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161화 (160/235)

< --다음 목표는 수기대-- >

혜연은 스스로에게 주문을 되뇌이듯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채 무언가를 계속 중얼거리자 혜연의 몸 속에서 푸른 기운이 폭발하듯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기운은 곧 뭉치며 구슬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이것은, 청룡의 여의주. 내가 사용하는 모든 물속성 기술의 위력을 대폭 증가시켜주지요."

그리고 태현이 혜연의 공격을 방어할 겨를조차 주지 않은채 곧바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수룡포(水龍砲)."

혜연이 기도하듯이 모은 두 손을 태현쪽으로 펼치며 외치자 여의주들이 빛나기 시작하더니 3개의 여의주와 혜연의 손 앞에서. 총 4갈래 방향에서 물줄기가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크으으윽..!!"

급하게 페어리의 힘을 끌어올려 빛의 방벽을 세웠지만 여의주의 힘으로 강화된데다가 여의주에서도 뿜어져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4배로 증폭된 수룡포의 힘은 태현이 급하게 만들어낸 방벽으로 막아내기에는 과연 무리가 있었다.

눈살을 찌푸리면서 힘겹게 막아내고 있자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라는듯이 혜연이 또다시 오른손을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허공을 베었다.

그러자 그 궤적을 따라 물줄기의 칼날이 여의주의 힘으로 증폭된 상태로 태현을 덮쳤다.

증폭한 것만으로도 모자랐는지 각각 여의주는 혜연이 쏘아낸 물의 칼날과 똑같은 물의 칼날을 쏘아내었다.

"청룡인(靑龍刃)."

수룡포만으로도 막아내기 벅찬 상태였는데 청룡인까지 날아오자 태현은 결국 어느정도 피해를 감수하고 몸을 다급하게 왼쪽으로 굴렸다.

물의 칼날 4줄기가 방금까지 태현이 서있던 곳을 날카롭게 베어내고 그대로 지나가 벽까지 날아가 부딪혀 사라졌지만 수룡파는 끝까지 태현을 따라와 덮쳤다.

수룡파의 물줄기가 사라지고 그곳에는 흠뻑 젖은채 몸 군데군데에 자잘한 상처를 입은 태현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태양의 가호."

태현은 급하게 자신의 몸에 치유력을 높히는 가호를 걸었지만 그것을 얌전하게 지켜볼 혜연이 아니었다.

혜연은 태현을 싸늘한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여의주들을 자신의 몸 주위에 격렬하게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태현은 처음에는 기술을 쏘아내려는줄 알고 급하게 방어를 굳혔지만 태현의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것도 날아오지 않았고, 단지 혜연의 몸을 하늘로 둥실, 띄울 뿐이었다.

"....?"

태현은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하늘에 떠오르는 혜연을 쳐다보았지만 그 의문도 길게 가지는 않았다.

혜연의 주위를 떠돌던 세개의 여의주는 점점 그 움직임 속도를 빨리하더니 곧 그 기운이 점점 진해지더니 작은 용의 형상을 띠기 시작했고, 혜연의 몸을 감싼 푸른 기운은 마치 타오르는 것만 같았다.

용의 형상으로 탈바꿈한 여의주들은 혜연의 몸 주위를 떠나 여기저기 마음껏 방황하기 시작했고 태현은 더더욱 난처해졌다.

저 작은 용들은 지금은 얌전해보이지만(실제로 얌전하지도 않겠지만) 혜연이 기술을 쓰면 저 용들에게서도 똑같은 기술을 쓸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곤란한데...'

방금까지는 그나마 혜연의 몸 주위에서 떠돌던 여의주로부터 쏘아져나왔었기 때문에 방향을 특정지을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나마 방어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저 용들이 자기 마음대로 떠돌다가 혜연의 움직임에 맞춰서 기술을 쏘아낼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에 태현은 저 용 하나하나의 움직임에 집중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용들의 기술이 날아올지 몰랐던 것이다.

태현이 힐긋힐긋 용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을 무심하게 내려보는 혜연이 드디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태현은 화들짝 놀라며 혜연에게 다시 고개를 돌렸다.

"청룡난무(靑龍難舞)."

"겍...."

혜연이 양손을 합장하듯 모았다가, 그대로 양팔을 하늘에게 칭송하듯이 펴고 중얼거리자, 혜연의 몸 주위에서는 무수히 많은 물의 탄막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당연하게도 혜연으로부터 떨어진 세마리의 용에게도 똑같이 생겨났다.

"슈팅 탄막 게임이냐 이거!!!"

그리고 혜연이 벌린 양팔을 들어올렸다가 내려치듯 아래로 휘두르자 그 궤적에 따라 또다시 푸른 기운의 탄막들이 생겨나 태현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4방향에서 덮쳐오는 무자비한 탄막의 세례에 태현은 전신을 뒤덮을 정도로 빛의 방어막을 생성한 후 골렘을 소환해 피해를 분산시켰다.

