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린 대륙의 무림, 제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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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제랄이로군."
여태까지 약간 서양식이었던 도시와는 다르게 제랄의 입구는 동양풍이었다.
돌로 성벽을 쌓은 것은 비슷했지만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그 높이가 높지 않았고, 거기다가 성문이라고 칭할만한 문이 나무로 만들어진 문에, 기와가 얹혀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문 위에 검은색 간판에, 흰색으로 '제랄(帝剌)'이라고 음각되어 있는게 마치 이 곳만이 무협지에서나 나오는 문파의 입구같았다.
태현의 이 감상이 헛되지 않은듯이, 들어서자마자 이곳은 무림풍의 도시라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네스도 약간 동양적인 색채를 띠고 있긴 했지만, 영주의 집무실이 성당이어
서야 어쩔수 없이 분위기를 깨는 구조였다.
하지만 제랄은 그런것도 없었다.
경비병조차 없어 그 문을 열고 들어가자, 넓은 평원 위에 또다시 돌벽이 눈에 보였던 것이다.
태현이 천천히 제랄을 한바퀴 돌자, 대충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
애리조나와 비슷하게 십자 형태로 길이 뚫려있으며, 가운데는 넓은 원형 광장에, 그 위에 용도 모를 경기장이 만들어져 있었다.
태현이 지나가던 행인에게 저 경기장의 용도를 묻자,
"아 저 경기장 말이오? 조금 있으면 제랄 영지 영주 결정전이 펼쳐진다오. 그래서 경기장을 만든거지."
"영주 결정전이요?"
"영주 결정전을 모르는 것을 보아하니 자네 외부인이로군. 헐헐. 내가 설명해줌세."
오지랖이 넓은 그 노인에게 상세한 설명을 들어보니, 대충 이러했다.
애리조나처럼 네 구역으로 나누어진 것은 각각 풍각단(風脚團), 수기대(水氣隊), 화도맹(火刀盟), 산권파(山拳派)라는 이름의 단체가 한 구역씩 차지하고 있었고 각자 그 세력을 뽐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제랄(帝剌)'이라는 이름도 지금 영주의 이름이 제랄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고, 만약에 이번 영주 결정전에서 제랄이 패배하게 된다면 영주가 바뀌는것과 동시에 이 영지의 이름도 함께 바뀐다는 것이다.
처음 이 도시에 터잡은 네 위인이 있었는데, 각각 자신하는 기술이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네 위인의 실력이 비슷비슷하여 서로 승패를 가르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서로 영주가 되겠노라고 네 사람은 끝없는 분쟁을 지속해오다가, 결국 정신적으로 지친 그 당시의 수기대의 대장이었던 셸이라는 인물이 이런 시스템을 제안했던 것이다.
각자 터를 잡고 후계자를 양성하는데 모든 힘을 쏟는다. 그리고 10년에 한번씩, 자신이 기른 최고의 후계자를 한명 선정해 영주 결정전에 내보낸다.
그리고 네명은 각각 2명씩 토너먼트 형식으로 겨루고 올라와, 최종적으로 결전을 치뤄 이기는 자가 영주가 되는 시스템.
굉장히 이질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던 태현이었지만, 곧 이 도시가 무림풍이었기 때문에 그런 방식도 없진 않겠다라고 납득했다.
"그럼 지금 영주인 제랄은 어디 소속입니까?"
"제랄 영주님은 화도맹의 맹주시지. 그 패도적인 도법은 단연 그 당시의 영주들 중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뽐내셨었지."
"들어보니 굉장히 흥미진진하군요. 그나저나, 몬스터는 사용해서는 안됩니까?"
"으음. 가끔 몇몇 문하생들이 몬스터를 사용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제랄에서는 조금 독특한 방법을 쓰지. 몬스터를 사용하지 않고, 그 몬스터의 힘만을 받아 직접 싸우는걸세."
"힘만을 받아 싸운다고요?"
