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의 도시, 사티스-- >
오리앙과 데이지를 번갈아가면서 마치 짐승처럼 교미하던 세명이었지만 정력과 스태미너가 무한에 가까운 태현과는 다르게 그 둘은 태현의 그 거친 섹스를 버텨낼 수 없었고 결국 그 둘은 실신해버렸다.
태현 또한 얼추 만족했기 때문에 그 둘은 더 범할 생각은 없었고 세르펠트 연구소쪽을 습격할 전략을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루리. 여기서 세르펠트 호수까지 거리는 어느정도 되지?"
"그렇게 멀지는 않다. 이곳에서 걸어서 20분정도만 가면 도착한다."
"20분이라..."
"왜그러지?"
"아아. 데이지와 오리앙을 회유하는데 성공해서 말이지. 그녀들을 어떻게든 이용할 방법이 없을까 싶어서."
"뭣..? 그녀들을 회유했다고..? 로아나단은 말단의 말단들도 그 충성심이 제법 두터웠는데? 무슨 수를 쓴거지?"
"그냥. 나만의 영업 비밀. 그나저나 써먹을 방법이 없을까?"
루리는 데이지와 오리앙을 회유했다는 사실을 놀라워하면서도 그 둘을 이용할 방법을 물어보자 턱을 감싸고 골똘히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세르펠트 연구소쪽으로 거짓 보고를 하는 것도 크게 소용이 없겠지. 어짜피 그쪽도 기습할것 아니었나?"
"그렇지. 그렇지 않으면 처음에 이 투로스 연구소를 기습할때 빠져나가는 인원이 없는지 철저하게 살필 필요가 없었겠지."
"그럼.. 딱히 그녀들을 이용할 부분이 없는것 같은데..?"
"그건 조금 가슴 아픈 일이로군."
어떻게든 그녀 둘을 이용할 방법이 없는지 루리와 태현은 머리를 맞대고 한참을 고민했지만 결국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태현은 가슴 아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태현은 곧바로 데이지와 오리앙에 대한 미련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세르펠트 연구소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크리스탈! 루리! 이젠 세르펠트 연구소를 급습하러 간다."
"벌써? 뭐, 나는 상관없지만."
잔디 위에 앉아서 흘러가는 구름과 주변의 숲 풍경을 감상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크리스탈이 태현의 외침에 반응해 일어나서 엉덩이를 툭툭 털고선 태현의 곁으로 다가왔다.
루리는 이미 태현과 전략을 짜기 위해 곁에 있었기 때문에 태현의 뒤를 조용히 따르기 시작했다.
"세르펠트 연구소에는 샤리랑 하인리히가 전력을 갖추고 기다리고 있어. 저번에 상대했던 그들이라고 생각하면 큰코 다칠거야."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거야? 이래뵈도 나도 팀 유베의 세명뿐인 간부중 하나라고? 로아나단의 사주쯤이야 박살내주겠어!!"
"그래그래 그 마음가짐이면 충분하겠다."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며 세르펠트 연구소로 이동하던 그들은 어렴풋이 세르펠트 연구소가 보이기 시작하자 점점 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근거리까지 접근해 주변을 살피자 연구소 외부에는 따로 감시 병력이 없는 것 같았다. 아마 외부로 감시병력을 돌릴 바에는 차라리 내부의 경계를 강화하겠다는 심산이겠지.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외부의 경계를 게을리 하는것은 불시의 습격에 대한 내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에리와 라일라는 여기 샤리랑 하인리히가 있으니까 쓰기는 좀 그렇고.. 그럼 그냥 파이어 와이번으로 화려하게 인사를 해줘야겠군.'
최근들어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 파이어 와이번이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와이번의 기도 조금 세워줄 겸 해서 태현은 파이어 와이번을 소환했다.
"헬 파이어(Hell Fire)!!!"
세계수 유그드라실 마저도 태워버린 지옥의 업화(業火)가 파이어 와이번의 입으로부터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검은 불길이 연구소를 덮쳤고, 그 열기를 이기지 못해 태현 쪽의 연구소 외벽이 흐물흐물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그 내부에 있던 로아나단 단원들의 움직임이 급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태현들도 알 정도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침입이다!!"
팀 유베놈들이 왔다!!!"
