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수습-- >
아무리 페어리 퀸이나 여신의 권능을 일부나마 부여받은 여신의 사도라고 할지라도 죽은 자를 되살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데루는 자신이 패배했을때, 상대방의 좋을대로 휘저어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기에 늘 아데루는 패배를 직감했을때 언제든지 자결할 수 있도록 단검을 소지하고 다녔고, 그 단검에는 독까지 발라져있어서 아데루의 목숨을 손쉽게 앗아갔다.
"...."
아무리 적이라고는 하지만 이토록 싸늘한 시체가 되어 쓰러져있는 아데루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태현도 마음 한켠이 쓰려왔고, 그 감정은 비단 태현만이 느끼는 것은 아니었던지 아데루에 의해 농락당할만큼 농락당했던 라일라조차도 아데루의 시체를 내려다보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을 짓고 있었다.
"페어리 퀸. 아데루를 그래도 양지바른곳에 묻어줘."
".. 알겠습니다. 주인님."
페어리 퀸이 아데루의 시체를 살짝 들어올린 후 세르펠트 연구소 밖으로 날아갔다.
비록 적이었지만 아데루는 이정도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게다가 아데루의 과거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아마도 굉장히 괴로운 과거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죽고 난 후에서라도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곳에다가 묻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우선 실버를 찾을까."
샤리와 하인리히가 도중에 깨어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우선 단단하 결박시켜두고 크리스탈의 간호를 위해서 엘프를 옆에다 붙여두고는 라일라와 함께 세르펠트 연구소 내부를 샅샅히 뒤지기 시작했다.
"으읍!! 으으으읍!!!"
"여긴가본데?"
태현이 세르펠트 연구소 내부의 수많은 방을 열어보며 실버를 한참동안 찾았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약간 지루해지기 시작했을 때, 태현이 무심코 지나가려는 방 안에서 무언가 입이 막힌 듯한 여인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태현이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과연 그곳에는 입에 천조각이 물린채, 양팔과 양다리가 묶인채 버둥거리고 있는 붉은 머리의 소녀, 실버가 있었다.
실버의 팔다리를 풀어주고 입에서 천조각을 빼주자 실버는 다급하게 태현으로부터 벗어나면서 경계태세를 취했다.
"너, 너는 분명 악적 디가트의 아들... 라이 크로네? 였던가?"
그러고보니 실버는 유베와 태현의 어머니, 유나만이 알고 있는 태현의 본명을
알고 있는 세명중 한명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시온 영지에서 가르쳐줬던 가명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 듯 했다.
"그래. 라이 크로네다. 지금 상황은 혹시 이해하고 있으려나?"
태현이 긍정하며 실버에게 직접적으로 현 상황에 대해 묻자 실버의 낯빛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툭 떨궜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대충 알고 있는것 같군. 우선 말해두지. 아데루는 자살했다."
"아데루가?! 그럴리가 없어..!!"
실버는 태현의 말에 격렬히 부정하면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 여자는 나조차.. 아니 로아나단 조차도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이용했을 뿐이었던 여자라고? 그 여자가 그렇게 쉽게 목숨을 버릴 여자가 아니야..!!"
"그러고보니 넌 적어도 우리보다는 아데루에 대해 잘 알겠군. 하지만 실제로 아데루는 이미 죽었어. 그리고 샤리와 하인리히는 내 수중에 잡혀있고, 너희가 버린 세리안은 나와 계약을 했고 이제 세리안은 나의 것이다. 어떻게 할것인가, 실버?"
"......."
믿지 않는듯한 눈치의 실버였지만 분명 로아나단의 수중에 떨어져있을 세르펠트 연구소 내부에 이토록 적일터인 태현이 버젓이 돌아다니는데다가 근처는 고요했다. 마치 로아나단의 흔적은 원래부터 없었다는 듯이.
"자, 잠시만. 잠시만 시간을 줘.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어. 그리고 세리안을 우리가 버렸다고?"
'... 그것도 몰랐던 것인가. 가엾군.'
"그래. 세리안의 말로는 어느정도 연구가 진척된 단계에서 전투로 강제로 패
배해 구속한 뒤 포르투스 산 깊숙한 곳에 유폐되었다고 하더군."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실버의 모습에 태현은 여태까지의 실버의 이미지를 전면적으로 수정했다.
아아, 이 소녀는 그저 이용당할 뿐인 꼭두각시 인형일 뿐이었구나. 그저 얼굴마담으로써 이용당했을 뿐이었구나.
처음에 만났을 때의 적개심은 시간이 흐름으로써 굉장히 희석된 듯 했다. 게다가 이네스 영지에서 보여줬던 굉장히 메르헨틱한 모습이 사실은 실버의 본모습이 아닐까라고 태현은 생각했다.
태현은 실버가 도통 믿으려고 하지 않자 실버를 이끌고 샤리와 하인리히를 포박시켜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아아아.."
고개를 푹 숙이고 기절한 상태로 팔다리가 완전히 결박당해있는 샤리와 하인
리히의 모습을 보고, 파이어 와이번 덕분에 뻥 뚫려 바깥이 훤히 보이는 상태였기 때문에 페어리 퀸이 크리스탈 드래곤의 도움을 받아 아데루의 시체를 묻고 있는 모습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자 실버가 털썩 주저앉으며 침음성을 흘렸다.
