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134화 (133/235)

< --혈투-- >

분노에 가득찬 금빛 눈동자로 태현을 응시하면서, 그 분노가 표출되는 것처럼 에리의 주변에 번개가 파직파직 튀었다.

여태까지 태현에게 보냈던 무한한 신뢰와 의지는 마치 거짓말인 것처럼 사라져있었다.

"너 따위를 믿었던 내가 멍청했지...!! 너 같은 배신자에게 세이라 여신님의 구슬을 줄 수 없다. 너를 죽여서라도 빼앗도록 하지."

에리는 자신의 창을 휘휘 돌리다가 양 손으로 붙잡으면서 창날을 태현에게 향했다.

"죽어라, 번개돌진!"

에리는 자신의 몸을 번개로 뒤덮고서는, 창과 하나가 되어서 태현을 향해 돌

진해왔다.7대 죄악과 맞먹는 공격력을 가진, 여신의 사도인만큼 페어리의 방어막 한두개쯤은 간단하게 찢어버리고 들어오리라고 판단한 페어리는 곧바로 방어막을 3겹으로 펼치게 했다.

태현의 예상과 거의 차이가 없게, 에리의 돌진은 2개의 방어막을 종이짝처럼 찢어버리고, 그 창날은 3번째 방어막에 꽂힌채로 돌진이 멈췄다.

하지만 곧바로 그 방어막에도 쩌적쩌적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챙그랑 깨져버렸고, 태현은 일시적으로 무방비상태가 되어버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에리는 곧바로 찔러들어온 창을 횡으로 베었다.

세번째 방어막에 금이 가는걸 보는 순간 오한이 들어 피할 생각만 하고 있던 태현은 운이 좋게도 왼쪽으로 피한 덕분에 창을 피할수 있었다. 만약에 에리가 종으로 베었더라면 태현의 몸은 순식간이 두동강이 났으리라.

'우와; 어쩌면 공격력이 레비아탄 이상일지도 모르겠는데..?'

레비아탄도 페어리의 방어벽 3개까지 뚫지는 못했었다. 다만 에리와 레비아탄의 차이라고 하면 레비아탄에게는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했었지만, 에리에게는 할 수 있다는 점.

"포박해라, 페어리!!"

태현의 옆으로 구르면서 페어리에게 명령했고, 페어리는 곧바로 빛의 사슬을 쏘아내 에리의 양팔을 구속하려고 했지만 에리는 곧바로 창을 휘둘러 페어리가 만들어낸 빛의 사슬을 소멸시켜 버리고서는, 곧바로 뒤쪽으로 도약했다.

그리고는,

"받아라, 신창(神槍)-궁니르(Gungnir)!!"

하늘에 떠있는 상태에서 오른손에 번개를 잔뜩 모아, 창에 깃들게 한 후, 태현을 향해 던졌다.

북유럽 신화의 주신이 사용했다던 창의 이름을 본뜬 그 투창 스킬은 딱 봐도 어마어마한 압박감을 뿜어내며 태현에게 날아왔다.

"고, 골렘..!! 절대방어..!!!"

골렘이 태현의 앞을 가로막듯 서서 연녹빛의 방벽을 만들어냈지만 에리가 쏘아낸 투창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골렘의 방벽을 박살내버리고 골렘을 꿰뚫고도 기세를 잃지 않고 태현에게 쇄도했다.

페어리가 급하게 또다시 방벽을 펼쳐냈지만 골렘을 뚫고와 어느정도 약해져있을법한 투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방벽을 3개나 박살내고는 땅에 툭, 떨어졌다.

그리고 투창에 꿰뚫린 골렘은 그 육중한 몸집을 스륵 무너뜨리더니, 태현의 큐브로 회수되었다.

"내 몬스터중 방어력으로는 1~2위를 다투는 골렘을 한방에..?"

에리의 경악스러운 투창 스킬의 공격력에 태현은 그저 입을 벌리고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공격력만 봐서는 에리는 레비아탄 이상이었던 것이다. 마치 여우를 피해 호랑이 굴로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이런 투창 스킬을 남발한다면 크리스탈 드래곤이라고 하더라도 3~4방에 회수될 염려가 있어 곧바로 에리의 창을 주워들려고 했지만, 에리가 손을 내미는 것만으로도 에리의 창은 움찔거리더니 에리의 손으로 날아갔다.

"이건 사기야."

"흥. 여신을 배신한 배신자의 최후다! 죽어라! 천(天), 벌(罰)!"

