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4 회: 100회 특집 (2부) -- >
"그럼 특집에 맞게 저도 사투리를 자제하고 표준어를 쓰기로 하겠습니다."
설화가 낭랑한 목소리로 말하자 모두가 '오~'하는 표정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자아, 우선 이승철군."
"예."
"이승철군은 애초부터 착한 남자, 바른 남자, 용기도 있고 진실된 남자로 라스트데드에 나오는데 이 점이 본인의 실제 성격과 차이가 있나요?
"글쎄요... 딱히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제가 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남 들에게 피해가 안가도록 노력하고 있는것 뿐이에요."
"오. 그거 엄청난 겸손 같은데요?"
"맞아요. 얘 저랑 같이 있으면 여자 이야기도 하구요. 야동도 한달에 한번씩 본다고 그랬어요."
자유가 옆에서 깐족거리자 이승철이 주먹으로 허벅지를 내려쳤다.
"크헉!"
"하하하. 이 친구 농담하는 겁니다."
"에이...."
이승철이 삐질거리면서 표정관리에 들어갔지만 이미 사람 들은 눈을 가늘게 뜬 후였다.
"역시 남자 들은 다 똑같다더니."
"야, 내가 뭐랬냐. 저것도 수컷이라고 조심하라고 했지?"
"응. 언니. 완전 실망이야. 야동이나 보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혹시 모르지. 네가 핫팬츠라고 입고 있으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꺄악! 이승철 저질 변태 새끼!"
"......."
예선이와 설화가 서로 속닥거리면서 꺅꺅거렸지만 이승철 귀에 이미 다 들린 후였다.
'초반부터 이런 변태 취급을 당하다니.....'
이승철은 속으로 좌절하면서 고개를 떨구었다.
"다, 다음 질문입니다."
특집 진행자인 또 다른 설화가 이승철 곁에서 쓰윽 떨어지며 아까보다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승철은 거의 울고 싶었지만 특집이라 표정 관리를 무척이나 해야했다.
"시크릿-X 바이러스를 몸에 지니고 다니시는데요. 이점이 평소에 생활할 때 불편하시지는 않나요?"
"으음... 별로요. 처음에는 느낌도 이상하고 팔에서 검은색 쇠가 뚫고 나올때마다 고통스러웠는데 익숙해지니까 마치 신체 일부분 같더군요. 그리고 제 몸에 있는 시크릿-X는 제 신체 능력을 많이 업그레이드 시켜주는것 같아요. 쓰면 쓸수록 더 단련되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시크릿-X는 저에게 아직은 유용한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다음 질문입니다. 진자유군과 요즘 같이 다니시는데, 왜 신예선양에게 연락같은건 하시지 않나요? 시즌1에서는 서로 통신 장비로 연락을 하셨던것 같은데...."
"아, 그건. 지금 저희가 가진 장비가 위성으로 통신을 한다고 하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연락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위성 중계기가 도시에만 설치되어 있어서 왠만한 곳에서는 잘 안 터지거든요. 지금 저희가 속초에서 가지고 있는것은 근거리망 통신 장비 들 뿐입니다. 혹시 몰라서 챙겨논 것이에요."
이승철이 별거 아니라는듯 대답했지만 신예선의 표정은 약간 뾰로통했다.
그걸 설화가 놓치지 않고 발견했다.
"예선양. 요즘 이승철군과 연락이 안되서 많이 서운했나요?"
"아뇨."
예선이가 바로 대답하자 이승철이 약간 움찔했다.
"이승철하고 연락이 되든 안되는 상관없어요. 다만 시즌2에서 저랑 설화 언니가 한번도 안나와서요. 작가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요."
단지 그것 때문이었냐?
이승철과 자유가 땀을 삐질거리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호호호. 이 자리에 작가가 있으면 맞아 죽어도 쌀 행동을 했네요. 정말 대책없고 생각없는 건 지상 최강이니까요."
설화가 웃으면서 깔깔거렸지만 말 속에는 엄청난 살기가 묻어져 나왔다.
오죽했으면 키보드를 두드리고 이는 작가의 손에 땀이 베일 지경이었다.
생각같아서는 차기작에 나올 설화를 없애버릴까 했지만, 정말 그랬다가는 무슨 보복을 당할지 몰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그녀를 계속 중용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정말 작가는 집에서나 소설속에서나 여자에게 잡혀사는 불쌍한 신세이다.
