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125화 (124/235)

< --사면초가,, 아니, 삼면초가인가?

-- >

작전부장, 사천왕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실력을 갖췄으며 대외적으로는 나이 순서에 따라 장군의 직위가 배분되었다고는 알려져있으나 아일리나 사프란, 레미아는 공통적으로 아냐가 사천왕 중 가장 강하다는 데에 이견이 없었다.

그리고 사실상 이 세계에서 나이가 어리다는 것은, 그만큼 경험을 덜 쌓았다는 반증이 될 수 밖에 없었으므로 사실상 나이 순서로 배분되었다라는 말은 강한 순서대로 배분되었다는 말과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이곳, 작전부를 담당하고 있는 사천왕의 선두, 사천왕 중에서도 애리조나의 영주이자 해군 원수인 유키의 총애를 가장 많이 받는 4성장군 아냐는 최근들어 심상치 않은 낌새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 수상해."

작전부는 『작전에는 기동력과 신속성이 생명이야』라는 원수, 유키의 신념

에 따라 부대마다 시행하는 작전이 달랐기 때문에, 휘하에 잘게 나뉘어져있는 부서가 너무나도 많았다. 따라서 아냐는 거의 매일같이 시도때도 없이 올라오는 작전보고서에 정신이 없는 한편에도 뭔가 머뜩찮은 부분이 눈에 밟혔다.

"이걸 수리 신청한지 벌써 얼마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수리하러 오지 않았다고? 레미아가 그럴리가 없는데.."

약간 천방지축인 아일리라면 몰라도, 매사에 꼼꼼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인 레미아가 아무리 사소한 수리 의뢰라고는 하지만, 아냐의 부탁을 이리 오랫동안 방치시켜둘 리가 없었다.

아냐는 검은 단발을 흔들며 머리를 감싸쥐고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최근에 아일리에 대한 경계 명령도 떨어졌고.. 사프란도 이전만큼 보급해주지 않고.. 음?'

아냐는 사프란에 대한 생각이 미치자 곧바로 전 부대에 보급되는 물품량에 대한 현황보고서를 살펴보았다.

".... 점점 줄어들고있다고?"

눈에 띌 정도로 확확 줄여나가는 건 아니지만, 조금씩 조금씩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는다면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미세하게 보급품의 양이 줄어들고 있었다.

작전부는 타 부대와는 달리 전시상황이나 실제상황이 일어나면, 작전부는 최전선을 이루는 부대다. 정비창, 보급창, 교육부는 물론 없어서는 안될 부대이긴 하지만 그들은 후방지원부대이지, 최전선에서 맞서 싸우는 부대가 아니다.

그런 특성상 유키도 작전부의 요구라면 별다른 이상이 없는 이상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라고 각 부대장들에게 명령해둔 것이고.

그래서 레미아도, 사프란도, 아일리도 작전부 쪽에 관련된 일이라면 최대한 빠르게 처리해서 아냐에게 넘겨줬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최근들어 점점 더뎌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수상해! 아일리의 경계명령.. 뭐 물론 며칠뒤에 해제되긴 했지만, 그 경계령 전후 10일정도로 보급도 줄어들고, 교육부 쪽 지원도 뜸해지고 있고, 수리나 정비도 되돌아오는 일수가 점점 길어지고 있어.. 날, 얕보는건가?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라도 있는건가?"

아냐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손으로 감싸쥐고 꾹꾹 누르면서 골똘히 이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해나가기 시작했다.

'직접 찾아가..? 그건 좀 위험한가.. 아일리의 경계령이 떨어진 이유도, 반란군에 가담했을 수도 있다는 이유였으니까.. 그게 정말이라면 직접 찾아가는건 굉장히 위험해. 일단.. 연락을 해봐야겠다.'

아냐는 아일리에게 연락하는건 조금 위험한 것 같고, 그나마 안전한 것 같다고 판단되는 레미아에게 연락했다.

"여보세요? 레미아?"

【어라, 아냐 언니. 무슨 일이세요?】

"아, 별건 아니고.. 수리 보낸게 아직 안돌아왔다고 기동타격대 쪽에서 보고가 올라왔는데.."

【기동타격대 쪽이요? 어라? 잠시만요. 찾아볼게요.】레미아 쪽에서 서류를 뒤적이는듯, 종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바로 레미아로부터 대답이 들려왔다.

【꺄아아아앗, 언니 미안해요..!! 서류가 누락되어 있었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아냐가 말한 보고서를 찾은듯, 다급하게 연신 사과하는 레미아에게 자신이 괜한 걱정을 했나 싶어서 어느정도 안도한 아냐는 연신 사과하는 레미아에게 괜찮다고 말을 한 뒤, 기동타격대 쪽에서 불만이 많으니, 최대한 빨리 처리해달라고 말한 뒤 통화를 끊었다.

'... 내가 괜한 걱정을 한건가?'

아냐는 자신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했나 싶어서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레미아는 서류를 누락한게 맞는지 그 다음날 곧바로 맡긴 물건이 수리되서 돌아왔고 아냐는 우선 레미아에 대한 의심은 거뒀다.

하지만 사프란과 아일리에 대한 의심마저 거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아일리, 즉 교육부쪽에서는 작전부와 큰 접점이 없기도 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저, 유키로부터 경계령이 떨어졌기 때문에 무심코 아일리를 경계하고 있긴 하지만.

"... 그나저나 유키님의 말씀만 듣고 여태까지 동고동락한 동생을 매몰차게 무시하기도 힘들고.."

요 며칠간,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너무 의심되는 부분도 많았기 때문에 아냐는 요즘들어 하루종일 속으로 끙끙 앓기만 하고 있었다.

