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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156화 (155/235)

< --화도맹 침입-- >

의외로 이화의 반응은 없었다.

이정도 쯤은 예상 내라는 듯이 여태까지의 표정과 다르지 않은 무표정으로 태현을 빤히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호오? 반응이 없군. 이정도 쯤은 예상내라는 건가?"

"세간에서는 겁랑(怯狼)이라고 불리는 남자. 어떤 비겁한 수를 꺼내들어도 이상하지 않겠죠. 화영 씨와의 결투, 보고 있었거든요."

'그때 느낀 시선중 하나인가.'

화영의 결투가 끝난 후 내려오면서 느꼈던 서너개의 시선들.

그 중 하나였던 것인가, 라고 태현은 홀로 생각하면서 어떻게 해야 이화를 이길지 곰곰히 고민하기 시작했다.

"뭘 그리 멀뚱멀뚱하게 쳐다보고 계시는건가요? 지금은 결투중일텐데, 요!!"

잠시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태현을 상기시키려는듯이 이화가 어느새 태현의 면전에 다가와 자신의 애도를 휘둘렀다.

"어이쿠쿠."

황급히 바람을 일으켜 몸을 뒤로 빠지게 한 태현은 이화의 애도에서 후폭풍으로 덮쳐오는 화염의 기운에 또다시 당황하며 바람을 몸에 두름으로써 다급하게 화염의 폭풍을 막아냈다.

"적을 눈앞에 두고 방심시다니, 무술가로써 실격입니다."

"뭐어때. 안죽으면 되는거지."

이화의 약간 도발성 섞인 질타에도 불구하고 태현은 특유의 능글능글한 미소를 지으면서 능청맞게 받아넘겼다.

그 모습에 오히려 이화가 약간 발끈한듯한 표정으로 다시 칼을 휘둘러 봉황의 모습을 띤 불을 뿜어냈지만 역시나 태현이 두른 바람의 방벽에 허무하게 막혔다.

"크읏.. 저 바람 방벽.. 거슬려..!!"

이화가 분하다는듯이 입술을 깨물고 태현의 바람 방벽을 노려보았지만 자신의 불꽃은 저 바람 방벽 앞에서는 너무나도 무력했다.

"그렇다면..!!"

이화는 자신의 불꽃이 바람 방벽을 뚫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하자 이화는 전략을 바꿨는지 태현에게 접근해, 접근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태현은 무술가로써는 초짜중에 초짜. 몬스터의 힘을 빌렸다고는 하지만 순수한 무술가로써의 무술실력은 이화에게 상대가 되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접근전 양상을 띠기 시작한 순간부터는 태현이 이화에게 밀렸다.

"우후후, 무얼 하시는거죠 겁랑씨?! 아까부터 아무것도 못하고 방어만 하시는데요!!"

이화는 태현의 몸 이곳저곳을 노리면서 베어오면서 태현을 압박하면서 외쳤지만 태현은 이화의 도를 막아내는데 바빴기 때문에 제대로 대답할 여를이 없었다.

하지만 허세를 빼면 시체에 가까운 태현이었기에 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화의 도의 움직임에 신경을 주시하면서도 능글능글하게 받아넘긴다.

"방어는 최선의 공격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으려나? 하긴. 어리니까 이런 말을 들었을리가 없지."

"당신도 충분히 어려보이는데요!!"

"...."

곧바로 이어진 이화의 반격에 태현은 할말을 잊었다. 본체는 20대 중반의 성인이라고는 하지만, 태현이라는 플레이어 캐릭터는 잘쳐줘봤자 10대 후반의 소년이었기 때문에 고작해야 이화와 동년배였던 것이다.

"그, 그건 인생의 경험이라는 것으로. 난 제랄 영지까지 6개의 영지를 돌아봤다구. 넌 기껏해야 제랄 영지 내에 처박혀있는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것이지!"

"...."

남들이 본다면 약간은 하찮을수도 있지만 서로에게는 어떻게해서든지 빈틈을 만들어내려는 도발을 서로에게 주고받으며 치열한 공방을 거듭한다.

태현은 거의 맨몸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화의 도가 스치기만 하더라도 치명상에 가까울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에 태현은 필사적으로 이화의 움직임에 맞춰 부분적으로 방어를 강화해나간다.

