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9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3 (ZER-0) -- >
다우 회장은 휠체어를 움직여서 스탠의 방문 앞에 섰다.
아직 방문이 열려 있는터라 침대에 누워있는 스탠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흐음.... 바이러스를 몸에서 거부하고 있군요?"
"예. 그런데 어떻게 그걸...."
초가 놀라자 다우 회장은 별거 아니라는 표정을 지었다.
"저도 시크릿-X 연구를 한때 비밀리에 했었습니다. 제네럴 컴퍼니가 스위스 노바틴의 지분을 꽤 가지고 있었거든요. 뉴욕에도 제 2 연구소가 있습니다."
"아....."
스위스 노바틴이라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제약 회사였다.
"노바틴은 생명 공학 분야에 가장 많은 연구를 했던 회사입니다. BPA 정도는 아니더라도 저희도 백신을 만들기도 했었죠. 혹시 저희 백신이 필요하지는 않으십니까?"
"죄송하지만...."
초가 매우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잇지 못하자 다우 회장이 괜찮다는듯 손을 들었다.
"아.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BPA 백신이 저희것보다 더 낫겠죠."
"죄송해요. 그런뜻이 정말 아니었는데...."
"아닙니다. 정말 괜찮습니다. 그럼 BPA로 가셔야 하는 겁니까?"
"예. BPA에 저희 연구원 들이 특별히 제작한 백신이 있거든요."
"아, 그러시다면 저희가 다른 부분에서 최대한 지원을 해드리겠습니다. 무기, 병력.... 모든 말씀하십시오."
"그럼 저희 일행이 어느 정도 의견을 맞추는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그럼....."
다우 회장이 미소를 지으며 방문을 나서자 초와 설화가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앉았다.
"언니 어쩔 거야? 진짜로 갈거야?"
"같은 질문을 왜 두번해."
"언니. 그럼 누구랑 갈건데?"
"그건...."
설화가 사무엘, 소라, 소피아를 쓱 쳐다보았다.
"아, 아줌마. 그냥 말로해요. 그렇게 쳐다보니까 진짜 부담스럽네."
사무엘이 삐질거리자 설화가 다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저런 애송이 들을 데리고 가야 하나?"
"뭐요?"
"말씀이 좀 심하시네요?"
사무엘과 소피아가 눈썹을 활로 구부리며 발끈하자 소라가 혀를 찼다.
"말을 곧이 곧대로 듣지마. 우리가 그만큼 경험이 없다는 뜻이고 그게 사실이니까."
"그래. 너만 참 똑똑하다."
사무엘이 비꼬았지만 소라는 게의치 않고 입을 열었다.
"저희가 경험이 부족하다는건 잘 압니다. 하지만 저희가 도움이 되면 되었지 해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 언니. 얘네 들이 이래 보여도 BPA에서는 탑 클래스야. 언니가 잘 지시를 내리면 매우 도움이 될 거야."
"흐음...... 하긴. 사무엘이 싸우는 거 하고, 소피아가 치료하고, 소라가 상황 파악이 빠르니까 얼추 팀이 되기는 하네....."
"그럼 무기는 제네럴 컴퍼니에서 얻어가면 되는 건가?"
초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하자 설화가 의아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표정이 갑자기 왜 그래?"
"사실 그렇잖아. 우리들 보금자리로 가는데 무기를 들고 침투하다니....."
"아니. 차라리 잘 됐어."
설화가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하자 이번에는 초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엥? 뭐가 잘됐다는 거야?"
"이번 기회에 나 혼자라도 연합군 본진을 알아낼 거야."
"뭐? 그럼 백신은?"
"그건 내가 어떻게든 보내줄게. 아마 그 편이 더욱 빠를 거야."
"하지만 언니....."
초가 안절부절 못하자 설화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애들은 돌려보낼테니까."
"언니!"
초가 눈을 치켜뜨자 설화가 뒷통수를 긁적였다.
"알아. 네 말이 무슨 말인지.... 하지만 사실이야. 저 놈들 아직 파릇 파릇한데 위험한 곳으로 내몰 수는 없지."
"그럼 언니는?"
"요즘 말이지."
설화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왠지 내가 좀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스탠 저 놈도 바이러스 초기 증상이 나타났다면 아마 승철이나 나같이 유전자 변이가 일어날 거야."
"그건 그래..... 아무래도 그 핏줄이라.... 우리가 개발한 백신도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하는 거지 아예 없애는 건 아니니까."
"그러니까.... 그리고 더욱 중요한건 제네럴 컴퍼니가 지원을 해줄때 빨리 연합군 수뇌부를 찾아 붕괴시켜야 해. USN도 마찬가지!"
"언니. 설마 제네럴 컴퍼니를 그 정도로 신뢰를 하고 있는 거야?"
초의 질문에 설화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는 거의 30년간 전장에서 지냈어. 그동안 엿같은 명령도 묵묵히 수행했고 정치하는 놈들이 힘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면 강하게 뿌리치기도 했지. 뭐, 그 덕분에 진급이 늦어지기도 했지만...."
설화가 말을 멈추고 표정을 굳혔다.
"더욱 엿같은 것은 그런 구역질 나는 짓거리를 인간 들이 반복한다는 거야. 그런제 제네럴 컴퍼니는 달라. 물론 그들이 모두 옳은건 아니겠지만 최소한 이상이 분명하고 자유롭잖아. 그래도 뉴욕에 생존자 들은 미래를 불안해 하지. 그래서 난 뉴욕의 생존자들.... 아니, 남은 사람 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
초는 설화를 멍하니 쳐다보다가 이내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휴우.... 언니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렇게 해야지."
"이해해줘서 고맙다."
"아무튼 알았어. 그럼 언제 출발할 거야?"
초의 질문에 설화는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내일 준비되는대로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