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171화 (170/235)

< --과학의 도시, 사티스-- >

"크리스탈! 하인리히의 상대를 부탁해!"

"에?! 엣?! 하인리히가 누구.. 아, 알았어!"

크리스탈은 갑작스런 태현의 외침에 잠시 당황했지만 정황상 누군지 곧바로 알아챈 크리스탈은 곧바로 하인리히에게 달려나가 킥을 꽂아넣었다.

"크읏..! 확실히.. 당신은... 팀 유베의 세 간부중 한명. 크리스탈 씨로군요?"

"나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니 그것 참 감사한.. 걸!!!"

다시한번 무릎차기로 하인리히의 옆구리를 노린 크리스탈이었지

만 하인리히가 소환해낸 엘프의 칼부림에 황급히 무릎을 거두고 뒤로 펄쩍 뛰어 거리를 벌렸다.

그런 크리스탈의 모습을 흘긋 쳐다보고는 눈 앞의 샤리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샤리가 소환해내 덮쳐온 드레이크를 페어리의 방어로 손쉽게 막아내었고, 몇번 페어리의 방벽을 물어뜯던 드레이크는 샤리의 명령으로 입을 떼내고 샤리의 곁으로 돌아와 현재는 서로를 바라보며 으르렁거리고 있는 상태였다.

"《영웅》의 아들이라는 위명치고는 생각보다 약한것 같은데..."

"고작 1합을 겨뤄놓고 그런 말이 능청스럽게도 나오는구만?"

샤리가 도발하듯이 중얼거리자 태현은 그런 샤리를 비꼬며 손짓했다.

"그런 말은 말이야..!! 상대방을 쓰러뜨린 뒤에나 지껄이는거라고!!!"

태현의 외침에 반응하듯이 페어리가 빛의 창을 만들어내 쏘아내었다.

그대로 드레이크에게 꽂힌 페어리의 빛의 창이었지만 살상력은 그다지 크지 않았기에 드레이크는 괴로운듯이 울부짖었지만 쓰러질 정도까지의 데미지는 아니었던 것 같았다.

자신의 몸에 꽂혀있던 창을 몸을 부르르 떠는것으로 털어버린 드레이크는 크게 포효하면서 페어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크리스탈 드래곤."

"크롸아아아아아아!!"

드레이크도 제법 큰 몸집을 자랑했지만 그래봤자 아룡(亞龍). 그에 비하면 크리스탈 드래곤은 진짜 용족이었기 때문에 크리스탈 드래곤의 몸집은 드레이크보다도 거대했다.

드레이크는 거칠게 포효하면서 달려오다가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크리스탈 드래곤의 위용에 잠깐 움찔하는 듯 하더니 호승심이 일었는지 곧바로 다시금 크게 포효하면서 크리스탈 드래곤에게 덤벼들었다.

"크리스탈 랜스!"

하지만 드레이크가 육탄전을 선호하는 몬스터라면, 크리스탈 드래곤은 오히려 원거리형 몬스터에 가까웠고, 그걸 십분 이해하고 있는 태현으로써는 굳이 육탄전에 어울려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곧바로 크리스탈 드래곤에게 창을 쏘아내도록 명령했다.

크리스탈 드래곤 주위에 거대한 크리스탈의 창이 떠오르더니 그대로 드레이크에게 쏘아져나갔고, 페어리가 은근슬쩍 힘을 실어 빛의 속성을 띠게 만들었다.

거칠게 달려들던 드레이크였지만 단단한 드래곤 스케일마저도 손쉽게 찢어버릴 기세를 품고 있는 크리스탈 랜스에는 살짝 당황했는지 돌진 속도를 살짝 늦추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드레이크의 패인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드레이크가 약간 속도를 늦추는 순간 크리스탈 드래곤의 날카로운 창이 드레이크의 몸에 푹푹 꽂혔고, 드레이크는 초록색 피를 철철 흘리며 약간 반항하려는 듯 비틀거리며 드래곤에게 다가왔으나 몇걸음 채 옮기지 못하고 그 거대한 몸을 쓰러뜨리며 샤리의 큐브속으로 회수되었다.

"하! 사주의 『근딜』이라는 자가 너무 약한것 아니야?"

"과연, 그렇군요. 그런식으로 쓰는것이라는 말인거군요."

"이해가 빠른걸."

시덥잖은 소리를 주고 받으면서도 샤리를 향해 또다시 크리스탈 드래곤에게 명령했다.

"크리스탈 드래곤! 메탈릭더스트 브레스!!"

샤리를 향해 크리스탈 입자가 섞인 숨결을 토해내자 샤리는 급하게 무언가를 소환해내더니 바람으로 자신이 소환해낸 몬스터와 샤리 본인을 감싸 브레스를 튕겨냈다.

브레스가 멎은 것을 확인하자 샤리도 바람을 거두고 샤리가 소환해낸 몬스터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났다.

