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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잔
로튼 타임(Rotten Time)
Written by. 아르카나
불의 잔-(7)
스네이프의 검은 눈과 릴리아나의 녹색 눈이 마주쳤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입을 열었다.
"……뭐냐."
"왜 그러셨어요?"
스네이프는 올 것이 왔다는 듯이 입안 여린 살을 살짝 깨물었다.
"……뭐가 말이냐."
스네이프는 일단 모르는 척 하기로 결정한 듯 했다. 릴리아나는 여전히 스네이프의 검은 눈을 바라보며 단호하지만 차분하게 말했다.
"말포이가 쓴 저주로 인해 헤르미온느의 앞니가 길어졌는데도 별로 달라진 걸 모르겠다고 하셨잖아요. 왜 그러신 거예요?"
스네이프는 릴리아나의 시선을 피했다.
"교수님이시잖아요. 그런 말을 하면 되겠어요, 안되겠어요."
릴리아나가 어린아이를 달래듯 부드럽게 말했지만, 스네이프는 여전히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얼굴로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저를 보세요, 교수님."
그녀의 말에 스네이프가 릴리아나와 시선을 맞췄다. 릴리아나는 여전히 스네이프의 손을 놓아주지 않은 채로 말을 이었다.
"교수님은 모두에게 공정하셔야 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슬리데린이 아니라는 이유로 헤르미온느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하신 건 교수님이 잘못하신 거예요."
스네이프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릴리아나는 잠시 동안 말을 하지 않고 스네이프를 바라보았다. 스네이프가 릴리아나의 시선을 피했다. 릴리아나가 입을 열었다.
"……교수님은 못된 분이신가요?"
"……뭐?"
"제발 교수님에 대해 실망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릴리아나가 애원하듯 말했다. 스네이프가 입술을 몇 번 달싹이더니 이내 그 움직임을 멈췄다. 릴리아나가 윗니로 아랫입술을 깨물며 스네이프를 올려다보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말 안하실 거예요? 그게 교수님의 대답인가요?"
릴리아나가 힘없이 스네이프의 손을 놓더니 고개를 푹 숙인채로 말했다.
"해독제는 다 만들었으니까 가볼게요. 손 치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릴리아나는 그대로 몸을 돌려 스네이프의 지하 감옥을 나섰다. 스네이프는 릴리아나가 나간 문을 바라보다가 잘 정리 되어 있는 머리를 아무렇게나 헝클어뜨렸다.
***
해리는 그 다음 날 리타 스키터가 낸 기사 때문에 하루 종일 화가 나 있는 듯 했다. 리타 스키터는 트리위저드 시합에 관한 기사를 썼지만 정작 그 기사는 시합에 관한 이야기 보다는 대단히 과장된 해리의 인생 이야기에 더욱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으로 드러났다. 1면의 대부분은 해리의 사진이 차지했으며 2면, 6면, 7면으로 계속 이어지는 기사는 온통 해리에 관한 것뿐이었다. 보바통이나 덤블스트랭(심지어 철자도 틀렸다)의 챔피언은 기사의 제일 마지막 줄에 잠깐 등장했고 세드릭의 이름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 기사 때문인지 론과 해리의 사이는 더욱 멀어졌다. 해리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어 한다는 론의 믿음은 더욱 굳어진 것 같았다. 릴리아나는 해리와 론의 태도에 대해서 걱정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릴리아나 역시 남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릴리아나가 스네이프에게 실망한 이후로 징계를 받으러 갈 때마다 그들 사이엔 '안녕 하세요'와 '안녕히 계세요'와 무엇을 하라는 지시하는 말 이외엔 다른 말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릴리아나는 두꺼운 망토마저 잃어버리고 말았다. 분명 스네이프의 지하 감옥을 갈 때까지는 입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디서 잃어버린지 모르겠어서 요즘 릴리아나는 감기를 달고 살고 있었다. 스네이프의 지하 감옥에 놓고 온 것이 가장 유력해 보였지만 그들 사이엔 더 이상 대화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말을 걸기도 애매했다.
"에취!"
릴리아나가 기침을 했다. 헤르미온느가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
"아직도 그 망토는 못 찾은 거니?"
