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180화 (179/235)

< --과학의 도시, 사티스-- >

아데루가 가지고 있는 몬스터들의 레벨이 높을것이라는 태현의 예상이 맞았는지 펜릴과 슬레이프니르가 각각 에리와 라일라에게 덤벼들자 그들을 손쉽게 처리해버릴 수 없었다.

전투가 길어지면 질어질수록 승패가 어디로 갈릴지 알수없었기 때문에 에리와 라일라쪽으로 자신의 몬스터들을 가세시키고 싶었지만 아데루가 곧바로 꺼내드는 몬스터들에 대한 방비를 굳혀야했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에리와 라일라가 최대한 버텨주기만을 바라면서 아데루가 꺼내드는 몬스터들에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태현은 아데루가 꺼내드는 몬스터들의 숫자에 경악하며 입만 뻥긋거리며 경악하고 있었다.

족히 10마리는 될만큼 많은 숫자의 몬스터들을 꺼내든 아데루는 그 악의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태현의 몬스터들을 가르키며 총 공격을 명했다.

"그건.. 샤리의 몬스터와 똑같은 몬스터들..?"

"아하하♪ 샤리의 몬스터를 누가 구해다준것이라고 생각하시는건가요?"

샤리가 꺼내든 10마리의 몬스터중에서 5마리는 샤리의 몬스터와 완전히 똑같은 몬스터의 종류였다.

프로스트 불(Bull), 그라운드 드래곤, 다크니스 스케어크로우, 씨 레오(Sea Leo) 즉 바다사자. 그리고 플레임 오우거.

그 외에는 몸이 갈색이 띈 거대한 코뿔소와 진흙 덩어리처럼 흐물흐물한 형상의 늪지의 악마, 울부짖고 있는 악령, 박쥐의 날개가 달린 흉악한 괴물 가고일, 그리고 소의 머리를 가진 거대한 도끼를 손에 쥔 거인, 미노타우로스였다.

하나하나가 낯선 몬스터인데다가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다가 상대방의 몬스터들 한마리, 한마리가 펜릴이나 슬레이프니르에 비해 전혀 약해보이지 않았다.

거기다가 안타까운건 태현의 골렘이 아까 하인리히와의 전투에서 잃어버렸던 것이다. 듬직하게 방패 역할을 해줄 몬스터가 한마리 없어졌기 때문에 상대방의 데미지를 모두 받아낼 몬스터가 실질적으로 크리스탈 드래곤밖에 없었고, 하인리히나 샤리도 가지고 있었던 불과 물 속성 부여 큐브를 아데루가 안가지고 있을리가 없었기 때문에 섀도우 로드는 역시나 사용하기 어려웠다.

비장의 카드라고 생각했던 에리와 라일라는 그와 동격인 펜릴과 슬레이프니르가 달라붙어 격렬하게 싸우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들을 쓰러뜨리기 전까지는 전력으로 기대하기 힘들었다.

'위험한데.'

같은 간부라는 크리스탈은 이미 저 벽에 처박혀 기절한 상태였고, 세리안의 부하 루리가 근처에서 동태를 엿보고 있다 하더라도 루리는 배틀러로써의 전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였다.

게다가 상대는 강력한 10마리의 몬스터. 거기에 반해 태현은 골렘을 잃어 엘

프와 템페스트 타이거, 크리스탈 드래곤과 페어리, 파이어 와이번과 섀도우 로드로 6마리뿐. 거기다가 섀도우 로드는 언제든지 속성 부여가 가능한 이 전장에서 실질적으로 힘을 쓰기 힘들기 때문에 실제론 5마리인 셈이었다.

세이브 지점도 하인리히와 샤리를 쓰러뜨리자마자 강제 세이브가 되버렸기 때문에 아데루와의 전투를 회피할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그렇기 때문에 죽이되건 밥이되건 지금 자신의 몬스터로 아데루를 어떻게든 이겨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페어리, 어쩔수없다. 네가 진짜 엄청 힘을 내줘야겠다."

"걱정마세요, 주인님! 제가 최대한 지원할테니까요!!"