하지만 혜연으로부터 끊임없이 쇄도해오는 푸른빛의 탄막은 마치 압도적인 폭력과도 같았다.

그나마 두방향에서 날아오는 탄막들을 몸으로 받아내던 골렘도 곧 그 데미지를 이기지 못하고 그르릉-거리는 소리와 함께 몸을 바닥으로 쓰러뜨리며 태현의 큐브로 되돌아왔고 결국 골렘이 받아내주던 탄막마저도 태현이 받아내게 되어버려 더더욱 진땀을 빼면서 방어막을 유지하는데 힘을 썼다.

오래지않아 탄막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하자 태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혜연을 바라본 순간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듯이 혜연의 양 손에서는 새로운 기술인듯, 푸른 칼이 만들어져 있었다.

혜연은 천천히 그 물의 칼을 각각 양손에 잡고 태현을 향해 내던지자 물의 칼은 태현에게 날아오면서 점점 분열해 무수히 많은 칼의 비로 탈바꿈했고, 그것은 당연하게도 다른 용으로부터도 똑같이 날아왔다.

태현은 직감적으로 이것은 막아냈다가는 죽을 것이라고 느껴 일

루젼을 사용해 자신의 분신만을 남기고 다급히 몸을 피했다.

그리고 태현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마치 청룡의 발톱이 태현이 만들어낸 방어막을 찢어내 덮친것처럼 종잇장처럼 방어막을 찢어발기고 사방에서 물의 칼이 태현을(잔상이지만) 덮쳤던 것이다.

그 처참한 광경을 본 태현은 등 뒤에서 식은 땀이 주륵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아아.. 내가 여태까지 너무 에리에게 의존했었구나.'

에리가 쓰러지자마자 바로 이토록 고전하는 자신의 모습에 자조하면서도 이 싸움만 어떻게든 버텨내 승리하게 되면 라일라와 혜연이 수중에 들어오기 때문에 앞으로는 수월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에리에게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 라는 희망찬 미래를 위해 필사적으로 혜연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길때까지 최대한 버티는 전략을 세우고 있던 태현.

하지만 혜연의 공격력이 너무나도 압도적이었다. 마치 에리와 싸울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물 속성의 여신의 사도인 카나리아와 싸운다면 이런 느낌일까? 라고 태현은 속으로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혜연의 일거수일투족에 정신을 집중한다.

이변은 정말 순간이었다.

혜연의 입이 열리며, 마치 노래하듯이 말하기 시작하자 혜연의 목소리에 반응하듯이 떠돌아다니던 세마리의 용이 갑자기 발작하듯이 부르르 떨더니, 개별적으로 태현을 공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뭣?!"

여태까지는 혜연이 무언가 행동을 취해 공격을 하면 그에 호응하듯이 똑같은 기술을 세마리의 용들이 쏘아냈기 때문에 우선 혜연의 반응을 지켜보는것으로 다른 세마리의 용의 공격을 어찌됐건 방어할 수 있었던 것이었는데 혜연의 움직임과는 관계없이 세 용이 별개로 행동하기 시작한다면 태현은 난감해질수 밖에 없었다.

콰앙!!

태현이 서있던 장소에 거대한 물의 폭탄이 날아와 터진다.

그리고 시간차로 공격하듯이 그 주위에 똑같으면서도 약간 다른, 물의 폭탄들이 착탄해 터지자 간신히 첫번째 공격을 피한 태현은 두번째, 세번째 폭발에 휩쓸리고 말았다.

"크... 윽...."

"진노(振怒), 약동(躍動)."

그리고 세마리의 용에 순간적으로 정신이 팔린 순간, 혜연이 기다렸다는 듯이 한손에는 끊임없이 진동하는 물의 톱니바퀴를, 다른 한손에는 거대한 해머를 만들어내 태현에게 내던졌다.

톱니바퀴는 간신히 몸을 엎드리는 것으로 몸이 두동강 나는건 피했지만 그 후에 덮쳐지는 해머의 압력에 태현은 온 몸이 찌부러지는 듯한 느낌에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크.. 윽...!! 크리스탈 드래곤..!! 부탁.. 해!!"

위로부터 덮쳐오는 압력을 버텨내기 위해 크리스탈 드래곤마저 소환한 태현은 크리스탈 드래곤이 소환되어 약동이라고 이름붙은 거대한 물의 해머를 받아내자 그제서야 자신을 짓누르던 압력이 그나마 좀 사라진 것을 느끼고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똑같은 기술이 세마리의 용으로부터 또다시 덮쳐지자 태현은 어쩔수없이 크리스탈 드래곤을 방패로 삼고 몸을 피했고, 크리스탈 드래곤은 결국 소환되자마자 약동 4중첩을 얻어맞고 태현의 큐브로 되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무얼 하시는거죠? 그렇게 쥐새끼마냥 피해다니면 저를 이길 수 없답니다."

