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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잔
로튼 타임(Rotten Time)
Written by. 아르카나
불의 잔-(5)
오랜 시간동안 그 누구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웅성거리던 아이들은 플뢰르 델라쿠르와 맥심 부인이 빠른 불어로 이야기하며 연회장을 나가자 서로서로 눈치를 보며 한두 명씩 일어나더니 기숙사로 돌아갔다.
"우리도 가자."
헤르미온느가 얼이 빠진 것 같이 보이는 론을 흔들며 말했다.
"해리가 시합에 참가하게 됐나봐. 덤블도어 교수님이 시합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대."
빠르게 지나쳐가는 플뢰르 델라쿠르와 맥심 부인의 이야기를 들은 릴리아나가 말했다.
"뭐? 하지만……. 해리는 나이가 안 되잖아."
"그러게……."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가 걱정스러운 듯이 서로를 바라보며 말하자 론이 자리에서 일어나 억지웃음같이 이상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해리는 좋겠네."
"뭐?"
헤르미온느가 되묻자 론이 끔찍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잖아? 1000갈레온의 상금, 그리고 학기말 시험까지 치르지 않아도 되고……. 트리위저드 시합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영광이잖아?"
"론."
릴리아나가 경고하듯이 나지막이 론을 불렀지만 론은 멈추지 않았다.
"해리는 나에게 말해줄 수도 있었을 거야. 어떻게 나이 제한선을 지나갔는지 말이야. 투명 망토? 우리 둘이 충분히 쓸 수 있잖아. 해리는 다른 방법을 찾아낸 거야."
"론,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니?"
결국 헤르미온느가 화를 냈다. 그러자 론은 여전히 그 끔찍한 억지 미소를 지으며 몸을 틀고 말했다.
"난 먼저 가볼게. 천천히 올라와."
그리고 론은 몸을 휙 돌려 빠른 걸음으로 연회장을 벗어났다. 이제 연회장에는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 그리고 몇몇 아이들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헤르미온느가 열을 내며 말했다.
"론은 해리의 표정도 보지 못했다니?"
릴리아나가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우리도 올라가보자. 이대로 가다간 연회장에 우리밖에 안 남겠어."
릴리아나의 말에 헤르미온느는 한숨을 내쉬며 그리핀도르 탑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론은 이미 기숙사 침실로 올라간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해리를 기다리던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는 차라리 다음날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결정을 내리고 여학생 침실로 올라갔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론은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에게 말도 없이 연회장으로 내려가 버렸다. 방방 뛰며 어이없어하는 헤르미온느를 데리고 연회장으로 내려온 릴리아나는 시무스와 딘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론을 발견하고 헤르미온느에게 속삭였다.
"우리 그냥 토스트를 조금 가지고 해리에게 가자."
"좋은 생각이야 릴리."
헤르미온느는 휴지에 토스트 세 조각을 싸더니 몸을 틀어 연회장을 나서려다 해리와 마주쳤다.
"안녕 해리."
"안녕. 너에게 이걸 가져다주려던 참이었어. 우리랑 함께……. 산책하지 않을래?"
"좋은 생각이야."
해리는 반가운 듯이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계단을 내려간 그들은 연회장을 들여다보지도 않고 재빨리 현관 복도를 지나갔다. 그리고 곧 잔디밭을 가로질러서 호수까지 성큼성큼 걸어갔다. 호수 위에는 덤스트랭의 배가 수면 위에 검은 그림자를 던지면서 정박하고 있었다.
아침공기는 차갑고 쌀쌀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는 토스트를 먹으면서 산책을 했다. 해리는 지난밤에 그리핀도르의 테이블을 떠난 이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그녀들에게 낱낱이 말해주었다.
"그래, 해리. 물론 나는, 우리는 네가 불의 잔에 스스로 이름을 넣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어."
해리가 연회장의 작은 방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모두 이야기하고 나자 헤르미온느가 입을 열었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네 이름을 불렀을 때, 네 얼굴에 떠오른 표정이란! 하지만 문제는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했느냐는 거야. 무디 교수의 말이 맞아, 해리……. 나는 어떤 학생도 그런 일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학생은 절대로 불의 잔을 속이거나 덤블도어 교수님의 나이 제한선을 넘을 수가 없어."