페어리의 손으로부터 뻗어나온 빛이 태현의 모든 몬스터를 감쌌고, 그것만으로 끝이 아닌듯 뭔가 계속 번쩍거리면서 태현의 몬스터들을 감쌌다.

대충 보아하니 방어력 강화, 체력 회복력 강화, 빛 속성 부여, 상태이상 저항 강화등 온갖 버프를 걸어주었던 것이다.

"페어리, 우선 저 악령부터 노려. 아무리 빛속성이 부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저 흐릿한 녀석을 다른 애들이 그 전투중에서 신경쓰기 어려울테니까."

"네!"

태현의 말에 페어리는 아군들에게 계속 곁눈질하면서 상태를 파악하면서도 한두번씩 빛의 화살을 쏘아내 악령을 공격했다.

엘프가 방어력은 높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크리스탈 드래곤과 템페스트 타이거의 뒤에서 화살을 쏘아내는 것 밖에 하지 못했기 때문에 엘프가 원래 담당해야할 두마리의 몬스터가 각각 템페스트 타이거와 크리스탈 드래곤에게 분담되었다.

그라운드 드래곤과 플레임 오우거, 거대코뿔소가 크리스탈 드래곤에게 달라붙어 피해를 입히고 있었고, 씨 레오와 프로스트 불, 미노타우로스가 템페스트 타이거에게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가고일과 악령이 파이어 와이번에게 날아갔지만 악령은 페어리의 공격도 받아내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파이어 와이번에게 집중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악령과는 별개로 페어리에게 달라붙은건 다크니스 스케어크로우와 늪지의 악마가 달라붙었지만 그 둘의 속성은 태현이 알고 있는 속성이었다.

특히 다크니스 스케어크로우는 진암(眞闇) 속성이긴 하지만 결국 빛 속성에는 카운터를 맞기 때문에 섣불리 페어리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고 늪지의 악마 또한 땅 속성이긴 하지만 엘프도 한번씩 물속성이 부여된 화살을 쏘아내어 견제하자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아데루는 내심 다크니스 스케어크로우가 다른 몬스터를 공격하기를 원했겠지만 사실 다른 몬스터들을 공격하기도 어려웠던게 이미 페어리에 의해 모든 몬스터가 빛 속성을 지니게 된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몬스터들을 공격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공격 능력이 매우 부족한 페어리에게 달라붙어서 견제를

하는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악령을 견제하기는 하지만 다크니스 스케어크로우 의 공격까지 신경쓰느라 완전히 악령에게만 집중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크리스탈 드래곤, 메탈릭더스트 브레스!! 파이어 와이번, 플레임 슛!!"

태현은 모든 전장내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여기저기 명령을 내리느라 바빴지만 그와 반대로 아데루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처음에 태현의 몬스터에게 공격을 하라고 명령한 것 이외에는 그저 태현이 열심히 명령하는 것을 즐겁다는 듯이 지켜만 보고 있었던 상태였지만 그런 아데루라 하더라도 태현은 신경쓰지 않을수가 없었다.

언제 갑자기 아데루가 명령을 내려 전장의 분위기가 일변해버릴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아데루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전장 내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힘쓰는 태현.

"엘프, 늪지의 악마에게 다시 한번 아이스 애로우! 템페스트 타이거, 폭풍의 포효!"

아데루가 아무런 명령을 내리지 않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됐건 태현의 몬스터는 5마리이고 아데루의 몬스터는 총 10마리. 수적 열세임에는 변함이 없었고 당연하게도 질적으로도 약간 떨어지는 듯 고전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태현의 수중에 페어리가 없었더라면 금방이라도 전멸을 면하지 못한다고 확신할 정도로 지금 이 전장은 누가 보더라도 태현의 열세였다.

"페어리, 저 허수아비에게 다시한번 라이트 스피어! 엘프는 저 플레임 오우거에게 워터 애로우로 드래곤을 조금 도와줘!"

태현의 몬스터 중에서 가장 레벨이 낮아서일까, 드래곤이 매우 힘겨워하는 것을 느끼고 엘프에게 지원을 명령한 태현은 정말 죽을 맛이었다.