레미아에 대한 의심은 어느정도 걷혔다 치더라도, 사프란과 아일리에 대한 의심을 풀어야할지, 아니면 계속 의심을 해야할지.

"아아아아아아아아~~~~!!!!! 왜 내가 이렇게 고민하고 있어야하는거야? 짜증나..!!!!"

그러나 그렇게 고민하는 것도 잠시일 뿐. 아냐는 결국 폭발해버렸다.

"아일리가 반란군에 붙었으면 박살내버리면 그만이고, 사프란도 마찬가지고!! 내가 직접 찾아가보겠어!!"

아냐는 자신의 부관 한명만을 데리고 곧바로 교육부로 향했다.

"어, 어라? 아냐 언니? 여기까진 무슨 일로...?"

자신의 집무실에서 서류를 열심히 처리하고 있던 아일리는 자신의 집무실의 문을 쾅 열고 들어오는 인물이 과연 누군가 싶어서 쳐다보았는데, 그곳에는

아냐가 서있었다.

"아, 아냐 언니. 여, 여기에 앉으세요. 아이.. 말씀하시고 오셨으면 대접준비라도 좀 해뒀을 텐데..."

"아니, 그런건 필요없어.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아일리 너에게 확인하러 온거야."

"무, 무엇을...?"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아일리. 너, 반란군에 붙은거야?"

"유키님께 반란군을 연행해서 그 혐의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벗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는건, 반란군에 붙은건 아니라는거지? 나, 아일리 널 믿어도 되는거지?"

"물론이죠, 언니. 저희가 사천왕으로써 몇년을 함께 했는데.. 반란군 따위에 흔들릴 저희가 아니잖아요?"

아일리의 단언하는 모습에 오히려 자신이 쓸데없는 고민을 하면서 괜한 골머리를 썩힌건가 싶을정도로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모습이었다.

"... 그래. 그랬었지. 갑작스럽게 찾아와서 하는 소리가 아일리를 의심하는 소리여서 미안했다."

"아니에요, 언니. 아냐 언니는 사천왕의 리더니까, 사천왕들을 어느정도 감시, 통제할 필요가 있겠죠. 거기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어요, 언니."

"그래, 고맙다. 아일리. 이만 가보마."

아냐는 오히려 아일리의 확고한 신념이 담긴듯한 말에 한순간이나마 의심을 해버린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아일리의 대답을 확인도 했겠다, 이번에는 사프란의 보급창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도 아일리와 비슷한 대답을 들은 아냐는 어느정도 의심을 풀었다.

"그럼, 보급이 점점 줄어드는 이유는 뭐야?"

"최근에 교육부 쪽에 신입 장교나 병사로 자원입대하는 분들이 늘어났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쩔수없이 교육부 쪽에 보급품이 많이 들어가다보니.. 아냐 언니도 아시다시피, 저희 보급창 쪽은 늘 자원이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교육부쪽에 들어가는 자원이 많아지면 어쩔수 없이 다른 쪽 자원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거, 알아주시길 바래요.."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약간 울먹이는 듯한 사프란의 말에 오히려 당황한 아냐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작전부로 복귀했다.

"... 내가 정말로 너무 과민반응한걸까..?"

아냐는 자신의 집무실에 들어와 턱을 괴고선 곰곰히 생각했다.

'.. 정말로 교육부 쪽에 인원수가 그렇게 늘었나?'

아냐가 한순간이나마 의심하게 만든 것은 사프란의 말이었다.

『교육부 쪽이 과포화 상태이다.』라는 사프란의 말.

아냐는 곧바로 부관에게 명해서 교육부 쪽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모두 가져오게 명령했고, 부관은 곧바로 아냐의 명령을 철저하게 이행해 교육부쪽의 보고서는 물론, 최근 애리조나 내부의 유동인구에 대한 보고서도 눈치빠르게 챙겨와 아냐에게 바쳤다.

"...... 역시나."

부관이 가져온 애리조나 유동인구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애리조나 내부에서 큰 유동인구의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교육부 쪽으로의 유동인구는 감소하는 추세였다. 오히려 증가하는 쪽은 정비창이었다. 최근들어 정비창 군무원에 대한 인기가 높아져 군무원으로 정비창에 지원하는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으로 최소한 사프란의 말은 거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교육부 쪽의 지원인원이 줄어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교육부 쪽의 보급이 늘어난다는 것은, 아일리 또한 완벽하게 의심을 거둘 수 없었다.

그리고 레미아.

레미아는 조금 애매하긴 한데, 우선은 레미아 또한 의심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나을 것 같았다.

"... 그렇다면, 지금 나의 상황은 최악에 가까운 상태인거구나."

가뜩이나 최전선에 서는 부대라, 후방을 믿을 수 밖에 없는데, 최악의 경우 그 후방의 세부대 모두 배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유키님에게 보고를 드려야할까..? 근데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닌데..."

아냐의 고뇌는 깊어져만 간다.

============================ 작품 후기 ============================저의 고뇌도 깊어져만 가는군요.

아냐를 어떻게 공략을 해야할지?

2번과 3번의 차이를 말씀드리자면(2번한다고 무조건 3번으로 가는것도 아니구요)2번은 정말로 아냐를 절벽까지 밀어놓은 상태로 유도한 다음 자멸하게끔 유도하는겁니다.3번은 그냥 태현이 사프란,아일리,레미아를 모두 데리고 가서 아냐를 덮치는거죠.

간접적과 직접적인 방식의 차이라고 해야하나..?

근데 3번은 사실상 쓰기가 힘든게, 사프란과 아일리, 레미아가 동시에 움직이면 유키가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까지 유키의 의심을 사는것은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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