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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방
로튼 타임(Rotten Time)
Written by. 아르카나
비밀의 방-(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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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베루스 교수님께.
교수님 저 릴리아나에요. 방학은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지금 세바스찬이랑 프랑스에 있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할머니와 함께 살던 곳으로 놀러갔는데 거기서 머글 친구들과 만났어요. 역시 호그와트의 친구들도 좋지만 머글 학교 친구도 좋네요. 친구들이 어느 학교를 갔냐고 갑작스럽게 묻는 바람에 저는 이튼 칼리지(영국의 명문 사립 남학교)에 갔다고 둘러댔지 뭐에요. 이튼 칼리지라니! 말을 해놓고서 잘못 말했다는 것에 당황해서 혀를 깨물어버리고 말았어요. 편지를 쓰는 지금도 너무 아프네요.
하여간 들켰나 조마조마하게 있었는데 친구들은 거짓말을 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했어요. 이걸 다행이라 해야 하는지 불행이라 해야 하는지. 혹시 기억을 수정하는 마법이 있나요?
p. s 프랑스 할머니 집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요! 마법사 사진이 아닌 게 아쉽네요.(바람에 붉은 머리카락이 휘날리자 활짝 웃고 있는 릴리아나의 모습)
사랑을 듬뿍 담아, 릴리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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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기억력 마법이 있긴 하지만 매우 어려운 마법이라 잘못하다간 상대방의 기억을 완전히 망칠 수 있다.
혀……(하지만 이 부분은 잉크로 완전히 지워져 있어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었다)
스네이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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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베루스 교수님께.
교수님 혹시 해리와 연락이 되시나요? 여름 방학 내내 계속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요. 론이랑 헤르미온느도 연락이 없대요. 방학한지 몇 주 안돼서 연락이 없는 걸 수도 있지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가 걱정돼요. 해리의 이모부와 이모는 아시다시피 좀 그러신 분들이니까요.
p. s 프랑스에 갔다가 독일로 이동 중이에요. 불사조를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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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영국으로 돌아왔지만 답장이 없으신 교수님께.
독일에서 영국으로 돌아왔지만 답장이 없으신 교수님, 릴리아나에요. 결국 불사조는 못 찾았어요. 하지만 독일 곳곳을 관광하고 왔어요. 독일에서 영국으로 돌아왔지만 답장이 없으신 교수님, 독일은 매우 아름다웠어요. 심지어 음식도 영국보다 맛있더군요. 세바스찬은 맥주와 소시지를 먹다가 취해서 저를 업고 뛰어다녔어요. 그 덕분에 아직도 팔이 아파요. 그때 세바스찬은 마치 미친(두 줄로 지우고) 고삐 풀린 망아지 같았거든요.
독일에서 영국으로 돌아왔지만 답장이 없으신 교수님. 이제 얼마 뒤면 8월 달이네요. 빨리 9월이 되서 호그와트에 가고 싶어요. 세바스찬이 섭섭해 하겠지만요.
독일에서 영국으로 돌아왔지만 답장이 없으신 교수님의 편지를 기다리는 릴리아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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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해리에게.
해리, 내가 이번 여름 방학동안 네게 편지를 몇 십 통을 썼는지 모르겠다. 왜 답장이 없니? 너 혹시 그 망할(이 부분에서 두 줄로 벅벅 지운 흔적이 있었다) 불친절해 보이는 가족이 사는 집에 감금당해 있는 건 아니겠지?
또 얘기하는 것이지만 그건 충분히 아동학대야. 아동 학대 신고는 999번. 설마 이 기본적인 것도 그 가족이 안 알려준 건 아니겠지?
빨리 연락이 되었으면 좋겠다. 몸 건강하게 잘 있어.
사랑을 담아, 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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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연락이 되지 않는 겁니까?"
편지를 닉스의 다리에 달아 날려 보낸 릴리아나의 옆으로 세바스찬이 차를 가지고 들어오며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응. 여름 방학 내내 보냈는데도 전혀 답장이 없어. 론이나 헤르미온느한테도 물어봤는데 걔네들도 답장 못 받았대."
"정말 감금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련지……."
세바스찬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해리 생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으면 론이 그 집에 찾아간다고 했으니 기다려 봐야지. 해리 생일은 일주일 뒤니까."
"설마 그 집에서 신체적 폭력을 휘두르거나……."
"……정말 그러면 어떡하지?"
세바스찬의 말에 단번에 울 것 같은 표정이 된 릴리아나가 걱정스러운 듯이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어떡하지? 해리한테 가봐야 하나?"
"아가씨 진정하세요."
당장이라도 프리벳가로 뛰어갈 것 같은 릴리아나를 진정시킨 세바스찬이 티푸드인 초콜릿 케이크를 건넸다.
"일단 드세요. 해리 군은 괜찮을 겁니다. 똑똑하게 대처를 잘 하지 않습니까."