"흠흠. 그럼 다음 질문입니다.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독자분들을 위해 앞으로의 이야기를 살짝 해주실 수 있나요?"
"으음... 다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겁니다. 당연히 그 중심에는 차수철이 있구요. 저는 그 때문에 누군가를 오해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며 누군가에 의해 엄청난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휴.... 그냥 말만해도 너무 갑갑하네요."
"그렇군요. 건투를 빌겠습니다."
"예? 아니, 저기..."
설화가 대충 대답하면서 이야기 끝을 맺자 이승철이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미 자유의 손에 마이크가 들려진 후였다.
"다음은 진자유군에게 질문하겠습니다."
"예? 벌써요?"
자유가 뜨악해했지만 설화는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제가 지금 얼마나 바쁜줄 아세요? 제가 성을 비우고 이렇게 있는걸 알면 신라군들이 마음대로 쳐들어온다구요. 그러니까 질문에 대답이나 하세요."
"네...."
무슨 100분 토론 하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자유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자유군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승철군이 혹시 부럽지는 않나요?"
"음... 그건 아니에요. 오히려 저는 승철이가 약간 걱정스러워요. 몸이 평범한 상태가 아니라면 반드시 나중에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고요. 또 시크릿-X가 아직 인체에 안전한건지도 잘 모르겠구요. 하지만 저는 승철이가 어떤 모습으로 있던지 간에 그의 곁에 반드시 있을 겁니다."
"오, 대단한 우정이네요. 하지만 이승철군 이야기가 자주 나오면 독자 여러분 들이 지겨워할테니 자유군에 대해서만 묻겠습니다. 자유군의 자기 PR을 좀 해주세요."
"예. 저는 진자유 29살이구요. 형제는 없습니다. 아버지가 큰 배의 선장이시라 배를 타고 해외를 많이 다녀봤어요. 아무래도 보는게 많아서 그런지 틀에 박힌건 너무 싫어하구요. 음악을 너무 좋아하지만 특히 Maroon5를 너무 좋아합니다. 이상형은 딱히 없지만 아주 특별한 매력이 있는 여자면 더욱 좋구요."
"뭐? 예쁜 여자?"
"응. 힛힛! 예쁘면 더 좋구...아, 아니야!"
예선이가 지나가듯이 묻자 자유가 크게 당황하며 손사래를 쳤다.
"거봐. 남자 들은 다 똑같댔지?"
"응. 언니. 정말 이 놈이나 저 놈이나."
"......."
설화와 예선이가 서로 속닥거리자 자유가 울상을 지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있던 이승철은 진심으로 그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으음. 잘 알겠습니다. 그럼 자유군은 앞으로의 계획이 뭔가요?"
"예. 저는 제 이름에 걸맞게 아주 자유롭게 살고 싶지만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아있는것 같습니다."
"그게 뭔가요?"
"그동안 저 혼자밖에 모르고 살았던 지난 29년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뭔가 더 뜻깊은 일을 하기로 했거든요."
"오, 그럼 어떤걸 결심하셨나요?"
"그거야..."
자유가 이승철을 슬쩍 쳐다보며 뒷통수를 긁적였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을 해보고 싶어요.
"자유야!"
"야, 진자유. 너 갑자기 왜 그래?"
이승철을 비롯해 예선이까지 깜짝놀랐지만 자유는 씨익 웃기만 했다.
"나만 희생하겠다는 거 아니야. 내가 희생한만큼 댓가를 받을거야."
"그럼 그렇지.."
설화가 혀를 찼지만 자유는 그저 웃기만 했다.
"자아, 그럼 인터뷰는 이정도까지 하구요. 특집은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뭐?"
"아, 아직 우린 인터뷰 안했잖아요."
설화와 예선이가 발끈했지만 차기작의 설화는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신라 놈들 때문에 더 이상을 성을 비울 수 없다구요. 미안해요. 그럼 빨리 라스트데드 접고 차기작 보러 오세요~"
차기작의 설화가 휙 나가버리자 모두가 벙찐 표정을 지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우아아악! 시즌2에 나랑 예선이 안나오면 작가를 평생 괴롭혀주겠어!"
분노한 설화가 고성을 질렀지만 작가는 이미 컴퓨터를 종료시킨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