"샤리님과 하인리히님에게 빨리 전해!!"
로아나단 단원들의 다급한 외침에 태현은 피식 웃고는 완전히 녹아내려 외벽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연구소에 천천히 걸어들어갔다.
"어서 이 사실을 샤리님께... 컥!!"
"샤리나 하인리히가 와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일단 숫자를 좀 줄인 상태에서 만나고 싶어서 말이야."
목이 나가라 외치고 있던 로아나단 단원의 뒤에 접근해 손날로 뒷목을 내려치자 입을 벌린 채로 무릎을 털썩 꿇더니 털썩 쓰러졌다.
하지만 태현도 알고 있었다. 지금 조무래기 몇명 쓰러뜨려봤자 샤리와 하인리
히에게 정보가 전해지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쯤은.
그러나 샤리나 하인리히가 무서운 상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개미떼와 같은 로아나단 조무래기들의 후방지원이 더해진다면 껄끄러워질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한두명이라도 미리미리 제거해두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열명쯤 쓰러뜨린 이후.
"오오, 왔군."
"정말, 당신이라는 분은 속내를 가늠하기가 어렵군요."
푸른 머리, 약간 지친 듯한 표정의 얼굴. 하지만 그 외형 자체는 굉장히 미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형이었다.
그리고 다급히 따라 들어오는 갈색 머리의, 근육이 몸에 가득한 여인. 저 푸른 머리의 남자 하인리히와 똑같이 로아나단의 사주(四柱)중의 한명, 샤리.
"난 늘 너희들보다 한 수 앞서있지."
"굉장한 오만이시로군요. 평상시에는 비록 저희가 뒤쳐져있었을지언정 이곳 사티스는 저희 로아나단이 힘겹게 쟁취한 저희들의 공간..!! 이곳에서 당신에게 패배할 수는 없습니다!"
드물게 하인리히가 의욕이 가득한 말을 내뱉자 살짝 놀란 태현은 긴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쥐도 궁지에 물리면 쥐를 문다고, 몰릴대로 몰린 로아나단이었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서 덤벼올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럼, 인사 대신 이거나 받아라."
아직까지 멀쩡했던 연구소 천장을 박살내면서 외부에서 대기하고 있던 파이어 와이번이 쏘아낸 불덩이들이 덮쳐왔다.
하인리히는 그 불덩이를 보면서 물흐르듯 엘프 둘을 소환해 물의 벽을 세우게
만들었고, 불덩이들은 그 수벽을 뚫지 못하고 기운을 잃었다.
태현이 그러면서 크리스탈에게 눈짓하자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인 크리스탈이 샤리에게 달려가 근접전을 펼치기 시작했고, 《근딜》이라는 직책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샤리 또한 근접전이라면 그 누구에게라도 패배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에 크리스탈의 공격을 맞받아치기 시작했다.
"이렇게 따로 싸우면 곤란한데요. 하지만 샤리 누님이니까 어쩔수 없는건가요.. 휴우.."
하인리히가 골치가 아프다는듯이 샤리쪽을 한번 흘긋 쳐다본 후, 다시 태현을 향해 눈을 돌렸다.
"아데루는 어디있지? 아데루가 아니라면 나에게 이길 수 없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자존심이 상하는데요. 좋아요. 아데루 씨가 없다고 하더라도 저희가 충분히 당신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죠!!"
그렇게 외치며 하인리히가 곧바로 꺼내든 몬스터는 엘프의 형상을 띠고 있으면서도 머리 위에는 화려한 왕관이 씌어져 있었고 손에는 마찬가지로 보석이 군데군데 박혀있는 아름다운 의장(儀杖)을 들고있었다.
"엘프 로드인가?"
"호오? 알고 계셨던건가요..? 아아- 그렇군요. 세리안이로군요?"
과연 로아나단의 간부의 직책에 앉아있는 사람 답게 머리 회전 또한 굉장히 빨랐다. 엘프 로드를 아는 척만 한 것 뿐인데도 불구하고 그 뒤에 세리안이 있다는 사실을 단박에 눈치챈 하인리히의 모습에 태현은 좋지 않음을 느꼈다.
