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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149화 (148/235)

< --세린 대륙의 무림, 제랄.

-- >

쾅 쾅 쿠과광굉장한 소리를 내며 맞부딪히는 에리와 효예린의 모습을 보면서 태현은 구석에 처박혀서 어디선가 꺼내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팝콘을 꺼내들어 우적우적 싸움을 구경하고 있었다.

"잘 싸우네."

팝콘을 으적으적 씹으면서 자신은 이미 안중에도 없는 에리와 효예린의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혈전에 나지막히 감상평을 읊었다.

그만큼 에리와 효예린은 서로에게 눈에 불을 켜고 잡아먹을듯이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여신의 사도라는 명성에 비해 굉장히 공격이 약하신데요!!"

"이게 네 전력이냐? 약해빠졌구만!!"

"후후, 착각하시면 곤란해요. 이제 겨우 제 전력의 절반정도일 뿐인걸요?"

아까부터 줄곧 유치한 말을 주고받으면서 한치도 지지 않겠다는 듯이 자신만만하게 서로를 도발하는것도 이젠 슬슬 질려가는 태현.

"뇌창!!"

"현무권(玄武拳)!!"

또다시 에리의 뇌전의 창과 효예린의 갈색 기운이 깃든 주먹이 부딪혀 굉음을 자아냈다.

혹시싶은 마음에 태현은 페어리를 보조로 붙여 에리를 돕게 해두었지만 상태를 보아하니 페어리의 도움은 필요없어보였다.

다행이도 산권파의 문주인 여형이 다른 문파에 볼일이 있어서 자리를 비워준 덕분에 이 소란이 페어리의 방벽만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지, 혹여라도 여형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더라면 아마 처음이 격돌만으로도 발각됐을 확률이 높다.

"이걸론 끝이 없겠군요.. 그렇다면... 깃드세요, 켄타우로스!!"

가뜩이나 에리가 번개 속성의 공격이 주요 기술인데 효예린이 자신의 몸에 깃들게 하는 몬스터들은 대체로 땅 속성이거나 바위 속성이었기에 에리의 공격이 점점 먹혀들지 않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에리의 공격이 효예린의 방어를 뚫고 데미지를 입히는 것을 보아선 에리의 공격력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했던 것 같다.

"여신의 사도는 다 이정도는 되는건가? 그렇다면 카나리아랑 라일라까지 손에 넣는다면 세린 대륙을 지배하는건 시간문제이겠는걸."

어느새 팝콘 한 통을 비워 더이상 손에 잡히는게 없자 쩝쩝 입맛을 다시던 태

현은 팝콘통을 던져버리고선 다시 효예린과의 싸움에 합류하기 위해 기지개를 켰다.

"으다다다다.. 그래도 에리만 싸우게 냅둘 순 없지."

다시 태현은 바람처럼 달려가 효예린의 뒤를 점했다.

"읏?! 어느새?! 끼어들지 않는 것 아니었던가!!"

"그런 약속은 한적 없는데. 풍권!"

기초중의 기초인 풍권이었지만 효예린의 신경은 에리에게 쏠린 상태인데다가 갑작스럽게 뒤로부터 쏘아진 기습이었기에 효예린은 태현의 풍권을 맞고 균형을 크게 잃었다.

"이때다! 창뢰(蒼雷)!!"

그리고 에리도 그 호기를 놓치지 않고 푸른 번개를 쏘아내 효예린을 공격했

다.

"크으.. 비겁한 자식. 2:1이라니."

"...? 아니 갑자기 왠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지.. 저 이런거 알고 계셨지 않으셨던가..?"

태현이 당황할만큼 갑작스럽게 전혀 다른사람인것처럼 뜬금없는 말을 내뱉는 효예린.

"아, 그랬지.. 에리님과 싸운다고 순간 그대의 존재를 깜빡하고 있었군. 사과하지."

"...."

산뜻한 표정으로 태현을 완전히 무시하는 말을 내뱉은 효예린은 에리의 창뢰를 맞고도 그다지 큰 타격은 입지 않은듯 하얀 도복을 툭툭 털어내고는 다시 에리를 바라보며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태현도 흘긋흘긋 쳐다보며 경계를 하는것을 잊지 않았다.

"역시 2:1은 귀찮군. 무랑 너는 잠시 빠져줘야겠어."

