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197화 (196/235)

< --여신함락-- >

태현은 잠시 혼란에 빠졌다.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거지..?'

태현이 마지막으로 본 기억이 정확하다면 에리와 라일라가 쏘아낸 기운이 닿기도 전에 녹색 섬광이 태현을 꿰뚫었던 것 같았다.

그제서야 태현은 자신의 안위에 대해서는 너무 안일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음번에는 페어리 퀸이라도 소환해둬서 방어에 치중하게 해야겠군..'

세이브 지점이 조금 먼것은 불만이었지만 안전을 위해서라면 어쩔수 없다. 잘못되버린다면 그 순환의 고리에 무한정 갇혀버려 게임 자체를 포기해야할 가능성도 생기기 때문에.

"일단... 다시 해야겠지.. 후우.."

그래도 한번 게임오버를 보는 것으로 수확은 있었다.

카림 대륙의 여신과는 다르게 세이라 여신은 자신에게 적대 의사만 지니고 있어도 곧바로 공격해온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여신과의 싸움은 쉬웠던 기억이 없었다.

카림 대륙의 여신 미우와 미유는 각각 『파괴』와 『생명』의 속성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미우가 강력한 파괴의 기운으로 적을 휩쓸고 다니고 미유가 미우의 뒤에서 소모한 체력과 마나를 회복시켜주는 타입의 전형적인 단단한 연계가 구축되어있던 쌍둥이 여신이었던 것.

그렇기에 아무리 미우를 공격해도 미유에 의해 곧바로 치유되는 것을 지켜만 볼 수 밖에 없었었다. 미유를 공격하기 위한 별동대를 꾸리고 싶어도 미우의

공격력이 너무나도 강력했기 때문에 별동대로 돌릴만한 여력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미우와 미유조차도 공격이 닿을때까지는 반격의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었다.

"살짝 방심했었군. 하지만 두번은 없다."

다시 사당 앞으로 걸어가면서 태현은 카림 대륙의 여신이었던 미유와 미우의 능력치에 대해 곰곰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세이라 여신도 미유, 미우의 능력치와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레벨은 얼추 180에서 200사이. 등급은 당연하게도 SSS. 여신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등급. 속성은 당연하겠지만 이명처럼 『자연』속성일 터.'

미유와 미우의 속성이었던 파괴와 생명도 굉장히 까다로운 속성이었지만 이

자연이라는 속성 또한 굉장히 까다로울 것임을 직감한 태현은 한숨부터 나왔다.

'그리고 내 몬스터는.. 페어리 퀸이 얼마전에 158레벨이 되었고.. 그다음이 섀도우 킹인가. 레벨은 153..'

섀도우 로드 또한 얼마전에 레벨업을 하는 과정에서 진화를 겪어서 섀도우 킹이 되었다. 등급은 페어리 퀸과 같은 SS.

'그리고 템페스트 타이거가 143, 골렘이 149. 파이어 와이번이 128, 크리스탈 골렘이.. 하아... 115인가. 엘프는 144...'

크리스탈 드래곤이 활약할만한 무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레벨이 낮은 상태. 그리고 골렘과 페어리 퀸, 섀도우 킹은 거의 초창기부터 함께해왔기 때문에 다른 몬스터보다도 레벨이 높은 상태였다.'그리고 에리가 177, 라일라가 174인가. 결국 미안하지만 파이어 와이번과 크리스탈 골렘은 미끼나 방패역할밖에 수행하지 못하겠네. 그리고 메인 딜러는

역시나 에리와 라일라지만..

'자연이라는 속성에 대해서 알 바가 없으니 아직까진 확정할 수 없었다. 오히려 태현은 『대지』속성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할 정도였다. 『대지』속성이었다면 에리의 공격이 전부 무효화되어버렸을 테니까.'

역시 『자연』이라면 불 속성에 약점일까..?'자연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숲이나 산, 그리고 초목, 넓게 펼쳐진 푸른 들판등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기 때문에 세이라의 속성도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추측할 뿐이었다.

태현이 그렇게 상념에 빠져있는 동안 또다시 진행된 아이린의 여신 소환 의식.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에리와 라일라를 공중에서 자신의 최대 출력 기술을 쏘아내도록 지시한 뒤, 이번에는 페어리 퀸과 섀도우 킹을 양 옆에 세워둬 자신을 보호하도록 명령해두었다.

아이린의 의식이 끝남과 동시에 또다시 사당이 폭발하듯 터져나오는 빛에 감싸였다가, 그 빛이 사라지면서 세이라의 모습이 드러났다.

세이라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에리와 라일라가 동시에 공격을 퍼부었고, 세이라의 감긴 두 눈이 뜨이는 순간,카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으, 으아아악?'

페어리 퀸이 펼쳐둔 방어막을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의 무형의 칼날이 갉아내는 소리에 태현은 깜짝 놀랐다.

'이, 이거에 목이 날아간건가.. 아니, 목만 날아갔을 것같진 않네..'