"그렇겠지?"
"해리 군에 대한 걱정은 넣어 두시고 케이크를 드시는 건 어떻습니까. 오늘 아침에 구운 건데……. 아가씨가 특별히 좋아하시는 것이잖아요?"
"응, 고마워."
릴리아나는 초콜릿 케이크를 우물거리면서도 해리에 대한 걱정을 버리지 못했다.
***
"해리! 해리! 여기야!"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로 뛰어갔다.
"세상에, 해리 너 재투성이야."
릴리아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옷을 탁탁 털어주자 해리가 머리를 긁적거렸다.
"네 안경이 어떻게 된 거니? 안녕하세요, 해그리드……. 아, 두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서 정말 기뻐요……. 그린고트에 들어가려는 거니 해리?"
"위즐리 가족을 찾으면."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동안 릴리아나는 또 울 것 같은 해그리드의 얼굴에 자기도 모르게 헤르미온느 뒤에 숨었다. 그래도 해그리드는 지난 1년간 조금 단련이 되긴 했는지 전처럼 릴리아나를 껴안고 접시만한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해리."
론, 프레드, 조지, 퍼시, 그리고 위즐리 부부가 혼잡한 거리를 허둥지둥 달려왔다. 위즐리 씨가 헐떡이며 말했다.
"벽난로 하나만 더 지나갔으면 됐는데 말이야……."
그는 번쩍이는 대머리에서 흐르는 땀을 닦았다.
"몰리가 아주 걱정하고 있단다. 이제 곧 올게다."
"너 어디로 나왔니?"
론이 물었다.
"녹턴 앨리."
해그리드가 험악하게 말했다.
"대단해."
프레드와 조지가 일제히 말했다.
"우린 거기에 가면 혼나는데."
론이 부러워하며 말했다.
"가면 당연히 안 되지."
해그리드가 투덜거렸다.
그때 먼발치에서 위즐리 부인이 한쪽 손에 핸드백을 들고 앞뒤로 세게 흔들며 다른 쪽 손으로는 지니를 붙잡고 뛰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오, 해리……. 오, 얘야……. 어디에 있었던 거니?"
위즐리 부인은 숨을 헐떡이며 핸드백에서 커다란 옷솔을 꺼내더니, 릴리아나가 미처 털어내지 못한 그을음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해리의 안경을 가져간 위즐리 씨가 요술지팡이로 안경을 가볍게 건드리자 다시 새것처럼 변했다.
그린고트에서 헤르미온느의 부모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는 사이, 해리와 위즐리 부인이 금고에서 돈을 가지고 오자 모두 헤어졌다. 퍼시는 새 깃펜이 필요하다고 중얼거리며 가 버렸고, 프레드와 조지는 호그와트 친구인 리 조던을 만났다. 위즐리 부인과 지니는 중고 망토 가게로 갈 계획이었다. 위즐리 씨는 그레인저 부부를 리키 콜드런으로 데려가 한잔 해야겠다고 고집하고 있었다.
"그럼 한 시간 뒤 '플러리쉬와 블러트' 서점에서 만나 교과서를 사도록 하자."
위즐리 부인이 지니와 함께 출발하며 말했다.
"그리고 녹턴 앨리에는 한 발짝도 들여놓지 말고!"
그녀가 친구와 함께 떠나는 쌍둥이의 등에 대고 큰 소리로 말했다. 해리, 론,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는 꼬불꼬불한 자갈길을 따라 한가로이 걸었다.
"그런데 해리, 도대체 왜 편지 답장을 안 한 거야?"
릴리아나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묻자 해리가 도비와 더즐리 가족에 대해 모두 설명했다.
"몹쓸 사람들 같으니라고!"
헤르미온느가 분노했다. 릴리아나가 말했다.
"해리, 신고는 999번이야. 혹시 그 가족이 그런 기본적인 것도 가르쳐주지 않은 건 아니겠지?"
그녀들의 걱정에 해리는 두 볼을 조금 붉히며 더듬거리면서 고맙다고 말했다. 걱정해주어서 고맙다는 표시인지, 해리는 커다란 딸기 땅콩 아이스크림을 네 개 사서 나누어주었다. 넷은 유쾌히 아이스크림을 빨아먹으면서 휘황찬란한 가게 쇼윈도 앞을 기웃거리며 걸어 다녔다. 론이 고급 퀴디치 용품점 창문 앞에서 처들리 캐논 망토를 동경의 눈초리로 한없이 바라보자, 헤르미온느가 잉크와 양피지를 사러 가자며 그들을 옆 가게로 끌고 갔다.
한 시간쯤 뒤 그들은 '플러리쉬와 블러트'로 향했다. 하지만 그 서점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서점에 도착하자,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문 밖에서 서로 밀치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위쪽 창문에 붙여져 있는 커다란 광고문을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록허트를 실제로 만날 수 있겠다!"
