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투-- >
태현은 로드된 시점으로부터 몇번이나 반복해서 유키에게 도전했다.
하지만,《Bad End 2》《당신은 사망하셨습니다. 로드 지점으로 되돌아갑니다.》그리고 반복해서 도전한 수 만큼 검은 화면과 동시에 배드 엔딩의 문구를 볼 수 밖에 없었다.4번째 패배 이후부터는, 애리조나 인근의 던전을 소탕하면서 어느정도 레벨을 올린 후 다시 도전해보았지만 레벨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레비아탄의 공격력에 휩쓸리는건 매한가지였다.
"뭐가 문제인거지..!!"
바다 속에 숨은채로 노도와 같은 공격을 퍼부어대는 레비아탄과, 물속에 숨어들어가있는 레비아탄에게 유일하게 유효타를 먹일 수 있는 번개 공격이 엔트의 피뢰침에 의해 완벽하게 봉쇄되었다.
물론 태현도 엔트를 먼저 공략해보는 시도도 해보았다. 하지만 파이어 와이번을 소환하는 순간, 곧바로 레비아탄의 해일이나, 질투의 물폭풍이 쏟아져 파이어 와이번이 제대로 불길을 뿜어내보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태현의 큐브로 회수되기 일쑤였다.
페어리로 방어를 걸어줘도 마찬가지였다. 운 좋게 한두번 방어에 성공해서 엔트에게 헬파이어를 쏘는데 성공하더라도 엔트는 헬파이어 한방으로 쓰러지지도 않았었다.
벌써 10번도 넘게 로드시점으로 되돌아온 태현은, 애리조나 근처의 던전을 아주 휩쓸고 다녀서 벌써 레벨이 100이 넘어가는 몬스터들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이걸 다른 사람과 상담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아냐나 아일리, 레미아에게 어떻게 설명을 할것인가?
"사실은 말이야, 내가 방금 유키랑 싸우고 왔는데, 몬스터가 7대 죄악중 하나인 레비아탄과, 나무 정령인 엔트더라고~ 얘들을 어떻게 쓰러뜨려야할까?"
라고 말할수 있을리도 없었다.
그래서 결국 혼자서 끙끙대던 태현은 뾰족한 수가 없는가 싶어서 괜히 인벤토리도 뒤적이면서 방도를 생각해보고 있었다.
"엔트를 먼저 공략하자니, 레비아탄이 벅차고.. 그렇다고 레비아탄을 공략하자니 유효타를 넣을 수단이 없어..."
레비아탄을 공격하려면 바다 필드를 통째로 날려버리거나, 아니면 레비아탄이 공격하지 못하게끔 바다를 꽁꽁 얼려버리는 방법이 가장 먼저 생각났지만, 후자는 실패했었다.
아일리에게서 눈의 여왕을 빌려서 한번 바다를 얼리려는 시도를 해보았지만 『바다』필드인데다가 그 넓은 바다 필드를 얼리는동안 레비아탄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었다.
그리고 엔트도 공격능력이 아주 전무한게 아니어서 틈틈히 나뭇잎이나 나뭇가지를 쏘아내어 눈의 여왕을 공격하자 방어력이 좋지 않은 눈의 여왕은 손쉽게 쓰러져버렸던 것이다.
"무언가 수가 없을까? ... 음?"
태현이 인벤토리를 휘적휘적 휘저으면서 멍하니 중얼거리다가, 순간 눈에 밟히는 물건이 있었다.
《치레느 여신의 조각 (2/4)》《루시에 여신의 조각 (2/4)》《세이라 여신의 조각 (0/3)》7대 죄악이 여신의 사도보다 강하다지만, 그것은 속설일 뿐, 실제로는 거의 대등한 전투를 펼칠 수 있을것이다. 거기다가 페어리의 보조까지 겻들이면 충분히 방어를 하면서도 엔트를 불태워버릴수도 잇을 것이다.
이때를 위하여 고코우단에서 이미 유그드라실 큐브를 충분히 제작해두었기 때문에 사도들을 잡지 못할 걱정은 없었다.
