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문파, 풍각단-- >
"갑니다!"
"일일히 말하고 덤벼오다니 친절하기도 하지."
아연이 기합을 넣듯이 크게 외치며 에리에게 달려와 크게 오른 다리를 휘둘렀지만 에리는 싱긋 웃으며 번개를 둘러 방어력을 강화시킨 왼팔로 받아내고서는 그대로 비어잇는 아연의 왼쪽 옆구리에 뾰족하게 세운 오른 손날로 찔러 들어갔다.
파직파직 번개를 두른 그 왼손에 순간적으로 오싹함을 느낀 아연은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도 용케도 황급히 몸을 회전하듯이 돌려 왼 발로도 에리를 향해 다리를 날렸다.
"읏..!!"
에리로써는 당연히 막을 줄 알고 연속으로 찔러들어갈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아연이 이렇게 오히려 공격적으로 덤벼들자 살짝 당황한 에리는 찔러들어가던 오른손을 황급히 멈추고 왼 다리 마저 막아내었다.
아연은 자신의 이름에 제비(燕)라는 이름이 들어가있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왼 다리에는 그다지 힘을 싣지 않은 채로 공격했던 것이었고 곧바로 허공에서 몸을 살짝 돌리더니 에리의 팔을 차면서 제비처럼 날듯이 사뿐히 착지했다.
에리는 힘껏 걷어차인 팔이 얼얼한 것을 느꼈지만 그다지 내색하지 않고 휘휘 털면서 아연을 바라보았지만 이미 그 자리에는 아연의 모습이 더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이쪽이에요!"
뒤쪽에서 아연의 목소리가 들리는순간 에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몸을 하늘로 띄워 아연의 공격 범위로부터 벗어났다.
몸을 공중에 띄운 상태로 뒤를 돌아보니 아연이 한껏 몸을 낮추고 원래는 에리의 다리를 공략하려고 했던 것인지 바닥을 쓸듯이 다리를 휘두르고 있었다.
빈틈을 보였다고 생각해 에리는 그대로 뇌전의 기운을 모아 던졌지만 아연은 그대로 허공에 에리 쪽을 향하여 크게 다리를 휘둘렀다.
그러자 약간 녹색빛을 띄는 반월형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 기운은 빠르게 에리를 향해 날아와 에리가 쏘아낸 번개의 기운과 부딪혀 폭발했다.
"부우~! 비겁해요! 하늘을 날다니!"
".... 흥. 날 수 있는것도 능력이다."
"인간에게는 하늘을 나는 것은 허락받지 못했거든요! 체엣. 어쩔수없나."
볼을 부풀리며 칭얼거리던 아연이었지만 곧 뭐라하는 것을 포기했는지 입을 다물고선 오른손을 가슴 중앙에 올리고선 눈을 감고 무언가를 중얼거리자 아연의 몸이 녹색빛으로 뒤덮히더니 아연의 기운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몬스터의 힘을 깃들게 하는건가..? 그래봤자..!!"
에리는 점점 커져가는 아연의 기에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에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에리 또한 자신의 기운을 모으기 시작했다.
"깃들어라, 태익조(颱翼鳥)."
에리의 뇌창이 쏘아짐과 동시에 아연의 몸에 눈을 의심할 만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연의 등에 하얀 날개가 돋아나더니 곧 아연 또한 하늘을 날아오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저런것도 되는구나..."
태현은 그 광경을 매우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몸을 회복시키는데 전념했다.
지금은 이기건 지건 에리를 믿어줘야 할 상황이었다. 만약에라도 에리가 패배하기라도 한다면 라일라라는 패도 새로이 갖춰졌기 때문에 질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 태현이었기에 한편의 영화를 관람하듯이 약간 떨어진 장소에서 구경하고 있었다.
"아까는 뭐 인간에게 하늘을 나는 것은 허락받지 못했다는 둥 말하지 않았던가?"
"그랬었나요? 에헤헤. 그거야 당연히 거짓말이죠!"
하늘을 나는것에 익숙한 듯 원을 그리며 한바퀴 뱅글 돌더니 그 반동을 이용해 다리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찍었다.
"풍신멸보(風神滅步)"
"?!!"
에리의 머리 위에서 갑작스럽게 거대한 압력이 쏟아지자 에리는 양 손으로 미지의 압력을 받아낸 채 버텨내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아연은 그 빈틈을 노리고 에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질풍각(疾風脚)!!!!"