에리가 왼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자 먹구름이 서서히 모이기 시작하더니 우르릉 쾅쾅, 천둥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천둥소리가 환청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태현의 주변에 황금빛 번개줄기가 한두개씩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에리도 자신의 창을 빙글빙글 돌리다가, 전력투구를 하듯이 또다시 투척했다.

천벌이라는 기술은 하늘에서는 번개를 내려치게 하고, 정면에서는 에리의 투창을 하는, 동시공격이었던 것이다.

"냥이, 그림자 숨기..!!!"

태현은 급하게 섀도우 로드를 꺼내들어 섀도우 로드의 은신기술, 그림자 숨기를 사용해 어둠속으로 태현 본인과 섀도우 로드, 페어리의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곧바로, 태현이 있던 자리에 번개와 투창이 꽂혀 폭음과 동시에 자욱한 먼지를 일게 만들었고, 서서히 그 먼지가 걷히자 태현이 있던 자리에는 마치 운석이 떨어진 것 처럼 움푹 파여진 크레이터가 생성되어 있었다.

에리는 저벅저벅 걸어와 그 크레이터를 내려다 보더니 코웃음치면서 말했다.

"흥, 시체도 안남았나. 배신자에게 어울리는 최후로군."

그래도 어찌됐건 자신의 고집에 어울려 세이라 여신의 조각을 모아다준 자였는데 자신이 너무한것은 아니었나, 잠깐 상념에 빠졌던 에리였지만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 세이라 여신님의 구슬이 없군.. 그리고, 이 유그드라실 필드도 아직 사리지지 않았어..? 그렇다는 것은... 아직 이 근처에 있다는 소리로군?"

에리가 주위를 둘러보며 다시금 경계태세를 갖췄다.

그리고 한참동안을 침묵이 지배하는 이 공간에서, 에리는 날카로운 눈으로 주위를 살펴보다가,

"도망갔... 나?"

공격이 오지 않자 약간 긴장을 풀고 도망을 갔다면 곧바로 뒤쫓기 위해 이 유그드라실 필드를 해지할 방법을 찾던 중이었다.

"...?!"

자신의 그림자에서 검은빛 칼날이 튀어나와 에리의 복부를 관통했던 것이다.

"섀... 도우... 로드...!! 이 사악한 종자까지 지니고 있었던 건가!!"

곧바로 손에 번개의 힘을 모아 자신의 그림자에 내려쳤던 에리였지만 섀도우 로드는 이미 도망친 후였다.

"이런 비열하고도 비겁한 자식이!!! 더이상 자비를 베풀지 않겠다..!! 신안(神眼)!!!"

여신과, 여신의 사도들에게만 허락된 유일한 권능.

하늘의 기운을 빌려, 세린 대륙에 떠도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감시를 할 수 있

는 권능, 신안.

에리는 여신이 아니라 여신의 사도일 뿐이어서 이 신안을 발동하려면 이래저래 패널티가 많이 붙었지만 지금의 에리는 그걸 따질 겨를이 없었다.

이 개미새끼, 쥐새끼같은 섀도우 로드와, 그 주인인 태현이라는 비열한 배신자를 자신의 번개로 응징하는 것만을 생각하게 된 에리에게는 더이상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힘들었다.

신안을 발동하자, 에리의 머리 위에 눈동자같은게 떠올랐고, 잠시 눈을 감고 있던 에리의 눈이 떠지는 순간,

"거기냐!!!"

곧바로 뒤돌아 태현이 숨어있던 나무 그늘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창을 쏘아냈다.

"크윽..!! 탐지계 스킬인가..!! 더이상 도망치는것도 허락되지 않는군.."

공격력이 너무 높아 방어도 제대로 안되고, 탐지계 스킬이 발동되었기 때문에 도주도 허락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태현에게 남은 방법은 단 한가지 뿐이었다.

"모든걸 쏟아부어 맞부딪히는 수 밖에 없겠지."

그나마 다행인것은 유그드라실 큐브의 옵션 덕분에 유그드라실 필드가 펼쳐진 상태여서 에리가 이 전장에서 벗어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혹여라도 에리가 이 전장을 벗어나게 되버리면 태현에게는 이 이후에 펼쳐지는건 지옥도일 것이다.

하나로도 쩔쩔매는데, 최악의 경우 에리와 카나리아, 라일라가 합공을 하거나, 아니면 이들 중 둘만 합공해도 태현은 그대로 배드 엔딩을 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골렘은 이미 쓰러졌고, 방금 포획한 템페스트 타이거는 자신과의 싸움 때문에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아 사용할 수 없으므로 골렘과 템페스트 타이거를 제외한 나머지 3마리의 몬스터를 모두 꺼내들었다.

