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튼 타임-68화 (68/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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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조 기사단

로튼 타임(Rotten Time)

Written by. 아르카나

불사조 기사단-(20)

스리 브룸스틱스에서 리타 스키터와 한 해리의 인터뷰는 루나의 아버지가 편집장으로 있는 <<이러쿵 저러쿵>>에 실렸고 <<이러쿵 저러쿵>>을 읽은 사람들이 해리에게 보낸 편지를 발견한 엄브릿지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인터뷰라고? 그게 무슨 소리지?"

"기자가 제게 질문을 하고 제가 대답을 하는 거죠. 여기-"

해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러쿵 저러쿵>>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엄브릿지는 잡지를 손에 들고 표지를 내려다보았다. 엄브릿지의 새하얀 얼굴이 울긋불긋 물들었다.

"언제 이런 짓을 했지?"

엄브릿지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지난 주말 호그스미드 방문일에요."

해리가 말했다. 엄브릿지는 분노로 활활 타오르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잡지를 쥔 그녀의 가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포터 군, 앞으로 호그스미드 방문은 더 이상 없어요."

엄브릿지는 깊이 심호흡을 했다.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그토록 가르치고 또 가르쳤는데. 아직도 그 교훈을 마음 깊이 새기지 못한 게 분명하군요. 그리핀도르에 50점을 감점하고 다시 일주일간 나머지 공부를 하겠어요."

엄브릿지는 <<이러쿵 저러쿵>>을 가슴에 꼭 움켜쥔 채 걸어갔고 많은 학생들의 시선이 그녀의 뒷모습에 쏠렸다. 그리고 오전이 미처 지나가기도 전에 커다란 공고문이 학교 전체를 뒤덮었다. 게시판만이 아니라 복도와 교실까지도 나붙은 것이다.

"정말 집요할 정도야. 그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을 정도라니까?"

해리와 론, 릴리아나가 공고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뒤에서 프레드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이구 말구."

뒤따라온 조지가 거들었다.

"우린 어서 빨리 '내아찾'을 사용할만할 상황이 오길 기다릴 뿐이야."

"'내아찾'?"

론이 의아한 듯이 물었다.

"그게 뭔데?"

하지만 프레드와 조지는 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릴리아나에게 윙크를 한 쌍둥이들은 수많은 학생들 사이에 섞여 사라져 버렸다.

"'내아찾'이 도대체 뭐야?"

론이 황당한 듯 묻자 릴리아나는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프레드와 조지의 발명품에 오묘한 얼굴로 그들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다.

부활절 전의 마지막 D. A. 연습시간에 릴리아나는 은빛 불사조 패트로누스를 불러낼 수 있었지만 그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D. A 모임은 발각 당하고 말았다. 초 챙의 친구, 마리에타 에지콤 때문이었다.

덤블도어는 호그와트에서 사라졌고, 해리는 그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그리고 호그와트의 교장이 된 엄브릿지는 감사 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었다. 슬리데린 아이들로만 구성된 감사 위원회는 슬리데린을 제외한 다른 기숙사들의 점수를 무지막지하게 깎아 내렸다.

***

해리는 더 이상 스네이프의 오클러먼시 수업을 듣지 않게 되었다. 헤르미온느는 그것이 해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 강조했지만 해리는 그렇게 수긍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더 이상 그 주제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아하는 해리 때문에 헤르미온느는 릴리아나에게 스네이프와의 특별 수업에서 더 이상 오클러먼시를 진행하지 않는 이유를 물어보라고 부탁했다.

해리는 스네이프와의 오클러먼시 수업 이후 눈에 띄게 우울해졌다. 고민이 가득하고 언뜻 죄책감까지 보이는 그의 얼굴은 그가 얼마나 많이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지 역력히 보여 주었다.

그 때문에 더욱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려던 릴리아나가 스네이프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기도 전에 마치 다가올 시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려는 듯이, 마법사들의 각종 직업에 관한 전단과 안내문, 소개 책자 등이 그리핀도르 탑의 책상 위에 등장했다. 동시에 게시판에는 진로 상담을 한다는 공고문이 나붙었다.

릴리아나는 명단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목요일 세 시에 맥고나걸 교수와 면담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릴리아나와 다른 5학년 학생들은 부활절 휴가의 마지막 주말 동안, 학생들을 위해 남겨 놓은 모든 직업 안내서를 하나하나 읽어 보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봐."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릴리아나가 뒤를 돌아보니 프레드와 조지가 어느 사이에 그들 옆에 와 있었다.

"지니가 너에 대해서 우리와 의논을 했어."

프레드가 책상 위에 다리를 올려놓으며 말했다. 그 바람에 마법부에서 나온 직업 안내서 몇 권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니 말이 네가 시리우스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면서?"

"뭐라고?"

'마법 사고와 재난부 문 두드리기'라는 안내서를 집어 들려고 막 손을 뻗고 있던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외쳤다.

"어……. 그래, 그냥 그러면 좋겠다고-"

"웃기지 마."

