 것이구요."
"아.. 그러시군요. 그럼 지금은 뭘 하고 계시나요?"
"견문을 넓히기 위해 세린 대륙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시온, 고코우단, 고르디아나, 이네스.. 이 4영지 모두 좋은 영지더군요. 특히 고르디아나의 화려함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고르디아나.. 전 어렸을때부터 여기 애리조나에서만 살아서, 듣기만 들었어요. 황금의 도시라고.. 아, 멋지네요. 여행자라.."
또다시 이유없이 리니어의 마음속에서 태현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가는 걸 느꼈다.
곧 마스터가 와인을 한 병 들고 와, 손수 마개를 따고 와인 잔에다가 쪼르륵 따라주었다.
"저희 가게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하이디입니다. 제 가보였는데, 손님이 마시는거라면 아깝지 않을 듯하군요."
"앗.. 가보셨습니까..? 이거 죄송하게 됐군요.. 음... 이거 어쩐다.."
"아닙니다. 신경쓰시지 마시죠. 전 이 하이디의 진정한 주인이 제가 아니라는것 쯤은 알고 있었습니다. 오늘에야 말로 진정한 주인을 만나게 되는거죠."
"그래도 제가 미안해서 그럽디다. 잠시만 기다려주시죠."
태현은 마스터와 리니어 양측에 양해를 구하고 음식점을 나와, 팔찌에서 미세르의 번호를 찾아 연락했다.
"미세르?"
"아앗, 주인님?! 어쩐 일로 연락을 다 주시고..!! 미세르, 기뻐욧..!!"
급기야 훌쩍이는 소리까지 들리자 태현은 미세르에게 다급하게 진정시키며 미세르에게 할말을 전했다.
"여기 애리조나의 "
마스터피스
"라는 음식점인데, 여기 하이디 남는거 있으면 아무거나 갖다줘."
"하이디 말씀이신가요? 음- 지금 남아있는건 5년산 뿐인데, 괜찮으시겠어요?"
"충분해."
통화를 종료한 뒤, 마스터에게 곧 미세르에게서 하이디 5년산이 올거라고 전해주자 감격의 눈물을 펑펑 쏟으며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 마스터를 진정시키고 태현은 자리로 돌아왔다.
"와아, 라이 씨. 대단하신 분이었군요? 그 미세르씨랑 통화도 하시고."
"하하, 사업 관련으로 잠시 만났던 것 뿐이야. 상당히 카리스마 있으신 분이셨지."
"피이-"
미세르의 칭찬만 해서 삐졌는지, 와인만 연신 홀짝이던 리니어는 곧 취했는지 얼굴이 시뻘개졌다.
"라이 씨는, 어떤 여자가 취향이세요?!"
그리고 거리낌없이 낯부끄러운 질문을 막 던지기 시작했다.
"흠.. 그렇군. 취향이라..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군."
"저는 어떠세요?!"
"글쎄... 리니어는 영 덜렁대고 믿음직 못하니 말이야. 하하."
"피이!!"
볼을 부풀리고 고개를 돌리는 리니어는 대놓고 나 삐졌어요라고 말하는것 같았다.
태현은 웃으면서 리니어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리니어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하지만 그런 덜렁대는 면도 매력적이에요, 리니어 씨."
"아앗..."
그게 뭐라고, 태현의 말이 리니어의 마음을 뒤흔들고, 삐졌던 리니어의 마음이 사르르 녹아버린다.
분위기를 탔다고 여긴 태현은 그대로 반쯤 취한 상태에서, 태현의 달콤한 말을 듣고 헤롱헤롱한 상태에 있는 리니어를 데리고 음식점을 나와, 근처 여관에 데리고 들어갔다.
"으읏... 라이 씨, 여기가... 어디에요?"
"여관이에요, 리니어 씨. 많이 취한듯 하셔서.."
"여... 관? 그럼.. 에헤헤~"
리니어가 태현을 덮치듯 침대에 끌고 들어와 눕히고 태현 위에 올라탔다.
"라이 씨이~ 라이 씨는 왜~ 라이 씨인건가요옷?"
"... 취하신거같은데, 정신차리시죠?"
"취하지 않았습니닷!! 전 언제나 제정신이에욧!! 에헤헤~"
".... 쩝"
딱 봐도 취해서 제정신이 아닌듯한 리니어를 밀치고 일어나려는 순간, 리니어는 그러한 태현의 팔을 누르며 태현의 입술에 입맞췄다.
"으읍?!"
당황한 척 하면서도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태현이었다.
리니어를 어떻게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면서 리니어를 먹을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리니어 쪽에서 알아서 먼저 날 잡아 잡수하면서 덮쳐주면, 태현으로서는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건.. 여태까지 도와주신거의 답례에요.. 츄우.."
빨개진 얼굴은 비단 술에 의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입을 맞추고, 혀를 얽히며 야릇한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정열적인 키스를 나누던 두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옷을 급하게 벗어 던졌다.
"후후.. 대단하시네요.."
리니어는 엄청난 크기와 굵기를 자랑하는 태현의 자지를 보고 감탄하면서도 태현의 것이라면 모든것이 사랑스럽다는듯이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렇군요. 전 그렇다면 이 키스에 대한 답례를 해드려야겠습니다."
"햐아앗?!"
리니어의 몸을 들어올려 침대에 던진 태현은, 리니어와 만나기 전에 마리랑 섹스를 하고 오긴 했지만, 리니어를 본 순간부터 이 장면을 생각해오던 태현
이었기에 인내심에 한계가 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리니어가 알아서 먼저 이렇게 자신을 원하니, 더이상 참을 이유가 없었다.
============================ 작품 후기 ============================헤헤 이제 저도 12시 전후로 올리고 잘까 생각중입니다 헤헤헤그리고 리니어와의 섹스씬은 생략. 이런 애들까지 일일히 묘사할 틈이 없어요(?)앗, 이 말을 하는 순간 저 멀리서 독자들이 몰려오는군요.
전 얼른 피신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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