그렇기에 아직까지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이 균형이 깨지는것은 시간문제였던 것이다.

지금은 도발에 말려들어 약간 감정적으로 공방전을 거듭하는 이화였지만 거의 두들기다시피 태현의 바람방벽을 내려치면서 점점 이성적인 판단을 되찾기 시작한 이화는 위화감을 느꼈다.

'어라?'

이화는 이 약간의 위화감을 무술인의 감각으로 놓치지 않았다.

언뜻보기에는 태현이 가볍게 막아내는 것 같았지만 이화는 태현의 옆구리쪽으로 도를 휘두르면서 그 부분을 집중해서 쳐다보았다.

그리고 태현이 자신의 움직임을 읽고선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방어를 강화하기 때문에 다른 부분은 취약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으읏.. 이런 것도 파악하지 못했다니. 너무 달아올랐던 모양이군

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문제없습니다..!!'이화는 마음속으로 빙긋 미소지으면서 승리를 확신지었다.

"맹파참(猛破斬)!!"

이화는 자신의 도에 화염의 기운이 아닌, 그저 순수한 자신의 내력을 담아 태현의 왼쪽 다리를 노리며 크게 휘둘렀다.

태현은 맹렬한 기운을 담고 있는 이 기술은 여태까지처럼 7:3정도로 막으면 뚫려버릴것 같다고 판단해 자신의 모든 전력을 맹파참을 막기 위해 돌렸다.

"지금이에요, 빈틈!!"

"크으읏?!"

이화는 왼 다리에 집중된 바람 방벽을 보고선, 비어있는 왼손에 화염으로 만든 칼을 만들어내 태현의 비어있는 오른쪽 어깨를 베어내고는 그 불길로 태현을 지졌다.

"크아아아아아아악!!! 크읏.."

태현은 황급히 오른쪽 다리로 힘을 쥐어짜 무형의 바람을 쏘아내 이화를 떨어뜨려놓고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깊게 배인 오른쪽 어깨를 감싸쥐고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얌전히 태현이 상처를 수습할 시간을 줄만큼 이화는 상냥하지 않았다.

곧바로 다시 태현에게 달려들어 태현의 목을 베어내려는 순간,

"읏?!"

갑작스럽게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에 이화는 태현에게 접근하는 것을 단념하고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당신이군요. 곧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요."

"감히 나의 주인에게 위해를 가할 셈이더냐? 건방지구나."

금빛의 갑옷을 두른채, 번개의 기운을 잔뜩 둘러 파직거리는 듯한 자신의 애창을 손에 쥔채 그 노란 눈동자에는 분노만을 가득 담은채 하늘에 떠서 이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과연 이화조차도 여신의 사도였던 에리의 분노에 가득찬 눈빛에 약간 움찔한 듯, 움직임이 멈췄다.

"고마워, 에리. 덕분에 살았다."

태현은 페어리를 꺼내들어 급하게 자신의 몸을 치유했다.

이화는 그 모습을 보고 상당히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것 또한 상정 내. 빠르건 늦건 에리는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그럼, 이걸로 3차전,인건가요? 재미있군요!!"

"나에게 덤비겠다는 것이냐? 그건 그것 나름대로 더욱 건방지군."

"이런 때가 아니라면 언제 사도님들과 겨뤄보겠나요! 자아, 신나게 겨뤄보자구요!!"

이화는 또다시 자신의 몸 주위에 화염의 기운을 폭사시키며 에리에게 태현에게는 보여주지 않았던 굉장히 천진난만한 얼굴로 덤벼들었다.

과연 음흉한 태현과는 다르게 여신의 사도인 에리에게는 자신의

모든것을 부딪힐 수 있다는 뜻인걸까. 태현은 자신의 어깨를 치료하면서도 약간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미움을 받을줄은 몰랐는데. 약간은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태현은 에리와 이화의 전투를 지켜보았다.

역시나 화영이나 효예린과의 전투때처럼 태현은 어느순간 존재감이 사라져 이화의 안중에는 이미 태현은 없었다.

물론 화영과의 전투를 봤던 이화였기에 아주 무시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한동안은 전투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지금은 에리와의 전투에 정신을 집중했다.

"염천(炎天)!"

"뇌창(雷槍)!"

이화가 자신의 도를 바닥에 박으며 불길을 뿜어내자, 바닥으로부터 불의 기둥이 솟아올라 에리를 덮쳤다.

