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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데드-47화 (47/262)

< -- 47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1_시크릿-X -- >

-부아아앙!

군용 지프가 거침없이 부대안을 가로질렀다.

"어? 저건 뭐지?"

한참 고민에 빠져있던 예선이와 자유가 깜짝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왠 지프야?"

"모르겠어. 누가 타고 있는 걸까?"

자유가 고개를 내밀어서 지프 안을 살펴보려고 했지만, 워낙 거리가 멀었고 나무에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았다.

"아무래도 언니랑 애들 같아."

예선이는 감으로 예측하자 자유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내 생각도 그런것 같아. 그런데 어딜가는 걸까?"

"글쎄. 부대 밖으로 나가는 건 아닌것 같고...."

"따라가자."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저 차를 따라잡아?"

"그건 그러네."

예선이가 답답하다는 듯이 대답하자 자유가 뒷통수를 긁적이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풀이(?) 죽은 감염자 열댓명과 널부러진 시체 들만 보였다.

시체 들은 이미 죽은 감염자 들이기 때문에 역한 냄새가 나질 않았지만 대놓고 보기에는 눈살이 자동으로 찌푸려진건 사실이었다.

"일단 이곳에서 벗어나자."

"응."

예선이 역시 시체 들하고 같이 있기 싫었는지 혼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둘은 그렇게 본부대에서 벗어나 지프가 간 방향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저 놈 들은 어떡하지?"

자유가 힐끗 뒤를 돌아보며 예선이에게 물었다.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우리 말은 절대 안 들을 것 같아."

예선이는 감염자를 애써 무시하고 앞으로 걷기만 했다.

자유는 예선이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크으윽!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가래가 끓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예선이와 자유가 동시에 고개를 돌리자 감염자 한 놈이 다리를 질질 끌면서 빠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뭐, 뭐야?"

당황한 자유가 얼른 총을 들어 겨누었지만 감염자는 그대로 예선이와 자유 사이를 가로질러 어디론가 거침없이 걸어갔다.

"엥?"

자유가 총을 든 체 멍하니 서있자 예선이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뭐해! 빨리 따라가자."

"뭐?"

아직도 자유가 상황 파악을 못하자 예선이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까 그 눈 못봤어? 설화 언니가 또 감염자 들을 움직이게 하고 있어!"

"그래? 그럼 설화 누나가 일부러 감염자 들을 부른 건가?"

"그럴거야. 아마 우리보고 따라 오라고 한 것 같아."

그렇다면 더 이상 이야기를 길게 할 것도 없었다.

예선이와 자유는 얼른 감염자 뒤를 따랐다.

한편 승철이와 정중위는 이제 막 23연대 본부대를 벗어나려고 했다.

그런데 사방에서 사이런에 울림과 동시에 막사 건물 곳곳에서 굳게 닫혔던 문 들이 활짝 열렸고, 감염자 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진퇴양난.

승철이와 정중위는 연대 밖을 벗어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갇히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우리 때문에 문이 열렸을까요?

"모르겠어.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승철이와 정중위는 다시 본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정신이 없었다.

"휴우..... 저 문 들은 외부에서만 열게 되있어."

정중위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침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럼 안에서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다는 건가요?"

"그래."

"그럼 누가 저 문을 열었다는 거에요?"

"나도 그걸 모르겠어. 하지만 분명 외부에서 문을 개방한 건 맞아."

"답답하네요....."

승철이와 정중위는 심각한 표정으로 밖을 둘러보았다.

그 사이 감염자 들은 밀물 몰아치듯 밖으로 빠져나와 이상한 소리를 내질렀다.

보면 볼수록 역겨운 광경이었다.

-끼이익!

그때, 귀를 찢는듯한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승철이와 정중위는 반사적으로 일어섰다.

그 소리의 근원지를 찾으려는 것이었다.

"분명 급 브레이크 밟는 소리였는데...."

"연대 입구에서 들렸어요."

"일단 나가보자."

승철이와 정중위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고 본부대 문을 열었다.

-크아악!

문이 열리자마자 감염자 들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총을 쏘면 놈 들이 총소리 때문에 달려들 수 있기 때문에 승철이는 거침없이 대검을 휘둘러서 맨 앞에 있는 놈의 목을 날려버렸다.

"잘 하는데?"

"지금 칭찬할 때에요. 빨랑 죽여요."

"알았어. 까다롭기는..."

승철이가 다른 놈을 상대할 때 정중위 역시 자신한테 달려드는 감염자의 심장을 깊게 찔렀다.

그렇게 어느 정도 주변이 정리되자 승철이는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23연대 본부대 바로 앞에는 연병장이 바로 보였지만 입구로 가는 길은 바로 옆에 있었다.

하지만 그 길은 이미 감염자 들이 우글거리는 곳이었다.

"연병장을 가로 지를까?"

"그건 안돼요. 너무 트여 있어요."

"그럼 어떻게 할건데?"

"....."

승철이는 조금 더 먼 곳을 둘러보았다.

숨어서도 안전하게 입구 앞까지 갈 수 있는 길을 택해야 했다.

그때. 그의 눈에 뭔가 들어왔다.

'바로 저거야!'

승철이 표정에서 갑자기 자신감이 넘치자 정중위가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뭐야? 뭐 발견했어."

"예. 저기..."

승철이가 가리키는 곳은 작은 건물 한채가 보였다.

"저기는 목욕탕인데?"

"그래요? 아무튼 저 건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저기 나무 들을 봐요."

승철이가 가리킨 나무는 연병장 외곽으로 심어진 꽤 큰 나무 들이었다.

나무 기둥은 어른 두 팔로 감싸도 다 안을 수 없을 정도로 굵었다.

"아하, 그럼 저 나무 뒤로 숨어서 가자고?"

정중위가 알았다는 듯이 소리치자 승철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하지만 감염자 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언제 연병장까지 올지 몰라요."

"그럼 뛰어야겠다."

"하지만 한 사람당 10명 정도는 상대해야 할 거에요."

승철이가 가리키는 다른 곳에는 대대 건물이 하나 더 있었고 감염자 들이 몇 십명이 서있었다.

확실히 나무 뒤로 숨어서 가려면 그 대대 건물 앞을 반드시 지나야 했다.

"젠장. 산 넘어 산이네."

정중위가 인상을 썼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결국 그 둘은 대대 건물로 뛰기 시작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불리한 건 본인 들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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