"응."
릴리아나가 콧물을 훌쩍이며 대답했다. 해리가 말했다.
"그냥 스네이프한테 망토 못 봤냐고 물어보면 안 돼?"
"안 돼."
"도대체 왜?"
해리가 의아한 듯이 물었지만 릴리아나가 크게 기침을 했으므로 해리의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안녕 릴리."
세드릭이 짐을 한가득 들고 초췌한 얼굴로 인사했다. 릴리아나는 한 번 더 크게 기침을 한 뒤에 입을 열었다.
"안녕 세드릭."
"감기 걸린 거니?"
"응."
릴리아나가 코를 훌쩍이며 말하자 세드릭이 피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따뜻하게 잘 입고 다녀."
"알겠어. 고마워. 그런데 세드릭, 너도 어디 아프니?"
가까이서 본 세드릭은 교수님께 아프다고 말만 해도 당장 병동에 가서 쉬라고 말할 것 같은 몰골이었다.
"아니 아프진 않은데……. 아프다기보다는 요즘 스네이프 교수님이 숙제를 많이 내주셔서 그걸 해결하느라 며칠 동안 밤을 새고 있거든."
세드릭이 억지로 하품을 참으며 대답했다.
"힘들겠다."
"뭐, 그렇지."
"힘내."
"고마워 릴리."
세드릭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런데 징계는 끝났니?"
"아니 아직. 그래도 거의 끝났어."
"그래? 그러면……."
세드릭이 조금 머뭇거리더니 긴장한 듯 물었다.
"다음 주에 호그스미드에 간다는데 나랑 같이 가지 않을래?"
"응?"
예상치 못한 세드릭의 말에 릴리아나가 되묻자 헤르미온느가 세드릭을 쳐다보며 이상하게 미소를 짓더니 할 일이 생각났다면서 해리를 이끌고 재빨리 사라졌다. 헤르미온느를 향해 멋쩍은 미소를 짓던 세드릭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와 함께 호그스미드에 가지 않을래?"
"호그스미드에? 왜? 친구들이랑 같이 가는 거 아니야?"
"아니 그게……."
세드릭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볼을 조금 붉혔다.
"분명 일정이 빡빡할 텐데 그렇게 여유가 있는지 몰랐군요, 디고리 군."
릴리아나의 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릴리아나가 목소리의 주인을 단번에 깨닫고 고개를 푹 숙였다. 갑자기 가슴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호그와트의 챔피언이 우승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정보들을 알려주기 위해-이 부분에서 세드릭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기쁜 교수의 마음으로 숙제를 내 주었는데 말입니다."
"가끔씩 휴식도 필요한 법이니까요."
세드릭이 묘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학기말 시험도 면제되고 그저 세 번의 시합에만 집중하면 되는데 너무 많이 휴식을 찾는 것 같군. 이렇게 빨리, 또 쉽게 정보를 배워줘서 고맙네. 다음 주까지 알려지지 않은 저주들과 그를 치료하는 마법약, 그리고 왜 그런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자료의 조사와 들어가는 재료들이 어떤 효과를 내어 치료할 수 있는지를 조사해서 양피지 두개 분량으로 써 오게."
세드릭은 잠시 릴리아나를 바라보았다가 여느 때와 다름없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해 오겠습니다."
세드릭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미묘하게 날이 서 있는 것 같았다. 스네이프가 한쪽 입 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고맙군."
스네이프는 힐끗 릴리아나를 바라보더니 망토를 펄럭이며 검은 박쥐처럼 사라졌다. 세드릭이 작게 한숨을 쉬더니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나와 호그스미드에 가겠니?"
"응? 하지만 할 숙제가 많다고……. 게다가 방금 또 하나가 추가되었잖아?"
릴리아나는 기억하기도 힘든 숙제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대답했다. 세드릭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더욱더 가야지."
"응?"
"아무것도 아니야. 이럴 때 일수록 휴식도 필요한 법이라고."
릴리아나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제 대답 좀 해줘 릴리."
세드릭의 말에 릴리아나가 잠시 고민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런데 네 친구들과 함께 가지 않아도 괜찮겠어?"