"제가 누누히 말씀드렸는데.. 세리안 그 여자는 죽여야한다고. 근데 아데루 씨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저 그 초라한 오두막집에 가둬놓기만 하는지 그 이유를 저로썬 이해가 되지 않아요. 하지만 이렇게 명확하게 배신했다는 증거를 잡았으니, 당신을 쓰러뜨리고 세리안 또한 죽이러 가야겠습니다."
"네가? 나를? 이겨? 푸하하하하핫, 근래 들어 들었던 유머중에서 가장 웃겼
다, 하인리히!!"
"울려퍼져라, 엘프의 권위여!!"
엘프 로드가 의장을 땅에 쿵, 내려치자 무언가가 퍼져나가는 느낌과 동시에 하인리히가 꺼내둔 두 엘프의 기운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버프 기술인가? 하지만.."
태현 또한 엘프를 꺼내들고, 템페스트 타이거에 탑승시킨 후 힘을 합쳐 싸우게 했다.
"폭풍의 포효!!"
템페스트 타이거가 크게 울부짖자 당장이라도 태현을 찢을듯이 노려보던 두 엘프의 기세도 약간 꺾이며 주춤거리고 있자 태현의 엘프가 템페스트 타이거 위에서 활을 빠르게 쏘아내기 시작했다.
"세리안에게 듣고 왔다면 저의 전력을 모두 알고 계실터이니 숨겨봤자 의미가 없겠군요. 모두들, 다 나와!!"
하인리히가 여기서는 전력을 다해 맞부딪쳐야 할 곳이라고 판단했는지 자신의 몬스터를 모두 꺼내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태현을 당황시키는 상황이 발생했다.
'어라? 하인리히의 몬스터는 분명 6마리라고 하지 않았던가?'
엘프 나이트 두마리, 일반 엘프 두마리. 그리고 엘프 매지션과 엘프 로드. 이렇게 해서 6마리여야 세리안으로부터 들은 정보가 맞다.
하지만 지금 하인리히가 꺼내들은 몬스터의 숫자는 총 7마리. 세리안이 가르쳐준 정보가 모두 잘못된 건 아니었지만 한마리가 늘어나있다.'... 세리안이 유폐되어있는 기간동안 충원한거겠지. 내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건가?'
세리안과 정보가 100% 맞지는 않았지만 하인리히의 늘어난 엘프는 고작해야 한마리 뿐. 그정도 오차라면 도중에 충원했을 가능성이 더 높았기 때문에 의심을 거두고 일단 눈 앞의 하인리히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전면전인가? 그렇다면 나도 어울려주겠다!! 나와라, 모두!!"
라고는 말했지만 당연하게도 에리와 라일라는 꺼내지 않고 페어리와 섀도우 로드, 그리고 크리스탈 드래곤과 골렘까지 해서 총 7마리의 몬스터를 꺼내들고선 대치하기 시작했다.
하인리히의 수중에 늘어난 몬스터는 독수리를 다루는 테이머 계열의 몬스터인 듯 했다. 테이머는 본연의 능력치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테이밍한 동물이나 몬스터들을 다량으로 다룰 수 있으며 그들의 능력치를 상승시켜주는 버프계열 기술이 많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것은 매지션과 로드 쪽.
섀도우 로드는 소환되자마자 어둠속으로 그 모습을 숨겼고 페어리는 곧바로
아군들에게 빛의 기운을 씌워 방어력을 증가시켰다.
하인리히 또한 모습을 감춘 섀도우 로드가 신경쓰였던건지 엘프 한마리에게 명령해 섀도우 로드만 추적하라고 명령했고 엘프 나이트 두마리는 곧바로 각각 골렘과 크리스탈 드래곤에게 덤벼들었다.
"자아, 어디 한번 전력을 다해 부딪혀보자구요!!"
"너, 의외로 열혈파였군? 좋아, 어울려주지!!"
============================ 작품 후기 ============================떡신은 저정도로 만족하시나요?
만족하시지 못하신다면 다음번에 쓸때는 더욱 맛깔나게 쓰도록 노력하는 수 밖엔 없겠군요.
드디어 로아나단과도 끝이 보이기 시작했네요.
과연 세리안은 믿을만한 상대였던걸까요? 이 알수없는 괴리감은 과연 어디서부터 흘러나온걸까요!
또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섰는데 굉장히 쌀쌀해진 날씨에 놀랐습니다. 다들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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