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도맹 침입-- >
"다음은 화도맹인가."
태현은 산권파를 하산하면서 중얼거렸다.
산권파의 효예린을 정복한데다가, 효예린을 문주자리까지 올려놨으니까 사실상 산권파는 태현의 산하인것과 다름없었다.
그렇기에 만약 효예린이 영주 결정전에서 영주가 된다면 가장 좋겠지만, 효예린이 패배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만약을 위해 다른 영지들도 함락해두기로 했다.
하지만 산권파에서 너무 시간을 너무 잡아먹었기 때문에 효예린을 함락시킬 때처럼 그렇게 마냥 느긋하게 밑에서부터 천천히 함락시킬 수는 없었다.
거기다가 화도맹같은 경우에는 화영을 패퇴시켰기 때문에 마냥 우호적인 분
위기는 아닐터였다.
하지만 그것은 태현의 기우였던 것이다.
"본녀가 화도맹의 맹주, 이화(李華)라고 하옵니다. 화도맹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무랑."
"ㅇ... 어라? 날 싫어하는게 아니었어?"
"아니요. 화영은 저로써도 눈엣가시. 그를 패퇴시켜 어느정도 기를 죽여놓은건 저에게도 득이기 때문에 무랑씨를 거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거군."
화영은 아무리 외부인이라고는 하나, 직접 화도맹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서 산권파로부터 옮겼는데다가 옮기면서 산권파 내부에서도 화영의 지지자들과 함께 이동했기 때문에 화도맹 내부에서도 제법 그 입지가 강했던 것이다.
거기다가 화영은 그 입지를 인정받아 영주 결정전에 나갈 후보중에 한명으로도 선택받기도 했기 때문에 이화로써도 화영이 패배해, 그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임에 틀림없었다.
"그렇기에 전 당신을 환영합니다. 어서오십시오, 화도맹에."
"환영해주니 기쁘군."
"그러고보니 화도맹에 방문을 하신 이유가 무엇인지요?"
"음.. 일단은 난 산권파잖아? 그러니까 나로써는 효예린 소문주가 영주가 되는게 좋단말이지. 그러니까 화도맹에 염탐 온거지."
염탐이라는 단어에 순간적으로 이화의 눈썹이 움찔하며 언짢은 감정을 드러내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곧바로 생글생글한 미소로 돌아온 이화였다.
그것을 본 태현은 확실히 소문주 정도 되면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구나 라고 생각했다.
"어떤 식으로 염탐을 하실건가요?"
"글쎄요? 화영을 상대한 것처럼 이화씨랑도 1:1 결투를 해보는것도 나쁘진 않겠죠."
태현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씨익 웃으면서 도발하듯이 이화에게 툭 내뱉자 과연 그것까지는 버티지는 못하겠는지 이화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 화영따위를 이겼다고 저도 이길거라고 생각하시는건가요? 그건 흘려들을 수 없겠는데요."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거 아니겠어?"
유들유들하게 웃으면서 뻔뻔하게 내뱉는 태현의 얼굴을 보자 그것이 진심이란걸 깨달은 이화의 표정이 급속도로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진심이신가보군요."
태현이 진심이라는것을 깨닫자 이화의 몸 주변에서 불꽃과 같은 타오르는 기운이 넘실대며 퍼져나오기 시작했다.
그 기운에 이화의 주변에 몰려있던 사람들이 슬금슬금 이화로부터 몸을 피하기 시작했다.
".. 여기서 결투를 하는것도 우스우니, 따라오시죠."
이화의 손짓에 태현은 순순히 이화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화도맹 내부에서도 가장 안쪽, 이화의 개인적인 수련장으로 보이는, 넓은 훈련장으로 들어간 이화는 평소 소문주로써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약간 화려한 옷을 움직이기 편한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준비된건가?"
"그래. 화영 따위를 꺾은걸로 기고만장해서 화도맹에 덤비는 너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주지."
