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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돌
로튼 타임(Rotten Time)
Written by. 아르카나
마법사의 돌-(9)
학교로 돌아오는 날이 되자 릴리아나는 론의 어머니가 떠주신 스웨터를 입고, 스네이프가 보내준 불사조 책과, 세바스찬이 만든 간식 한 박스를 가지고 호그와트로 돌아왔다. 릴리아나는 해리와 론, 그리고 헤르미온느와 그리핀도르 학생 휴게실 소파에 둘러 앉아 세바스찬이 만들어준 간식을 먹으며 크리스마스 연휴에 대해 물었다. 해리는 연휴동안 소망의 거울을 봤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소망의 거울?"
"응,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거울이래."
"와……. 나도 한 번 보고 싶다."
릴리아나는 감탄했지만 헤르미온느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헤르미온느는 해리가 침대에서 몰래 빠져나가 사흘 밤을 연달아서 학교를 돌아다녔다는 것에 대해 전율했다.
"필치에게 들켰으면 어떡할 뻔 했니!"
"안 걸렸으니까 됐잖아……."
해리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변명했다.
"그래서 니콜라스 플라멜이 누군지는 알아냈어?"
잔소리를 쏟아내려고 준비중인 헤르미온느를 릴리아나가 질문으로 막자 해리는 구세주를 보는 눈으로 릴리아나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조금도 못 알아냈어."
"좀 더 찾아보다 보면 나오겠지."
헤르미온느가 실망하는 눈치이자 론이 과자를 우물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도서실 책에서 플라멜이란 이름은 발견하지 못했다. 론과 헤르미온느, 릴리아나는 실망했지만 해리는 여전히 그 이름을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일단 학기가 시작되자 그들은 쉬는 시간 10분 동안 책들을 대강 훑어보는 방법으로 다시 돌아갔다. 그러나 곧 퀴디치 훈련이 다시 시작된 해리는 세 사람보다 시간이 더 없었다.
우드는 그리핀도르 팀에게 어느 때보다도 힘든 강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눈이 그치고 비가 끝없이 내리는 나쁜 날씨에도 그의 기세는 꺾이지 않아 해리는 항상 녹초가 되어 기숙사에 돌아오곤 했다.
"최악이야."
조금 축축해진 상태로 그리핀도르 학생 휴게실로 돌아온 해리가 투덜거렸다.
"스네이프가 퀴디치 심판을 보게 됐대."
"뭐?"
"경기하지 마."
헤르미온느가 즉시 말했다.
"아프다고 해."
론이 말했다.
"다리가 부러진 척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정말로 네 다리를 부러뜨려."
론이 말했다.
"그럴 수 없어. 후보 수색꾼이 없단 말이야. 만일 내가 빠지면 그리핀도르는 경기를 할 수 없어."
평소라면 누군가를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고 잔소리했을 릴리아나도 이번에는 조용히 안됐다는 얼굴로 해리를 바라보았다. 그녀도 반년 동안 스네이프가 얼마나 해리를 싫어해왔는지 바로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이었다.
바로 그때 네빌이 비틀거리며 학생 휴게실 안으로 들어와 넘어졌다. 그가 어떻게 그 초상화 구멍으로 기어 들어올 수 있었는지가 모두의 의문이었는데, 왜냐하면 그의 두 다리가 '다리 묶기 주문'에 걸려 딱 달라붙어 버렸다는 걸 그들 모두 단번에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리핀도르 탑까지 오는 동안 내내 토끼뜀으로 왔을 게 틀림없었다.
모두가 엎어져 웃고 있는데 헤르미온느만은 달려가 그 주문을 푸는 반대 주문을 외웠다. 다리가 탁 떨어지자 네빌이 덜덜 떨며 일어섰다.
"무슨 일이니?"
헤르미온느가 그를 데리고 와 론의 옆에 앉히며 물었다.
"말포이."
네빌이 떨며 말했다.
"도서실 밖에서 말포이를 만났는데 마침 그 주문을 실험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는 거야."
"맥고나걸 교수님께 가! 그 녀석의 잘못을 말씀드려야지!"
헤르미온느가 네빌을 부추겼지만 네빌은 고개를 저었다.
"난 더 이상의 말썽은 바라지 않아."