아마 이 기술을 무방비하게 받아낸다면 형체조차 알아볼수 없는 다진 고깃덩어리가 될 것을 확신하게 만들정도로 무형의 칼날이 페어리 퀸의 방어막을 두

들겨댔다.

하지만 페어리 퀸도 방어적인 측면에서는 최상의 성능을 자랑하는 빛 속성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세이라의 공격을 받아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에리와 라일라의 공격이 세이라에게 적중하였다.

거대한 번개와 화염의 기운이 맞부딪혀 폭발하고 자욱한 먼지를 만들어냈지만 태현은 이걸로 세이라가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나를 깨운 자가, 네놈인가."

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아름다운 목소리. 인간의 목소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아름답고 깨끗한 목소리가 세이라의 입에서부터 흘러나왔다.

태현은 무심코 무릎을 꿇고 경외를 표하면서 세이라 여신에게 무한한 충성을 다짐할 뻔 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되찾고선 세이라 여신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면서 말했다.

"그렇습니다, 여신 세이라이시여."

"나를 잠에서 깨운 이유가 무엇이지? 그리고, 환영인사 치고는 제법 거칠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인간이여.. 그리고, 나의 종 에리여."

"웃..!!"

역시 에리는 세이라 여신의 직속 피조물이라서 그런지 세이라 여신이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움찔거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세이라 상대로는 크게 힘을 쓰진 못할것만 같았다.

하지만 태현의 예상과는 다르게 에리는 무덤덤하게 세이라에게 맞받아쳤다.

"주, 세이라. 나를 낳아주시고 권능을 부여해주신 여신 세이라이시여. 하지만 저는 제 의지로 이 남자를 선택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저의 행동도 사춘기 아이의 반항이라고 생각하시고 용서하소서."

"호오.. 네가 그렇게까지 칭할정도로 저 남자가 대단한 존재인가? 무엇이 너를 그렇게 만들었느냐?"

".... 대답해드릴 수 없습니다."

"뭐... 좋다. 나중에 너를 쓰러뜨린 뒤 캐물어봐도 상관없는 이야기니까."

세이라로부터 은은히 흘러나오는 여신으로써의 신성함, 위엄. 목소리와 눈짓, 행동 하나하나에 무심코 태현과 에리, 라일라는 무릎을 꿇고 여신에게 충성을 맹세해야할 것만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기를 반복했다.

'이.. 이것이 여신의 진정한 신성이라는 것인가..?'

하지만 태현은 여기서 뒤로 물러날 수는 없다. 이미 태현은 세이라에게 적대적인 의사를 표시했고 세이라 또한 태현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냈으니까.

"유그드라실 필드!!"

유그드라실 큐브를 꺼내들어 《대삼림》의 일부를 유그드라실 필드로 뒤덮는다.

이 필드 안에서는 어느정도 신성과 능력이 감소되며 이 필드를 펼친자를 쓰러뜨리기 전까지는 필드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 거기다가 시전의 대상자가 쓰러지면 자동적으로 이 유그드라실 큐브에 포획되는 것이다.

"호오.. 인간이 재밌는 것을 만들어냈구나.. 너를 쓰러뜨린 뒤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마."

세이라가 오른손을 슬쩍 움직이는 것만으로 태현의 왼쪽에 펼쳐둔 방어막에 또다시 격렬한 마찰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쓰러지는 것은 당신입니다, 세이라 여신이시여!!"

흘긋 쳐다보니 아이린은 어느새 유그드라실 필드 바깥으로 피신해있었다.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어느정도 예상한 듯 했다.

덕분에 태현은 아이린을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날뛸 수 있게 되었다.

"전부 다 나와라! 여기선 초반부터 전력으로 간다!!"

줄줄이 모습을 드러내는 태현의 몬스터들.

"흠..? 하하.. 템페스트 타이거.. 내가 나를 믿고 따르는 교단의 수장에게 믿음의 증표로써 남겨준 영물이 아니더냐. 너 또한 나를 배신하고 저 남자를 따르는 것이냐?"

세이라의 목소리에는 약간 슬픔의 감정이 섞여 있었다.

비록 오랫동안 잠들었다고는 하나 자신의 피조물들이 지금 자신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은 그 누구라도 슬픈 감정을 숨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너무 오랫동안 무책임하게 잠들어있었나 보구나. 보아하니 나를 따르는

인간들의 숫자도 이제는 고작 나의 무녀를 포함해 두명밖에 남질 않았구나. 어리석은 인간들.."

세이라 여신의 말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점점 태현의 발 밑의 땅의 진동이 격해지기 시작했다.

"마침 치레느나 루시에는 아직까지 잠들어있는 모양이로구나. 그렇다면 내가 그녀들을 대신해 이 인간들에게 조금은 천벌을 내려도 상관없겠지."

"모두, 피해!!!"

태현이 정체 모를 불길함에 태현의 모든 몬스터들에게 외치면서 자신도 옆으로 굴렀다.

세이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모든 태현의 몬스터의 발밑에서 갑작스럽게 땅의 기둥이 솟아올라 태현의 몬스터들을 일제히 꿰뚫었다.