"그래, 이제 슬슬 하나씩 잡아먹어야겠지. 하지만.."
치레느의 여신의 사도, 카나리아나 루시에 여신의 사도, 라일라를 지금 상황에서 범하기에는 이네스에서 라일라가 했던 말이 신경쓰였다. 지금은 이네스 영지에 보관되어 있는 치레느 여신과 루시에 여신의 조각은 가져가지 않는게 좋을거라는 말.
아마 모종의 가호나 수호같은게 걸려있어서 마지막이 아니라면 가져갈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답은 결국 에리밖에 없었다. 마침 에리가 『우뢰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번개 속성의 사도였으니 더욱 지금 상황에서는 필요했다.
"세이라 여신의 조각, 마지막 조각이 어딨는지 알아야 일을 진행시킬 수 있을 것 같군. 그럼 잠시 고코우단에 들러볼까..?"
《대삼림》의 복구도 어느정도 진행이 되었다고 하니 세이라 여신을 모시는 사당에 놔둔 세이라 여신의 조각도 챙기고, 겸사겸사 거기서 에리를 불러서 나머지 세이라 여신의 조각의 위치를 알려달라고 하기로 했다.
고코우단 영지에 들릴 필요는 없었기 때문에 곧바로 《대삼림》으로 향한 태현은 세이라 여신의 사당앞에 도착했다.
"일단, 이건 회수하고."
사당 안쪽에 놓여져있는 세이라의 여신의 조각을 먼저 챙긴 후, 태현은 머리를 긁적이며 사당 앞에 주저앉아 에리를 어떻게 소환해야하는지 몰라 멍하니 술을 마시고 있었더니 저 멀리서 천둥이 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리는 듯 하더니, 태현의 옆에 번개가 쾅, 내려치더니 에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오, 태현이 아닌가. 여기는 무슨 일로 왔는가?"
"아, 세이라 여신의 조각을 찾는데 전념할까 해서 왔습니다. 《대삼림》도 얼추 복원되어져가는것 같으니, 더이상 신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되겠지요."
"하하, 듣던중 반가운 소리로군! 좋아, 내가 조각이 있는 장소를 가르쳐주지. 하지만, 그전에.."
에리는 태현의 곁에 털썩 주저앉으며 손을 내밀었다.
태현은 순간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에리의 시선이 태현이 마시는 술에 박혀있는 것을 눈치채자, 결국 술을 마시자는 이야기임을 파악하고선 자신의 인벤토리를 뒤적여 술잔을 하나 꺼내 에리에게 건내주었다.
"옳지, 좋아. 오랜만에 맛보는 술이로군. 크으.. 옛날에 세이라 여신께서 강성하실때는 신도들이 바치는 공물도 많아, 거의 매일같이 술을 마셨는데.. 요새는 신도라고는 아이린과 루루밖에 남지 않아 공물이랄 게 거의 들어오지 않아 술을 제대로 마시지 못했지."
태현이 따라주는 술을 연신 넙죽넙죽 들이마시는 에리는 추억에 젖은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과거를 곱씹으며 추억을 안주삼아 술을 즐기기 시작했다.
"꿀꺽, 꿀꺽... 후우.. 그러고보니 이 술은 이름이 뭔가? 맛이 굉장한데."
"카림 대륙의 왕을 자처하던, 캐롤 디 하이디가 직접 빚은 술입니다. 술을 빚는데 굉장한 재능이 있었던 소녀였죠."
"카림 대륙인가. 그 쪽 사도들은 부럽군. 이런 술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니."
태현과 에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시다가 술병이 바닥을 드러내자 그제서야 둘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두번째 조각은 제법 가까운데 있다네. 고르디아나에서 이네스로 넘어가는 길에 숨겨져있지."
"그렇다면 왜 그때 말씀해주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때는 세이라 여신님의 조각을 여기다가 두고가길래, 조각을 모으는걸 포기하는걸로만 알았지. 그래서 말하지 않았지."
"제가 어찌 감히 여신님들의 조각을 모으는걸 포기하겠습니까? 그땐 잠시 《대삼림》의 복원을 위해 맡겨놨을 뿐이었습니다."