"그런데 론을 보았니?"
해리가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릴리아나는 잠시 동안 대답을 망설였다.
"그래…….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어."
"아직도 내가 했다고 생각하고 있니?"
"잘 모르겠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 진심은 아닐 거야."
릴리아나가 애매하게 대답을 회피했다.
"그게 무슨 뜻이니? 진심은 아닐 거라는 말이?"
"오, 해리. 뻔한 일 아니야?"
헤르미온느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진심을 털어놓았다.
"론은 질투를 하는 거야!"
"질투라니?"
해리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입을 딱 벌렸다.
"도대체 뭘 질투한다는 거지? 전교생 앞에서 악당이 되고 싶단 말이니? 그래?"
"이것 봐."
헤르미온느가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을 해주었다.
"언제나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건 바로 너였어. 너도 그건 알 거야."
헤르미온느는 해리가 성난 듯이 무엇인가 말을 하려고 하자 한 마디를 덧붙였다.
"물론 네 잘못이 아니라는 건 나도 알고 있어. 네가 자청한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단 말이야. 하지만……. 글쎄, 너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론은 집에서도 항상 다른 형제들과 서로 경쟁을 하면서 자라왔어. 그리고 너는 론의 가장 친한 친구야. 그런데 너는 굉장히 유명하지. 론은 사람들이 너를 주목할 때마다 항상 옆으로 물러나 있어야만 했어. 물론 론은 그걸 잘 참았어. 지금까지 그런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나 많은……."
"잘 했구나. 정말 좋은 일이야. 론에게 가서 원한다면 언제든지 자리를 바꿔 주겠다고 전해줘. 마음대로 얼마든지 가져가라고 전해 달란 말이야……. 내가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은 입을 딱 벌리고 내 이마에 나 있는 상처를 구경하지……."
해리가 비꼬듯이 말하자 헤르미온느가 딱 잘라 말했다.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거야. 그런 건 네가 직접 말하도록 해. 이런 일을 해결하는 데에는 그 방법밖에 없어."
"나는 론이 철이 들도록 깨우쳐 주기 위해 그 뒤를 쫓아다니지는 않을 거야!"
해리가 커다랗게 소리를 질렀다. 그 바람에 근처의 나무 위에 앉아 있던 부엉이 몇 마리가 깜짝 놀라서 날개를 퍼덕거렸다.
"언젠가는 내가 그렇게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론도 믿게 되겠지. 내 목이 부러지거나 아니면……."
"그런 말 하지 마."
릴리아나가 해리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말했다. 헤르미온느의 표정은 매우 심각했다.
"해리, 난 줄곧 생각해봤어. 너도 우리가 뭘 해야 할 것인지 알고 있지? 그렇지? 이제 성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장 무슨 일을 해야 하겠니?"
"물론 론을 보기 좋게 걷어차는 거지!"
"시리우스에게 편지를 보내도록 해.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거야. 시리우스는 너에게 호그와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모두 편지에 적어서 보내 달라고 부탁했잖아. 어쩌면 시리우스는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는 사실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마침 내가 양피지와 깃펜을 가지고 왔어."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둬. 시리우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는 않아."
"해리, 시리우스는 네가 그 사실을 말해주기를 원할 거야."
릴리아나가 해리를 타이르듯이 말했다.
"어떻게?"
"해리, 이건 그냥 조용히 덮어 둘 문제가 아니야. 이 시합은 아주 유명한 시합이야. 그리고 너도 유명하지. 만약 <<예언자 일보>>에 네가 이 시합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기사가 실리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깜짝 놀랄 일이지. 그 사람에 관한 기사 중에서 절반은 이미 네 이름이 실려 있어. 그건 너도 알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시리우스는 차리리 너한테서 직접 듣고 싶어 할 거야. 분명해."
헤르미온느가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좋아, 좋아. 편지를 쓰겠어."
해리는 마지막 남은 토스트 조각을 호수 속으로 던져버렸다. 세 사람은 호숫가에 서서 빵조각이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물속에서 커다란 촉수가 나오더니 빵조각을 끌고 들어갔다.
