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여자, 사프란-- >
오늘도 평소와 같이 컨설팅을 명목으로 한 질펀한 육체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읏.. 응.. 하앙.."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오늘은 태현이 좁은 방 안에서만 섹스하는게 덥기도하고 좁기도 해서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체위로 섹스를 할 때였다.
"으응... 읏... 어으.. 음...?"
태현은 그때 사프란을 뒤로 껴안은 채로 걸어다니면서 사프란을 푹쩍푹쩍 박아대고 있었기 때문에 최면으로 흐릿했던 눈의 초점이 돌아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 지금.. 무엇을..?"
사프란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그제서야 무언가 잘못된걸 느꼈다.
'아..! 최면향이랑 멀어져서 최면의 효과가 약해진건가?!'
"다.. 당신은.. 라이... 크로네..? 나.. 나 지금 무엇을..?"
최면에서 깨어난 사프란은 경악했다.
무언가 잠에서 깨어난 듯한 느낌과 함께 눈을 뜨자 자신이 알몸으로 낯선.. 정확하게 말하면 낯은 익지만 여태까지 한번밖에 만난적이 없던 남자였다.
하지만 분명 자신은 그날 컨설팅만 받고 헤어진 이후 이 남자와 만난 적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뭐지?'
분명 자신은 오랜만에 기분 좋게 퇴근을 해서...
'퇴근... 을 한 뒤에 내가 어디로 갔지?'
최면을 당한 동안의 기억이 싸그리 사라져 있었다.
물론 태현이 그렇게 각인시켜두었기 때문에 그랬던거지만.
"당신... 무슨 짓을.. 하고있는거야..!!"
매서운 눈빛으로 태현을 노려보았지만 이미 단단히 태현의 손에 붙들린 몸은 태현의 움직임에 맞춰 위아래로 흔들리며 태현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당, 장 내려놓으란, 말이야..!! 뭐하는 짓이야..!!"
"어라? 지금 이거 사프란 씨가 원해서 하고 있는건데요?"
"뭣, 그. 그럴리가 없어.. 내가 이걸 원했다고..?"
"역시 안믿으시네.. 그럼..."
태현은 최면을 걸때 가장 중점적으로 걸었던 최면이 하나 있었다.
그건, 태현의 손짓에 의해 최면 상태일때의 기억을 모두 잊게만드는 최면과 반대로 모두 기억나게 만드는 최면이었다.
"그럼, 기억을 되살려드리죠."
"너, 나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
"글쎄요? 기억을 되돌려드릴테니, 무언가 생각날지도 모르죠."
태현이 사프란을 내려놓고 손뼉을 짝 쳤다.
그러자 사프란의 눈빛이 또다시 잠깐 멍해졌다가 곧바로 총기를 되찾았다.
그리고, 태현에 의해 지워져있던 최면상태에서의 기억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보답』이라는 명목하에, 자신이 먼저 섹스를 원하는 듯한 행동을 해서 태현을 원해왔던 기억이라던가,개처럼 엎드린 상태로 부끄러움을 모른채 외설스럽게도 자신이 먼저 태현의 자지를 원하는 말을 하는 듯한 기억이라던가.
그 외에도 수많은 최면상태의 섹스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사프란의 정신을 망가뜨렸다.
"내.. 내가 이랬다고..?"
"예. 분명 당신이 먼저 저에게 몸을 맡겼을겁니다."
"... 아니야. 무슨 술수를 썼구나.. 그 방... 그방 내부에다가 뭔가 수작을 부려놨구나,..!!"
부끄러운 기억이지만, 그 장면들을 하나 둘씩 곱씹자 은근히 섹스하는 쪽으로 방향을 몰아간 것은 분명, 태현이었다.
거기에 순진하게도 순순히 몸을 바쳐버린 자신도 물론 잘못이 아주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 것 자체가 태현의 의도대로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분명, 자신의 모습이 이상했다.
무언가에, 홀린듯한...
".... 생각이 났습니다. 당신, 그 향.. 마약이나 그 종류군요."
"하하, 역시 딱지치기로 4천왕이 된 건 아니로군. 눈치가 빨라."
분명 그 이후의,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낯부끄럽고 음탕한 기억들도 떠오르지만 애써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고 생각하며 애써 외면하면서 태현을 노려보았다.
그 잠깐사이에 사태의 전말을 대부분 파악한 사프란의 두뇌에 태현은 감탄하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럴 때를 대비한 보험도 들어놨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미 사프란은 내꺼지. 4천왕 전원이 이렇다면, 계획에 살짝 차질이 생길지도 모르겠는걸..'
4천왕 전원이 사프란처럼 이렇게 머리가 좋다면, 태현은 추후에 사프란을 이용해서 4천왕들을 줄줄이 엮을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었다.
사프란이 그 중 가장 머리가 좋다고 들었기 때문에 그런 전략을 세워둔 것이기 때문에.
"... 당신, 이러고도 무사하실 것 같나요?"
"내 몸 무사할 생각만 했더라면 애초에 이 애리조나에 들어오질 않았겠지."
"...."
이렇게 태현과 이야기하면서도 사프란의 하반신 깊은 곳에서는 가려움이 스멀스멀 느껴지는걸 애써서 무시했다.
"목적이 뭐야, 당신."
어느새 경어조차도 집어치우고 모멸감이 가득한 말투와 목소리로 태현을 노려보면서 쏘아붙이는 사프란의 모습을 보면서 태현은 오히려 흥분되는걸 느꼈다.
'곧 저 도도한 표정이 다시금 쾌락으로 일그러지겠지...'
이런일이 아주 없을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던 태현이었기에 이럴 때를 상정한 최면도 하나 걸어두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그걸 써버리면 재미없다. 그건 정말 최후의 수단 중 하나이다.
지금은 사프란과의 대화를 좀 더 즐길 차례다.
"내 목적..? 내 목적은, 애리조나의 정복이다."
"미쳤군, 당신."
"모두가 그러더라고."
애리조나에 들어와서, 자신의 목적을 물은 사람들에게 모두 똑같은 대답을 해줬었고, 모두 똑같은 대답을 들었다.
"좋아. 허황되긴 하지만 그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애리조나를 정복해서 대체 무얼 하려는 거지?"
"그 점을 물어오는건 처음인걸.. 하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 말 해주지. 난, 반란군이다."
반란군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안그래도 험악한 사프란의 표정이 증오로 일그러졌다.
"반란군 놈이 어떻게 이 성지에 들어온거지? 이 쓰레기가..!!"
"... 대체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반란군이 그렇게까지 나쁜건 아닌데.."
"현 체제의 전복을 꿈꾸면서, 무언가를 스스로 쟁취하려 하지 않으면서 남의 것을 빼앗으려고만 하는 도적떼같은 놈들이, 쓰레기라고 칭하지 않으면, 도대체 뭐라고 칭해야하는거지?"
"허.. 참.."
============================ 작품 후기 ============================하루 쉬었더니, 글이 너무 안써지네요. 일단 최대한 써지는데까지만 썼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의 선택지를 위해서 끊었습니다.
일단, 하루 휴재했으면서 짧은건 정말 죄송합니다.
선택지,, 드리겠습니다.
일단 전 선택지는 1번이에요.1. 너무 반항하는건 귀찮다. 최면으로 정신만 멀쩡한 상태로 범한다.2. 그럴 필요 있나? 증오로 가득한 저 얼굴을, 쾌락으로 물들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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