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199화 (198/235)

< --여신함락-- >

처음보는 형태의 기술이었기 때문에 반응이 한발짝 늦었던 태현이었기에 세이라는 완전히 체력을 회복한 뒤 다시 나무뿌리속에서 걸어나왔다.

"나를 이렇게까지 밀어붙인건 내 자매를 제외하고선 네놈이 처음이다. 칭찬해주지."

진정으로 분노한듯한 기세의 세이라가 양손을 좌우로 크게 펼치자 《대삼림》 전체가 떨리기 시작했다.

마치 《대삼림》이 세이라 여신의 분노에 호응하듯, 아니면 그 분노에 두려워 몸을 떨듯이 점점 진동이 거세지기 시작했고 결국 그 진동에 태현조차도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태현뿐만 아니라 태현의 몬스터들도 마찬가지로 균형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렸고 라일라나 에리, 파이어 와이번처럼 공중을 날아다니는 상대에게는 중력

으로 억누르고 있는것인지 점점 추락하고 있었다.

"단죄의 칼."

그리고 그렇게 땅에 쓰러져있는 태현과 태현의 몬스터들에게 자신의 앞에 만들어낸 무형의 칼을 날렸다.

【Bad End 2】【사망하셨습니다. 로드 지점으로 되돌아갑니다.】

"아니 이게 ㅁ... 하아.."

벌써 5번째 보는 문구에 익숙해져서 소리칠 여력조차 남아있지 않게된 태현은 한숨을 푸욱 내쉬면서 또다시 아이린의 의식을 지켜보기 시작했다.'체력을 회복할때 공격하면 조금은 도움이 되려나? 그리고 그 중력장과 단죄의 칼의 연계기를 어떻게 막지?'

단죄의 칼은 보아하니 즉사기인것 같았다. 태현이 단죄의 칼에 닿기전에 먼저 닿았던 몬스터들이 곧바로 큐브로 회수되는 듯한 모습을 언뜻 보았기 때문에.

중력장만 어떻게든 파훼한다면 뒤이어 날아오는 단죄의 칼은 어떻게든 회피해낼 수 있을것 같았다.

또다시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면서 체력을 30%까지 깎아내고 세이라가 천천히 하강해 땅에 발을 디디고선 온갖 나무뿌리와 풀뿌리, 잎사귀들에 감싸이는것을 보았다.

그러나 아까와 이번에는 다른점은 자신의 불찰로 골렘과 엘프를 잃었던 4회차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능숙하게 세이라의 공격을 회피해 골렘과 엘프를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이다, 전원 총공격을 퍼부어!!"

태현의 명령과 동시에 태현의 모든 몬스터들이 알처럼 감싸고 있는 나무줄기의 집합체에 공격을 퍼부었다.

움직임이 느린 골렘마저도 느릿하게 걸어가 그 주먹을 내려쳤고 태현의 눈짓에 페어리 퀸만이 묘한 행동을 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 공격을 퍼붓고 있는 사이에 나무뿌리들이 갈라지면서 그 속에서 세이라가 굉장히 분노한 표정으로 도도하게 걸어나왔다.

"이.. 건방진 인간놈이..!!! 정말로 천벌을 내려주겠노라!"

아까처럼 또다시 《대삼림》 전체가 떨리는듯한 진동과 함께 굉장한 압박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결국 또다시 균형을 잃고 땅바닥에 엎드린 자세를 취하게 된 태현이었지만 이번에는 전혀 대비하지 않은게 아니었기 때문에 태현은 씨익 미소지었다.

"페어리.. 퀸!!"

"라이트 익스플로전! 타입 마인(Mine)!!"

"뭐.. 뭣?!"

세이라의 발밑이 번쩍이더니 갑작스럽게 빛의 폭발이 터져나왔다.

집중력을 잃은 세이라였기 때문에 중력장이 해제되었고 옷에 묻은 흙과 먼지를 툭툭 털어내면서 태현은 몸을 일으켰다.

"이런 사술(邪術)이나 쓰다니.. 악적놈..!!"

약간 그을린듯한 세이라가 굉장히 분노한 표정으로 태현을 노려보면서 매도했다.

