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신함락-- >
고코우단.
세계수 유그드라실을 기준으로 해서 형성된, 지금은 전부 훼손되었다가 간신히 조금씩 복구되어 가고 있는 《대삼림》옆에 만들어진 마을.
그리고 동쪽으로는 《락 케이브》라는 천연의 동굴을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고, 북쪽과 남쪽이 험난한 산으로 보호되고 있는 자연적으로 생성된 천혜의 요새.
또한 이곳은 세이라 여신을 모시는 교단이 오래 전 이네스 영지 내부에서 발발한 종교적 다툼에서 패배해 반쯤 쫓겨나서 정착한 도시이기도 하다.
비록 지금은 세이라 교단이 쇠퇴해서 세이라 여신의 무녀, 아이린과 아이린을 수호하는 소녀, 루루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흥흐흥~♪"
그리고 그 세이라 여신을 모시는 무녀, 아이린은 오늘도 세이라 여신의 사당을 청소하고 오는 길이었다.
한번 로아나단에 의해(사실대로 말하자면 태현에 의해서지만) 한번 전소되었던 《대삼림》이었지만 다행히도 세계수의 생명력은 놀랍게도 그 재만 남은 땅 위에서 싹을 틔웠고 고코우단의 구세주이자 영웅인 라이 크로네가 가지고 있던 세이라 여신님의 조각을 이 사당에 배치함으로써 《대삼림》과 세계수의 성장을 촉진시켰다.
그리하여 옛날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신록의 빛을 되찾아가고 있는 《대삼림》의 변화를 하루하루 지켜보는게 최근의 아이리의 유일한 낙중 하나였다.
《대삼림》을 천천히 걸으면서 가지고 치고, 낙엽도 어느정도 쓸어넣으면서 《대삼림》을 돌보던 아이린은 여신님의 사당을 청소하는것을 마지막으로 해서 《대삼림》에서 걸어나왔다.
그리고 아이린이 향한 곳은 자신의 친자매와도 같은 루루와 함께 지내는 자신의 집이었다.
"응?"
그러나 집에 가까이 왔을 때 집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말소리에 아이린은 약간 경계하면서 문을 살짝 열고 집 내부에 들어와있는 사람을 확인하고는 화색을 띄었다.
"아앗! 라이님!"
"하하, 그러니깐.. 어? 아이린 아냐? 하하, 반갑구만."
아이린의 집안에서 루루와 즐겁다는 듯이 떠들고 있던 사람은 바로 태현이었다.
태현은 크리스탈의 머릿속까지 완전히 섹스만을 생각할 정도로 쾌락에 절여
놓은 후 사라, 유베, 크리스탈, 에리, 그리고 마지막에는 라일라까지 나타나 질펀하게 섹스했고그녀들을 어느정도 만족시켜준 뒤 오아한에 가기 전에 여신을 함락시키기 위해 고코우단에 방문했던 것이다.
오아한을 점령한다면 곧바로 명예의 전당, 즉 4명의 기사단장과 세린 대륙의 왕, D.
M과 전투를 치뤄야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오아한에 들어가기 전에 최대한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싶었다.
그리고 굳이 세이라를 선택한 이유는, 세린 대륙을 담당하는 세 여신중에서 가장 공격적 능력이 떨어지는 여신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세이라 여신의 조각은 이미 완성한데다가 여신의 사도 에리까지 수중에 떨어진지 오래기 때문에 곧바로 아이린에게 여신 강림 의식만 치뤄달라고 부탁만 하면 되는것이었다.
거기에 대비해서 태현은 자기 몬스터의 레벨도 어느정도 올린 상태였고.
"그나저나 고코우단까지는 무슨일이세요? 미네르님께 듣자하니 세린 대륙 정
복 사업에 바쁘시다고 하시던데."
"켁. 미네르는 그런것까지 말해줬냐."
아이린의 입에서 미네르의 이름이 나오자 갑자기 미네르와 카린, 카센의 몸이 떠올랐다.
미네르는 기본적으로 다른 NPC보다는 등급이 위인 영주였기 때문에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게 태현을 유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건 다른 영주들도 마찬가지였고. 그렇기에 태현은 미네르의 맛있었던 몸을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맛볼 생각에 입맛을 다셨다.
카린과 카센의 몸도 나쁘지 않았다. 모녀덮밥을 할 수 있는 드문 조합인데다가 둘 다 구릿빛의 탄력적인 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태현을 만족시키는데는 충분한 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일단 여기에 온 본래 목적을 달성한 이후의 즐거움으로 미뤄두
고 아이린에게 단도직입적으로 태현이 고코우단에 온 목적을 말했다.
"아이린.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나, 세이라 여신을 강림시키려고 여기에 온거야."
".... 네? 뭐... 뭐라구요..?"
"후우.. 다시 한번 말할게. 세이라 여신 강림 의식을 해줘."