***
해리는 날이 갈수록 말라가고 수척해졌다.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가 옆에서 해리에게 음식을 먹이려고 했지만 해리가 먹는 양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게다가 후플푸프는 해리가 후플푸프의 영광을 훔쳐갔다고 생각했는지 기분 나쁘게 낄낄거리거나 말도 걸지 않았다. 트릴로니 교수는 다른 때보다 더욱 확신에 넘쳐서 해리의 죽음을 예언하고 다녔다. 게다가 해리는 플리트윅 교수의 수업에서 소환 마법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별도 숙제까지 받았다. 별도 숙제를 받은 사람은 네빌을 제외하면 해리 한 사람뿐이었다.
"그건 정말 별로 어렵지 않아, 해리."
플리트윅 교수의 교실에서 나오면서 헤르미온느는 해리를 위로하려고 애썼다. 릴리아나도 안쓰러운 얼굴로 해리를 바라보았다.
"너는 그저 제대로 집중을 하지 않았을 뿐이야."
"왜 그렇다고 생각하니?"
해리가 우울하게 말했다. 때마침 세드릭 디고리가 일부러 꾸민 듯한 웃음을 짓는 수많은 여자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채, 해리의 옆을 지나갔다. 그들은 해리가 괴상하게 몸집이 큰 폭탄 꼬리 스크루트라도 되는 듯이 힐끔거리면서 쳐다보았다.
"안녕 릴리."
세드릭이 조금은 힘이 빠지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릴리아나에게 인사했다. 릴리아나가 우울한 얼굴로 세드릭에게 손을 흔들었다. 세드릭의 근처에 있던 여자 아이들이 릴리아나를 째려보았다.
"무슨 일 있어?"
세드릭이 걱정스러운 듯이 묻자 릴리아나는 해리를 한번 힐끔 쳐다보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세드릭이 알겠다는 듯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안한 얼굴로 해리를 바라보았다.
"세디, 빨리 가자."
세드릭의 근처에 있던 갈색머리 여자아이가 억지로 꾸민 듯한 목소리로 릴리아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알겠어, 그럼 먼저 갈게. 점심 맛있게 먹어."
세드릭이 여자아이들과 떠나버리고 나자 릴리아나가 어리둥절한 듯 말했다.
"저 여자 애들은 왜 나를 째려보는 거지? 내가 잘못 본건가?"
"음……. 착각이 아닐걸?"
헤르미온느가 릴리아나의 시선을 피하면서 말했다. 그들이 점심 식사를 마치고 스네이프의 지하실에 도착했을 때, 슬리데린들은 이미 교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가슴에 커다란 배지를 달고 있었는데 번쩍이는 붉은 글씨로 적힌 구호는 어두운 지하실 통로 안에서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
호그와트의 진정한 챔피언
세드릭 디고리 이겨라!
"어때? 마음에 들어, 포터?"
해리가 가까이 걸어가자 말포이가 큰 소리로 물었다.
"이것뿐만이 아니야. 이거 잘 봐!"
말포이가 가슴에 달린 배지를 꾹 누르자 적혀 있던 글씨가 사라지면서 이번에는 초록색 글씨가 나타났다.
포터는 야비하다!
슬리데린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허리를 움켜쥐고 큰 소리로 웃었다. 그리고 제각기 가슴에 달린 배지를 눌렀다. 그러자 포터는 야비하다! 라는 글씨가 해리의 주위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참 재미있기도 하겠구나. 아주 재치가 있어."
헤르미온느가 슬리데린의 여학생들을 거느리고 어느 누구보다도 더 요란하게 웃어대고 있는 팬시 파킨슨에게 비꼬는 목소리로 말했다. 릴리아나가 환하고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그 미소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을 내뱉었다.
"바보는 고칠 도리가 없다더니 정말인가봐."
그녀의 말에 말포이의 창백한 얼굴이 분노로 붉게 달아올랐다. 듣고 있던 팬시 파킨슨이 발끈하여 소리쳤다.
"뭐라고!"