헤르미온느가 흥분하며 말했다.
"저 사람이 바로 우리가 살 교과서들을 거의 대부분 쓴 사람이잖아!"
몰려 있는 사람들은 주로 위즐리 부인과 비슷한 나이의 부인들인 것 같았다. 어떤 마법사 하나가 매우 초조한 얼굴로 문 앞에 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
"숙녀 여러분, 침착하세요……. 밀지 마세요, 거기……. 책들 조심하세요, 자……."
해리, 론,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도 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가게 저 안쪽까지 긴 줄이 꼬불꼬불 늘어서 있었고, 그 끝에서는 질데로이 록허트가 자신의 책에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그들은 각각 <<표준 마법서(2학년)>>를 한 권씩 들고 위즐리 부부와 지니, 그리고 그레인저 부부가 함께 서 있는 줄로 몰래 향했다.
"오, 너희들 왔구나, 그래."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위즐리 부인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고, 계속해서 머리를 매만지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그를 볼 수 있을게다……."
질데로이 록허트가 서서히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자기 얼굴이 커다랗게 나온 얼굴 사진에 둘러싸인 채 탁자에 앉아, 사람들 모두에게 눈짓을 해 보이며 하얀 이를 다 드러내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실제의 록허트는 그의 눈 빛깔과 똑같은 물망초빛 파란 망토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구불구불한 머리 위에는 뾰족한 마법사 모자가 멋지게 비스듬히 씌워져 있었다.
신경질적으로 생긴 자그마한 남자 하나가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보랏빛 연기를 내뿜는 커다란 검정색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좀 비켜서세요, 거기."
그가 사진을 더 잘 찍기 위해 뒷걸음질을 치며 론에게 딱딱거렸다.
"이것은 <<예언자 일보>>에 낼 사진입니다……."
"대단하군."
론이 사진사에게 밟힌 곳을 발로 문지르며 말했다. 질데로이 록허트는 론이 하는 말을 들었다. 그가 고개를 들어 론을 보았다……. 그리고 나서 해리를 발견하고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서 확실하다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해리 포터가 맞지?"
몰려 있던 사람들이 흥분해서 웅성이며 길을 비켜 주었다. 록허트가 앞으로 달려와 해리의 팔을 덥석 잡더니 그를 앞으로 끌어 당겼다. 군중이 갑자기 환호했다. 미친 듯이 찰칵거리며 위즐리 가족이 있는 쪽으로 뿌연 연기를 둥둥 떠가게 하고 있는 사진사에게 록허트가 손을 흔들자 해리의 얼굴이 벌게졌다.
"멋진 미소 한번 활짝 지어 봐라 해리. 너와 난 함께 신문 제1면에 나올 만해."
록허트가 이를 번득이며 말했다. 록허트가 손을 놔주자 해리는 옆걸음질을 쳐서 위즐리 가족에게 다시 가려고 했지만 록허트가 한쪽 팔로 그의 어깨를 감싸더니 옆구리를 꽉 죄었다.
"신사숙녀 여러분."
그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을 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
"이 얼마나 멋진 순간입니까! 제가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것을 여러분에게 알려드릴 아주 좋은 때가 된 것 같군요! 여기에 있는 어린 해리가 오늘 '플러리쉬와 블러트' 서점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오직 저의 자서전을 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전 이제 해리 포터에게 제 책을 기꺼이 주려고 합니다. 무료로 말이죠……."
군중이 다시 한 번 환호했다.
"해리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나의 책 <<신비한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얻게 되리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해리와 해리의 학교 친구들은 이제 진짜 <<신비한 나>>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전 이 자리에서 이번 9월에 제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새로운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로 부임한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게 되어서 무척 기쁩니다!"
군중이 박수갈채를 보냈고 해리는 질데로이 록허트의 모든 책을 공짜로 받게 되었다. 릴리아나는 금방이라도 토 할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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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베루스 교수님께.
교수님, 전 오늘 다이애건 앨리에 갔다 왔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호그와트에 별로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질데로이 록허트가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로 부임하게 되었대요. 그가 말 할 때마다 이를 번뜩이는데 그게 너무 거슬리고 말 하나하나가 느끼해서 그대로 사라져버리고 싶게 만들어요.
그런데 헤르미온느는 록허트에게 푹 빠진 것 같이 보여요. 똑똑한 헤르미온느가 어떻게 그런 멍청해 보이는 허세 가득한 남자에게 빠진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덤블도어 교수님이 그 사람을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로 채용했다니. 퍼시의 말대로 괴짜이시긴 하네요. 그 사람과 한번이라도 대화해 봤으면 그가 호그와트를 버터 투성이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지원했다는 것을 알게 될 텐데 말이죠.
사랑을 듬뿍 담아, 릴리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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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릴리아나는 그 다음날 스네이프에게서 '동감이다'라는 짧은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