"넌 그 녀석에게 용감히 대항해야 해 네빌! 아무도 반항하지 않으니까 녀석이 더 날뛰는 거야. 이제부터라도 녀석이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너까지 나 같은 겁쟁이는 그리핀도르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말할 필요는 없어. 이미 말포이가 말했으니까."
네빌은 감정이 북받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해리는 망토 주머니에서 뭔가를 더듬어 찾더니 개구리 초콜릿 하나를 꺼냈다. 해리는 꼭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네빌에게 초콜릿을 건네주었다.
"말포이 같은 녀석 열두 명보다 네가 나아. 마법의 모자가 널 그리핀도르로 선택했잖아 안 그래? 그리고 말포이는 어디에 있지? 비열한 슬리데린에 있잖아."
개구리 초콜릿을 뜯고 있는 네빌의 입술이 엷은 미소로 씰룩거렸다.
"고마워 해리……. 난 그만 자러 가야겠어……. 카드 가질래? 너 모으잖아 그렇지?"
네빌이 걸어 나가자 해리는 그 유명한 마법사 카드를 바라보았다.
"또 덤블도어야. 내가 처음 뜯었던 것도 덤블도어였는데……."
바로 그때 해리는 놀란 표정으로 카드의 뒷면을 뚫어지게 보았다. 그리고는 론과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를 올려다보았다.
"찾았다! 플라멜을 찾았어! 내가 전에 어디선가 그 이름을 읽었다고 했지. 바로 여기로 오는 기차 안에서 읽었던 거야……. 이걸 들어 봐. '덤블도어는 특히 1945년에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를 물리친 것과, 용의 피를 사용하는 방법 12가지를 발견한 것, 그리고 그의 파트너 니콜라스 플라멜과 연금술을 연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헤르미온느가 벌떡 일어났다. 릴리아나는 그녀가 제일 첫 번째 숙제에서 점수를 받았을 때 이후 그렇게 흥분한 것을 본 적이 없었다.
***
"잘 가 노버트! 엄마는 널 절대로 잊지 않을 거야!"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가 투명 망토 안으로 들어가자 해그리드가 흐느끼며 말했다. 그의 눈물을 보니 이미 해그리드의 눈물로 축축해진 머리가 더욱 축축해지는 것 같았다. 저절로 힘이 빠졌다.
그들은 그 나무 상자를 어떻게 성 위로 가져가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 자정이 다가오자 그들은 노버트를 현관의 대리석 계단 위로 들어 올려 어두운 복도를 따라갔다. 또 다른 계단 위로 그리고 또……. 지름길로 가는데도 그 일은 그렇게 쉽지가 않았다.
"거의 다 왔다!"
그들이 가장 높은 탑 바로 밑에 있는 복도에 도달하자 해리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그때 앞에서 뭔가가 갑자기 움직이는 바람에 그들은 하마터면 나무 상자를 떨어뜨릴 뻔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미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도 잊고 어둠 속에 움츠린 채, 3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서로 맞붙어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거무스름한 윤곽을 빤히 바라보았다. 등불 하나가 훨훨 타올랐다.
체크무늬 잠옷에 헤어네트를 쓴 맥고나걸 교수가 말포이의 귀를 잡아당겼다.
"징계감이야! 그리고 슬리데린은 20점 감점이다! 한밤중에 돌아다니다니 감히……."
"모르시는 말씀이에요 교수님. 해리 포터가 올 거예요……. 그 앤 용을 갖고 있다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어떻게 감히 그런 거짓말을 하니! 스네이프 교수와 함께 너에 대해 상담 좀 해야겠다, 말포이!"
그 이후엔 그 탑의 꼭대기로 올라가는 가파른 나선형의 계단조차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길인 것 같았다.
그들은 차가운 밤공기 속으로 걸어 나와서야 비로소 그 망토를 벗었고 다시 제대로 숨 쉴 수 있는 것이 기뻤다. 헤르미온느는 춤을 추며 뛰어다녔다.
"말포이가 징계를 받았다! 노래라도 부르겠네!"
"그러지 마. 헤르미온느 좀 말려봐 릴리."
그러나 릴리아나도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말포이는 릴리아나를 볼 때마다 잡종이니 호그와트의 불필요한 존재이니 그녀를 놀렸고, 화가 난 릴리아나가 말포이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것을 맥고나걸 교수가 보고 난 이후 징계를 받자 말포이의 놀림은 더욱더 심해졌기 때문이었다.
