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지스탕스-223화 (222/235)

< --명예의 전당 - Hall of Fame --- >

잠시 정신을 잃은 사이에 세이라가 테오윈을 이기긴 했지만 어쨌건 로자리엘의 법률이 발동되어 테오윈의 정신을 구속시킨 상태였기 때문에 테오윈을 구속시켜둔 나무줄기들을 해제해 테오윈을 바닥에 눕혀놓고 3층의 끝에 있는 문을 열고 4층으로 올라갔다.4층의 입구에는 독특하게도 한자가 두글자 새겨져있었다.

始와 終시작의 도시 시온과 최후의 도시 오아한.

'뭔가 감회가 새롭군.'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도시의 열쇠를 각각 꽂아넣으면서 가볍게 감성에 빠진 태현은 여태까지의 여정들을 추억했다.

8개의 도시. 그리고 수많은 여자들. 여신과 그 사도들.

짧게 회상하고는 시온과 오아한의 열쇠를 각각 꽂고 문을 열어 4층으로 들어갔다.4층은 곳곳에 바위가 솟아있는데다가 바닥은 모래가 곱게 깔려있고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모래바람이 자욱하게 불고 있었다.

모래바람때문에 시야가 흐릿해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4층 정 중앙에 온몸을 철갑을 두른채 꼿꼿하게 서있는 기사만큼은 신기할정도로 눈에 잘 보였다.

"......"

"제 2 기사단장, 《지폭》 카타리나 론델 오 윙드로군?"

"......"

꼿꼿하게 서있는 자세로 태현이 말을 걸어도 별다른 말이 없는 카타리나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는 태현의 의문을 해소해주기라도 하듯이 카타리나는 자신이 쓰고있는 투구를 벗었다.

"......!!!!"

"당신이라면 여기까지 올줄 알고있었습니다. 라이 크로네. ... 아니, 태현이라고 불러야할까요?"

"네.. 네가 왜...?"

"아직까지 눈치채지 못하신건가요? 어리석은 분..."

벗겨진 투구속에서 흘러넘치는 윤기가 흐를정도로 아름다운 검은 머리카락은 휘몰아치는 모래바람마저도 그 아름다움을 전혀 퇴색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페어리 퀸만큼이나 자신과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파트너의 얼굴과 목소리를 태현이 잘못 알아볼리가 없었다.

"크로우.. 네가 왜..!!"

"아직까지 전혀 의심을 하지 않으셨던건가요? 그렇다면 당신에 대한 평가를 약간 수정해야할 필요성이 있는데요?"

물론 태현도 크로우의 정체에 대해서 전혀 의심을 하지 않은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태현은 크로우가 기사단장 급의 지위에 앉아있는 거물일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던 것이다.

"카타리나(Catarina) 론델(Rondel) 오(O) 윙드(Winged).. 앞글자만 따면 CROW... 크로우로군. 이름 짓기가 귀찮았나봐?"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현은 능청스럽게 얼굴에서 당혹감을 지우고 능청스럽게 카타리나와 문답을 주고 받는다.

지금에와서야 카타리나의 모든 행동들이 이해가 되었다. 거기다가 지니고 있

는 몬스터 마저도 공교롭게도 땅 속성의 엘리멘탈이었던 것은 공공연히 태현에게 주는 힌트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태현이 크로우를 의심하기 시작한 것은 고르디아나를 점령한 이후였다.

팀 유베가 세린 대륙 정복 작전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정말 최근의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크로우는 여태까지 휴가 없이 고생해왔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크로우에 대해 조금씩 의심하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로아나단에서 보낸 스파이정도일꺼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의심은 사티스에서 로아나단과 결전을 치루면서도 크로우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곧바로 사라졌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부터 크로우를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뭐... 재밌었어요. 당신이 싸우는 방법이나, 반란군들의 행동을 지켜

보는것도 나름.. 신선했으니깐요."

"하! 그래서, 지금 넌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는거야?"

"네에, 뭐. 어디보자.."

카타리나는 미간을 조금 찌푸리고 허공을 응시하면서 무언가를 떠올리는 듯 했다.

"라이님의 몬스터는 페어리, 섀도우, 골렘, 크리스탈 드래곤, 파이어 와이번, 템페스트 타이거와 여신의 사도인 에리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정도로는 절 이길 수 없다구요?"

"아, 그래. 그렇겠지."

태현이 갑작스럽게 전력을 보충한 것은 사티스 영지 이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티스 영지를 점령하고 곧바로 명예의 전당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이는 크로우는 그것을 알리가 없었다.

"그나저나 의문이긴 하군요. 이 전력으로는 테오윈이나 세인을 이기기 어려웠을텐데, 지금 상황을 보아하니 어렵지 않게 이기고 온듯 하군요."

"내가 그동안 아무런 대비도 안했을 것 같아? 제대로 해보자고."

"... 아아, 그러고보니 전력 보충을 하기는 하셨더군요. 여신의 사도 셋과 세이라 여신을 손에 넣은것 같더군요?"

"하,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말을 뻔뻔하게 내뱉고 있었단 말이지?"

"후후, 그럼 시작해볼까요?"

태현은 어짜피 카타리나가 자신이 여신의 사도 셋을 모두 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곧바로 카나리아를 꺼냈다.

