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50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외전2 (그녀의 기억) -- >
내 이름은....
설화.....
나이는.....
18살.....
부모님은....
두 분다 계셨다......
하지만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
모른다....
나는....
행복했다.
부모님은 매우 자상하신 분 들이었고...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없었으며.....
1년에 한번씩 해외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우리 가족은 단란했다.
그래.
작년에는 한국에 다녀왔었다.
너무 가깝고 같은 동양권이라 볼게 없다고 투덜거렸지만, 막상 가보니 먹을것도 많고 볼것도 많았다.
올해는 수능 끝나고 독일에 가기로 했었는데....
- 촤악!
"으헉!"
설화는 폭포수에 머리를 쳐 박는 기분이었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눈을 떠보니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 들이 마주 앉아 있었다.
설화는 온 몸이 젖은체 처음보는 그 들을 대면해야 했다.
"정신이 드나?"
"......"
설화는 천천히 눈동자를 굴려서 의문의 남자 들을 응시했다.
"나한테.... 우리 부모님한테.... 왜 그래요?"
"이제부터 너의 과거를 지워라. KG."
"K...G?"
"지금 이시간 이후부터 네 이름은 KG다."
점점 정신이 돌아오는 설화에게는 모든게 거짓처럼 들렸다.
"너는 실험관에서 태어났고 아주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사실대로 더 말하자면 미국 CIA든 러시아 KGB든 너를 상당히 주시하고 있다. 물론 지금의 네 행방에 대해서 모르겠지만...."
"제가 실험관에서 태어났다구요?"
"그래. 단도직입적으로 넌 살인을 위해서 태어난 기계나 다름없다."
정장을 입은 사내 들은 번갈아가면서 설화의 질문에 답했다.
물론 설화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는 사람을 죽여본적도 없고, 누굴 죽이지도 못하는 평범한 학생이에요.... 잘못 아신 거에요."
"아니."
설화는 당연하다는 듯이 부정했지만 돌아오는건 칼 같은 대답이었다.
"우리가 너희 부모님에게 너를 맡겼었다. 미국과 러시아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말도 안돼....."
설화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과거에 집착 하지마라!"
누군가 그녀의 턱을 거칠게 붙잡고 얼굴을 들이댔다.
거친 말투만큼이나 얼굴에 칼자국이 사선으로 그어진 험악한 인상이었다.
선글라스 속에 어렴풋이 드러난 날카로운 눈매가 매우 살기등등 했다.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얼마나 희생한줄 알아? 과거 따위는 잊어버려."
"그만해."
날렵하게 생긴 남자가 조용히 말리자 험악한 인상의 사내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우리는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네가 이 현실을 빨리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우리는 너를 강제적으로 주입 시킬 수 밖에 없다."
"크크큭... 웃기지마."
설화는 그만 실소를 내뿜었다.
한참 수능과 싸워야 할 자신이, 어딘지 모르는 곳에 붙잡혀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듣는다는 자체가 너무 한심할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기회를 주지."
날렵하게 생긴 남자가 무표정한 얼굴로 사진을 꺼내들었다.
"이건 너의 성장과정이 담긴 동영상이다."
남자는 사진을 돌려 설화에게 보여주었다.
"....."
설화는 사진을 응시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 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상한 액체가 담긴 실험관을 옮기고 있었다.
"저 액체 속에 네가 들어 있다. 넌 특수하게 조작된 유전자를 가진 생명체다."
설화는 특별히 부끄럽다거나 수치스럽지도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받아들일 뿐이다.
"그래서 넌 사람이 아니다. 우리가 배양한 실험체일 뿐이다."
설화는 머리속이 하얘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복제 인간인가요?"
"거의 비슷하다."
"........."
남자는 할말을 잃은 설화를 그대로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너는 인공 자궁에서 태어났다. 애초부터 부모님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아까 말한대로 미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평범한 한 가정에 너를 맡길수 밖에 없었다."
"......"
설화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부모님이 아닌 이상한 남자 들에게 출생의 비밀을 듣는다는 자체가 매우 비참하고 불쾌했다.
"아빠.... 엄마가 보고 싶어요. 아빠 엄마한테 가고 싶어요....."
설화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그녀를 더욱 나락으로 떨어트리고 말았다.
누군가 검은색 상자 두개를 탁자 위로 올려놓았다.
"그게 뭐에요?"
설화의 눈물은 단번에 멈추고 얼른 물어보았다.
그러자 누군가 아무 말없이 상자 뚜껑을 열고 설화에게 내밀었다.
"......"
설화의 두 눈은 튀어 나올 정도로 순식간에 충혈이 되었다.
"아까 말했지. 네가 현실을 부정할수록 강제로 주입할 수밖에 없다고."
설화는 사람이 죽은걸 본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목이 잘린체 소금에 절여있는 사람의 머리는 더더욱 본적이 없었다.
그건 영화의 한장면이라도 보고 싶지도 않을만큼 잔인한 광경이었다.
-털썩
설화는 또 다시 기절을 하고 말았다.
목이 잘린체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설화의 아빠와 엄마는 말없이 그녀를 응시할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