말 그대로 질풍과도 같이 에리를 향해 날아온 아연의 다리는 그대로 에리의 복부에 꽂혔고 에리는 그대로 뒤로 날아가 훈련장 벽에 부딪혔다.
"풍랑십자참(風狼十字斬)!"
아연이 양 팔을 교차한 후 베어내자 X자 모양의 칼날이 에리에게 날아가 다시 꽂혔다.
"풍각단이라고 해서 다리 기술만 있는 것만은 아니라구요~?"
"그래. 동감한다. 내가 『우뢰의 제왕』이라고는 불리지만 전기 기술만 쓸수 있는 것만은 아니지."
"?!!? 커헉..!!"
아연이 목 뒤로 손을 돌려 시시하다는듯이 중얼거리는 순간, 에리의 모습이 아연의 뒤에서 나타났다.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에리의 모습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아둥바둥거리는 아연의 복부에 에리의 주먹에 제대로 꽂혔고 아연은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다.
하지만 무방비 상태에서 제대로 꽂혔기 때문에 충격이 엄청났던 아연은 배를 감싸쥐고 비틀거리고 있자 에리는 그대로 아연의 머리카락을 붙잡더니 그대로 낙하해 아연을 바닥에 내리 꽂았다.
"내가 왠만하면 손대중을 해주려 했지만. 아무리 분신이라고는 하나 거침없이 벽에 처박는 것을 보고선 더이상 참을 수 없군. 진심으로 덤비지 않으면 너, 죽는다."
"헤헤헤, 역시 여신의 사도라는 건가요. 호락호락 하지는 않네요."
머리가 살짝 깨졌는지 아름답던 이마는 피로 더러워져있었고, 입가에서도 피가 한줄기 주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얗고 귀엽던 얼굴은 얼룩덜룩해져 몹시 더러워져있었지만 그 입만은 웃고 있었다.
"진심으로 덤비라구요? 예! 알겠습니다! 진심으로 갈게요!! 백호!!!!"
일순간, 아연의 주위에 언뜻 호랑이의 형상을 띤 기운이 모습을 드러냈다가 서서히 아연의 몸 속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나랑 싸울때는 백호조차 쓰지 않았던거야? 하..."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던 태현 또한 허탈감에 한숨만을 내쉬었다.
그래도 다른 여인들은 자신을 상대할때 신수들부터 사용해 싸웠었고 그 상태로도 어느정도 호각을 다퉜다고 생각했던 태현이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아연이 백호를 둘렀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태현이 이러한 생각에 빠져있는 동안에도 아연의 기운은 점점 증폭되기 시작했고 아연의 몸 곳곳에 검은 줄무늬가 문신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백호와의 감응성이 너무나도 뛰어난 나머지 호랑이의 줄무늬가 아연의 몸에 드러난 것이다.
아연의 그 눈동자마저도 동공이 세로로 찢어져 호랑의 눈처럼 변했고 머리 위에는 동그란 귀 마저도 쫑긋 솟아났다.
외견은 굉장히 귀여운 아연이었지만 그것을 보고 있는 에리와 태현으로썬 귀엽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있는 아연의 기운의 양은 이미 에리를 넘어선 듯 했고, 그 기세 또한 여신의 사도로써 오랜기간 살아온 에리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로 거셌다.
"그럼, 진심으로, 갑니다..!!"
아연의 모습이 일순 사라졌다.
그리고 아연의 모습이 다시 나타난 곳은 에리의 등 뒤였다.
"..!!!"
에리는 그 강렬한 기운을 느끼고 곧바로 뒤로 돌아 아연의 발차기를 막았지만 너무 다급하게 막아낸데다가 아연의 다리에 실린
기운도 맹렬했기 때문에 제대로 방어해내지 못하고 그대로 날아갔다.
그리고 에리가 날아간 방향으로 곧바로 뒤쫓아 다시 한번 에리에게 다리를 꽂아넣은 아연은 날개를 퍼덕여 다시 하늘로 솟아 오르더니 손을 뻗어 소용돌이를 에리에게 뿜어내었다.
"용신람(龍神嵐)!!!"
양 손에서 뻗어나온 두 회오리는 그대로 에리에게 꽂혔고 큰 폭발음과 함께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아연은 그 먼지구름이 걷힐때까지 기다리는 것 조차 아깝다는듯이 바람을 만들어내 손으로 휙 저어서 먼지구름이 걷히게 만들어버린 후 또다시 에리에게 직격타를 먹이기 위해서 빠른 속도로 하강했다.