"괜찮아. 어차피 그 녀석들과는 학교다니는 내내 함께 있었으니까. 그럼 호그스미드에 가는 토요일 10시에 연회장 앞에서 만나자."
"알겠어."
릴리아나의 대답에 세드릭이 기쁜 듯 활짝 웃었다. 때마침 종이 쳤다.
"그럼 가볼게. 수업 잘 들어!"
세드릭이 빠르게 뛰어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던 릴리아나는 또 다시 기침을 했다. 코를 훌쩍이며 대강 손으로 코를 닦은 그녀는 다음 시간이 무디 교수의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재빠르게 무디 교수의 교실을 향해 뛰어갔다.
***
드디어 어색하던 징계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릴리아나는 해바라기의 꽃잎을 떼어내며 시계와 스네이프를 한 번씩 힐끗거리고 있었다. 마침내 시계가 취침시간 10분 전을 가리켰다. 드디어 징계가 끝난 것이었다. 하지만 스네이프는 단호하게 말했다.
"꽃잎들을 다 떼어내고 가거라."
"하지만 내일은……."
릴리아나는 평소보다 수북하게 쌓여 있는 해바라기를 바라보며 애원하듯 말했지만 이내 한숨을 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또 다시 무거운 침묵이 계속되고 있었다. 릴리아나는 세드릭과의 약속을 늦잠으로 지각할까봐 걱정하며 꽃잎들을 북북 뜯어냈다.
"에취!"
꽃잎을 손에 들고 있던 릴리아나가 기침을 했다. 스네이프의 사무실은 따뜻했지만 도저히 감기는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감기에 걸렸으면 병동에 가거라."
"이 정도는 괜찮아요."
드디어 징계에 관련되지 않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릴리아나는 최대한 차갑게 말을 하려고 하면서도 코를 훌쩍이느라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스네이프가 못마땅 한 듯이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서류로 눈을 돌렸다.
"아직도 다 못한 거냐."
시간은 취침 시간을 30분이나 넘어 있었지만 해바라기 꽃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릴리아나가 대답대신 기침을 하자 스네이프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옆에 앉았다.
"괜찮아요, 제가 할 수 있어요."
"코는 훌쩍거리고 기침이나 하면서 말이냐. 내일 쓰러지고 싶은 거냐."
"……그럼 빨리 보내주시면 되잖아요."
릴리아나의 반항어린 말에 스네이프는 묵묵히 꽃잎을 뜯었다. 조금 어이가 없어진 그녀는 스네이프를 반항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이내 다시 해바라기로 눈을 돌렸다.
"……그레인저에게 들은 얘기는 없는건가."
"얘기요? 무슨 얘기요?"
"안 말했나 보군……."
스네이프가 말 뒤에 작게 욕을 중얼거린 것 같았지만 릴리아나는 자신이 잘못 들었거니 하고 해바라기 꽃잎을 뜯었다. 마침내 수북이 쌓여있던 해바라기들이 꽃잎만 떼어져 병에 담겨 있었다. 릴리아나가 기지개를 켰다.
"수고했다."
스네이프가 릴리아나에게 검은 약물이 담긴 병을 건넸다. 얼떨결에 병을 받은 릴리아나가 어리둥절한 듯이 물었다.
"이게 뭐에요?"
"감기약. 여기서 마시고 가라."
"하지만……."
언젠가 론에게 마법세계의 감기약은 효과가 즉시 나타나긴 하지만 귀에서 몇 시간동안 모락모락 연기가 난다는 소리를 들었던 릴리아나는 그런 흉한 모습을 스네이프에게 보여주기 싫어 망설였다.
"마셔라."
"하지만……."
"뭐가 문제냐."
"……귀에서 연기가 나잖아요."
대답을 망설이던 릴리아나가 두 볼을 조금 붉히며 기어들어갈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스네이프는 잠시 말이 없더니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천장에서 릴리아나의 두꺼운 망토가 나와 스네이프의 손에 잡혔다.
"어!"
릴리아나가 망토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놀란 표정을 짓자 스네이프는 망토를 둘러 주었다. 금방이라도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진지한 얼굴로 망토를 매주고 있는 스네이프를 바라보고 있자니 또 다시 가슴이 콩콩 뛰기 시작했다.