"골... 렘?"

태현은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골렘은 전부 무속성의 몬스터. 즉 엘리멘탈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런데 바람 속성의 엘리멘탈인 골렘이 모습을 드러냈으니 태현이 경악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골렘이 속성을 가질수가 있다고? 골렘에 속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속성 부여 큐브가 있어야만 할텐데?!"

"이것이 과학의 힘이다."

샤리가 짧게 내뱉고는 다시 골렘만으로는 드래곤을 상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것인지 또 다른 몬스터를 소환해냈다.

"오우... 거? 근데 오우거의 몸 색깔이..?"

드래곤과 거의 맞먹을 정도로 거대한 키와 당장이라도 튀어나올것만 같이 몸 전체를 뒤덮고 있는 울긋불긋한 근육. 성기만을 간신히 가릴정도로만 가죽을 두르고 있는 그 야만적인 생물은 가장 초반에 레나가 다루고 있던 것 외에는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우거의 몸 색깔은 초록색이라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샤리가 소환해낸 오우거의 몸 색깔은 붉은 색이었다.

"그것도 과학의 힘이겠군."

"불 속성의 엘리멘탈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실험은 고코우단을 침범하기도 전에 이미 완성된 기술. 구닥다리 중의 구닥다리에 가깝지. 그리고 너를 상대하기에는 역시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겠지?"

'또 시작이네.'

이 게임은 도대체가 쉬운 부분이 없었다. 유일하게 쉬운 부분은 이네스 영지의 영주, 클레어를 상대했을때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사전 등록 보상으로 빛의 속성 엘리멘탈인 페어리(위스프)가 나와준 덕분이었지 페어리가 없었더라면 이네스 또한 고전을 거듭했을 정도로 강력한 상대였다.

아무리 팀 유베의 라이벌인 로아나단의 간부인 사주(四柱) 중의 일원이라고는 하지만 태현이 생각하기로는 사주중에서 강적이라고 느낄 정도의 적은 아데루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태현의 생각을 깨버리듯이 골렘에게는 붉은 빛을 띠고 있는 구슬을, 오우거에게는 푸른 빛을 띠고 있는 구슬을 몸 속에 박아넣었다.

구슬은 의외로 골렘과 오우거의 몸속에 아무런 장애없이 쑤욱 박혀들어갔고, 구슬이 몸속에 파고 들자마자 오우거는 크게 포효했고, 골렘은 그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이변의 징조를 예고했다.

붉은 몸의 오우거의 몸 주위에는 푸른 기운이 뒤덮혔고, 골렘은 팔 한쪽에는 바람을 두르고, 다른 팔에는 불꽃을 화르륵 뿜어내기 시작했다.

"속성 부여 큐브... 인것인가?"

"그것을 과학으로 대중화 한것이지. 우리 로아나단의 말단도 이러한 속성 부여 구슬을 속성별로 하나씩은 들고 다니지."

"사티스.. 두려운 곳이로군."

"우리가 괜히 다른 영지를 뒤로 하고 사티스부터 손에 넣은건지 이해가 되는가?"

"... 근데 뭐. 그래봤자 내가 이길꺼니까."

"굉장히 오만한 발언인걸..? 그렇다면, 계속 싸워볼까!!"

골렘이 양팔을 내밀어 바람과 불을 쏘아내었고, 그와 동시에 오우거가 자신의 몽둥이에 불꽃과 물을 두른채 드래곤에게 내려쳤다.

페어리가 급하게 드래곤의 앞에 방벽을 쳤지만 골렘과 오우거의 동시 공격에 허무하리만큼 깨졌고, 거대한 몸집 때문에 회피하기가 쉽지 않은 크리스탈 드래곤이었기에 그 둘의 공격을 그대로 받아냈다.

하지만 명색이 드래곤이었기에 그 방어력도 굉장히 높았고 고작 한두번의 공격으로 쓰러지지 않았고, 곧바로 크리스탈이 박혀있는 날카로운 꼬리를 휘둘러 반격을 했다.

크리스탈 드래곤의 반격은 덧없이 오우거의 비어있는 왼손에 잡혀버렸고 움직이지 못하게 된 크리스탈 드래곤을 오우거는 무자비하게 두들겼다.

처참한 모습으로 크리스탈 드래곤은 결국 쓰러져 태현의 큐브로 회수되었고, 골렘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아내고 있는 페어리도 곧 쓰러질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나도 골렘!!"

우선은 페어리가 회복할 시간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공격해들어가는 것보다는 골렘을 소환해 방어를 굳히기로 했다.

여기서 라일라나 에리 둘 중 한명이라도 소환해낸다면 쉽게 샤리를 이길 수는 있겠지만 혹여라도 하인리히나 샤리 둘 중 한명, 또는 둘 다 배틀 도중에 도주해버린다면 자신의 소중한 전력이 노

출되는 것이다.