"그렇네. 이 기술 또한 수기대의 대장이었던 셸이라는 인물이 만들어낸 기술이네만. 스스로 갈고닦아 단련한 신체에 강력한 몬스터의 기운을 깃들게 하는거지. 실제로 저 4개의 문파에서는 대대로 계승해오는 몬스터가 한마리씩 있지. 그 몬스터란 것은, 신수라고 칭송받던 주작, 백호, 현무와 청룡이라네."
이 노인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곳이 세린 대륙이 아니라 완전히 별세계에 있는 것만 같은 새로운 느낌에 태현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노인의 말을 열심히 경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그 노인의 뒤에 이어진 말은 대부분이 쓸모없는 이야기였다.
"하아.. 좀 더 정보가 필요한데.. 크로우는 어딨지?"
"여기 있습니다."
"으아아악?!"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크로우를 찾으려는 순간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래 태현은 넘어질 뻔 하다가 간신히 중심을 잡고 뒤를 쳐다보니, 크로우였다.
"무림에 왔다고 이제 너까지 잠행술을 쓰는거냐?"
"...? 무림..? 잠행술..?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만.."
고개를 갸웃거리는 크로우의 모습에 무심코 현실에서나 쓰는 단어를 내뱉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태현은 황급히 정정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깜짝 놀랬잖아. 인기척은 좀 내달라고."
"... 제랄에 들어오실때부터 뒤에 동행했습니다만."
"어?"
그러고보니 이상하긴 했다. 그 노인이 이야기 하면서도 흘긋흘긋 자신의 뒤쪽을 응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었던 것이다.
"아.. 그래? 미.. 미안. 그나저나 여기서는 아지트를 어디에 구했어?"
"여기에서는, 이미 팀 유베의 간부 중 한명인 크리스탈님께서 계셨기 때문에.. 크리스탈 님이 소속되어있는 풍각단(風脚團) 내부에 구해뒀습니다."
"아, 맞다. 여기 간부 한명 있다 그랬었지. 그럼 제랄은 조금 수월하겠네."
애리조나에서 고생했던 것이 떠오른 태현은 기겁하며 제랄에 조력자가 있다
는 말에 어느정도 안도한 태현은 크로우가 아지트로 안내하려는 듯 몸을 돌려 어디론가 걸어가자 황급히 뒤따라갔다.
"크리스탈님은.. 아직 부재중이신가보군요. 그럼, 우선 제랄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그래, 부탁해. 어느정도 갈피는 잡았지만, 아직까지 혼란스러워서."
크로우가 말하는 정보의 초반부는 아까 그 노인이 알려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풍림각, 수기대, 화도맹, 산권파. 이 4 문파가 각각 제랄을 4등분하여 세력을 다투고 있는 형세이며, 10년에 한번씩 영주 결정전이라는 대회를 열어 그곳에서 승리를 쟁취한 자가 향후 10년간 영주의 자리를 꿰차게 된다는 것.
그리고 영주를 차지한 문파는 그 10년간은 어느정도 다른 문파보다 더욱 세력을 위시할 수 있어서 어느 문파건 목을 걸고 영주 결정전에 사력을 다한다는 것.
또한 제랄 내부에서는 독특한 전투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몬스터에게 자신을 대신해 싸우게 만드는 것이 아닌, 몬스터의 힘을 자신의 몸안에 담아 그 힘으로 직접 싸우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 몬스터를 대신 싸우게하는 문파생도 없진 않았으나, 그런 자들은 대부분 '겁쟁이'라면서 멸시를 받기 일쑤라는 것.
그리고 위에서 서술한 4개의 문파에서는 고대로부터 계승되어져 오는 몬스터가 한마리씩 존재하는데, 풍각단에서는 신수 백호. 수기대에서는 신수 청룡, 화도맹에서는 신수 주작, 산권파에서는 신수 현무를 계승해 영주 결정전에 참여하는 후계자들은 무조건 이 신수의 힘은 다룰 줄 아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
당연하겠지만 이 신수의 힘 외에도 복수의 몬스터의 힘을 그 몸에 깃들게 할 수 있는 무인이어야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는다. 그렇기에 현재 네 문파에서 밀어주고 있는 후계자들은 최소 3마리, 최대 6마리 정도의 몬스터의 힘을 그 몸에 담아두고 있는 듯 하다.