"에.. 엣.. 그, 그건.. .. 으.. 아, 아아! 의, 의식을 하려면 준비해야할 것이 두 개 필요해요!"
"세이라 여신의 구슬과 여신의 사도, 에리의 신뢰말인가?"
"어, 어떻게 그것을..?"
"본인에게 들었지."
태현이 자신의 큐브로부터 에리를 소환해냈다.
그것을 본 아이린의 눈빛에는 경계심을 품고있다가 점차 적개심으로 번져나갔다.
"에... 리님...? 라이님, 어떻게 여신의 사도를 구속시킬수 있나요! 거, 거기다가 여신의 사도를 복속시키려면 세계수의 과실로 만든 큐브가 필요하다던데..!! 서, 설마..?"
"아, 진정해, 진정해. 난 로아나단을 완전히 궤멸시키고 왔다고. 로아나단을 궤멸시키면서 얻은거야. 착각하지 말라고."
여기서 아이린이 적대해버리면 골치아팠다. 여기까지 와서 느긋하게 아이린을 찍어 누를 필요는 없었다.
거기다가 여신의 무녀를 강제로 억눌렀다간 무슨 험한 꼴을 볼지도 몰랐다.
다른 여신의 무녀였던 클레어나 혜연의 경우에는 정정당당히 결투를 진행해
그녀들을 무릎꿇렸기 때문에 정당한 대가를 치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에 아이린을 여기서 찍어눌러 강제로 범하고 그걸로 반쯤 세뇌시켜 세이라 여신을 소환한다 하더라도 그 소환의식이 제대로 이행될지도 의문이고 거기다가 세이라 여신이 소환되자마자 아이린이 반쯤 세뇌된 상태라는 것을 눈치챈다면 곧바로 태현을 공격할 우려도 있었다.
그것은 곤란하다. 적어도 태현이 먼저 세이라 여신에게 공격을 해서 어느정도 체력을 깎아내고 시작하는것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아, 로.. 로아나단을요? 대단하시네요..."
그리고 다행히 아이린의 오해는 조금이나마 풀린 듯 했다.
'아이린을 범하는 것은 세이라 여신을 손에 넣은 뒤야.. 아직까진 참자, 참아..'
태현이 아직까지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아이린이 거슬려서 계획이고
뭐고 지금 당장 덮쳐서 저 무녀복을 찢어버리고 그 옷에 감싸져있었던 새하얀 속살을 마음껏 맘보고 싶다는 충동을 간신히 억누른채 태현은 아이린을 살살 구슬리기 시작했다.
"생각해봐. 세이라 여신님이 잠든 이후로 세이라 교단은 쇠퇴만을 반복해왔잖아? 그리고 그 결과로써 지금 세이라 교단은 너와 루루밖에 남지 않았고."
"그.. 그렇긴 하죠."
"그러니까 다시한번 세이라 여신님을 이 세린 대륙에 강림시켜서 그 위엄을 뽐내게 하는거야. 그렇다면 세이라 여신님을 신봉하는 자들이 조금은 늘지 않을까? 그러면 세이라 교단도 자연스럽게 부흥의 길을 다시 한번 걸을 수 있을거고."
"그.... 렇긴 하겠... 네요."
"거기다가 옛날에 세이라 교단이 이네스 영지에서 추방당한 것은 결국 힘이 없어서잖아? 하지만 세이라 여신님을 깨운다면 무력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두
교단을 압도할 수 있을거야. 그리고 그 힘으로 이네스 영지로 다시 돌아가는거지."
"....."
아이린의 표정에 고민의 감정이 깔리기 시작했다.
태현의 속삭임은 마치 악마가 속삭이는 것과 다를바 없었다. 달콤한 말과 보장된 것처럼 꾸며진 미래를 아이린에게 속삭이면서, 결국 파멸의 길로 인도해가는 악마.
하지만 아이린에게는 그 속삭임이 굉장히 달콤하게 들릴 수 밖에 없었다.
수십년간 세이라 여신님을 위해 몸바쳐왔고, 그리고 그 무녀로써 걸맞는 능력을 지니기 위해 심신을 갈고 닦았다.
하지만 몇번이고 몇번이고 기도드려도 여신으로부터 대답은 들려오지 않고, 그 존재조차 의심하기 시작한 신도들은 하나둘씩 아이린의 곁을 떠나갔다.
아이린의 곁에 남아준 것은 어릴때부터 아이린의 단짝친구였던 루루 뿐. 아이린과 루루의 부모님조차 몇몇 과격한 신도들의 발악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그렇기에 아이린도 마음 한켠으로는 세이라 여신에 대한 원망도 없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반쯤 파멸의 길로 인도한 세이라 여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무녀로써 모셔야 마땅한 여신.
세이라 교단이 부흥의 길을 걸으면 조금은 편해질 것이라는 생각에 아이린은 결국 태현의 감언이설에 속아넘어갔다.