헤르미온느가 허리를 쭉 펴면서 도저히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엄브릿지가 모든 난로를 다 감시하고 부엉이들을 전부 수색하고 있는데?"

"우리가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아."

조지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길게 기지개를 켰다.

"이건 단지 어떻게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느냐 하는 문제야. 부활절 기간 동안 우리의 교란 작전 전선이 꽤 조용했다는 걸 너희들도 눈치 챘겠지?"

"우리는 스스로 자문했지. 휴일 동안에 소란을 일으키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고 말이야."

프레드가 말을 이었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었어. 물론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할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건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야."

프레드는 엄숙한 태도로 헤르미온느를 향해 고개를 까닥했다. 헤르미온느는 그들의 사려 깊은 배려에 깊이 감동받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평소처럼 영업을 해야지."

프레드가 다시 입을 열었다.

"기왕 우리가 소동을 일으키기로 작정을 했다면, 해리가 시리우스와 잡담 좀 나누게 해주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어?"

"그래,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헤르미온느가 몹시 아둔한 사람에게 아주 간단한 문제를 설명하는 듯한 태도로 말했다.

"설사 주의를 다른 곳으로 끈다고 해도, 해리가 어떻게 시리우스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엄브릿지의 방이 있잖아."

해리가 조용이 말했다.

"너- 제정신이니?"

헤르미온느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릴리아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 헤르미온느의 말에 동감하고 있었다. 한편 론은 재배 버섯 무역에 관한 직업 안내서를 천천히 내려놓고 걱정스럽게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해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첫째, 그 방에는 어떻게 들어가려고?"

"시리우스의 칼이 있잖아."

"뭐라고?"

"지난 크리스마스에 시리우스가 나에게 어떤 자물쇠라도 다 열 수 있는 칼을 주었어."

해리가 설명했다.

"엄브릿지가 설사 문에 알로호모라 주문조차 통하지 않는 마법을 걸었다 해도, 소용없을 거야. 틀림없이 엄브릿지는-"

"넌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니?"

헤르미온느가 론에게 물었다.

"잘 모르겠어."

론은 갑자기 자신의 의견을 물어보자 깜짝 놀란 것 같았다.

"해리가 하고 싶다면 그건 해리가 결정할 문제잖아. 안 그래?"

"과연 진정한 친구이자 위즐리 가문 사람다운 발언이야."

프레드가 론의 등을 탁 쳤다.

"좋아, 그렇다면 우리는 내일 당장 이 일을 실행할 생각이야. 수업이 끝난 직후에 말이지.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다 복도에 나와 있어야 가장 효과가 클 테니까 말이야. 해리, 우리는 동쪽 건물 어딘가에서 일을 벌이기 시작해서 엄브릿지를 곧장 방에서 끌어내도록 할게. 너에게 확실히 벌어 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이십 분?"

프레드는 이렇게 말하며 조지를 바라보았다.

"그 정도쯤이야 간단하지."

조지가 말했다.

"어떤 소동을 벌일 건데?"

론이 물었다.

"곧 보게 될 거야, 꼬마 동생."

프레드와 조지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 다섯 시쯤에 역겨운 그레고리 동상이 있는 곳으로 쫓아온다면 말이지."

다음날이 되자 헤르미온느는 해리를 설득시키려고 하루 종일 노력을 했지만 해리는 확고했다. 그리고 마침내 일이 터졌다. 프레드와 조지가 학교를 늪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수업을 끝낸 론, 헤르미온느와 릴리아나는 복도에서부터 들려오는 고함 소리와 부산하게 움직이는 소리에 다른 아이들을 따라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헤르미온는 여전히 불안한 얼굴이었다. 현관 복도는 마치 학교 학생들이 모두 그 자리에 모여 있는 것 같았다.

트릴로니가 학교에서 쫓겨나던 날 밤과 비슷했다. 학생들은 커다란 원을 그리며 벽 주위에 빙 둘러서 있었고 -그 중 몇 명은 악취수액처럼 보이는 끈적거리는 액체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선생님들과 유령들도 그 틈에 끼어 있었다. 구경꾼들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감사 위원회 위원들이었다. 그들은 신이 나서 어쩔 줄 모르는 것 같았다. 한편 피브스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 둥둥 떠서, 복도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프레드와 조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두 사람 다 틀림없이 궁지에 몰린 사람의 표정이었다.

"그렇군!"

엄브릿지가 의기양양하게 소리쳤다.

"너희들은 학교 복도를 늪으로 만들어 놓고 그걸 재밌다고 여기는 거냐?"

"꽤 재미있는 일이죠, 그럼요."

프레드는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엄브릿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필치는 거의 행복에 겨워 울 듯한 표정을 지으며 엄브릿지의 곁으로 바싹 다가갔다.

"교장 선생님, 여기 문서를 가져왔습니다."

필치가 목이 메어 말했다. 그리고 양피지를 흔들었다.

"여기 문서를 가져왔습니다. 회초리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오, 지금 당장 실시하게 해주십시오……."