에리와 라일라는 땅 속성에 그다지 유리한 속성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선은 아껴둘 속셈이었다.

"고작 카나리아만으로 되겠어요?"

"감히 날 능멸하는거냐?"

카나리아를 무시하는 듯한 말에 카나리아고 곧바로 발끈하면서 분노를 드러냈다.

"네.. 뭐. 지금 발밑에 제 몬스터가 있는것도 눈치채지 못하신거같으신데."

"...!!"

카나리아가 발밑을 내려다볼 여유도 없이 곧바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곧바로 카나리아가 서있던 장소를 거대한 악어가 튀어나와 그 커다란 입과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카나리아가 날아오른 장소에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허공에 둥둥 떠있던 고슴도치들이 카나리아에게 흙빛 가시들을 내뿜었다.

"크읏...!!"

카나리아는 곧바로 손을 뻗어 물의 방패를 만들어내서 가시들을 막아냈지만 또다시 어디서부턴가 돌덩이들이 카나리아를 덮쳤다.

모래바람에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이미 4층 곳곳에 카타리나의 몬스터들이 포진해서 태현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 쳇. 페어리 퀸!"

순차적으로 공격해들어오는 카타리나의 몬스터들의 공격에 카나리아만으로는 버티기 힘들것이라고 생각한 태현은 곧바로 페어리 퀸을 꺼내들어 카나리아의 서포팅을 부탁했다.

그러나 페어리 퀸도 나오자마자 쏟아지는 공격들에 카나리아에게는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졌다.

페어리 퀸이 카나리아에게 쏟아질 공격의 일부분을 받아내주는 것만으로도 카나리아가 굉장히 편해지긴 했지만 순차적으로 공격해 들어오는 카타리나의 몬스터들의 연계공격에 제대로 반격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둘만으로는 힘들텐데요? 세이라 여신을 꺼내는게 어때요?"

"세이라 까지 꺼낼 필욘 없지."

눈 뜰 새도 없이 쏟아지는 카타리나의 공격에 결국 카나리아와 페어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라일라와 에리도 소환한 태현.

라일라와 에리마저 꺼내들자 거짓말같이 카타리나의 공격이 뚝 멎었다.

"그렇게 자신만만하더니 여신의 사도 셋을 모두 보니까 겁먹은거야?"

"아뇨. 그럴리가 없잖아요. 제 연계 공격은 적이 한둘일때야 큰 효과가 있는거지 네명으로 늘어나면 큰 효과를 못보거든요. 대신..."

"....?"

갑자기 공기의 무게가 무거워졌다.

마치 치레느가 위엄을 최대로 뿜어낼때와 비슷할 정도로 압박감을 느끼는 태현은 심상찮은 표정으로 카타리나를 바라보았다.

"살짝 모래바람의 밀도를 높이기 시작해봤어요. 이제 5분 정도면 이 방은 모래바람으로 가득차 호흡을 하지 못하게 되겠죠."

"자폭하자는거냐?"

"어라, 벌써 까먹으신건가요? 저, 땅 속성의 프로라구요? 제가 쓴 기술에 제가 영향을 받을리가 없잖아요."

"큿..."

타임 리미트가 걸린 데스게임이 시작되었다.

모래바람의 밀도가 높아지기 시작하자 점점 호흡이 곤란해져오는것도 있었지만 몸에 모래가 계속 부딪혀 신경쓰일뿐만 아니라 자욱한 모래가 시야마저 어지럽혔다.

"여긴 제 홈그라운드. 제가 왜 《지폭》이라고 불리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카타리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태현의 주위의 흙들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모래바람이 거세서 라일라와 카나리아, 에리는 하늘로 떠오르지 못하는 상태인데다가 태현의 주위가 폭발하기 시작하자 페어리 퀸은 태현을 보호하는데 전력을 쏟을수밖에 없었다.

카나리아, 에리, 라일라도 자기 나름대로 자신만의 감각을 믿고 여기저기 기

술들을 쏘아내보기도 했지만 이곳은 땅 속성 엘리멘탈의 본진이나 다름 없는 곳.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대면서 태현의 몬스터들에게 공격을 퍼붓는 카타리나의 모습은 제 2 기사단장의 위엄을 실감케 했다.

"앞으로 4분 남았다구요~?"

마치 사방에서 들리는것 같은 카타리나의 목소리에도 태현은 방어를 굳히는 것 밖에 할수 없었다.

'루시에를 꺼낼수밖에 없나...'

태현이 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이 한층을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판단했고, 에리나 라일라, 카나리아는 그런 광역 기술은 거의 없었다.

그렇기에 태현은 결국 루시에를 꺼내들까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루시에마저 꺼내들면 이제 태현의 수중에 남아있는 비장의 패는 치레느밖에 남지 않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 작품 후기 ============================죄송합니다어제 갑작스런 몸살감기에 하루종일 죽은듯 누워만 있었습니다.

최소한 어떻게든 알렸어야했는데. 어젠 너무 정신이 없더라구요. 미처 먼저 말씀드리지 못한점에 대해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도 아직까지 두통이 남아있어서 글이 제대로 써지질 않아서 짧은점에 대해서 양해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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