어느 한 전장도 마음 편한곳이 없었다. 어느 한군데라도 한눈을 파는 순간 균

형이 무너져버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더욱 힘들었던 것이다.

"아하하하♪ 라이 씨 굉장히 힘들어보이는데요~? 조금 더 열심히 해주셔야겠어요♪"

그리고 그 순간 아데루의 입이 열리면서 태현에게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말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플레임 오우거와 가고일, 악령에게 물속성 부여. 거대코뿔소와 씨 레오. 프로스트 불에게 땅 속성 부여!"

'땅 속성까지..?'

하인리히와 샤리도 물과 불. 두 속성만을 자유자재로 부여하는게 가능했지만 땅속성은 아직 연구가 덜 끝난 상태였던 것인지 부여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아데루에게는 조금 더 빠르게 연구 실적이 들어갔는지 땅 속성까지 부여해버리자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것을 느꼈다.

그 와중에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은 페어리가 악령에게 충분한 데미지를 입힌 상태였던데다가 다크니스 스케어크로우가 엘프와 페어리의 틈틈히 공격을 내뿜어서 쓰러뜨렸던 것이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 페어리가 지원을 더욱 활발히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모든 전장에서 가뜩이나 힘들었는데 더욱 힘들어졌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플레임 오우거가 그나마 물속성에 약점을 지닌 상태였기 때문에 엘프가 틈틈히 워터 애로우를 쏘아내 약간씩이나마 주춤거리게 만들수 있었고 그 결과 크리스탈 드래곤이 조금이나마 편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플레임 오우거에게 물속성이 부여가 되버린 결과 워터 애로우에 크게 데미지를 입지 않게 되어버렸고 물 속성의 피해까지 드래곤이 버텨내야 하는 형국이 되어버린 것이다.

또한 가고일과 악령에게 물속성이 부여된것은 최악이었다. 파이어 와이번의 데미지가 그 둘에게 거의 들어가지 않게 되어버렸기 때문에 언제 파이어 와이번이 쓰러져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코뿔소와 씨 레오, 프로스트 불에게 땅 속성이 부여된 것도 좋지 않았다.

코뿔소는 기본적으로 무속성이었던 것인지 평범하게 들이받는 둥 물리적인 공격만 하고 있었는데 여기다가 땅 속성 공격이 섞이기 시작한다면 드래곤이 더욱 버티기 힘들어지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씨 레오와 프로스트 불은 템페스트 타이거를 상대하고 있었는데 씨 레오와 프로스트 불은 그 이름에도 알수 있듯이 결국 물속성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템페스트 타이거가 비교적 쉽게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인데 땅 속성이 부여되어버린다면 템페스트 타이거가 받는 피해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크리스탈 드래곤, 테일 해머(Tail Hammer)!!"

드래곤이 크리스탈이 솟아나있는 꼬리를 휘둘러 오우거와 그라운드 드래곤, 코뿔소를 약간 주춤하게 만든 후 페어리와 엘프, 타이거에게 아까부터 페어리를 계속 귀찮게 만들고 있던 늪지의 악마에게 총 공격을 하게 했다.

"그어어어어어..."

템페스트 타이거는 자신을 공격하고 있던 세마리의 몬스터의 공격을 그대로 받아내게 되어버렸기 때문에 제법 큰 피해를 입었지만 빛 속성을 부여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나마 버틸만 했고 결과적으로 늪지의 악마를 쓰러뜨리는데 성공했다.

다크니스 스케어크로우도 반쯤 빈사상태였기 때문에 완전히 자유로워진 페어리가 활발하게 전장 이곳저곳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자 최악의 열세에서 약간 열세로 그 국면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데루는 또다시 싱글싱글 미소만을 지으며 태현이 발버둥 치는 모습을 구경만 하면서 별다른 행동을 보여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그런 아데루조차 신경써야하는 태현의 입장으로써는 마치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기분에 계속 속이 쓰린 듯한 느낌마저 받으면서 괴로웠다.

"캬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결국 자신의 기술들의 데미지는 거의 들어가지 않는데 반해 적의 공격의 데미지는 강력하게 꽂혀들어온 파이어 와이번이 쓰러져버렸고 가고일과 악령이 다시 페어리에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끝이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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