하지만 태현은 한귀로 흘려들으면서 가볍게 무시하고는 세이라의 체력바를 확인해보았다.'그렇게 공격을 퍼부었는데도 아직도 70%정도인가..'

"썬더 스피어!"

"볼카닉 래쉬(Volcanic Rash)!"

하지만 다행히도 에리와 라일라가 꾸준히, 그것도 강력한 공격력으로 공격을 퍼부어주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 것이다.

카나리아도 손에 넣고 세이라를 상대하러 왔다면 조금은 더 편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없는것을 생각해봤자 의미가 없기 때문에 곧바로 머리속에서 카나리아에 대한 미련을 지워버리고 세이라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체력이 5~10%단위로 떨어질때마다 굉장히 번거로운 기술들을 남발했기 때문에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다.

그리고 태현의 우려를 읽기라도 한듯이 세이라의 체력이 70%가 되자마자 양손에 강력한 바람의 기운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광범위 기술이다!! 방해해야돼!"

"천뢰(千雷)!!"

태현의 외침에 에리가 곧바로 반응해 수많은 번개줄기를 쏘아내었지만 어느새 스멀스멀 돋아난 나무뿌리가 피뢰침 역할을 하면서 번개들을 전부 대신 받아낸 뒤 새까맣게 타버렸고 세이라는 무심한 눈빛으로 양손에 한껏 응축시킨 바람의 기운을 폭산시켰다.

"람페지 오브 더 윈드(Rampage of the wind)."

미친듯이 휘몰아치는 두개의 강풍에 태현은 온몸이 난도질당하는 느낌이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페어리퀸이 곧바로 옆에서 방어막과 힐을 걸어줘서 죽음만은 간신히 모면했지만 다른 몬스터들은 그러지 못했다.

"크워어어어어!!"

결국 크리스탈 드래곤이 바람의 칼날에 온몸이 난도질되서 피투성이가 된채 쓰러지면서 큐브로 회수되었고, 태현의 방패역할을 사실상 도맡아하고 있던 골렘마저도 온몸에 긁힌 자국을 남기면서 스르륵 쓰러졌다.

하지만 그 외에 큰 피해없이 또다시 광범위하고 강력한 공격을 버텨낸 태현은 곧바로 반격을 개시하였고, 세이라도 큰 공격을 퍼붓고 난 뒤에 갑작스런 반격인지라 막아내는데 급급하는 모습이었다.

역시나 돋보이는건 에리와 라일라.

'정말이지 에리랑 라일라가 없었으면 얘 이기는건 정말 먼 미래의 일이겠구나..'

물론 레지스탕스 1에서도 미우,미유 쌍둥이 자매를 붙잡을때 주인을 잃고 방황하던 로자리엘의 여신의 사도와 미우, 미유의 사도까지 붙잡아서 세명을 동시에 다루기도 했었지만 그때는 태현(디가트)의 다른 몬스터들의 레벨도 상당히 높은 상태였다.

그렇기때문에 세이라를 상대하기 전에도 약간 방심하면서 전투에 진입했던것인데 시작하자마자 배드 엔드 문구를 보자 태현도 쉬운 상대는 아니라는것을 몸으로 깨달았던 것이다.

레지스탕스 1보다도 어렵다는 소문이 사실인듯이 세이라 여신의 공격은 하나하나가 태현에게 치명적이고, 무시못할 정도로 강력하게 꽂혀들어왔다.

거기다가 10%단위로 체력이 깎여나갈때마다 쏘아대는 광범위 기술들은 조금이라도 방심하는 순간 태현을 집어삼켜 또다시 배드 앤드 문구를 보여줬다.

벌써 5번째 도전. 태현은 더이상 이 머리아프고 스트레스 받는 세이라 여신전을 한시라도 빠르게 끝내버리고 싶었기 때문에 태현은 세이라 여신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눈을 떼지 않았다.60%. 또다시 아라드와를 꺼내들어 태현을 노린 세이라였지만 세이라가 창을 꺼내드는 순간부터 방어막을 겹겹히 펼쳐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손쉽게 막아냈다.