그러나 에리도 당하고만 있을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연이 빠른 속도로 날아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조금씩 모아둔 번개를 모조리 방출해 아연을 습격했다.
"꺄,아아아앗..!!"
에리가 한가지 간과했던 것은, 아연은 그 번개의 충격을 버텨내면서 질주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콰앙!!!!
그리고 속도를 줄이지 않은 아연이 그대로 에리를 들이받았고, 에리는 적지 않은 충격에 피를 토하면서 더욱 깊숙히 박혔다.
"하아, 하아..."
하지만 아연도 피해가 적진 않았는지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거
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에리 또한 마찬가지. 한참동안을 나오지 못하고 있다가 몸을 일으켰는데 그 외견은 평소의 에리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옷은 거의 다 찢어져 거의 전라에 가까운 상태로 그 효용을 상실한 상태엿고 한쪽 팔은 탈골이라도 된 것인지 축 늘어져있었다.
입가에서는 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고 한쪽 눈은 이미 피로 뒤덮혀 제대로 뜨지도 못하고 있는데다가 거친 숨을 몰아쉬는게 딱 봐도 정상은 아니었다.
태현은 다급히 페어리를 보내 치료하게끔 했지만 에리는 피 정도만 닦아내고는 손을 휘휘 저어서 페어리를 다시 태현에게 돌아가게 만들었다.
"... 왜?"
"이건 나의 프라이드가 걸린 전투라구요. 이대로 비참하게 패배해버릴수는 없잖아요?"
"... 어휴. 그래 마음대로 해라. 죽지만 마라."
"후후. 주인님도 참. 전 여신의 사도라구요. 인간이 아니라구요?"
"그래그래."
시덥잖은 잡담을 주고 받는동안 어느정도 기를 회복한 것인지 아연이 다시 에리에게 덮쳐왔다.
하지만 에리 또한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은 상태였기 때문에 아연의 태풍과 같은 공격을 어느정도 차분하게 받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연의 공격에 곧 손발이 어지러워진 에리는 아연의 공격에 그대로 쓰러진 후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대로 태현의 큐브로 되돌아온 에리를 향해 마음 속으로 다독여준 태현은 어느정도 회복된 몸을 일으켰다.
"후후. 이젠 3차전인가요..? 하아.. 하아... 어디 한번 덤벼보시라구요? 아시다시피 저도 당신과 화영의 경기를 봤습니다. 당신의 비장의 패는 에리님이시죠? 그리고 제가 지금 에리님을 쓰러뜨렸으니까, 당신의 비장의 패를 쓰러뜨린거라구요."
"그래. 확실히 에리는 내 비장의 패다."
"후후. 패배를 인정하시는건가요?"
"하지만 내 비장의 패는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지."
"...?"
"나와라, 라일라."
태현의 큐브로부터 어지럽게 불줄기가 뿜어져나오기 시작하더니 곧 한 군데로 뭉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뭉쳐진 불길은 점점 인간의 형태를 띠기 시작하더니 그 속에서 라일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후우... 마음에 안들지만, 여신님의 법률이니까 어쩔수 없지. 나의 상대는, 너야?"
붉은 머리를 우아하게 쓸어올리며 태현 쪽을 바라보면서 아연을 손가락질하며 물어보는 라일라.
비록 얼마전에 크게 싸우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사이가 좋았던 에
리가 무참하게 쓰러지는 모습을 보아서인지 라일라의 표정은 썩 밝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아연의 표정 또한 밝지만은 않았다.
"다... 당신.. 정체가 뭐죠..? 어떻게... 어떻게 여신의 사도를 둘이나 거느리고 다닐 수 있는거죠..?!"
"크크. 나? 나는, 너도 알고 있을텐데..? 나는, 무랑일 뿐이라고."
"마.. 말도안돼.."
두번째로 모습을 드러낸 여신의 사도, 라일라의 모습에 연신 침착한 분위기를 유지해오던 아연의 눈동자가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니르쪼 / 연속 배틀입니다. 2:1은 여신의 사도의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는다고 합니다.
플애 / 블소... 한번도 안해보긴 했지만. 포화란이 유명하다던Endogeny / 넹? 냥이는 꺼낸적 없는데용노스아스터 / !!! (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