"순수하고 위대하다고 자부하시는 슬리데린께서 비열한 일이나 하고 있다니. 그러니 너희가 비열한 슬리데린이라는 소리를 듣는거야."
"입 닥쳐, 더러운 잡종아."
팬시 파킨슨이 사납게 말했다. 해리가 지팡이를 꺼내들었다.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를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앞을 다투어서 복도 뒤쪽으로 물러났다.
"해리!"
헤르미온느가 경고하듯이 소리쳤다.
"어서 덤벼, 포터."
말포이도 자신의 지팡이를 꺼내 들고 말했다.
"너를 돌봐 줄 무디는 여기에 없어. 배짱이 있으면 어디 해 봐!"
눈 깜짝할 순간에 두 사람의 눈길이 마주치더니 거의 동시에 지팡이를 휘둘렀다.
"퍼넌쿨루스!"
"덴사우지오!"
두 사람의 지팡이에서 강렬한 빛이 분출되더니 가운데서 충돌했다. 그리고 두 줄기의 빛은 제각기 옆으로 튕겨져 나갔다. 해리의 빛은 고일의 얼굴에 맞았으며 말포이의 빛은 헤르미온느에게 맞았다. 고일은 커다랗게 울부짖으면서 두 손을 코로 감싸 안았다. 고일의 코에는 보기 흉한 종기들이 다닥다닥 솟아났다. 헤르미온느도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입을 움켜쥐었다.
"헤르미온느!"
론이 헤르미온느를 살펴보기 위해 허둥지둥 달려왔다. 해리가 고개를 돌렸을 때, 론은 헤르미온느의 얼굴에서 손을 치우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참혹한 모습이었다. 그렇잖아도 다른 사람의 앞니보다 훨씬 더 큰 헤르미온느의 앞니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다. 헤르미온느의 앞니가 아랫입술을 지나서 턱까지 자라나자 그녀의 모습은 점점 더 비버를 닮게 되었다. 커다란 충격을 받은 헤르미온느는 앞니를 만지면서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동이냐?"
나지막하고 냉기가 감도는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더니 얼굴에 홍조가 떠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슬리데린들은 저마다 설명하려고 아우성을 쳤다. 스네이프가 손가락으로 말포이를 지적하면서 말했다.
"네가 설명해라."
"포터가 저를 공격했습니다, 교수님."
"우리는 거의 동시에 공격을 했어요!"
해리가 답답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리고 포터가 고일을 맞추었어요, 보세요."
말포이가 고일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스네이프는 재빨리 고일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고일의 얼굴은 이제 독버섯에 관한 책에 실리고도 남을 모습이었다.
"병동으로 가거라, 고일."
스네이프가 침착하게 말했다.
"말포이는 헤르미온느를 맞추었어요, 보세요."
론은 이렇게 말하면서 억지로 헤르미온느의 앞니를 스네이프에게 보여주었다. 헤르미온느는 손으로 앞니를 가리려고 했지만 이제는 앞니가 거의 목까지 자라나고 있었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팬시 파킨슨과 다른 슬리데린의 여학생들은 스네이프의 등 뒤에서 헤르미온느를 향해 손가락질하면서 웃음을 참기 위해 허리를 꼬부리고 난리였다. 스네이프는 냉정한 얼굴로 헤르미온느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난 별로 달라진 걸 모르겠다."
헤르미온느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리고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뒤로 돌아서더니 어두운 복도를 달리고 또 달려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헤르미온느!"
릴리아나가 헤르미온느가 사라진 방향으로 손을 뻗으며 외쳤다. 그 순간 해리와 론이 거의 동시에 스네이프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그들의 목소리는 돌로 된 복도에 부딪혀서 왕왕 울려 뭐라고 소리쳤는지 스네이프는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스네이프는 대충 그 의미가 무엇인지 짐작한 것 같았다. 스네이프가 한쪽 입 꼬리를 비웃듯이 올리자 릴리아나가 스네이프를 싸늘하게 식은 얼굴로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교수님이 이렇게 나쁜 분이신줄 몰랐어요."
그리고 릴리아나는 헤르미온느가 사라진 방면을 향해 뛰어갔다. 뒤에서 아이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