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61 회: 라스트 데드(The Last Dead) - 시즌3 (ZER-0) -- >
소라가 소피아의 말에 대답했다.
사실 그 역시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건 말도 안돼...."
소피아는 울먹이며 한쪽 벽에 기대섰다.
너무나 할 말이 없는 광경에 페닉 상태에 빠진것이다.
"소피아. 우린 가야 해. 이보다 더한 일도 겪었잖아."
"이거 놔!"
소라가 소피아 팔을 붙잡자, 그녀가 뿌리쳤다.
"우리도 이렇게 될거야. 이렇게 될거라구."
"아니야. 소피아 정신차려."
"이제 틀렸어. 여길 오는게 아니었다구. 흑흑..."
소피아는 쪼그려 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려댔다.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큰 충격이 온 모양이었다.
"소라. 아무래도 소피아랑 여기서 나가는게 좋을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게 좋겠어. 지금 소피아는 안정이 필요해."
"....."
소라는 소피아를 쳐다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일단 우주선 밖에 있을게."
소라가 소피아를 부축해서 나가자, 스탠과 사무엘은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었다.
끝이 보이질 않는 복도 양 옆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실험관 사이를 지났다.
"소피아가 기절하지 않는것만 해도 다행이야. 이게 다 외계인의 짓일까?"
사무엘이 실험관 들을 힐끔거렸다.
일행중에서 담력이 가장 강하지만,
도무지 이 장면을 납득하기 힘든건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머리를 비워야 해. 아무것도 생각하지마. 생각할수록 우리한테 도움되는건 없어."
"알아. 하지만...."
"잠깐! 저건 뭐지?"
스탠이 갑자기 말을 끊자, 사무엘이 미간을 찌푸리며 거무스름한 전방을 응시했다.
"뭐?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아냐. 분명 뭔가 움직였어."
"스탠. 너무 앞서가지마. 위험해."
스탠의 발걸음이 갑자기 빨라지자 사무엘이 얼른 뒤따르며 경고했다.
-스릉
"사무엘. 준비해."
그러나 스탠은 이미 작정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의 오른팔은 날카롭게 변해있었다.
"노출됐군."
사무엘 역시 체념한 표정으로 팔을 변형시켰다.
"젠장. 저거 뭐야?"
"그림자를 봐서는 사람같아."
사무엘이 뭔가를 발견했는지 깜짝 놀래자, 스탠이 조용히 대답했다.
"누구냐? 빨리 뛰어 나와!"
스탠과 사무엘은 서서히 뛰기 시작했다.
그러자 의문의 검은 인영이 마치 기다렸다는듯 점점 멀어졌다.
"헉헉!"
얼마나 뛰었을까?
갑자기 빛이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그런데 그 순간, 스탠은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어, 엄마?"
"뭐?"
스탠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자 사무엘이 눈을 크게 떴다.
"확실해?"
"부, 분명 엄마였어."
스탠은 굉장히 흥분된 상태였다.
옆에서 사무엘이 다시 물어볼 정도였다.
"스탠. 확실히 본게 아니라면 함부러 움직이지....."
"맞아. 확실해. 분명 엄마였어."
"잘못봤을거야."
"아니라니까!"
스탠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사무엘은 움찔거렸다.
"미안해. 사무엘."
"아니야. 뭐 그럴 수도 있지."
스탠이 다시 침착해지자 사무엘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스탠의 말은 끝난게 아니었다.
"그게 아니라.... 사무엘. 너도 이제 그만 돌아가."
"뭐?"
사무엘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혼자 뭘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거야? 설마 아줌마를 보고 ㅤㅉㅗㅈ아가는거라면..... 아닐 수도 있잖아?"
"아니야. 내 직감은 확실해. 이제 나혼자 나서야 해."
"......"
사무엘은 더 이상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몰랐다.
-캉!
그때였다.
갑자기 사무엘에게 날카로운 검이 날라들었다.
사무엘이 반사적으로 쳐내지 않았다면, 목이 뚫릴뻔 할 정도로 아슬아슬했다.
"젠장! 이건 또 무슨 개지랄이야!"
사무엘이 사정없이 날아드는 검을 피하려고 뒤로 물러서자, 스탠과 거리가 자연적으로 멀어졌다.
"으윽! 이러다가 끝도 없겠어."
어둠 속에서 쏜살같이 달려드는 수많은 섬광을 피하는것도 한계가 있었다.
사무엘은 어쩔 수없이 등을 돌리고 무작정 뛰었다.
"사무엘!"
한편, 스탠은 갑자기 어둠 속으로 사라진 사무엘을 불러보았지만, 돌아오는건 적막 그 자체였다.
"젠장. 어두워서 하나도 보이질 않아."
스탠은 하는수없이 벽을 더듬어 앞으로 조심스럽게 나아갔다.
'분명. 엄마였어. 엄마가 맞았다구.'
스탠의 머릿속은 이상하게 설화의 모습만 가득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것처럼 그랬다.
-스탠....
그때였다.
아주 낯익은 목소리가 스탠의 귓가에 울려퍼졌다.
"엄마?"
-스탠....
"엄마. 어디야?!"
스탠이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때,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새하얗게 새어들어왔다.
-스탠. 여기로 와....
그 빛에서 목소리가 새어나오는듯 했다.
스탠은 더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엄마!"
스탠은 그 빛으로 빨려 들어갔다.
============================ 작품 후기 ============================
라스트 데드 완결까지 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