하얀 와이셔츠같은 상의와, 푸른색 면바지를 입고 몸 주위에 화염을 넘실거리며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감정이 거의 없는 듯한 검은빛의 눈동자로 태현을 가만히 응시하는 이화.
이미 만전의 태세를 갖춘것 같았기에 태현 또한 우선 템페스트 타이거를 몸에 깃들게 하는거로써 태현도 최소한의 방어태세를 갖췄다.
태현의 머리가 푸른빛으로 바뀌면서 몸주변에 폭풍이 깃들기 시작했다.
"불꽃대 바람이라. 하하, 재미있겠는걸."
이화가 자신의 허리춤에서 도를 꺼내들어 자신의 애도에도 화염을 깃들게 하는것으로 준비는 끝났다고 판단한 태현은 곧바로 공격하기로 했다.
"풍권!"
가볍게 폭풍을 손에 두르고 쏘아내는것으로 장풍 비슷한 공격을 쏘아낸 태현이었지만 역시나 가볍게 막아낸 이화는 오히려 우습다는듯이 코웃음을 치는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고작 이정도로 저를 상대하겠다는건가요? 가소롭네요."
"인사대신이었을 뿐이야. 왜그래 삭막하게."
태현이 농담삼아 던져보았지만 이화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화영을 이긴것처럼 하시려고 해도 소용없습니다."
'효예린도 똑같은 말을 했었지.'
태현의 전략은 단순히 2:1이 아니다. 이것은 심리적인 전략이 될수도 있으며, 2:1 뿐만이 아니라 3:1, 상대를 봐서는 4:1, 5:1까지도 가능한것이며 심리적인 압박으로 2:1을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것을 어필함으로써 상대방을 위축시키는 전략으로도 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전략은 태현 본인의 무술 실력이 더 높았더라면 더더욱 효과를 볼 수 있었을 테지만, 안타깝게도 태현의 무술실력은 초짜중에 초짜. 그렇기에 살짝 아쉬운 면모가 없잖아 있었다.
"공격하시지 않는겁니까? 그렇다면 제쪽에서 공격하겠습니다. 염천무(炎天舞)!!"
이화의 도로부터 아홉줄기의 화염이 용형상을 띠고 태현에게 달려들었다.
"풍벽!"
하지만 태현은 거센 바람의 방벽을 자신의 몸 주변에 둘러버렸고, 역풍을 맞은 화염용들은 그 힘을 잃고 사라져버렸다.
"쌍권풍(雙拳風)!!"
태현은 양 손에 바람을 잔뜩 두른 뒤, 몇번 손 위에서 회전시키다가 이화에게
쏘아내었지만 태현의 공격은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이화가 칼을 한번 휘두르는 것으로 산산히 흩어졌다.
"실망스럽기 그지없군요. 고자가 이정도로 저에게 덤벼왔던 것입니까? 저에게 이기고 싶다면 화영을 쓰러뜨린것처럼 2:1이라도 해보시지요."
"내가 왜 지금 2:1을 안하고있는지 아직도 모르겠나?"
"....?"
태현의 말에 처음으로 이화의 얼굴에 의아하다는 감정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 감정은 곧이어 이어지는 태현의 말에 분노로 또다시 일그러졌다.
"2:1을 할 가치가 너에겐 없기 때문이야."
"으득... 건방진.. 그 긴 혓바닥을 잘라드리겠습니다!!"
이화는 태현의 도발에 완전히 이성을 상실한듯, 여태까지 제자리에서 원거리의 공격만을 쏘아냈었지만 확실히 목을 따버리기 위함이라는 듯이 태현에게 다가와 칼을 휘둘렀다.
"크읏..!"
바람의 갑옷을 자신의 몸에 둘러 피해를 최소화시키고는 있었지만, 미숙한 무술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방어력이 그다지 높지 않았기에 이화의 칼로부터 받는 피해를 완전히 막아낼 수는 없었다.