55%. 이번에는 아까 한번 쏘아낸 기억이 있는 허리케인을 다시한번 쏘아내 태현의 몬스터들을 공격했다. 이 와중에 파이어 와이번이 결국 체력이 다해 큐브로 회수되었다.50%. 세이라가 땅을 가볍게 구른것만으로도 거대한 지진이 일어나 태현과 태현의 몬스터의 발밑이 쩍쩍 갈라지고 데미지를 입혔다. 이것은 태현으로써도 어떻게 막아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몸으로 때웠지만 다행히도 죽지는 않았다.45%. 이제는 《대삼림》에 자생하고 있던 나무들에서 날카로운 가지나 잎사귀, 그리고 나무뿌리등을 채찍처럼 휘둘러오기 시작했다.

이것은 세이라가 직접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세이라 주위의 나무들이 스스로 태현을 향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기 때문에 적이 늘어난 것과 다름이 없었고 태현은 더욱 골치를 썩힐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파이어 와이번이 쓰러졌기 때문에 저 나무들을 태워버릴수도 없었고 라일라를 고작 이런 것을 위해 공격을 돌리자니 세이라에게 입히는 데미지

가 너무 부족해질 것 같아서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태현은 근처의 나무들로부터 쏟아져내리는 공격은 최대한 받아낼것은 받아내고, 막아내야할 것은 막아내기로 마음을 굳히고는 라일라에게 계속해서 세이라를 공격하게끔 했다.40%. 점점 끝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태현은 스스로에게 다독이면서 세이라가 뿜어낼 광범위 기술들에 대비를 굳혔지만 이번에는 의외로 평범(?)하게 거대한 곰을 소환하고는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약간 마음이 풀린 태현이었지만 그 곰의 위력을 보고선 역시 여신이 소환한 곰이기 때문에 무언가 다를것 같았다고 생각하면서 태현은 곰을 쓰러뜨리는데 집중했다.30%. 다행히 35%때는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고, 30%로 체력이 깎이자 세이라는 또다시 레이지 오브 네이쳐(Rage of Nature)을 쏘아내었다.

한번 회피해본 경험이 있는 기술이었기 때문에 태현은 그 공격을 회피해냈지

만 공격을 퍼붓고 있던 엘프가 휩쓸려 큐브로 회수되었다.

이제 태현의 곁에 남아있는 몬스터들은 에리와 라일라를 제외한다면 템페스트 타이거와 페어리 퀸, 섀도우 킹 뿐이었다.

상황은 절망적이었지만 포기할 순 없었다. 여기서 포기한다면 또다시 세이라를 상대해야하기 때문에.20%. 세이라가 태현의 발 밑에 죽음의 늪지(Death Swamp)를 생성해냈다.

페어리 퀸의 방어막이 늪지에 닿자마자 곧바로 녹아내렸고 태현도 1초만 늦었더라면 온 몸이 늪지에 빠져 그 독기에 죽음을 피할수 없었겠으나 어떻게 알았는지 에리가 황급히 날아와서 태현의 손을 잡고 구출해내준 덕분에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10%. 또다시 아라드와를 소환해 찔러대면서 동시에 여기저기 바람의 일격을 쏘아내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칼날을 거의 반쯤 미친듯이 뛰어다니면서 간신히 피해낸 태현.

그리고 드디어 끝이라고 생각하고, 세이라의 체력이 1%까지 떨어진 순간이었다.

"좋다, 인정해주지 인간이여. 나를 여기까지 몰아붙이는건 내 자매조차도 하지 못했던 일이니까. 이제 뒤는 없다. 내 전력을 맛보거라!!"

세이라의 몸이 무지개빛으로 빛나는 막으로 뒤덮히더니 모든 공격을 무효화 하는 무적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세이라의 등 뒤에 달려있던 2쌍의 날개 또한 무지개빛으로 뒤덮히더니 점점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칠색의 섬광."

세이라의 2쌍, 도합 네개의 날개로부터 무지개빛 광선이 태현에게 쏘아졌다.

태현의 시야가 무지개빛으로 물들었다.

============================ 작품 후기 ============================어제는 갑작스럽게 휴재를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가끔씩 오른쪽 어깨가 굉장히 아파서.

기념할만한 200화긴 한데, 제 능력부족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게 없네요.10연참은 무리무리어쨌든 다음화로 vs여신도 마무리를 짓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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