"그런건가. 그렇다고 해두지. 자, 저기일세."
에리의 인도에 따라 날아가다가 이네스 주변에 착륙해, 아무생각없이 에리를 따라 걷고있자 에리가 한 동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오, 감사합니다. 곧바로 공략해버리고 오겠습니다."
"음, 부탁하네."
이 던전은 원래라면 고르디아나에서 이네스로 넘어갈때 공략해야할 던전이었기 때문에, 던전 내부의 수준도 딱 그정도 수준이었다.
하지만 태현은 이미 애리조나까지 들어가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던전은 간식거리조차 되지 않았다.
오래지않아 던전을 공략해, 던전의 최심부에서 세이라 여신의 조각을 발견해 들고나왔다.
"오오.. 빠르군."
"제가 좀 합니다. 하핫."
"세번째 조각 말인데.."
에리는 천천히 입을 열어 세번째 조각의 위치를 말했다.
그 위치는, 이네스 영지의 내부.
이네스 영지때도 한번 설명을 들었었지만, 이네스 영지는 본래 치레느, 루시에, 세이라 교단 모두가 뒤섞여 공존하던 진정한 종교의 도시였던 것.
하지만 세이라 교단의 입지가 약해지고 추방당할 때에도 세이라 교단은 언젠가 이네스 영지로 돌아올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세이라 여신의 조각중 하나를 이곳에다가 보관해두고 떠났던 것이다.
오래지않아 세이라 교단은 쇠퇴해, 그랬었다는 기억조차 사라졌지만 여신의 사도인 에리는 그것을 잊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조심하시게. 세이라 교단의 입장에서 여신님의 조각은 굉장히 중요한, 성물과도 같은것이었기 때문에 혹여라도 분실하지 않기 위해서 수호수에게 그 방비를 맡겨놨다고 들었다네. 이미 오랜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나 조차 잊어버린 듯 해. 그러니 그 수호수를 꺾어야만이 조각을 취할수 있다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에리가 이네스 영지 내에서도 잊혀진, 영지에서 약간 북쪽으로 이동하자 종교적 색채가 짙게 배인 건물들이 몇개 보였다.
에리는 그 건물중 하나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문 앞에 섰다.
"여길세. 무운을 빌겠네."
"알겠습니다."
태현은 긴장된 마음으로 삐걱, 소리를 내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내부는 제법 넓었고, 방의 한 가운데 유리상자 속에 초록색으로 빛나는 세이라 여신의 마지막 조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조각을 지키려는 듯, 그 주위를 배회하는 백색의 거대한 몸집의 호랑이.
"네가 그 수호수냐."
"크르르르르..."
이 건물에 들어오는 자 전부를 적이라고 인식하게끔 명령해둔것인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는데도 이빨을 드러내며 적의를 드러내는 그 하얀 호랑이의 모습에 약간 긴장하면서 태현은 일단 자신의 몬스터를 꺼내들었다.
"우선은, 골렘, 페어리."
방어를 굳히는데에는 태현이 가지고 있는 몬스터중 이 둘의 조합을 따라올만한 조합이 없었다.
"빛의 가호, 방호의 의지."
각각 방어력을 높이는 버프 기술을 걸어두고 저 호랑이가 언제 공격해오든 대응할 수 있게끔 움직임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였다.
"크와아아아앙!!"
하지만 태현의 주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호랑이가 포효하자 그 몸 주변에서 바람이 일그러지는 듯 하더니 무형의 기운이 골렘을 무자비하게 두들기기 시작했다.
"바람 속성의, 엘리멘탈이었던 것인가..!!"
태현은 허를 찔렸다는 듯이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페어리에게 명해 골렘에게 태양의 가호를 걸었다.
과연 한 교단의 수호수답게, 공격력 하나는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태현은 이미 7대 죄악, 레비아탄의 경악스러운 공격력을 실컷 맛보고 왔기 때문에 이정도 공격력으로는 더이상 놀라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난 갈길이 바빠서 말이야. 전력으로 쳐부숴주마."