거기에 대응해 에리 또한 자신의 창에 번개의 기운을 잔뜩 모은 후, 힘껏 내던졌다.

이화는 자신이 만들어낸 불꽃의 기둥을 모두 자신의 앞으로 모아 한 점으로 만들어내, 뇌창을 막아내기 위해, 뚫어내기 위해 쏘아내었다.

"건방진, 뇌격!"

자신의 뇌창이 이화가 뿜어내는 불꽃의 기둥에 막히자 분노로 눈썹을 찌푸리며 손을 내밀어 번개를 더욱 쏘아내 뇌창을 밀어주었다.

"크읏..!!"

열심히 불꽃을 내뿜어 뇌창을 막아보려고, 뚫어보려고 애쓰는 이화였지만 에리의 진심이 담긴 투창이었던데다가, 뇌격을 쏘아내 뇌창을 밀어주고 있었기 때문에 이화는 결국 자신도 자신의 몸에 깃든 주작의 힘을 최대한 쏘아낼 수 밖에 없었다.

"힘을 빌려줘, 주작님.. 염작상(炎雀翔)!!"

이화의 등 뒤에서 날개가 돋은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이화의 등 뒤에서 화염이 뿜어져나와 뇌창을 향해 쇄도했다.

결국 번개와 화염 두 기운은 서로의 힘을 겨루다가 폭발하는 것으로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좀 더 지친 쪽은 이화였다. 이화는 에리와 싸우기 전에 태현과도 결투에서도 어느정도 힘을 소비했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도 흘긋흘긋 태현의 동향을 살펴봐야했기 때문에 완전히 에리에게 집중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페어리, 나는 어느정도 됐으니까, 에리에게 힘을 빌려줘."

"넷! 에리님, 받으세요!"

페어리는 기도하듯이 두 손을 모아 중얼거리더니, 손 앞에서 모인 하얀 기운을 에리에게 넘겨주었고, 에리는 그 기운을 받아 몸을 하얗게 물들였다.

"고마워. 그럼 다시.."

페어리에게 상냥한 미소를 지어주는것도 잠시, 곧바로 다시 냉랭한 눈빛으로 이화를 내려다본 에리는 그것만으로도 여신의 사도의 위엄을 뼈저리게 뿜어내고 있었다.

'다음 기술, 어쩌면 받아내지 못할지도..'

이화는 패색이 짙어졌다는 것을 깨닫고 입술을 깨물으며 자조했다.

'애초에 저 남자, 저 남자에게 너무 많은 힘을 소모했어.. 그것을 유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언제든지 2:1, 3:1을 할 것처럼 으스대놓고, 힘을 아끼도록 만들어버린다.

전력으로 맞부딪히면 태현을 쓰러뜨리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래서는 태현을 쓰러뜨린 뒤에 나타나는 태현의 몬스터들을 막을 수 없다.

그것을 알기에 태현을 상대하는 자들은 언제 나타나 자신을 위협

할지 모르는 태현의 몬스터까지 염두에 두고 태현만을 상대하더라도 어느정도 힘을 비축해놓고 싸우는 것.

그렇기에 태현은 상대방의 공격을 미숙한 무술 실력이라도 방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하다보면 상대방은 깨닫는다. 아, 전력을 내지 않고서는 이 남자의 방어를 뚫지 못하는 구나.

그런 생각이 들 무렵, 태현이 은근슬쩍 빈틈을 보여주면 전력을 내뿜어 그 빈틈을 헤집고 들어올 것이다.

물론 태현도 어느정도 피해를 입겠지만 자신은 플레이어. 어느정도 회복을 취하면 체력은 다시 차오른다. 하지만 상대방은 태현을 공격한 이후부터는 태현이 아니라 태현의 몬스터, 주로 페어리나 에리를 상대해야만 한다.

에리와 페어리 또한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여신의 사도 에리는 그 강력한 공격력과 위압감을 뿜어내며 상대방을 압박하고, 페어리는 그 견실한 방어력과 수많은 보조 기술들로 자신의 능력치를 상승시켜 상대방의 공격을 받아넘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회복한 태현이 다시 가담해 힘이 빠질대로 빠진 상대방을 이젠 정말로 2:1로 싸워서 박살내는 것.