"아니 이제 막 다시 싸우기 시작했는ㄷ..!!"

효예린이 손을 까딱하자 태현의 발밑의 땅이 융기하더니 태현을 가로막는 벽이 되었다.

그 벽에 완전히 둘러싸여 고립된 태현은 또다시 이번 싸움으로부터 멀어져버렸다.

"자, 다시 싸워볼까요? 에리님?"

"후후, 건방지게. 아직까지 힘의 격차를 깨닫지 못하고 덤비는 꼬락서리라니..!!"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아는거겠지요!! 산왕권(山王拳)!!"

"이거 알고봤더니, 산권파라는 곳은 주먹밖에 쓰지 않는 곳인가? 단조롭기 짝이없구나!!"

"뭐, 손만 쓴다는것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저희 문파의 특색이니까요."

효예린이 쏘아낸 갈색 기운을 간단히 피해버린 에리는 공중에 날아올라 손 위에 번개의 기운을 잔뜩 모은 뒤 거리낌없이 효예린이게 쏘아내었다.

"대지의 방벽!"

하지만 효예린이 발을 한번 구르는 것으로 흙의 방벽이 솟아올라 에리의 번개의 창을 막아낸 뒤 부서졌다.

"아무리 강력한 공격이라고 한들, 닿지 않으면 그만이죠."

"크하하하핫!! 그래, 좋다. 언제까지 막아내는가 보자꾸나!! 뇌신지무(雷神之

舞)!!"

에리가 공중에서 아름다운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춤에 호응하듯이 에리의 몸 주위에서 번개가 파직파직 소리를 내며 만들어지더니 곧장 효예린에게 쏘아졌다.

그 수는 십, 백, 아니, 과장하면 천에 달하는 무수한 번개줄기가 효예린에게 쏟아졌다.

콰과과과광!!!

엄청난 굉음과 동시에 흙먼지가 피어올라 효예린의 모습이 그 흙먼지 속으로 사라졌다.

"후후, 이걸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겠지."

"어라, 지금 방심하시는건가요?"

"뭣?!"

득의양양한 미소를 짓고 내려다보던 에리의 등 뒤에서 효예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에리는 황급히 뒤도 돌아볼 생각도 않고 회피하려고 했지만 그것보다도 효예린의 주먹이 더 빨랐다.

효예린의 주먹에 맞고 에리는 땅으로 추락해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그에 충격은 거의 없다는듯이 곧바로 일어난 에리는 자신이 애용하던 창을 뽑아들고 효예린에게 돌진했다.

"번개 돌진!!"

"대지의 힘!!"

또다시 에리와 효예린이 충돌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효예린이 에리의 공격력을 제대로 받아넘기지 못한채, 추락

했다.

"크윽.. 과연, 공격력 하나만큼은 인정해드려야겠군요. 하지만 당신이 제 공격을 받아낼 방어력이 있을까요!!"

효예린도 에리와 마찬가지로 추락하자마자 곧바로 일어나 에리를 바라보며 외쳤다.

그와 동시에 효예린의 발 밑의 땅이 꿈틀대더니 효예린의 주먹에 모여들었다. 그것은 마치 권투 선수가 글러브를 낀듯한 모양새였다.

"지퇴권(地槌拳)!!!!"

"꺄아아앗?!"

에리는 확실히 압도적인 공격력을 지니고 있긴 했지만 그 공격력에 비하면 방어력은 생각보다 낮은 편이었다.

게다가 속성상으로도 상당히 불리한데도 불구하고 이정도로 호각으로 싸우고 있다는 것을 오히려 에리를 칭찬해줘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리는 효예린의 지퇴권에 대한 방어를 제대로 하지 못해 그 반탄력을 이기지 못하고 날아가 훈련장 벽에 처박혔다.

"크.. 읏.. 과연.. 제법 하는군.."

"그런 사도님께서는 생각보다 약하신걸요?"

페어리가 옆에서 도와주려고 애쓰고는 있었지만, 에리는 그 자존심 때문에 페어리의 조력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역시, 이렇게까지 몰리면 체면을 차릴것도 없는가. 페어리. 부탁한다."

"그렇게 나오셨어야죠..!!"

에리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페어리가 에리의 몸에 빛속성을 부여한 후 빛의 가호, 빛의 수호를 걸어 체력 재생력과 방어력을 상승시키는 버프를 걸어주었던 것이다.