엘리멘탈에게 취약한 섀도우 로드를 제외하고는 크리스탈 드래곤, 파이어 와이번, 엘프를 모두 꺼내들어 크리스탈 드래곤에게는 번개 속성을, 엘프에게는 물 속성을 부여해 동시에 공격을 퍼부었다.
과연 여신을 신봉하던 교단의 수호수답게 공격력과 방어력 모두가 굉장히 준수했지만 5마리의 몬스터에게 동시에 공격당하자 더이상 버틸 수 없었는지 그 거체를 땅에 쓰러뜨렸다.
"일단.. 포획해둘까..?"
고코우단에서 매일같이 카린과 섹스하면서도 착실하게 큐브를 종류별로 제조하게 해두었었기 때문에 저 수호수를 잡을 그린 큐브도 수중에 있었기 때문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정한듯 고개를 끄덕이고 초록색 빛의 큐브를 꺼내들어 쓰러진 채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호랑이를 포획했다.
그리고 마지막 세이라 여신의 조각을 손에 넣는 순간,《세이라 여신의 조각을 모두 모았습니다! 세이라 여신의 조각 3개가 합쳐져 세이라 여신의 구슬로 바뀌었습니다.》《세이라 여신의 무녀와 여신의 사도의 신뢰를 얻게 되면 세이라 여신 각성의 의식을 치룰 수 있게 됩니다.》《세이라 여신의 흔적이 당신을 가호합니다.》《소유 몬스터의 방어력, 속성 방어력이 대폭 상승합니다.》줄줄히 올라오는 시스템 창을 치워버린채, 태현은 최종적으로 목적했던 바를 이루기 위해 다시 건물밖으로 나갔다. 그 전에 우선 세이브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우와, 정말... 해냈구나... 그것이, 세이라 여신님을 깨울 수 있는 구슬..."
에리가 그 구슬을 받아가려는 듯이 태현에게 접근하자 태현은 한 손을 들어 제지했다.
".... 뭐야? 지금 나를 막아서는거야?"
"예. 그렇습니다. 저는, 당신을 제 수족으로 삼기 위해 여기까지 온겁니다."
...... 뚫린 입이라고 잘도 지껄이는구나! 감히 여신의 사도인 나를 복속시키겠다는 것이냐? 건방진!!!!
"에리는 그 금빛 눈동자를 분노로 물들이면서 번개로 태현을 내려쳤지만, 이미 페어리에게 명령해 방어를 펼쳐두었기 때문에 반투명한 장벽을 깨지 못하고 땅으로 흘러갔다."
막아? 감히?"
"유그드라실 큐브여! 이 사도를 구속하라!!"
태현은 칠흑과 군데군데 은색이 섞인 큐브를 꺼내들어 외쳤다.
유그드라실 큐브에서 반투명한 줄이 몇가닥 뿜어져 나오더니, 에리의 팔과 다리를 구속해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질 수 없게끔 연결했다.
"유그드라실 큐브...? 너, 설마...?"
"예. 무엇을 생각하고 계시는지 알고 있습니다. 제가 했습니다."
"너 이놈..!!!! 곱게 죽을 생각은 버려라!!"
평소에 입고 다니던 화려한 옷이 빛에 휘감기더니 금색의 갑옷으로 변했다. 뿔이 달린 것 같은 투구를 착용하고, 그 손에는 창대가 금색인 길다란 창이 쥐어져있었다.
이것이, 에리의 전투모드였던 것이다.
============================ 작품 후기 ============================vs 레비아탄을 공략하기 위해vs 에리이제 슬슬 태현이 강적들을 상대하기 시작합니다만에리를 손에 넣으면 조금은 편해질까요? (후훗
니르쪼 / Zero부터 시작해버리면 안됩니다!!
일로스, 노스아스터 / 세이브로드 신공이 먹히지 않아, 새로운 루트를 개척해나갑니다.. 그나저나 오늘 깨달았는데 조회수가 10만이 넘었네요.2만 넘었다고 좋아했던게 얼마전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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