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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데드-58화 (58/262)

< -- 58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1_시크릿-X -- >

모두가 심각한 표정으로 아무런 말을 못하자 설화가 입을 열었다.

"그럼 백신도 만들 수 없다는 건가?"

"그건 아닙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시크릿-X가 마음대로 몸을 지배할 수 없도록 스스로 노력을 해야한다는 겁니다."

"그게 무슨 상관이 있을까? 어차피 바이러스가 움직이는 건 과학적이잖아. 사람 마음대로 될수 있는 게 아니라고."

설화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지만 김원중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사람의 정신력을 그렇게 우습게 보지 마세요. 인간의 육체를 조정하는 건 뇌이지만, 그 뇌를 조정하는 건 정신력입니다."

"맞아."

승철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이건 모두가 아는 이야기이겠지만... 어떤 사람이 냉동고에 갇혔는데 다음날 아침에 변사체로 발견됐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체 말이야. 하지만 그 냉동고는 고장이라서 작동 자체가 되질 않았어. 실내 온도도 21도로 그렇게 춥지도 않았고. 즉, 그 사람은 스스로 공포에 질려서 자신이 죽을거라고 생각하고 벌벌 떨었던 거지."

"제 말이 그 말이에요."

김원중은 빙긋 웃었다.

아무래도 이승철하고는 이야기가 아주 잘 통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자아, 이제 다시 과학적으로 돌아오죠. 시크릿-X는 인간의 조직 세포를 먹고 자란만큼 전염성도 상당히 뛰어나요. 하지만 시크릿-X를 시크릿-X로 감염시키지 못하죠."

"그게 무슨 말이야?"

예선이가 묻자 김원중은 마우스를 몇 번 움직여 스크린 화면을 바꿨다.

그러자 시크릿-X 바이러스가 여러가지 모양으로 변하면서 이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전염성이 있는 바이러스는 핵이 두개로 나뉘어서 자신과 똑같은 객체를 만들죠. 하지만 시크릿-X는 자신과 다른 객체를 만들어 전염시키는 특성이 있어요."

"다른... 객체?"

설화가 약간 긴장하면서 물었다.

김원중의 분석은 단 하루만에 점점 현실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예. 여길 보시면....."

스크린 속의 바이러스가 서서히 양갈래로 나뉘기 시작했다.

"바이러스가 객체를 분리하기 시작하고 있죠. 하지만 핵이 하나에요. 즉, 이 핵이 모태가 된다는 소리이죠."

"잠깐...그렇다면 설마..."

예선이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이내 알았다는 듯 손가락을 튕겼다.

"아! 이제 알 것 같아! 오빠가 아까 설명한 계면 현상이 여기에 관련 있는 거지?"

"그래."

김원중하고 예선이는 서로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지만 나머지는 두 외국인이 대화하는 걸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예선이가 아차 싶어 얼른 입을 열었다.

"아, 미안. 그게 무슨 말이냐면 여기 시크릿-X 바이러스가 두갈래로 나뉘지만 핵은 분리가 되질 않아. 즉, 이 바이러스가 분리된 객체의 모태가 된다는 소리이지."

"모태라는 소리는.... 핵이 있는 바이러스가 분리된 바이러스를 조정할 수 있다는 건가?"

"맞아. 그게 바로 계면현상과 관련이 있다는 거야. 시크릿-X 바이러스에서 분리된 객체는 다른 인간에게 전염돼. 그리고 시크릿-X 바이러스가 격렬하게 움직이면 분리된 객체가 반응하는 거죠."

그때서야 모두가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시크릿-X 바이러스 감염자가 다른 감염자를 조종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하지만 김원중의 설명은 여기서 끝난게 아니었다.

"우린 조금 더 시크릿-X에 대해서 알아낼 필요가 있어요. 바이러스가 전염성을 가지고 있는 건 당연하지만 바이러스 자체가 숙주가 되는 경우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나도 같은 생각이야. 어쩌면 최악의 상황 때는 백신조차 필요 없을 수도 있어."

"그게 무슨 말이야?"

설화가 다급하게 묻자 김원중이 약간 뜸을 들이면서 이야기 했다.

"그게... 그러니까 시크릿-X 바이러스 자체가 너무나 변수도 많고 다른 객체로 변이하거나 분리되는 마당이라 그 어떤 백신을 만들어도 잡아내기가 힘들지도 몰라요."

"그럼 아예 가망이 없는 건가요?"

이번에는 승철이가 다급하게 물었다.

다행히 김원중은 고개를 저었다.