"교수님이 가지고 계셨어요?"
릴리아나가 이상한 느낌을 떨쳐버리기 위해 애써 쌀쌀맞게 묻자 아무 말 없이 망토의 리본을 매어주던 스네이프가 주머니 속에 검은 약이 담긴 병을 넣었다.
"방에 들어가서 마셔라. 그러면 되겠냐."
주머니로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에 릴리아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숙사까지 데려다 주겠다."
릴리아나가 예의상 거절을 하려고 했지만 어쩐지 입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가 아무 말도 없자 승낙이라고 생각했는지 스네이프는 먼저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열었다. 기숙사로 돌아가는 내내 둘 사이에는 적막이 흘렀다. 복도에 걸려 있는 초상화들은 꾸벅꾸벅 자는 척을 하면서 실눈으로 그들이 지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데려다 주셔서 감사해요."
마침내 뚱보 부인의 초상화 앞에 도착하자 릴리아나가 인사를 했다.
"들어가 봐라."
스네이프의 말에 릴리아나가 뚱보 부인에게 암호를 말했다.
"허튼 소리."
그리핀도르의 휴게실로 들어가 살짝 뒤를 돌아본 릴리아나는 여전히 서 있는 스네이프의 모습을 못 본 척 하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기숙사 휴게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타닥타닥 장작이 타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침실로 올라간 그녀는 이미 자고 있는 친구들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
그대로 잠을 자려던 릴리아나는 망토 속에 들어있는 감기약이 생각나 다시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약이 담겨있는 병을 가지고 왔다. 언뜻 맡아본 향에서 후추냄새가 나 인상을 찌푸린 릴리아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에 한 번에 약을 털어놓았다. 역하게 올라올 후추냄새를 기다리고 있던 릴리아나는 예상 외로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 약에 입맛을 몇 번 다셨다. 후추 향이 나는 물을 마신 기분이었다. 서서히 귀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을 느끼며 릴리아나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역시 스네이프의 앞에서 마셨으면 흉한 꼴을 보일 뻔 했다 생각하며 릴리아나는 조금 붉어진 얼굴로 잠에 빠져들었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다행히 늦지 않고 일어난 릴리아나는 가볍게 씻은 뒤 머리를 수건으로 감싸며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하늘거리는 하얀색 치마와 짙은 보라색의 니트를 입기로 결정한 릴리아나는 머리를 마법으로 말린 뒤 옷을 갈아입었다. 잠시 후 일어난 헤르미온느가 이상한 웃음을 지으며 릴리아나를 가볍게 화장시켜 주었다.
"정말 예뻐."
"그래?"
릴리아나가 거울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확실히 얼굴에 생기가 돌고 있었다.
"고마워 헤르미온느."
"아니야. 잘 갔다 와."
"알겠어."
머리를 가볍게 만지작거리던 릴리아나는 문득 자신이 헤르미온느에게 세드릭과 호그스미드에 가기로 했다는 얘기를 해던가 고민했지만 세드릭과 약속한 10시가 거의 다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분홍색 플랫 슈즈를 신은 뒤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이래도 되는 건가……."
뒤에서 헤르미온느가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릴리아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 물어볼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그리핀도르 기숙사를 나섰다.
연회장으로 내려오던 그녀는 오늘따라 누군가가 계속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고개를 돌려보면 황급히 고개를 돌리거나 급하게 대화를 시작하는 남자 아이들 뿐이어서 릴리아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연회장으로 향했다.
"여기야 릴리!"
연회장 앞에 서 있던 세드릭이 손을 올리며 릴리아나를 불렀다. 새하얀 셔츠를 갈색 바지 안으로 집어넣고 그 위에 초록색 체크무늬 코트를 입은 세드릭은 평소보다 더 훤칠해 보였다.
"안녕 세드릭. 오래 기다렸니?"
릴리아나가 숨을 헐떡이며 묻자 세드릭이 웃으며 말했다.
"아니, 나도 지금 방금 막 왔거든."
"그래? 다행이다."
릴리아나가 숨을 고르며 옅게 미소를 짓자 세드릭이 볼을 살짝 붉히며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