태현도 나름대로 몸을 비틀며 이화의 검을 피하려고는 애썼지만 칼 자체도 제법 이름있는 명도인지 태현의 바람 갑옷을 손쉽게 뚫어버렸다.
그래서 확실히 방어하지 못했던 태현은 허리춤을 깊게 베여버리고 말았다.
피가 콸콸 쏟아져나오는 옆구리를 다급하게 손으로 틀어막고 페어리를 불러내 치유를 부탁했지만 깎여나가는 체력에 비해 회복되는 체력은 미미했다.
"붕비만리(鵬飛萬里)!!"
이화가 뒤로 뛰어오르면서 태현에게 칼을 휘두르자, 이화의 칼로부터 거대한 화염의 새가 튀어나와 태현을 덮쳤다.
강렬한 폭음과 함께 훈련장 한 부분이 폭발하듯이 터져나갔기에 이화는 이걸로 확실히 태현이 죽었으리라 짐작하고는 자신의 칼을 다시 칼집에 꽂았다.
"어리석은 자. 지옥에 가서라도 참회하거라."
"누가 지옥을 가는데?"
"!!!!!"
이화는 다급하게 자신의 몸 주위에 불꽃을 일으켜 혹여라도 화영이 당했던 것처럼 마비독이 발린 나이프에 찔리지 않기 위해 몸을 방어했다.
하지만 태현은 아직까지는 때가 아니라는 듯이 귓가에 속삭이기만 한 뒤 뒤로
뛰어올라 거리를 벌렸다.
"방금까지 네가 싸우던건 환영이야. 진즉에 만들어둔 허깨비라고. 거기에 너무 진심으로 덤비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으득.. 어디까지 저를 기만해야 성에 차시렵니까?"
"글쎄? 내 전투 스타일은 원래 이래서."
태현의 몬스터들은 각 영지의 영주와 싸울때도 그 당시의 영주들의 몬스터보다 대체적으로 레벨이 낮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현이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던것은 밑에서부터 쌓아올린 기초와 치밀한 전략, 그리고 전투 도중에 배틀러를 혼란에 빠뜨리게 만드는 기만과 도발.
전투라는 것은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기 때문에 일거수일투족에 정신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태현은 그것을 흐트러뜨리고, 집중을 깨지게 하며,
최종적으로는 실수를 하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태현은 그 실수의 틈을 파고들어가 승리를 쟁취하는 전투 방식을 취하고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인간이란 언제나 이성적일 순 없지. 아무리 냉정한 냉혈한이라 하더라도 분노하고, 실수할 수 있는 법. 그렇기에 나는 그것을 이용한다."
".... 악당다운 전투방식이군요."
"이것이 악당이라면 난 기꺼이 악당이 되주겠어. 자, 이제 2라운드를 시작해볼까?"
============================ 작품 후기 ============================이번 추석 연휴기간동안 전체적으로 글들이 짧아서 죄송합니다.
특히 어제같은 경우에는 무단으로 휴재를 해서 정말로 죄송한데
어제 겨우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에 들어온 시간이 12시 40분이었는데다가 씻고 잠이 든게 거의 1시? 그리고 눈을 뜬게 거의 3시. 정신이 없더군요. 쌓인 피로가 몰려와서 그런가그래서 부랴부랴 쓰긴 했지만 역시나 잘 쓰이질 않아서, 짧아져버리더군요.
거기다가 창문을 열어놨는데 어디로 들어왔는지 모기가 들어와서 이 모기놈이랑 씨름하느라고 또 시간을 낭비.
(아직 모기 못잡았습니다.)내일부터는 다시 정상적인 분량으로 복귀합니다.
그리고 사죄의 의미로 내일 연참합니다.
노스아스터 / 그렇게 다양한 종족은 수렴하지 못해요.. 그리고.. 수... 룡?
(혼란)고대무장에 대해서 많은 의견들을 주셨지만 어느 한쪽이라도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 어폐가 생길것 같아서 둘 다 기억에 없는걸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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