태현은 적어도 아데루와 싸우기 전까지는 자신의 최강의 카드인 에리와 라일라는 숨기고 싶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고르디아나 이후에 얻은 몬스터들도 숨기고 싶었다.

그리고 무속성인채로 내버려두면 버티기 힘들것이라는것을 알았기에 태현은 골렘에게 번개 속성 부여 큐브를 사용해 번개 속성을 부여했고, 페어리의 빛속성도 부여해 빛과 번개의 듀얼 속성의 엘리멘탈로 만들어놓고선 방어를 굳혔다.

"태양의 가호, 기사의 긍지!"

페어리의 태양의 가호가 페어리와 골렘의 몸에 스며들었고, 골렘이 양팔을 맞부딪히는것으로 샤리의 오우거와 골렘에게 도발을 거는것과 동시에 자신의 방어력을 크게 상승시켰다.

페어리를 회복시키면서 꿋꿋히 오우거와 골렘의 공격을 받아내고 있는 골렘의 모습을 보면서 태현은 이 시국을 타개할 방법을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곁을 흘긋 쳐다보자 열세에 몰리긴 했지만 아직까지 하인리히를 어느정도 묶어두고 있는 크리스탈에 마음속으로 감사를 표하고 엘프를 소환해냈다.

"엘프! 저 파란머리의 곁에 잇는 엘프를 공격해버려!"

"뭣?!"

눈 앞에 잡힐듯 말듯 쫄래쫄래 뛰어다니는 크리스탈에 집중하느라 태현의 엘프로부터 쏘아진 화살에 불의의 일격을 당해 하인리히 근처를 보좌하고 있던 두 엘프 중 하나를 쓰러뜨리는데 성공했다.

"비겁한..!!"

평소에 능글맞은 웃음만을 생글생글 짓던 하인리히가 태현의 만행에 그 얼굴을 분노로 일그러뜨렸다.

그러나 하인리히의 이목에 순간적으로 태현에게 쏠린 순간을 이용해 크리스탈이 질풍같이 달려가 하인리히를 지키던 남은 엘프에게 바람의 힘이 실린 돌려차기를 꽂아넣자 방어력과 체력이 그다지 높지 않은 엘프는 그대로 하인리히의 큐브속으로 회수되었다.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실망입니다, 라이 크로네!!"

악귀와 같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태현에게 소리쳤지만 태현은 능숙하게 하인리히의 분노가 섞인 외침을 받아넘기고 오히려 도발하듯이 귀를 후비적거렸다.

"배틀 중에 비겁이 어딨어? 방심한 너의 잘못이지."

로자리엘의 법률이 발동하지 않는것으로 보아하니 하인리히의 몬스터는 고작 두마리의 엘프만은 아닌것 같았다.

"샤리!!"

"아, 알았어, 알았어."

하인리히가 소리치고, 샤리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자 또 다른 공격이 덮쳐올 것을 각오하고 잔뜩 긴장하고 있던 태현과 크리스탈의 기대를 배신이라도 하듯이 하인리히가 다시 외쳤다.

"철수다!!"

"?!"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깔끔하게 하인리히가 그대로 몸을 돌려 달려나갔고, 샤리도 멋쩍다는듯이 머리를 긁적이다가 자신의 몬스터를 회수한채 하인리히의 뒤를 따랐다.

지금이라도 뒤쫓아서 결판을 낼 수도 있었겠지만 너무나도 당황한 나머지 태현과 크리스탈은 뒤쫓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아아아아아아아!!! 쟤들 놓치면 안되는데..!"

"..? 왜?"

"쟤들은 로아나단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곧이어 로아나단 애들이 개미떼처럼 몰려들어올껄?"

"엑.."

태현의 말에 퍼뜩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크리스탈은 곧바로 아지

트에서 나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이미 하인리히와 샤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태현과 크리스탈은 곧바로 어떻게 할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지만 태현은 곧바로 이 아지트를 버리고 다른 데로 도망가자는 의견이었고, 크리스탈은 이 아지트를 거점삼아 쳐들어오는 로아나단에 맞서싸우자는 의견으로 나뉘어 끝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왔어요, 주인님!"

밖에 망을 보고 있던 페어리가 다급히 날아와 외쳤다.

"벌써 온건가.."

태현이 흘긋 창문 밖을 쳐다보자 검은색 옷을 입은 로아나단 단원들이 득시글거리며 아지트 방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Endogeny / 설정이라. 당연히 필요는 하죠.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해서 올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실버와 태현의 접점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순애루트가 과연 가능할것인지!

용자마스터 / 기.. 기계간...? 으음... 사티스 이후에는 이제 최후의 도시 오아한과 네명의 기사단장, 그리고 세린 대륙의 왕만이 남아있답니다.

니르쪼 / 그렇습니다. 일부러 그런거긴 하지만요.

노스아스터 / 히익.

엄격진지근엄 / ...? 그게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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