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스트 데드-249화 (247/262)

< -- 249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3 (ZER-0) -- >

"이런 젠장. 예상은 했지만 좀 빠르군."

"그러게요."

"어떡할거야. 돌아갈거야?"

딕과 스탠은 반쯤 무너진 건물 안에 숨어 있었다.

제너럴 컴퍼니에서 중무장한 군인 들을 내세워 스탠을 찾은 탓이었다.

"계획상 진작 돌아가야 했지만...."

스탠은 말을 더 이상 이을 수 없었다.

딕은 그런 스탠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널 찾는 사람 들이 있다는건 그만큼 너에게 무언가의 책임이 크다는 뜻이야."

"박사님도 그건 마찬가지 아니셨나요?"

"아니. 난 좀 다르지. 난 책임감도 없는 사람 들에게서 스스로 떨어진거라고."

딕은 다시 고개를 빼끔 내밀었다.

중무장한 군인 들이 총구를 이리저리 내밀면서 건물이란 건물은 싸그리 뒤지고 있었다.

"휴우.... 어찌되었든 난 여기서 붙잡히면 안돼."

"왜요?"

"다우 회장이라면 날 무조건 가둬놓고 설득하려고 할거야. 차라리 죽는게 낫지...."

몸서리치는 딕의 모습에 스탠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가 아는 다우 회장은 누군가를 강제로 억압하는 인물을 아니었다.

"박사님께 같이 돌아가자는 소리는 안할게요."

"현명한 판단이야. 역시 한달 정도 같이 지내봤다고 날 이해해주는 건가?"

"그런게 아니라..."

스탠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차피 다시 탈출 하실거잖아요. 박사님은 박사님 세계가 따로 있다구요."

"......"

딕은 한참동안 스탠을 쳐다보다가 이내 피식 웃으며 주머니 속에서 뭔가를 꺼냈다.

"자, 받아."

"이게 뭔가요?"

딕이 손을 내밀자 스탠이 머뭇거렸다.

그건 복잡한 형상의 팬던트가 있는 평범한 목걸이였다.

"보면 몰라? 그냥 목걸이야. 행운의 부적, 뭐 그런 거야. 3년간 내가 혼자 떠돌아 다니면서 무사한 것도 이것 때문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하더라고. 몸에 지니고 다녀."

딕이 내밀자 스탠은 손사래를 쳤다.

"괜찮아요."

"왜? 홀애비가 주는거라 싫냐?"

"그게 아니라 아끼시는것 같아서요."

"어차피 나는 내 스스로 지킬 정도의 힘이 있어. 3년간 감염자 들 피해 다니다 보니 그냥 촉으로 위험한게 팍팍 감지가 된다니까."

"........"

"받으라니까."

스탠은 머뭇거리다가 목걸이를 받았다.

"그나저나 이제 곧 헤어질텐데 뭐 하고 싶은 말 없냐?"

"또 볼 수 있을까요?"

"음.... 글쎄."

딕은 약간 굳은 표정으로 딴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스탠은 의아했지만 곧 그냥 기분탓이라고 치부했다.

"아무튼 더 이상 ㅤㅉㅗㅈ기듯이 살 수는 없어. 저 놈들도 너 하나 찾겠다고 엄청 고생하고 있으니... 이제 그만 헤어지자."

"아, 네....."

"아쉽냐?"

"됐거든요."

스탠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딕도 따라 일어섰다.

"자, 언제 또 볼지 모르니 일단 악수라도 하자."

"네."

스탠과 딕은 서로 마주보며 씨익 웃었다.

"건강해라."

"박사님도요."

스탠은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곧장 뛰었다.

"너네 정말 할렘가까지 간거 맞아?"

"그렇다니까요!"

예선은 초조한 얼굴로 스탠이 사라진 장소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소라 역시 미칠 지경이었다.

"분명 구형 콜벳 뒤에 스탠을 눕혔구요. 한시간 뒤에 가보니까 없어졌다구요."

"아니, 그럼 여기 있던 애가 도대체 어딜 갔다는 거야?"

"소장님. 진정하세요."

브리튼 교수가 펄쩍뛰는 예선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렸다.

"지금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스탠이 없어진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어. 걔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난....."

"소장님!"

예선이 주저앉자, 브리튼이 황급히 부축했다.

"소장님. 그만 돌아가시지요. 몇일간 아무것도 안 드시지 않았습니까?"

"안돼..... 스탠은 굶고 있을지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편하게 있어."

예선은 입술을 깨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것을 지켜보던 소라, 사무엘, 소피아는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이었다.

"왜 저렇게 스탠을 찾으려고 하시지?"

"대장 아들이니까.... 뭐 의무감 때문에 그런거겠지."

"그런가?"

소라와 사무엘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사이, 소피아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뭔가를 발견했는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어, 어? 저기서 누가 오는데?"

"뭐?"

"어디?"

모두가 깜짝 놀라 소피아가 가리킨 방향을 주시했다.

정말로 스산한 안개가 낀 건물 사이에서 검은 인영이 아른거렸다.

"다들 경계태세로 돌입해! 감염자일지 모른다."

"옛!"

무장한 군인 들이 총을 겨누자, 브리튼이 예선을 그 뒤로 부축해갔다.

"잠깐...."

"왜 그러십니까?"

갑자기 예선이 멈춰서서 인영을 주시하자, 브리튼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스탠이야! 스탠. 쏘지마요! 스탠이야!"

"소, 소장님."

방금까지 힘없이 비틀거리던 예선이 갑자기 브리튼을 뿌리치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너희들 뭐해? 빨리 소장님. ㅤㅉㅗㅈ아가!"

"아, 네."

"알았수!"

소라와 사무엘이 예선의 뒤를 ㅤㅉㅗㅈ았다.

"헉헉! 스탠.... 스탠!"

예선이 숨을 헐떡이며 스탠을 부르자, 앞에서 다가오던 인영이 멈칫거렸다.

"너, 스탠 맞지? 그렇지?"

"......"

하지만 상대방은 말이 없었다.

한편 뒤에서 예선을 ㅤㅉㅗㅈ던 사무엘이 뭔가를 발견했는지 멈칫거렸다.

"왜 그래?"

"이런 젠장! 소장 아줌마! 빨리 피해요!"

-크아아악!

"끼약!"

갑자기 어두운 골목에서 감염자가 순식간에 튀어나왔다.

그것은 예선을 덥칠려고 했다.

- 푸욱!

"........"

시간이 정지된듯한 느낌이었다.

예선이 천천히 고개를 들자, 날카로운 검이 감염자의 이마를 머리를 정확히 꿰뚫고 나왔다.

-털썩

"소장님!"

다리에 힘이 풀린 예선이 털썩 주저앉자 소라가 얼른 부축했다.

"안 다쳤어요?"

"스탠?"

그 검은 인영은 예선의 짐작대로 스탠이었다.

스탠은 변형시킨 오른팔을 그대로 둔체, 천천히 예선에게 다가왔다.

"너, 너.... 그거...."

"예. 시크릿-X를 다룰 수 있게 되었어요."

스탠이 빙긋 웃자 모두가 벙찐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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