"... 알았어요. 하겠어요."
"오오..!! 고마워, 아이린..!!"
"오늘은 시간이 조금 늦었으니 내일 아침 일찍 여신님의 잠을 깨우는 의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내일 보자고."
아이린의 확답을 받아내자 태현은 곧바로 아이린의 집을 나서려고 했다.
루루가 애절한 눈빛으로 태현을 바라보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아이린과 마찰을 겪을만한 일을 사서 하는 것은 사양이었기 때문에 외면하고선 근처 병원에 들어가 드러누웠다.
태현도 최근 몇일간 섹스한 기억밖에 없어서 육체적으로는 멀쩡할지 몰라도 정신적으로 꽤나 지쳤기에 세이라 여신과 대적할 계획을 정리하면서 눈을 감았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가볍게 몸을 씻고 병원을 나선 태현은 곧바로 아이린의 집으로 향했다하지만 아이린의 집에는 아이린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루루만이 집안을 지키
고 있었다.
"루루 너 혼자야? 아이린은?"
"여신님의 잠을 깨우기 위한 의식을 하려면 목욕재계를 해야한다고 해서, 인근에 있는 맑은 호수로 향했어요."
"그래? 그럼 나는 세이라 여신의 사당 앞에 가있겠노라고 아이린에게 전해줘."
"저, 라, 라이님....!"
"응? 뭐야?"
아이린의 행방을 듣자마자 곧바로 몸을 돌려 《대삼림》으로 향하려는 태현을 불러세운 루루는 얼굴을 붉히면서 조그맣게 속삭였다.
"저... 그... 조, 조심하셔야되요....."
"크크크. 귀여운 녀석.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천하의 라이 크로네가 고작 여신에게 패배할 순 없지."
호기롭게 말하면서 태현은 루루에게 가볍게 손인사를 한 뒤 《대삼림》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호기로운 말과는 달리 태현은 긴장하면서 세이브 포인트를 이 시점으로 잡아두었다.
세이라 여신의 사당 앞에서 한동안 서성거리고 있자, 약간 물기에 젖은 초록 머리, 그리고 위쪽은 새하얀 색, 아래쪽은 녹색의 무녀복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아이린이 천천히 걸어왔다.
"그럼, 지금부터 의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태현이 건넨 쪽빛 구슬을 양손으로 거룩한 자세로 받아들인 후, 에리에게 그 구슬을 다시 건넸다.
"이곳에 《우뢰의 제왕》, 세이라 여신님의 사도이신 에리님의 신뢰의 표식을."
에리가 손가락으로 구슬을 가르키자 노란색 번개줄기가 뿜어져나와 구슬을 감쌌다.
그 번개는 놀랍게도 아이린에게는 전혀 해를 끼치지 않은채, 구슬 주위에만 파직파직 거리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을 뿐이었다.
"자- 시작하겠습니다."
에리가 파직거리는 쪽빛 구슬을 사당에 공손히 넣고선, 사당의 문 좌우에 향기로운 향초를 피운 뒤 태현으로써는 알아들을 수 없는 주문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태현이 에리에게 눈짓하자 에리는 알겠다는듯이 공중으로 떠올라 자신의 기운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미리 준비중이던 라일라도 자신의 기운을 끌어올
리기 시작했다.
아이린의 주문이 계속되면 계속될수록 사당에서 뿜어져나오는 빛의 기세가 점점 강해졌고, 아이린이 중얼거리던 주문을 전부 읊은 후 양 손을 합장한 뒤, 천천히 고개를 숙이자 사당이 폭발하듯 뿜어져나오는 빛에 감싸였고, 그 빛이 걷히는 순간 여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외형으로는 18~19세쯤 되어보리이는 약간 어린듯한 소녀의 그것이었으나 등 뒤에 펼쳐져있는 두쌍의 날개는 그 소녀가 여신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하얀 원피스만을 입고 있는 청록색 단발의 소녀, 자연의 여신 세이라는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뜨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그 순간 에리와 라일라가 최대로 끌어올린 기운을 세이라 여신에게 쏘아내었다.
【Game Over】【Bad End 2】【당신은 사망하셨습니다. 로드 지점으로 되돌아갑니다.】
"...... 엥?"
태현의 허무함이 가득 섞인 목소리가 고코우단에 울려퍼졌다.
============================ 작품 후기 ============================자연의 여신 세이라몬스터로써의 속성은 고유 속성인 『자연』 모든 여신은 고유의 속성을 지닙니다.
자연은 빛 속성보다도 방어적인 속성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어둠 속성 무효, 어둠 속성 외 속성 공격 반감, 무 속성 공격도 반감.
태현이 죽은 이유는 간단합니다세이라 여신의 공격을 무방비로 받아냈기 때문입니다.
그나저나코멘은 10개나 달렸는데 오늘 추천이 10개가 안되더군요? -ㅅ- 째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