"이 모든게 사실이라니.. 믿을수가 없어.."
그러고는 결국 자신은 이용당했을 뿐이라는 사실조차 깨닫고서는 실버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서글프게 통곡하기 시작했다.
태현은 그저 그런 실버의 모습을 가엾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자 실버는 조금 진정이 됐는지 눈물은 그쳤지만 잔뜩 충혈된 눈으로 태현을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 왜?"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어. 팀 유베의... 아니. 너의 진정한 목적을 가르쳐줘."
"세린 대륙의 정복... 아니, 적혈여제의 제위를 찬탈하는 것."
태현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 게임의 클리어 조건을 말하자 실버는 멍하니 태현의 얼굴만을 바라보더니 조금씩 그 입가에 미소를 띄우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하핫♬ 제위 찬탈같은 허황된 목표를 그토록 자신만만하게 내뱉을줄이야.. 꺄하하하하핫...!! 후후.. 하아, 좋아. 결심했어. 나도 너의 여행에 동행시켜줘."
"흐음?"
실버의 돌발 발언에 태현은 실버에게 무슨 생각이냐는 듯이 되물었다.
"여태까지의 나는 마치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세상 넓은 줄 모르고 날뛰는 철부지 꼬마 소녀에 불과했던 거야. 하지만 나를 지탱하던 사주(四柱)도 이미 이 꼴이 났고, 로아나단도 실질적으로 해체된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나도 더 넓은 세상을 보고싶어! 하지만 난 이미 로아나단의 단장으로써 악명을 너무
흘려버렸어. 그렇기 때문에 혼자서 이 대륙을 여행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으니까. 잘부탁해!"
"하아. 그렇게 잘부탁해!
라고 말해도. 난 일단은 팀 유베의 한낱 졸병에 불과한데? 그런 선택권은 내게 없다고."
"에에에에? 너, 최소 간부 정도는 되는거 아니었어?"
태현이 간부도 뭣도 아니라는 사실에 실버는 굉장히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되물었다.
태현은 엘프의 간호를 받으면서 기절해있는 크리스탈 쪽을 가르키며 말했다.
"우리 팀 간부는 쟤야."
"..... 장난치는거지?"
쓰러져있는 크리스탈이 간부라고 하면서 멀쩡한 상태로 승리를 쟁취한 자신
은 간부가 아니라고 말하자 실버는 이해못하겠다는 듯이 태현에게 되물었지만 태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거짓이 아니라고 말하자 실버는 태현과 크리스탈을 연신 번갈아보았다.
그렇게 실버를 동료(?)로써 영입하고, 며칠간 아직까지 세상 물정을 모르고 사티스 내부에 남아있는 로아나단 잔당들을 완전히 내쫓는데 성공한 태현은 로아나단이 완전히 축출되었다고 판단하자 세리안이 거주하는 오두막집에 방문했다.
"요! 세리안. 잘지냈어?"
"솔직히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성공하실줄은 몰랏습니다. 정말, 정말로 깜짝 놀랬어요."
아데루가 죽음으로써 로자리엘의 법률로부터 해방된 상태겠지만 아직까지 포르투스 산의 오두막집에서 지내고 있는 세리안의 모습에 태현은 솔직하게 물어보았다.
"아데루는 내가 처리했는데 왜 아직까지 여기 지내고 있는거야?"
"으음... 글쎄요. 몇달동안 이곳에서 지내다보니까 정이 들은걸까요? .. 우후후. 농담입니다. 당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를? 왜?"
"당연히, 의뢰를 성공적으로 완수해주신 당신에게 보상을 드리기 위함이겠지요. 이곳에서 의뢰를 부탁했으니, 이곳에서 보상을 드려야하는 것 아니겠어요?"
"호오.. 그렇다면 그 보상을 받아볼까?"
"아무쪼록. 잘부탁드립니다..."
과연 의뢰의 내용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몸을 바치는 것이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면서도 천천히 자신의 옷을 벗어나가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남성 경험이 한번도 없다는 크리스탈의 정보는 사실이었던지 굉장히 쭈뼛쭈뼛거리며 자신의 옷을 벗고는 부끄러운 듯이 오른손으로는 가슴을, 왼손으로는 다리 사이를 가리고는 다리를 배배 꼬고 있었다.
"뭐해? 너만 벗는게 아니잖아? 나도 벗겨줘야지?"
태현이 히죽 웃으면서 능글맞게 말하자 세리안은 자신의 몸을 가리고 있던 손을 천천히 풀어내고는 태현 쪽으로 뻗었다.
"버.. 벗겨야하는건가..?"
"그럼그럼. 당연하지."
"으으..."
부끄러워하면서도 세리안은 태현의 재촉에 천천히 태현의 옷을 하나둘씩 벗겨내기 시작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 작품 후기 ============================자,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실버.. 는 이번에 제외한다고 하더라도세리안 샤리 루리 크리스탈(과 하인리히?)의 4연속 섹스씬!!
미루고 미뤄왔던 벌을 받는것인가... Endogeny / 이러다가 수틀리면 실버를 강ㄱ.. 읍읍니르쪼 / 그럴수도 잇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노스아스터 / 어.. 음.. 모티브 자체는 포켓몬이긴 한데. 포켓몬 2차창작으로 영리를 취하면 바로 고소미라서 완전히 갈아엎었습니다만 몇몇개만 차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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