상자 속에서 마구 몸부림치고 있는 노버트를 옆에 두고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는 말포이에 대해 킬킬거리며 기다렸다. 해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10분쯤 뒤, 빗자루 네 개가 어둠 속에서 휙 내려왔다.
찰리의 친구들은 명랑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노버트를 넣어갈 자루를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들 모두 노버트를 그 안에 넣고 안전하게 죔쇠를 죄는 걸 도왔고, 다른 사람들과 악수를 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마침내 노버트는 가고 있었다……. 가고 있었다……. 가 버렸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날아갈 듯한 마음 때문인지 투명망토도 걸치지 않고 나선형 계단을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릴리아나가 한숨을 쉬며 땅에 떨어진 투명 망토를 걸친 뒤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찾아 내려갔다.
"저런 저런, 이게 웬일들이셔?"
무심코 친구들을 부르려던 릴리아나는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궁지에 몰아가듯이 비웃으며 말하는 필치를 발견하고 손으로 입을 막아 자기도 모르게 새어나갈뻔한 소리를 막았다.
필치는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1층에 있는 맥고나걸 교수의 연구실로 데려갔다.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르던 릴리아나는 일단 필치가 내려간 틈을 타 재빨리 그리핀도르 기숙사로 올라갔다.
한참 후에야 풀이 죽은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들어왔다.
"해리! 헤르미온느!"
"릴리……."
헤르미온느가 울먹거리며 릴리아나의 품에 안겼다. 몸을 들썩이며 우는 헤르미온느의 등을 토닥여주던 릴리아나가 해리에게 물었다.
"어떻게 됐어?"
"한 사람당 50점 씩 감점. 그리고 징계."
릴리아나가 입을 딱 벌렸다.
"그래도 네가 걸리지 않아 다행이다 릴리. 너까지 걸렸으면……."
해리가 상상도 하기 싫은 듯이 고개를 저었다. 릴리아나는 자신이 조금만 더 빨리 내려갔다면 이런 상황이 없었을지도 몰랐다는 죄책감에 고개를 푹 숙였다.
***
해리는 앉아 있지 못했다. 아니, 앉아 있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는 벽난로 앞에서 천천히 왔다 갔다 했다. 그는 여전히 떨고 있었다.
"스네이프는 볼드모트를 위해 그 돌을 원하는 거야……. 볼드모트는 숲속에서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그동안 줄곧 스네이프가 그저 부자가 되기 위해 그 돌을 갖고 싶어 한다고 행각해 왔어……."
"그 이름은 말하지 마!"
론은 마치 볼드모트가 그들의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겁에 질려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해리는 듣고 있지 않았다.
"피렌체가 날 구해 줬는데 그는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어……. 베인이 몹시 화를 냈거든……. 베인은 행성의 움직임으로 알 수 있는, 곧 일어날 일에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어……. 행성의 움직임으로 볼드모트가 곧 돌아오리라는 걸 알게 된 게 틀림없어……. 베인은 볼드모트가 날 죽이도록 피렌체가 내버려두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별들의 움직임에도 그렇게 나타나 있었나 봐."
"그 이름 좀 말하지 말라니까!"
론이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그러니까 당분간은 스네이프가 그 돌을 훔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해리가 계속 열에 들떠 말했다.
"하지만 세베루스 교수님이 왜……?"
릴리아나는 시무룩해져 소파 위로 다리를 접어 무릎위에 턱을 괴고 물었다.
"그 음흉한 양반 속을 어떻게 알겠어. 릴리, 너는 사람을 너무 좋게 보는 경향이 있다니까."
론이 릴리아나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하늘이 환하게 밝아졌을 때에야 그들은 비로소 이야기를 멈췄다. 그들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 목도 아프고 지칠 대로 지쳐서 잠자리에 들었다. 침대에 누우려던 해리는 분명히 가방 속에 넣어놨을 투명 망토가 시트 밑에 가지런히 접혀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그리고 망토엔 짧은 편지가 핀으로 꽂혀 있었다.
만일을 대비하여.
***
해그리드가 낯선 사람에게 플러피를 지나가는 방법을 말했다는 것을 안 그들은 현관 안의 넓은 홀에 들어올 때까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원에 있다가 와서 그런지 홀은 매우 춥고 어두워 보였다.