혜연이 냉정한 목소리로 그렇게 내뱉자 태현은 분하면서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속성 공격에 약한 섀도우 로드를 소환해도 큰 도움이 못될것은 자명했다. 또한 그림자에 숨겨서 기습을 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싶어도 혜연은 지금 몸을 공중에 띄운 상태였기 때문에 섀도우 로드가 혜연의 그림자로부터 혜연까지 접근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십중팔구 그 사이에 혜연의 공격에 얻어맞고 역소환 될 것이라는 것이 자명했다.

에리와 골렘, 크리스탈 드래곤은 쓰러졌고. 그렇다면 남은것은 파이어 와이번과 템페스트 타이거. 그리고 엘프. 그리고, 번개 속성 부여 큐브와 물 속성 부여 큐브.

하지만 파이어 와이번을 꺼내는 것은 물 속성을 주로 다루는 혜연 상대로는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태현은 마지막으로 도박을 하기로 했다.

"샤이닝 레이(Shining Ray)!!!"

제랄 영지에서는 자주 접하기 어려운 기술 명을 내뱉자 확실히

혜연의 반응이 늦었던 것이다.

태현의 주먹으로부터 빛줄기가 쏘아지자 혜연은 다급하게 물의 방벽을 세워 그 빛줄기를 막아냈다.

태현은 한순간 혜연의 시야가 막힌 틈을 타서 섀도우 로드와 엘프를 소환해, 섀도우 로드의 어둠을 사용해 엘프를 은닉시키고 혹시라도 유폭될 가능성을 염려해 어느정도 떨어진 위치로 이동하게끔 명령했다.

그래도 혹시라도 눈먼 공격에 공격이 스칠 염려가 있었기에 섀도우 로드에게는 물 속성을, 그리고 비수를 꽂아넣기 위한 엘프에게는 번개 속성을 부여해 눈빛으로 은밀하게 임무를 명령해 보냈고, 어느정도 의중을 파악한 섀도우 로드는 급하게 어둠의 장막을 이용해 자신과 엘프의 모습을 감췄다.

"이것이... 끝인가요..? 굉... 장히... 실망스럽군요."

실망스럽다는 감정을 전혀 숨기지 않은채 얼굴에 그대로 드러낸 혜연에 발끈한 태현이었지만 진정하라고 자신에게 되뇌이면서 평정심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것이 나의 전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지? 그건 나도 공격을 할 수 있으니까 대비는 해두란 의미로 쏘아내본거라고."

".... 이정도 공격이라면 방어따위 하지 않아도 충분할 것 같군요. 그럼..."

이번에는 혜연이 왼손만을 가볍게 휘두르자 그 궤적을 따라 물의 칼날이 연속적으로 쏘아져왔고, 그와 별개로 세마리의 용으로부터는 탄막이 쏘아져 날아왔다.'크윽..!! 버.. 버텨내야....'

엘프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혜연에게 제법 데미지를 줄 정도로 기운을 모으기 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터. 그러니 그 시간동안 혜연의 시선을 자신에게 집중시켜야 한다.

라는 생각때문에 태현은 회피할 수도 있었지만 굳이 방어를 선택했던 것이다.

하지만 연속적으로 덮쳐오는 물의 칼날과 비처럼 쏟아지는 탄막 하나하나의 공격력은 태현의 예상을 크게 웃돌아 필사적으로 방어하는 태현의 방어력을 가볍게 뚫어버리고 태현의 몸에 유효타를 넣기 시작했던 것이다.

"템페스트.. 타이거...!!"

태현도 여태까지 그저 놀고 먹기만 한것이 아니었다. 산권파에서 나름대로 수련을 한 결과 자신의 몸에 깃들게 하는 몬스터의 수를 두마리까지 늘릴 수 있게 되었었다.

하지만 비장의 카드로 숨겨놓고 여태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

었지만 지금 이상황에서 전력을 숨기다가는 정말로 죽어서 배드 엔딩을 볼것만 같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템페스트 타이거까지 소환해 자신의 몸에 깃들게했다.

파아아아앗-!!

태현의 몸으로부터 거대한 태풍이 휘몰아쳐 날아오는 탄막과 칼날들을 이리저리 흩날렸고 그 틈을 이용해 태현은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광풍폭렬권(光風爆裂拳)!!"

그리고 템페스트 타이거를 몸에 깃들게 함으로써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었기에 곧바로 태현은 신기술을 혜연에게 쏘아내었다.

============================ 작품 후기 ============================

흠이쯤에서 끊어야지 데헤헤Endogeny / 님은 뭐랄까. 모든 페티쉬를 지니고 있는것만 같.. 니르쪼 / 넵. 주워갑니다. 하지만 역시 에리가 없으니 고전합니다.

노스아스터 / 뭐.. 주인공 버프때문에 어찌되었건 이기니까요. 하지만 나름대로 위기입니다. ㅎ..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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