다행히 날아올라있는 상태였던 에리와 라일라, 파이어 와이번은 상대적으로

기둥들이 덮쳐오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무사히 몸을 피할수 있었고 민첩한 섀도우 킹과 페어리 퀸, 엘프와 템페스트 타이거, 태현은 재빨리 옆으로 몸을 피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몸체가 크고 느린 골렘과 크리스탈 드래곤은 그대로 기둥들에 꿰뚫렸고 적지않는 데미지를 입어 고통에 울부짖었다.

"페어리 퀸..!! 부탁해!!"

"네에!"

그래도 다행인건 아무리 여신의 공격이라도 방어력이 높은 골렘과 드래곤의 체력을 한번에 깎아낼 정도까진 아니었다는 점이다.

곧바로 페어리 퀸이 태양의 가호와 온갖 버프를 걸어 골렘과 드래곤의 체력을 회복시켜 주었고 세이라는 그것을 못마땅하다는 듯이 눈가를 찌푸렸다.

"감히, 여신의 천벌에 대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냐? 그렇다면 더욱 용

서할 수 없구나."

세이라가 양손을 펼쳐 누르는 듯한 몸짓을 취하자 태현과 그 몬스터들은 무언가가 위에서 짓누르는 듯한 압력에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래비티 필드(Gravity Field)."

"크.. 으으으윽..!!"

온 몸을 짓누르는 강력한 중력의 압력에 태현은 자신의 몬스터들에게 제대로 명령도 내리지 못하고 그 고통을 최대한 버티고 있었다.

"여신님 마음대로만은 되지 않아요..!!!"

"개인적인 원한은 없지만, 세이라 여신님을 배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다행히도 중력장 공격은 공중을 날고있던 에리와 라일라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 에리와 라일라가 곧바로 세이라에게 달라붙어 근접공격을 펼치

기 시작하자 세이라도 중력장을 유지하기 힘들었는지 에리와 라일리의 맞상대를 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중력장이 해제되어 압박이 사라졌기 때문에 태현은 숨을 거칠게 내쉬면서 하나하나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페어리 퀸! 에리와 라일라를 최대한 서포트하고! 섀도우 킹! 너는 부가 속성이 달린 공격 위주로 때려넣고, 템페스트 타이거! 폭풍의 포효! 크리스탈 드래곤! 크리스탈 자벨린!"

에리와 라일라도 레벨이 제법 높았기 때문에 세이라도 손쉽게 쓰러뜨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고 그런 상태에서 태현의 몬스터들이 에리와 라일라 틈 사이를 파고들어 공격을 퍼붓자 세이라도 과연 귀찮았는지 손발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곱게 천벌을 받아들여라!!"

세이라는 자신의 몸을 크게 회전시켜 에리와 라일라를 잠시 떨어뜨린 후 주먹

을 움켜쥐며 바람을 사로잡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에어 커튼(Air Curtain)!"

반투명한 바람의 장벽이 세이라 주변에 펼쳐졌다. 그러고선 태현을 향해 손을 뻗자 갑자기 태현이 서있던 땅이 갈라졌다.

"엇, 으아아아아악?!!"

갑작스럽게 갈라진 땅에 태현은 그대로 추락했지만 다행히 곧바로 날아와준 와이번 덕분에 저 땅 끝까지 떨어지는것은 간신히 모면한 태현.

하지만 이 덕분에 태현은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세이라는 태현이 이 모든 몬스터들의 주인이라는 것을 눈치채자마자 태현을 위주로 공격해왔던 것이다.

아마 맨 처음 공격한 것도 그것의 연장선상일 터.

"으득, 귀찮게 구는구나..!! 허리케인(Hurricane)!!"

세이라의 손으로부터 뿜어져 나온 바람은 곧 거대한 태풍이 되어 태현을 덮쳤다.

============================ 작품 후기 ============================거대한 태풍이 되어 태현을 덮쳤다.

태현의 수난시대. 벌써 세번째 죽을뻔한.

세이라 여신님! 힘내세요! 태현만 죽여버리면 되는겁니다! 화이팅!!

【자연의 여신 세이라 Lv. 185】【속성 : 자연(어둠 속성 무효, 어둠 외 속성 공격 반감. 무속성 반감)】【현재 남은 체력 : 85%】

힘내세요 세이라 여신님!! 저 얄미운 태현의 모가지를 따버리는거에욧!!

세이라 여신님이 주로 쓰는 기술은 바람과 땅 계통의 공격. 공격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땅 계통의 공격으로도 방어력이 높은 골렘과 드래곤의 체력을 약 80%정도는 날려버릴 수 있는 높은 공격력.

아, 놀랍게도 세이라 여신님은 자신의 체력이 30% 밑으로 떨어지면 체력을 회복합니다!

물론 메이플 스토리의 보스들처럼 즉사기는 쓰지않아요. 여긴 부활스킬이 없으니까.. 대신 강력한 공격을 퍼붓겠죠. 꺄르르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