덤블도어 교수에게 스네이프가 마법사의 돌을 훔치려 한다는 것을 알리려 했지만, 덤블도어는 이미 10분 전에 마법부가 보낸 부엉이를 받고 런던으로 간 후였다.
"오늘 밤이야."
일단 맥고나걸 교수가 멀리 사라지는 걸 확인하고 나서 해리가 말했다.
"스네이프는 오늘 밤에 그 지하실 문을 지나갈 거야. 그는 필요한 모든 것을 알아냈어. 그리고 이제 덤블도어 교수님까지 방해가 되지 않도록 멀리 보냈어. 그가 그 편지를 보낸 거야. 덤블도어 교수가 나타나는 건 마법부로서는 뜻밖의 일일 게 분명해."
"하지만 우리가 뭘……."
갑자기 헤르미온느는 숨이 막혔다. 해리와 론과 릴리아나가 빙 돌아서자 거기에 스네이프가 서 있었다.
"안녕."
스네이프가 구변 좋게 인사를 했다. 릴리아나만이 오직 그의 인사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이런 날에 안에 있으면 안 되지."
스네이프가 이상하게 일그러진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흰……."
해리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말을 꺼냈다.
"너희들은 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어. 이렇게 돌아다니면 너희들이 뭔가 못된 일을 꾸미고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할 테니까 말이야. 그리고 그리핀도르는 정말로 더 이상 점수를 잃어선 안 되잖니, 안 그래?"
해리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그들이 돌아서 밖으로 나가려는데 스네이프가 그들을 다시 불러 세웠다.
"조심해라 포터……. 한 번만 더 야밤에 돌아다녔다가는 내가 직접 나서서 너를 쫓아내고 말 테니까. 잘 가라."
스네이프는 교무실 방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입구의 돌계단 위로 나왔을 때 해리가 그들에게 돌아섰다.
"맞았어, 이렇게 하면 돼. 우리 중 하나가 스네이프를 감시하는 거야……. 교무실 밖에서 기다렸다가 스네이프가 교무실을 나오면 따라가는 거야. 릴리, 네가 하는 게 낫겠다."
"내가?"
"뻔하지. 우리 중에서 너만 스네이프 교수를 좋아하니까."
론이 목소리 톤을 높여 릴리아나의 흉내를 내며 말했다.
"세베루스 교수님! 마법약 시험에서 제 약물이 잘못 만들어진 것 같은데 어떡하죠? 해파리 가루를 넣는 게 맞아요? 유니콘 꼬리털을 넣는 게 맞아요?"
"시끄러워."
릴리아나가 쏘아붙였다. 하지만 결국 그녀 역시 스네이프를 감시하는 데 동의했다.
잠시 후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는 3층 복도로 떠났고, 릴리아나는 스네이프의 사무실로 향했다. 초조하게 사무실 앞에 서 있으며 조금 망설이던 그녀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라."
"안녕하세요."
릴리아나가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스네이프는 뜻밖의 손님에 놀란 듯 눈썹을 치켜 올렸다.
"뭐냐."
"음……. 저……."
릴리아나는 준비했던 말을 까먹고 말을 잠시 더듬다가, 론이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했다.
"제 마법약이 잘못 만들어 진 것 같아서요……. 해파리 가루가 들어가는 게 맞아요? 유니콘 꼬리털이 들어가는 게 맞아요?"
스네이프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런 질문 하지 않아도 네 약은 통과다. 여기에 온 진짜 용건이 뭐냐."
그녀의 마음속을 꿰뚫어본 것 같은 스네이프의 말에 혼자 놀란 릴리아나가 머리를 굴리며 사무실 이곳저곳을 바라보다 그가 주었던 불사조에 관한 책을 떠올리고 살았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크리스마스 때요. 책 보내 주신 거 정말 감사해요. 매일매일 읽고 있어요. 호그와트에도 가져왔어요!"
릴리아나의 말에 스네이프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그것을 분노 때문이라 생각한 릴리아나가 스네이프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말하지 말았어야 했나요……?"
그러고 보니 머글 학교에 다닐 때, 교수와 선물을 주고받은 것이 문제가 되었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었다. 그것 때문에 스네이프가 곤란해 하고 있는 걸까? 그들 사이에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스네이프는 무슨 말을 꺼내고 싶은 것인지 입을 몇 번 벙긋거렸지만, 그는 당황으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것 같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