"아직도 싸울 힘이 남은건가?"

"이제 막 시작한 것 뿐이라고!"

페어리의 가호를 받자 다시 힘이 솟는것을 느낀 에리는 벽에서 빠져나와 다시금 효예린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또다시 에리와 효예린이 부딪힐때마다 쾅쾅 굉음이 울려퍼졌고, 그때마다 어느 한쪽은 튕겨나가 훈련장 이곳저곳에 부딪혀 그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이것이 내 전력이다.. 받아낼 수 있겠느냐, 인간?"

"훗, 가볍게 방어해드리죠..!!"

효예린은 자신의 모든 기운을 끌어올려 방어태세를 갖췄고, 에리는 반대로 자신의 모든 기운을 끌어올려 공격에 쏟아넣기 시작했다.

"받아라, 이것이 내 최대전력..!! 최대 출력 신벌(神罰)!!!"

정면과 하늘에서의 양면공격.

에리가 쏘아낸 뇌전의 창과 동시에 하늘에서도 번개가 꽈릉꽈릉 효예린에게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 번개는 빛의 속성까지 머금고 있었기 때문에 효예린이 손쉽게 막아낼 성질의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과연 효예린도 그것을 느꼈는지, 하얀 번개의 기운을 보면서 약간 낯빛을 굳힌 효예린은 곧바로 땅을 자신의 몸에 갑옷처럼 두른 후,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자신의 주위에 흙으로 만든 벽까지 세웠다.

이 둘의 부딪힘은 흡사 모든 것을 뚫어내는 창과, 모든것을 막아내는 방패의 격돌과도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한참동안 에리의 번개가 내려치다가, 그 기세가 한풀 꺾일 무렵. 모든 기운을 쏟아낸 에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식은 땀을 줄줄 흘리며 헉헉대고 있었다.

"하아.. 하아.. 과연, 이정도의 출력은, 나로써도.. 무리가 오는군.."

그리고 이 신벌을 맞은 효예린도 무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상태는 에리보다는 괜찮았던 것이다.

"후우, 후우.. 과연, 여신의 사도 답군요. 절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상대는 굉장히 오랜만인것 같군요."

비틀거리면서도 천천히 에리에게 최후의 일격을 내려꽂기위해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선 에리는 씨익 미소지었다.

"후후.. 하지만 난 패배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그런 오만한 소리이신가요? 사도라는 족속은 다 이런건가요? 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 그토록 하늘을 찌르는거죠..?"

"글쎄. 그건 네가 더 잘알거다... 크후후.."

"...? 이제 슬슬, 끝을 내드리죠!! ..... 앗...?"

에리에게 끝장을 내기 위해 자신의 주먹을 내려꽂으려고 할 때, 효예린은 자신의 시야가 크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종종 잊어버리는 듯 하지만. 이 싸움은 애초부터 2:1이었다고?"

".... 크읏... 젠장..."

어느새 효예린이 가둔 방벽을 부수고 나온 태현이 섀도우 로드의 힘을 빌려

자신의 몸과 기척을 감춘채 에리와의 전투로 인해 지친 효예린의 뒤에 접근했던 것이다.

만전 상태인 효예린이었다면 아무리 몸을 숨겼다고는 하나 태현이 접근하는것을 눈치채지 못했을리가 없지만 지금의 효예린은 에리와의 전투로 인해 심신이 몹시 피폐해진 상태였기에 태현의 접근을 깨닫지 못했고, 화영에게 썼던 수법 그대로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마비.. 독... 이건.. 화영... 크읏.."

마비독이 온몸에 퍼져 점점 몸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태현을 바라보며 효예린은 말했다.

"내가... 이리를 수중에 들였.. 군.. 후후.. 자업... 자득인것인가.."

그 말을 끝으로 효예린은 털썩 쓰러졌다.

============================ 작품 후기

============================늦었고+짧아서 죄송합니다.

이걸로 효예린까지 점령!

RuNeeA / 그래도 거의 2MB쯤 되는 분량인데 이걸 하루만에 정주행을 하셧다고요? ㄷㄷ... 노스아스터 / 이번편에도 잊혀질뻔한 태현이었지만. 그걸 역이용해 다시 뒷통수를 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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