"크리스탈 드래곤, 파이어 와이번, 엘프. 크리스탈 드래곤에게 번개 속성 부여."

지금 섣불리 물 속성을 부여해봤자 에리의 공격을 더욱 세게 받을 뿐이므로 물 속성 부여는 뒤로 하고, 드래곤에게 빛 속성도 부여해 최대한 에리의 공격을 많이 버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건방진! 머릿수를 늘린다고 나에게 이길 수 있을것이라 생각하는것이냐! 그 썩어빠진 정신을 뿌리채 박멸해주마!! 체인 라이트닝!!"

에리의 손끝으로부터 번개가 발사되었지만 크리스탈 드래곤이 먼저 나서서 맞았고, 그 뒤로 연결되려는 번개를 페어리가 차단해버렸다.

자신의 공격을 막았다는데 더욱 분노한건지, 에리의 주변에 파직파직 튀는 정

전기의 기세가 강력해졌다.

"막아? 그렇다면 이것도 막아보거라!! 신창-궁니르!!"

또다시 에리가 몸을 하늘로 띄우더니, 크리스탈 드래곤을 향해 번개의 힘을 잔뜩 두른채 투척했다.

하지만 크리스탈 드래곤은 현재 번개와 빛의 이중속성이기 때문에 번개 속성에 대한 공격에 상당한 내성이 생긴 상태인데다가 드래곤 자체의 방어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제법 여유롭게 에리의 신창 공격을 받아냈다.

"맞기만 해서는 이룰 수 없겠지, 이번엔 이쪽에서도 공격이다! 파이어 와이번, 헬파이어!! 엘프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게 계속 견제해줘."

엘프는 태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바쁘게 화살을 쏘아냈다.

에리는 파이어 와이번에만 정신이 팔려있다가 엘프의 화살이 팔뚝을 스치는 순간 파이어 와이번에 대한 경계가 약간 느슨해졌다.

하지만 명색이 여신의 사도. 자신의 몸 주위에 번개를 방출하여 날아오는 화살을 불태워버림과 동시에 파이어 와이번이 쏘아낸 헬파이어는 흘긋 쳐다보더니 자신의 창을 내던져 그 불덩이를 갈라버렸다.

"와, 저런것도 되는구나."

거의 묘기를 선보여준 에리의 신기에 태현은 어이없어하면서도 곧바로 다음 명령을 내려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아무리 여신의 사도인 에리라고 할지라도 5마리의 몬스터가 동시에 공격을 해대면 방어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공격의 속성도 가지각색이었기 때문에 에리의 몸에는 상처가 점점 늘어가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에리의 분노게이지도 동시에 차오르더니 결국 에리는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으으으, 이 버러지같은 놈들!! 한번에 모조리 쓸어버리겠어!!!"

에리는 번개를 내뿜어 태현의 몬스터를 움찔하게 만들더니 공중에 날아올랐다.

그러더니 자신의 몸을 감싸고있던 갑옷조차 빛으로 되돌려 평상시에 입고 다니던 약간 화려한 옷으로 바꿨다.

'... 오는건가?'

태현은 레지스탕스 1에서 여신의 사도를 상대할 때의 기억을 되살렸다.

마치 RPG 게임의 보스처럼 여신의 사도들은 어느정도 체력이 깎일때마다 새로운 스킬패턴을 선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 패턴은 HP가 30% 밑으로 깎여나갔을 때 자신의 모든 MP를 소모해 말 그대로 최고 전력을 뿜어내는 것이다.

갑옷을 유지할 MP조차도 공격을 하기 위해 돌리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번 공격만 막아낸다면 MP가 남아있지 않은 에리를 쓰러뜨리기는 손쉬울 것이다.

하지만 말이야 쉽지, 여신의 사도가 쏘아내는 최대 전력의 기술을 막아내는것은 쉽지 않았다.

레지스탕스 1때도 기술 한방에 태현의 몬스터 8마리가 모두 쓰러져버렸었지만 태현이 몰래 숨겨뒀던 9마리째 몬스터의 급습을 받아 그 사도를 쓰러뜨렸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태현은 이미 2마리가 전투불능인 상태인데다가, 5마리가 전부 나와있는 상태기 때문에 그와 같은 전략은 취할 수 없었다.