"아예 가망이 없는 건 아니에요. 다만...."

김원중은 살짝 말 끝을 흐렸다.

"바이러스를 제대로 대항하는 백신을 만들수 있는 사람은 국내에 딱 한 사람 밖에 없어요."

"그게 누군데? 살아 있기는 하냐?"

설화가 눈을 빛내자 김원중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예. 살아 계시는데...그게 지금 여기 안계세요."

"그건 나도 알아. 이 넓은 건물에 너 혼자였잖아."

"예. 이곳에 일하던 연구원 들 대부분 가망이 없다면서 떠나거나....자살했거든요."

"....."

분위기가 갑자기 침울해지자 김원중이 화들짝 놀라며 손을 내저었다.

"그렇다고 뭐 비관적인 건 아니에요. 그 분이라면 충분히 해내실테니까요."

"그게 누군데?"

"황주선 박사님이요."

".....!"

김원중은 덤덤하게 대답했지만 모두가 입을 쩌억 벌렸다.

"오, 오빠. 진짜야?"

"응. 그게 왜?"

"아오 장난치지 말구. 황주선 박사님을 여기서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어?"

"나요."

설화가 무덤덤하게 손을 들자 예선이가 삐질거렸다.

"아, 맞다. 설화 언니는 중국인이니까.... 서, 설화 언니만 빼고... 아무튼 우리가 생각하는 황주선 박사님 맞지? 줄기세포 연구하신 분?"

"그래. 이곳에서 은퇴하신지는 꽤 되셨지만..."

황주선 박사라면 3년 전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해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인물이었다.

만약 그 실험이 끝까지 진행되었더라면 지금 쯤, 암은 기본이고 온갖 불치병 치료 확율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고 배아줄기세포 복제 연구도 느닷없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이했다.

그것을 두고 온갖 음모론이 판쳤지만 결국 황주선 박사는 언론에 노출되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김원중의 입에서 박주선 박사가 다시 나온 것이다.

김원중은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서 작은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

"황주선 박사님은 은퇴하셨지만 극비리에 정부의 지원을 받아 아직도 연구하고 계셔. 최근에는 육군훈련소장이 지원을 해줘서 백신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것 같은데....시일이 급해서 백신을 제대로 못 만들었다고 하더라고. 나도 바이오센터 상부에서 들은 이야기야."

"...."

모두가 얼이 빠지면서도 가슴 속의 기쁨이 차오르는 건 똑같았다.

특히 이승철을 두 주먹을 꽉 쥐고 뭔가 결심에 찬 얼굴이었다.

"나, 아무래도 황주선 박사님을 만나 봐야 할 것 같아."

"뭐?"

"이제 실마리를 찾은 기분이야. 그 분을 꼭 만나야 돼."

"하지만 승철아. 진정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봐."

예선이가 승철이를 앞에 서서 겨우 그를 말렸다.

"예선아. 우린 이럴 시간이 없어. 어떻게든...."

"그래. 나도 알아. 하지만 무턱대고 움직인다고 박사님을 쉽게 찾을수 있는 건 아니잖아."

"그래요. 그건 예선이 말이 맞아요."

김원중도 예선이 말을 거들었다.

"박사님이 살아 계시는 것까지는 알지만 저 역시 어디 계시는지는 몰라요."

"혹시 짚이는 곳이라도 없나요?"

"짚이는 곳이라.... 으음...."

김원중은 잠시 고민하더니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손가락을 튕겼다.

"속초에요."

"예?"

"박사님 고향이 속초라 그곳에 계실지도 몰라요. 언젠가 바이오센터 연구원 들이 상부의 허락을 얻어 정부 몰래 박사님을 만난적이 있거든요. 박사님하고 이야기 하던 중에 고향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때 속초라고 하셨어요."

"그럼 속초로 가면 만날 수 있을까요?"

이승철은 기대에 찬 얼굴로 물었지만 김원중은 살짝 고개를 저었다.

"그건 장담할 수 없어요. 워낙 비밀이 많은 분이라...."

"그래도 가야 해요. 더 이상 꾸물대면 안되요."

"그럼 언제 출발하게?"

예선이가 다급하게 묻자 이승철은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금 당장."

2시간 뒤.

바이오센터 정문 앞에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세워졌다.

이승철과 진자유의 또 다시 목숨을 건 여정을 격려하기 위해 모두가 마중 나온 것이다.

"정말 너희 둘이 가도 되겠어?"

"응. 충분해."

예선이가 근심에 찬 얼굴로 걱정했지만 승철이와 자유는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은 우리에게 최후의 보루야. 어떻게든 지켜야 해."