"설마 저 회초리로 때리겠다는 거야?"

릴리아나가 경악한 얼굴로 론에게 속삭였다. 론의 얼굴이 단번에 창백해졌다.

"좋아요, 아구스."

엄브릿지가 말했다. 그리고 프레드와 조지를 내려다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너희 두 사람은 내 학교에서 나쁜 짓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톡톡히 깨닫게 될 게다."

"뭘 알게 된다고요? 그럴 것 같지 않은데요."

프레드가 빈정거리며 쌍둥이 형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조지, 이제 우리는 배울 만큼 배우고 어른이 된 것 같군."

"그래, 내 생각도 그렇다네."

조지가 명랑하게 대답했다.

"현실 세계에서 우리의 재능을 시험해 볼 때가 온 거야. 안 그래?"

프레드가 물었다.

"그렇고말고."

조지가 끄덕였다. 그리고 엄브릿지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두 사람이 동시에 지팡이를 들더니 소리쳤다.

"아씨오 빗자루!"

어디선가 쾅 하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무심코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본 릴리아나는 프레드와 조지의 빗자루가 무거운 쇠사슬과 쇠못을 뒤에 길게 매단 채, 그들의 주인을 향해서 복도를 쏜살같이 날아오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왼쪽으로 방향을 돌린 빗자루는 계단을 내려오더니 쌍둥이 형제들 앞에 우뚝 멈춰 섰다. 쇠사슬은 포석이 깔린 돌바닥에 부딪혀 철거덕철거덕 요란한 소리를 냈다.

"우린 당신을 보지 않을 거예요."

프레드가 빗자루에 다리를 걸치며 엄브릿지 교수를 향해 말했다.

"괜히 연락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조지도 자신의 빗자루에 올라탔다. 프레드는 말없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학생들을 빙 둘러보았다.

"누구든 위층에 진열된 것 같은 휴대용 늪을 사고 싶으시면, 다이애건 앨리 93번지에 있는 위즐리 형제의 신기한 장난감 가게로 오세요. 저희가 새로 낸 상점이랍니다!"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

"이 박쥐의 손에서 도망치는 데 저희 물건을 쓰겠다고 서약하시는 호그와트 학생 분들께는 특별 할인을 해드립니다."

조지가 엄브릿지를 손가락질하며 한마디 덧붙였다.

"이런, 이런. 조지, 뭐 하나 빼먹었잖아."

프레드가 릴리아나를 향해 윙크를 하며 말했다. 그러자 조지는 얼굴 가득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 맞아. 그렇지 그렇지."

조지가 품에서 분홍색 물약을 꺼냈다.

"저 녀석들을 잡아!"

엄브릿지가 소리를 질렀지만 프레드와 조지는 이미 마룻바닥을 박차고 허공 위로 4.5미터쯤 솟구쳐 올라 있었다. 조지는 손에 들고 있던 물약의 코르크 마개를 빼더니 엄브릿지와 그들을 잡으려고 달려든 감사 위원회를 향해 뿌렸다.

잠시 달큰한 냄새가 복도를 진동하더니 분홍색 가스가 복도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가스가 사라지기도 전에 길고 끔찍한 비명이 들려왔다. 기침을 하던 학생들은 하나씩 더 추가되는 비명에 어리둥절해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침내 가스가 모두 사라지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다.

복도는, 아니 엄브릿지와 감사 위원회는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감사 위원회 아이들은 얼굴이나 옷 밖으로 드러난 팔 같은 곳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흉측하게 녹아내려 있거나 역겨운 초록색으로 변해 있었지만 엄브릿지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

엄브릿지의 달빛 같던 은발머리는 갈색쥐의 털처럼 보이는 뽀글거리는 짧은 머리로 변해 있었고, 짙푸르던 깊은 두 눈은 툭 튀어나오고 축 처져 있었다. 벨라같이 아름답던 얼굴은 마치 창백한 두꺼비 같은 얼굴로 변해 있었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아서'입니다!"

"어떤 사람의 진실 된 내면을 알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을 드립니다!"

"오늘 사용한 건 임상 실험을 거치지 않은 것이라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희 가게에서 판매하게 될 아이는 안전할 거예요! 아마도요!"

"역시 저 여자는 두꺼비였어. 내가 이겼지?"

"젠장, 트롤일 줄 알았는데."

"저 망할 녀석들을 잡아!"

복도에는 두꺼비가 우는 것 같은 걸걸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게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지 못하던 학생들은 그것이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아서'를 맞은 엄브릿지에게서 나는 소리인 것을 깨닫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래쪽의 반응이 어쨌건, 태연한 프레드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 둥둥 떠 있는 피브스에게 말했다.

"우리를 대신해서 저 여자에게 지옥을 선사해 줘, 피브스."

피브스는 방울 달린 모자를 벗더니 프레드와 조지를 향해 공손히 절을 했다. 두 사람은 밑에 있는 학생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휙 하고 날아갔다. 그리고 활짝 열린 현관문을 지나서 노을이 불타는 하늘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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