'하지만...!!'

"크리스탈 드래곤, 파이어 와이번, 엘프, 냥이, 페어리, 최대 방어 태세를 굳혀라!! 여태까지 왔던 것중에서 가장 큰게 날아온다!!!"

태현의 외침에 각 몬스터들은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방어기술을 하나 둘 펼쳐나갔다.

"뇌제의 분노!!!"

그리고 한참을 축전시키고 있던 에리가 팔을 쭉 뻗으며 외치자 에리의 몸과, 하늘, 그리고 에리의 몸 주변 등 사방팔방에서 태현을 향해 번개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까 사용했던 천벌과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번개의 폭풍이 쏟아져내렸다.

"하아... 하아..."

자신의 모든것을 쏟아낸 에리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천천히 땅위로 내려와 태현이 있던 장소를 바라보았다.

먼지구름이 걷히고, 태현의 몬스터들이 모두 사라져있었고, 그 자리에는 태현이 나뒹굴고 있었다.

"후, 후후후후.. 역시, 내 최고의 기술을 받고 멀쩡할 리가 없지..!! 후후후, 꼴좋구나, 이 배신자 자식..!!"

이번에야 말로 확실히 태현이 쓰러졌다고 판단한 에리는 태현이 갖고있는 세이라 여신의 구슬을 회수하기 위해 다가가 군데군데 그을린 태현의 몸을 뒤집어, 품속을 뒤적이던 순간이었다.

푸욱-

"에....?"

태현의 품 속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검은빛 칼날이, 에리의 가슴을 관통했다.

"크, 으으. 하, 흐앗. 후아아아.. 죽, 죽을뻔했다..."

아직도 머리카락 사이나, 이빨 사이에서 정전기가 파직파직 일어나고 있는 태

현이 서서히 몸을 일으키자 경악한 표정과 고통스러운 표정이 혼재된 표정으로 에리는 태현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방어를.. 포기하고 함정을, 판건가...?"

"크, 흣. 핫, 하하하. 난 내 몬스터들의 방어를 믿었으니까."

".... 아아, 세이라 여신님..."

피를 왈칵 토하며 무릎을 털썩 꿇은 에리. 그리고 그런 에리에게 다가가 태현은 유그드라실 큐브를 내밀어 에리를 포획했다.

"크흐흐, 드, 겨우, 잡았군.."

에리를 포획하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태현 또한 현재 온 몸이 고통으로 울부짖고 있었기 때문에 땅바닥 위에 털썩, 몸을 뉘였다.

"으다다다다다다... 이젠 좀 편하게 갈 수 있... 겠지?"

막연한 희망을 품고 태현은 비틀거리면서도 그나마 큐브로 회수되지 않은 섀도우 로드에게 주위 방비를 부탁하고 잠이 들었다.

============================ 작품 후기 ============================에리 포획 완료!

태현도 죽을뻔 했습니다.

사실 섀도우 로드를 함정으로 돌린건 태현으로써도 큰 도박이었죠. 혹여라도 에리의 뇌제의 분노를 제대로 막지 못했더라면 태현은 그대로 숯덩어리가 되었을 것.

하지만 주인공 보정이 태현을 살렸군요.

그렇다면 오랜만에 선택지를.

1. 포획한 에리를 고분고분 따르게끔 조교한다.2. 어짜피 반항해봤자 에리는 포획된 몸. 곧바로 유키에게 도전하러 간다.

그나저나, 제로부터라.. 이런 느낌인건가요?

《Bad End》태현은 하얀 메세지 창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또다시 배드엔딩을 봤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늘상 그랬던 것처럼 로드를 하려고 했으나... 《중요한 이벤트의 분기점에서 사망하셨습니다. 세이브 파일이 소멸합니다.》

"What The FUCK?!!!?!?!?!?!?!!"

뒤이어 떠오르는 시스템 창에 태현은 자기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오는걸 막을 수 없었다.

"서, 설마. 안돼. 안돼. 안됀다고..!! 제, 제발.. 신이시여..!!"

하지만 태현의 기대를 비웃듯이, 연이어서 떠오른 시스템 창에는 이어서 하기라는 버튼이 사라져 있었다.

".... 이럴... 수가..."

태현의 뇌리에 시온, 고코우단, 고르디아나, 이네스.. 그리고 애리조나가 천천히 주마등처럼 흘러지나갔다.

"... 접자."

세이브 파일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멘탈이 완전히 부서진 태현은 더이상 게임을 이어나가는 것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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