"그래서 여기 지키는 똥개가 지금 나라는 거냐?"

설화가 볼멘소리로 말하자 승철이가 손을 내저었다.

"에이, 누나 무슨 말을 그렇게 섭섭하게 하세요. 누나가 여기에 계셔야 저랑 자유가 안심한다구요."

"쳇! 그래. 어차피 잘 됐네. 나도 따뜻한 밥이나 먹고 잠도 푹 자고 싶다고."

"누나 부탁할게요. 자유야 준비 다 했지?"

승철이가 묻자 자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엉. 비상 식량 한달치랑, 구급약, PSP, 플레이보이, 무전기, GPS 수신기, M16 소총 5자루에 총알 600발, 수류탄 10개, 그리고 박사님에게 줄 설화 누나 DNA 샘플까지 준비 오케이다."

"좋아. 이제 출발하자."

승철이가 조수석에 오르자 자유가 운전석에 앉았다.

"정말 조심해야 돼!"

예선이가 운전석 밖에서 발 끝을 올려 걱정하자 승철이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걱정마! 반드시 박사님을 모셔올테니까!"

"자유 너도 조심해."

"그랴~"

이윽고 시동이 걸리고 승합차는 천천히 앞을 향해 나아갔다.

"언니. 괜찮을까요?"

승합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예선이가 엄청 걱정하는 얼굴로 설화에게 물었다.

"난 뭐 걱정도 안된다. 저것 들이 뭐 보통 놈 들이어야지."

설화가 그렇게 말하자 예선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들이 헤어진 시간은 거의 저녁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7시 쯤.

모두가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적막한 서막이 올랐지만 내일의 태양을 믿기 때문에 오늘의 밤을 참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드리워진 어둠은 분명 또 다른 어둠을 낳고, 그 어둠은 내일의 밝은 태양을 기다리는 사람 들에게 절망을 안겨다 줄지도 모른다.

사실 바이오센터에는 그 들만이 있는게 아니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사내 셋이서 고급 세단에 몸을 숨긴체 바이오센터를 엿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들은 어제부터 이곳에 도착해 바이오센터를 주시하던 중이었다.

"급습할까요?"

운전석에 앉은 사내가 넌지시 묻자 뒷자석에 앉은 사내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대로 돌아간다. 어차피 상부의 명령도 동태를 살피라고만 했으니까."

"그럼 나중에 저 들을 만날 수 있겠군요."

"그렇겠지. 어차피 저 들은 우리 손안에 오게 될 것이다."

"그럼 서울로 가겠습니다."

"아니, 아까 그 승합차를 뒤ㅤㅉㅗㅈ는다. 여기는 다른 팀에게 맡겨도 돼."

뒷자석에 앉은 사내가 단호하게 말하자 운전석에 있는 사내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예? 하지만 상부에서...."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상부의 명령을 들을 이유가 없다."

"알겠습니다.

검은색 고급 세단은 아주 조용하게 이승철을 미행했다.

S.B.I.C.

그 들이 결국 움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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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서 시즌1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시원털털하면서도 왠지 너무 갑작스럽게 끝내는 것 같아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시즌2의 완성도를 위해서 여기서 그만 접고 충분한 준비를 한 후 약 2개월 후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시즌2를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더욱 강력해지는 적 들과 뜻하지 않은 엉뚱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그동안 얌전히 각잡고 생각해 보건데 왠지 캐릭터 들의 비중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 매우 많이 아쉬ㅤㅇㅝㅅ습니다.

그래서 아주 독특한 캐릭터를 시즌2에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아무튼 라스트데드 시즌1을 사랑해 주신 여러분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여러분 들 덕분에 힘을 얻고 글을 썼습니다.

시즌2에서 보다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뵐것을 약속 드리며 이만 시즌1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아, 잠시 제 작품에 대한 일정을 말씀드리자면,

시즌1 에필로그를 완성하는대로 조만간 올릴것이며, 한달 뒤에 시즌1 외전을 올리도록 하겟습니다.

약.... 15편내의 분량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즌2가 시작되기 전에 코믹+퓨전류의 소설이 연재됩니다.

코믹은 제가 꼭 써보고 싶은 장르라 여러분께 욕먹을 각오하고 연재합니다.ㅜㅜ

그 작품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_ _ )

그럼 정말 마지막으로 건강 꼭 챙기시고 하는 일 모두 대박 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 사 합 니 다.

-2011년 5월 25일 새벽 12시에서 1시로 넘어가기 9분 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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