이것이 태현의 제랄영지에서의 필승법.

태현이 화영과의 결투에서 일부러 에리와 페어리를 선보이듯이 자신의 전략을 노출시킨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사용하는, 비겁하다고 욕을 먹을지언정 확실하게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만약에 화영과의 전투를 봐서, 나름대로 태현에게 대응할 전략을 궁리하는 순간, 이미 패배라는 늪으로 빠져들어가는 미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화 또한 그 함정에 빠져들어있었던 것이다.

"각오는 되었겠지, 이름모를 계집?"

"소녀, 이화라고 하옵니다. 사도이시여. 저도, 전력으로 막아내보이겠습니다..!!"

"그 기개만은 높게 쳐주겠지만.. 과연 어떨까."

에리는 약간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양 손에 파직파직 튀는 번개의 기운을 가득 담았다. 하지만 약간 하얀 빛도 섞여있는 것이 순수한 번개 속성의 기운만은 아니었다.

"굉천광뢰(轟天光雷)"

양손에 모은 하얀 번개를 다시 하나로 모아, 하늘로 쏘아내는 에리.

그 모습을 본 이화는 방어자세를 취한 뒤 자신의 모든 기운을 끌어올려 곧 내려칠 번개에 대한 방어를 굳혔다.

그리고 이화가 방어를 굳히는 순간, 기다렸다는듯이 훈련장 천장에서부터 하얀 번개의 다발들이 내려치기 시작했다.

콰쾅, 쾅, 쾅쾅. 콰르르릉 쾅쾅.

수십, 수백번의 하얀 번개가 이화를 향해 내려쳤다.

그리고 그 횟수만큼의 굉음과 폭발음이 연신 울려퍼졌고, 그 번개가 멎고 먼지가 걷힐 무렵. 그곳에는 온 몸이 그슬린 채, 도 하나를 지팡이 삼아 간신히 서있는 이화의 모습이 드러났다.

"나의 승리다."

"... 역시, 겁랑(怯狼)이라는 이름이 틀리지 않았군요. 당신은 비열하고, 겁쟁이입니다..."

"큭. 세상에는 이런 싸우는 방법도 있는거라고."

"견문을 넓힌 것은 좋았지만... 이렇게 패배한다는 사실이.. 굉장히 기분이 좋지만은 않... 군요.. 후..."

아직은 완전히 치유가 되지 않았지만, 태현은 자신만만한 발걸음으로 이화의 곁에 다가가 귓가에 속삭였다.

그러자 이화는 약간은 분하면서도, 서글픈듯한 표정을 짓고서는 결국 그 몸을 바닥에 쓰러뜨렸다.

"패배는 쓰다. 하지만 그 과실은 달다.. 라고는 하지만. 이 게임에

서는 상관없는 이야기겠지."

태현은 쓰러진 이화를 내려다보면서 페어리에게 훈련장의 문을 걸어잠구게 시킨 후, 방음방벽을 치라고 명령했다.

============================ 작품 후기 ============================연참약속 지키지못해서 죄송합니다 ㅌㅌㅌㅌ추석 연휴 마지막날이라고 친구들이랑 놀고 먹고 마시다보니까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려서 한편 쓰는것도 빠듯하네요추석 연휴 잘들 즐기셨나 모르겠네요. 다들 잘들 즐기셨나요?

그나저나 이제 떡신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 웬만한 구도는 난교 빼고는 다 쓴거같은데 ㅋㅋㅋㅋ

혹여라도 독자분들이 원하는 상황이 별달리 있으신지 모르겠네요. 혹여라도 있으시다면 코멘 남겨주시면 최대한 반영해드리겠습니다 끆... 많은 의견을 남겨주세요.

노스아스터 / 흐음.. 용인족? 아룡족? 이라고 하는 애들인가요. 근데 걔네들은 어찌.. 표현을해야할짘ㅋㅋㅋ용자마스터 / 흐흫.. 오늘 한번더 자비를 바라봅니다. 일하겠습니다!!

내일부터요 (도주)내일은 월요일이네요. 우울하다. 젠장... 거기다 오늘 사온 복숭아 묶음 5개중에서 3개가 이미 짓눌러져서 먹을만한게 못되는 물건인데다가 하나는 안쪽이 썩은듯해서 제대로 먹은건 하나..

더욱 우울하다.. 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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