풍각단은 그 이름에 걸맞게 다리를 중심으로 단련하고, 수기대는 말 그대로 기(氣)를 중심적으로 단련하는데 힘쓴다. 화도맹은 네 문파중에서 유일하게
병장기를 다루는 문파였고, 산권파는 주먹을 쓰는 기술이 많다라는 것.
"아, 그리고 수기대(水氣隊)의 전신이 루시에 교단입니다."
"아. 그래. 루시에 교단이 이네스에서 쫓겨나서 제랄에 정착했다는 말은 들었는데."
"그리고 이번 영주 결정전에 뽑힌 소녀가 루시에 교단의 무녀입니다."
"호오. 그렇군."
크로우의 보고를 들은 결과를 종합해보면, 결국 태현이 함락시켜야할 여자는 우선 다섯명.
풍각단의 영주 후보, 아연(娥燕).
특징은 녹색의 단발머리에 현재 나이로는 18세. 3살때부터 그 재능을 눈여겨본 전대 풍각단의 단주가 이번 결정전을 위해 혼신을 힘을 다해 육성했다고
전해지는, 천재 소녀.
수기대의 영주 후보, 혜연(慧蓮)특징은 세린 대륙에 보기 드문 은색의 장발을 포니테일로 묶고 다니는, 현재 나이로는 21세. 루시에 교단의 무녀인 만큼, 많은 자들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 약간은 안하무인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화도맹의 영주 후보, 이화(李華)현재 영주인 제랄이 화도맹 소속이기에, 이화가 2회 연속 영주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냐라는 기대감에 약간 부담스러워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재능은 단연 발군. 기린아라고까지 칭해질 만큼 천재였으나, 아연의 등장으로 인해 약간 퇴색된 감이 없지 않아 이화는 아연을 약간 질투한다고 한다.
나이는 19세. 화도맹의 신수, 주작의 특성 때문에 붉게 물든 머리. 도를 다루는 무인이기에 머리를 짧게 유지하고 다닌다고 한다.
그리고 산권파의 영주 후보, 효예린(曉霓麟)산권파의 특성상 주먹에 특화된 여인이긴 하나, 산권파는 늘 신비주의를 모토로 하고 지내왔기 때문에 효예린에 대한 자세한 내역은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굳건한 방어형 무인이며, 그 방어를 뚫는 자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철벽이라는 이명까지 붙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명이 붙은 굉장한 여인.
나이는 22세로 영주 후보중에서는 가장 최연장자이며, 그것때문인지 다른 후보와는 다르게 어느정도 관록이 묻어나온다는 평이 많다. 덧붙여서, 가슴도 가장 크다고 한다.
갈색의 약간 긴듯한 머리를, 사이드 포니테일로 틀어올렸으며 평소에는 큰 가슴을 의식해서인지, 늘 가슴을 압박붕대로 감고 다닌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공략을 해나갈까...?"
============================ 작품 후기 ============================자자, 오랜만에 진행방향 선택지입니다.1. 다리, 다리, 다리..!! 각선미.. 하악.. 풍각단이지, 당연히. 크리스탈도 있고.2. 기란 무엇인가? 기야 말로 신체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그렇기에 당연히 수기대부터 공략을 해야한다.3. 불과같은 화도맹. 그리고 이화 또한 이런 불과같은 몸을 지니고 있겠지. 흐흐흐.. 그 뜨거운 몸을 식혀줘야 하지 않겠어?
4. 우직한 산권파. 우직하기 때문에 더욱 한 남자에게 빠져들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바치는 맹목적인 여인이 되게 마련이다. 그리고 가슴 크잖아? 그러므로, 산권파다.2번이 세분, 1번이 두분. 알수 없음이 한분이기때문에 곧바로 제랄행.
글쎄요 제가 수인 마을을 다룰런지는 의문이긴 합니다만. 허허
이제.. 도복..!! 땀에 젖은 도복..!! 다리..!! 풋잡..!! 하악하악..!!
약속한 연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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